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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IT 열아홉 번째. 웹 디바이스 혁명, 스마트폰의 등장

2000년대 세계적인 IT분야의 혁신으로 스마트폰 등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00년대 중반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 데스크톱 PC의 시대에서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의 시대로 접어드는 현상은 확연하게 일어났습니다. 해당 분야의 종사자들은 자신의 시대가 하나의 막을 내리고 있다고 푸념했으며,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경쟁은 과거 MS와 IBM의 경쟁을 재현했습니다. IT강국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에서는 오히려 스마트폰의 도입이 조금 늦은 감이 있습니다. 이미 서구에서는 2007년에 스마트폰 열풍이 불었으니 약 2-3년 정도 뒤쳐진 셈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강력한 하드웨어 기술과 정보통신 분야에 있어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정도로 얼리어답터가 많은 한국 국민들의 성향을 바탕으로 후발주자이기는 했지만, 이내 격차를 줄여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손에 들고 다니는 컴퓨터인 스마트폰은 입으로만 회자되던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가능하게 했고, 2020년대인 현재 최고의 트렌드인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메타버스(Meta-Verse)등 본격적인 가상 세계로 진입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면 이번 챕터에서는 우리들의 삶에 지대한 혁신을 일으킨 스마트폰의 탄생과 그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마트폰, 새로운 네트워크 시대의 시작

1980년대에 등장한 소니의 워크맨이라는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혁신적인 제품이었습니다. 이때 미디어에 처음으로 등장했던 흥미로운 통찰이, 필요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새로운 수요와 문화를 창출하고 견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워크맨은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젊은 층들은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제품이었습니다. 

워크맨

 

기술 혁신이나 창의적인 제품이 기존에 없었던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한 세대가 지난 후 2000년대 등장한 아이폰 역시 그러한 제품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최초로 인기를 끌었던 스마트폰은 무엇일까요? 비록 지금은 아이폰에게 그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2002년 발매된 리서치인모션(RIM) 사의 스마트폰인 블랙베리는 서구의 직장인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제품은 당시 미국 회사원들 사이에서 크랙베리(마약의 일종인 crack과 블랙베리의 합성어), 블랙베리 증후군(엄지손가락을 자주 사용하면서 생긴 질환)이라는 신조어가 떠돌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블랙베리는 아이폰 탄생 이후 중동 지역 등에 진출하면서 정보 공개의 압박을 받기도 하고, 가끔 문제가 터져 나오기는 했지만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서 업무용으로 특히 강점이 많고 보안의 측면에서도 여타 스마트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훌륭하여 전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애용하는 등 한동안 그 영향력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블랙베리 이후 2007년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였고, 출시 3일 만에 100만 대를 판매하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열풍이 전 세계에 불어 닥치게 되었습니다.

 

갤럭시 스마트폰

아이폰은 처음에는 기존의 애플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2009년에는 후진적이고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던 한국의 휴대전화 업계에서도 애플의 아이폰이 개통됨으로써 한국 사회를 바꿔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폰 도입 2년 후에는, 삼성의 갤럭시와 아이폰의 대결구도가 펼쳐졌고, 양대 통신사가 힘겨루기를 벌이며, 엘지를 비롯한 후발 주자들의 스마트폰 개발 경쟁도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스마트폰이 일으킨 생활의 변화

아이폰으로부터 촉발된 스마트폰 열풍의 원인에 대해서 살펴보면 스마트폰은 기존의 휴대전화와는 확연히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화라기보다는 오히려 작은 컴퓨터에 가깝다는 것이 당시로서는 놀라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것도 네트워크에 최적화된 컴퓨터입니다. 처음부터 휴대전화는 통신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더욱 네트워크에 친화적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트북을 발판으로 사용자들이 꿈꾸었던 유비쿼터스 형태의 인터넷이 가능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스마트폰의 강점입니다. 웹에 접속하는 것이 실시간으로 시공에 구애받지 않고, 가능하게 되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하게 늘어난 것입니다. 이후 대중들은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확인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주 간단한 조작으로 SNS를 연동하여 사람들과 소통하며, 실시간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또한, 방대한 유형의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 즉 애플리케이션, 콘텐츠를 활용하며 나아가 자신이 개발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판매하기까지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변화한 생활상에 대해 예시를 하나 들어보면, 만약 카페에 가고 싶다면 스마트폰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카페의 위치와 거리, 해당 장소까지 이동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또한, 카페에서 들리는 음악이 궁금한데 제목과 가수를 모를 경우, 역시 스마트폰이 음악 소리만으로 궁금했던 정보들을 알려줍니다.

