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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피규어 콜렉팅 앱, 비브(VeVe) 살펴보기

올해 초부터 예술 작품을 (NFT 기술을 사용해) 디지털 형태로 판매하는 방식이 인기를 얻으며 '디지털 작품'에 대한 시장이 커지고 있다. 2020년 상반기의 NFT 시장 규모는 160억 원 정도였는데, 2021년 상반기 들어서는 2.9조 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관련해서 비브(VeVe)라는 디지털 피규어 콜렉팅 앱이 눈에 띄었다. '피규어를 어떻게 디지털로 수집한다는 거지?' 의문이 들어 앱을 설치하고 둘러보니 마블이나 DC, 어드벤처 타임 같은 유명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디지털 피규어가 (그림도 일부 있었다) NFT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었고, 사람들은 정말로 디지털 피규어를 수집하고 있었다.

 

 

1. 근데 NFT가 뭐였더라?

NFT가 무엇인지 매우 단순화해서 말하면 '해당 디지털 파일이 원본임을 증명해주는 데이터'이다. 물건은 한정되어 있을 때 그 값어치가 오른다. 디지털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예로 게임 속 희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수천만 원의 돈을 쓰거나 유저들의 계정이 해킹당하는 일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게임 속 아이템은 게임 운영사가 서버에서 수량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웹사이트에 올라오는 그림이나 파일의 수량은 어떻게 조절되는 것일까? 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한 파일은 원본과 비교해 아무 차이도 없는데… 여기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NFT가 등장한다(기술적으로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상세 내용은 나도 잘 모른다). 

 

NFT 데이터가 있으면 '이 디지털 파일은 원본입니다'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 Non-Fungible(대체할 수 없는) Token(토큰)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체할 수 없는(=복제할 수 없는) 데이터 딱지를 디지털 파일에 붙여 원본을 구별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원본의 수량이 제한되어 배포되기 때문에(=NFT 딱지가 붙은 파일의 숫자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만큼 값어치가 오르는 것이다.

 

 

2. 디지털 피규어는 어떻게 생겼을까? 

다시 비브 앱으로 돌아와 보자. 비브 앱에서는 NFT 기반의 디지털 피규어가 여러 개 판매되고 있다. 디지털 피규어는 3D 모델로 만들어졌으며, 누르면 이리저리 돌려보거나 확대/축소할 수 있다. 디지털이면서도 돌려보다 보면 묘하게 실물 피규어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설명 페이지에서는 피규어에 대한 짤막한 설명, 희귀도(Common, Uncommon, Rare, Ultra Rare, Secret Rare 순으로 나뉨), 가격, 발매일, 수량, 컬렉션 이름, 브랜드 명이 표시된다. 보통 피규어는 움직임이지 않지만, 희귀도가 높은 피규어는 움직임 애니메이션이 있는 경우도 있다.

 

 

3. 판매 방식은?

상점에서 신품을 사는 경우, 모바일 게임에서 아이템을 살 때와 비슷하게 일단 현금을 재화로 교환해야 한다. 비브에서 쓰이는 재화는 젬(Gem)이라고 불리며, 젬과 현금의 환율은 1:1이다(젬 1개 = 1달러).

 

재화를 마련했다면 이제 신품을 살 것인가 중고를 살 것인가 정해야 한다. NFT의 특징은 디지털임에도 불구하고 수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디지털 피규어를 살 때는 상점에 신품 수량이 남아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만약 없으면 중고 마켓에서 사는 수밖에 없다.

 

디지털 피규어라고 해서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가격을 보면… 절대 저렴하지 않다. 얼마 전 발매된 스파이더맨 디지털 피규어의 Secret Rare 등급의 신품이 젬 400개(400달러) 가격으로 발매되었는데 현재 완판 된 상태다. 그리고 중고 마켓에서 젬 2,000개 이상의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구입한 디지털 피규어는 내 보관함(Collection) 페이지에서 볼 수 있으며, 피규어 하나씩 살펴보거나 나만의 디지털 전시장에 추가할 수 있다.

 

 

4. 되팔 수도 있는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비브 앱에서는 디지털 피규어를 두 가지 방법으로(공식 상점과 중고 마켓) 구입할 수 있다. 중고 마켓이 있다는 것은 즉, 내가 판매자가 될 수도 있는 뜻이다. 비브에서 유저가 구입한 것은 수량이 한정된 피규어이기 때문에 희소가치를 지닌다. 그리고 물론 수요가 높은 상품일수록 그 값이 올라간다(같은 상품이라도 첫 번째 에디션이면 프리미엄이 붙는다). 그러니 스파이더맨 피규어 신품을 젬 400개로 산 뒤, 나중에 2,000개를 받고 되팔 수 있는 것이다.

 

아트와 재테크를 합친 '아트테크'라는 말이 있듯이, 디지털 피규어로 재테크를 하는 사람도 분명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시장은 더욱 커진다. 비브 앱의 중고 마켓은 이미 발매된 피규어를 사고 싶은 콜렉터에게도, 재테크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유용한 기능으로 보인다.

 

다만 현금을 주고 젬 재화를 구매할 수는 있어도, 젬 재화를 다시 현금으로 교환하는 기능은 구현되어있지 않다(추후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기능을 제공하려면 금융 서비스 제공자가 받아야 하는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기에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5. 샀으면 이제 자랑해야지?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있듯이, 디지털 피규어는 디지털 전시장에 전시해놓을 수 있다. 그리고 소셜 피드에 내 전시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다. 내가 얼마나 희귀한 피규어를 가지고 있는지 자랑도 하고, 다른 사람의 컬렉션에 좋아요도 누르고, 새 상품이 뭐가 있나 둘러볼 수 있는 소셜 공간이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리 공식 앱의 소셜 피드보다는 레딧의 비브 커뮤니티 쪽이 더 활발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컬렉션 자랑보다는 '어떤 피규어의 가격이 폭등할 것인지', '희귀한 피규어를 손에 넣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보였다.

 

 

결론

사람들은 디지털 피규어를 어떤 마음으로 사는 걸까. 실물 피규어가 주는 존재감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피규어가 어딜 가든 내 손안에 있다'라는 감각에서 오는 만족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기에 한정 수량이 주는 희소가치, 3D 모델의 섬세한 디테일(때때로 실물 피규어는 실망스러운 퀄리티로 출시되곤 한다),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려있는 점, 되팔아 돈을 벌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비브 앱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성장할지, 더 많은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일반 사람들도 디지털 컬렉션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디지털 컬렉팅 앱이 따로 있는 것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이 기존 SNS 프로필에 '나의 디지털 컬렉션'을 전시해놓을 수 있다면(물론 원본 인증마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에는 자신의 소유물을 (실물이든 디지털이든 상관없이)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만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가지고 있음'을 프로필에 전시해 놓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프로필에 비싸고 희귀한 물건을 갖고 있다며 (인증마크와 함께) 전시해놓기 놀이가 펼쳐지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들 정신 건강에 좋건 나쁘 건 간에 인기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고 자료>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비브(VeVe)의 공식 홈페이지와 에서 캡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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