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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구글의 고민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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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구글의 고민과 집중
기업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는 방법은 재무제표를 보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회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않기에 이를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재무제표의 앞부분에 사업에 대해 서술하는 부분은 회계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도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단지 이를 열심히 읽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따름이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들은 상장기업이다. 그러기에 매년 실적보고서를 제출한다. 이를 Annual Report라고 하는데 10-K라 한다.
이 글의 목적은 플랫폼 기업들의 10-K를 분석하여 이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디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있다. 이미 6개월이 흘렀기에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2020년 10-K Annual Report부터 시작해보고자 한다. 물론 곧 2021년 2분기 보고서가 나올 것이기에 이 고민과 집중이 어떻게 처리되고 변화되고 있는지 역시 알아볼 생각이다.
그 두 번째 대상은 Google이다.
Google(상장된 회사의 이름은 Alphabet)의 주가는 2020년 1년 동안 1,360불에서 1,739불로 대략 28% 정도 상승했다. 2021년 올해는 그 상승폭이 더 커져서 상반기 동안만 60%에 가까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시장은 구글의 미래에 대해 아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2021년도 코로나 상황이 만든 경제 불황 속에서 구글 주가의 성장은 눈이 부실 정도이다. 2021년 7월 24일 현재 시가총액이 1.8조 달러로 멀지 않아 2조 달러 반열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세 번째이다.
파란선은 SP500 주식의 추세선이다. 구글이 미국 대표기업의 평균을 압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구글은 자신의 사업을 3가지로 나눈다. 구글 서비스, 구글 클라우드, 그리고 Other Bets 세 가지이다. 먼저 구글 서비스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포함된다. 검색(Search), 이메일(Gmail), 드라이브(Drive), 사진(Photo), 지도(Maps) 등 인터넷과 기반의 서비스들이 있고 여기에 모바일 플랫폼인 안드로이드와 플레이 스토어(Play Store),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영상 플랫폼인 YouTube가 있다. 구글은 핵심 사업영역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와 모바일과 웹 플랫폼, 그리고 하드웨어를 모두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포괄하고 있다. 구글 역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마지막인 Other Bets는 구글의 미래사업군(투자회사 등을 포함한 주로 기술 사업)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 구분은 매출 보고에 있어서도 역시 유지된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구글 매출의 거의 대부분은 검색을 포함한 구글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고 구글 클라우드는 서비스의 10% 이하, Other Bets는 1%도 되지 않는 위상을 보이고 있다.
사업에 대한 설명에 대해서도 구글 클라우드나 Other Bets에 대해서는 큰 배려를 하고 있지 않는 것을 보아, 구글을 이해할 때는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구글의 오피스(MS Office)라 할 수 있는 Google Workspace는 구글 클라우드에 포함하여 설명하고 있다.
경쟁에 대한 기술에 있어서 예상할 수 있듯이 광고라는 수익모델을 추구하는 거의 모든 기업들이 제시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구글이 검색의 경쟁자로 중국의 바이두(Baidu),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에 이어서 네이버(Naver)를 꼽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위상이 통신사인 Verizon에 인수된 야후(Yahoo)나 러시아의 얀덱스(Yandex) 보다 앞서고 있다고 검색 시장 지배자 구글이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이 자신의 사업을 설명하면서 클라우드나 Other Bets보다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점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과거 구글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 특히 건강(Health), 생명과학(Life Science), 그리고 자율주행차(Transportation)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2020년의 사업계획서에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신 사업은 단지 리스크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구글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소위 말하는 ESG이고 이중 Environment, 즉 환경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은 2007년부터 탄소중립(탄소 제로) 원칙을 지키고 있고 2017년부터 3년 연속으로 소비한 전기에너지만큼의 신재생에너지를 구매했다. 아울러 창업 후, 2020년까지 구글이 만들어 낸 모든 탄소발자국을 지워냈다고 한다. 즉, 창립 후에 운영을 위해 만들어 낸 탄소까지 모두 중립을 이뤘다는 뜻이다. 탄소중립의 개념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분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탄소는 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소비활동을 통해 만들어진다. 탄소중립은 만들어진 탄소만큼 탄소를 줄이는 활동, 예를 들어 나무를 심거나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거나 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구글은 이 활동을 2007년부터 해왔고, 이제는 과거에 진 탄소 부채도 상환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구글은 한 발짝 더 나아가 기술과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5GW 무탄소 에너지(carbon free energy)를 만들어 낼 것이고,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1 기가톤의 탄소배출을 감소시킬 것이라 밝히고 있다. 이는 일본이 현재 배출하고 있는 탄소에 맞먹는 양이라고 한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이라는 표현은 신재생에너지로 모든 에너지 소비를 충당하겠다는 선언인데 구글은 실제로 이 수치를 맞춰 가고 있으며,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탄소중립까지도 지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검색, 모바일, 그리고 디지털 광고시장에서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사업자로서 사업이 아닌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는 것은 관심을 사업에 집중시킬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독점 관리 비용에 대한 고민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즉, 구글은 자신들의 사업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할수록 공격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많기에, ESG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2020년 실적을 정리해 보면 매출이 1,825억 불, 영업이익이 412억 불, 그리고 순이익 402억 불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대비 13%, 영업이익은 23% 증가한 숫자이다. 매출이 무려 2천억 불에 육박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매출이 상품 판매를 통한 매출이 아니라 광고 매출이라는 점이다. 구글은 발생한 광고 매출을 광고지면을 만들어 준 주체와 공유한다. 애드센스(Adsense)를 통한 공유 비율이 68%니 구글이 갖는 몫은 32%이다. 전체 매출의 1/3 정도를 구글의 순매출로 생각하면 전체 광고 1,825억 중 600억 불이 구글의 순매출이다. 이렇게 계산하면 페이스북이 이미 광고 매출에서 구글을 앞선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이 든다.