 

스마트폰

 

또한 주부들이 마트에서 쇼핑하는 것을 도와주는 앱도 있는데 적립카드를 저장해서 가져갈 수도 있고, 물건 바코드를 찍으면 상품 가격을 비교해서 최저가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서울대 물리학과의 한 교수는 자전거 타기와 사진 촬영이 취미인데, 기존에 그 취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휴대전화는 물론이고, GPS와 카메라를 대동하는 것이 필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구입하면서 이 모든 것들을 하나의 기계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현재 아이폰에 맞는 간소한 광각 렌즈와 삼각대만 구입하고, 자전거 길을 공유하는 앱을 다운로드하여 더욱 만족스럽게 취미생활에 몰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종교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앱으로 종교의 경전이 많이 제공되고 있는데요. 찬송가 앱은 성가집의 악보가 그대로 옮겨져 있고, 70권가량에 이르는 성경이 앱에서 제공되고 있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역시 총무원, 포교원 등과 함께 신도들을 위한 다양한 앱을 개발하였고, 가톨릭 성경 앱은 매일 미사 하는 서비스를 개시하자마자 사용자가 수만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우리 삶에 속속들이 스며들어 많은 사용자들에게 신선하고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확장성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앞으로도 우리 삶을 바꿔 놓을 가장 핵심적인 기술 하나만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은 위치 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증강현실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준다는 것입니다. 증강현실은 현실과 그 현실에 대한 정보가 통합되어서 현실이 말 그대로 증강, 확장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실제 환경에 가상의 정보가 혼합되어서, 하나의 형태로 보이게 하는 것인데요. 이번 도쿄 올림픽 때 경기장 바닥 화면에 그 위에 선 선수 나라의 국기가 보인다든가 선수들의 실시간 기록이 선수의 몸에 겹쳐져서 나오는 것, 또는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고 게임 등이 증강현실의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증강현실 포켓몬고

 

또한 스마트폰에 증강현실을 위한 앱을 다운로드해서 카메라로 길거리를 비추면 주변 상점의 이름, 연락처, 방향, 주소 등이 겹쳐서 나오는 서비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그때 검색된 전화번호나 앱에 직접 연결해서 해당 상점에 예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스마트폰과 위치 정보가 합쳐져서 예전에 없던 증강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이동통신사만 개인의 GPS(위성 위치정보 확인 시스템) 정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글과 애플은 GPS의 API(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를 개방함으로써 다양한 벤처업체들이 자국의 실정에 맞는 GPS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이러한 위치정보가 개인이 이동하면서 가지고 다니는 휴대용 PC인 스마트폰과 결합함으로써 강력한 시너지를 일으키고 놀라운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개인에게는 길을 찾아가는 것과 장소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편익을 증대시켰고, 기업에게는 모든 상점이나 상품 등 개인이 이동하는 경로에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 것이죠. 따라서 개인의 위치정보에 따른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 많은 사업자들이 LBS(위치기반 서비스)를 위한 정보를 축적하기 위해서 여념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축적된 정보는 개인에게는 증강현실이라는 특수한 경험으로 다가오게 된 것입니다.

 

아이폰으로 혁신적인 스마트폰 세계를 만든 애플은 영화 <기생충>의 대사처럼 처음부터 다 계획이 있었습니다. 하드웨어인 디바이스, 플랫폼과 서비스와 콘텐츠를 융합하는 모델을 처음부터 설계한 것입니다. 디바이스의 성공을 위해서 새로운 플랫폼을 장착하고 서비스와 콘텐츠 업체와 미리 제휴를 하는 것.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끝난 상태에서 출시하는 것은 지난 아이팟 시절에서부터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방식이었습니다.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거쳤기 때문에 전 세계가 스마트폰이 가져온 혁신에 열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실시간 네트워크, 위치기반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스마트폰은 앞으로 다가올 본격화한 가상세계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에서도 그 혁신성과 확장성을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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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닷컴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뉴밀레니엄 시기, IT 벤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때 IT 콘텐츠 업체를 창업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최고의 콘텐츠를 찾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출판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IT와 출판 분야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콘텐츠와 온라인 네트워크의 결합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다. 저서로 SNS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한 <소셜네트워크, 야만의 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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