아래 그림은 2021년 1분기까지의 매출의 추세 그래프이다.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성장의 한계가 보이지 않는다. 즉, 그래프의 기울기가 매출이 2,000억 불에 가까워지면서도 줄어들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코로나로 글로벌 경기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중에도 구글의 매출은 지속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모든 활동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특히 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보아도 2020년의 영업이익(Income from operations)은 412억 불로 영업이익률이 23% 수준이다. 영업이익면에서 비교해보면 페이스북이 327억 불(매출 859억 불)로 약간 낮은 수준이지만 이제 거의 유사한 수준까지 따라온 모양새이다. 상대적으로 페이스북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기에, 향후 두 기업 간의 영업이익의 크로스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다시 상승하고 있는 추세를 볼 수 있다. 아마도 구글이 Other Bets이라는 투자를 조금 자제하고 있기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과거 구글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신기술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해왔고, 이를 구글이라는 기업의 정체성으로 이야기해왔다.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Other Bets를 과감히 생략한 것과 영업이익률의 상승, 그리고 구글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분명 관련이 있을 것이다. 구글의 사업영역은 변동비용이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검색엔진에 원가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출이 일정 이상 수준을 넘어서면 영업이익률은 분명히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 맥락에서 구글의 재무적인 측면에서의 미래는 밝다고 볼 수 있다.
구글의 Risk를 설명하자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사업의 위험요소로 적시하고 있다. 광고라는 구글의 사업모델이 글로벌 경제와의 강력하게 결속(tightly coupled) 되어 있기에 구글의 설명처럼 COVID-19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기업과 사건들이 구글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구글을 괴롭히고 있는 가장 큰 위협은 독점 관리 비용이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2018년에 EU에 18억 불의 벌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구글은 유럽 기업이 아니기에 유럽의 공정위가 구글이 두려워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 수는 없다. 구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모바일 플랫폼, 검색, 광고라는 세 가지 사업을 분리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럽은 자국 영역에서의 사업에 대해 불법성을 적시하고, 벌금은 부과할 수 있어도 기업 그 자체를 분리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고 있다.
2020년 10월 미국의 법무부가 구글을 반독점 위반으로 제소한 것이다. 구글이 검색과 검색광고라는 영역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구글은 인터넷 관문이란 지위를 이용해, 경쟁 회사들의 고객 접촉 능력을 체계적으로 저하시켰고, 동시에 검색시장의 기술을 말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미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주(State) 단위의 소송이 누적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구글이 제소되고 있는 반독점법 위반은 다음으로 요약된다. 기본적으로 구글이 갖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 검색 영역의 지배력을 이용하여, 광고라는 수익영역을 독점하면서 경쟁자의 시장 진입 그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를 검색 기술의 발전이라는 논리로 방어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구글이 가진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플랫폼과 모바일 검색과의 관련성, 그리고 구글 네트워크라는 광고 플랫폼의 운영에 있어서 검색이라는 서비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기에 구글이 독점 관리라는 측면에서 가진 리스크는 작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지구 상에서 가장 많은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이 구글이라는 까닭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 TTM은 Trailing Twelve Month의 약자로 과거 4분기를 합산한 수치입니다. 분기별 Seasonality를 없애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언제나 1,2,3,4 분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결국 그래프에 보이는 숫자는 분기 실적이 아니라 이번 분기를 기준으로 과거 4개 분기 실적을 합산한 수치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