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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IT 열일곱 번째. 소셜 네트워크와 스마트 몹스의 등장

소셜 네트워크

1990년대 인터넷 혁명을 기반으로, 2000년대 이후 소셜 네트워크로 연결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현상 중 반드시 주목해야 할 만한 것 중의 하나는 정치, 사회적인 부문입니다. IT 혁명은 경제와 일상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거대 담론을 만들어 나가고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는 무한 참여라는 그 특유의 속성을 바탕으로 쉽게 결집된 군중을 만들어냅니다. 온라인 광장에는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의 제한이 없습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무수히 많은 정보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대중들은 손수 영국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준하는, 위키피디아라는 디지털 백과사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현명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 몹스(Smart Mobs)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영리한 군중이라는 뜻입니다. 대체로 군중은 중우정치(衆愚政治)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지도자, 특정 분야의 전문가나 오피니언 리더들에 비해서 어리석은 것으로 인식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참여를 통한 집단지성의 발현은 현명한 군중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명한 군중의 등장은 주목할 만한 인류 역사의 발전 양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현실에서 이러한 스마트 몹스는 기존의 전통적인 권력들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다양한 변화들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스마트 몹스의 등장으로 인한 정치, 사회적 변혁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1인 미디어

1인 미디어의 등장

우리 역사에서 4.19와 6.29 선언 같은 정치, 사회 분야의 혁명적인 사건들은, 광장에 변혁을 가능하게 하는 필요조건을 충족시키는 인원이 참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스마트폰과 웹을 통해 군중들은 필요조건을 채우고도 남음이 있는 숫자들이, 온라인 개방 공간에 손쉽게 참여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사회 변혁의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습니다.

 

과거 한국의 대선에서 2, 30대들이 문자 메시지로 서로를 독려하며 청년층의 투표율을 높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든지 촛불 집회 등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사회 변혁의 양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을 바탕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시작,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몹스의 등장은 앞으로 서민과 군중이 실질적인 사회 변혁의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6년 미국 에델만 PR의 신용도 조사에서 사람들의 전통 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점점 더 약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신뢰는 주변의 지인들에게로 넘어갔습니다. 2003년 미국인의 22%만이 자신의 동료와 지인을 신뢰한다고 했는데 2006년에는 그 숫자가 68%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웹의 확산과 함께 정보가 공유되면서 대중은 더 이상 매스 미디어에만 의존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선진국의 통계를 살펴보면 2000년대부터 이미, 1인 미디어 중의 하나인 블로그가 급증하면서 주요 신문사의 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2006년 1/4분기 뉴욕타임스는 69%, 트리뷴은 28%, 가네트는 11%의 이익이 줄었고 발행부수 역시 감소했습니다. 2007년 타임 사는 직원 300명을 해고해야만 했습니다. 1인 미디어의 증가가 전통 미디어 업계에 위기를 가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개인이 영향력 있는 미디어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있어서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민주주의라는 정치,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직접 투표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대형 미디어가 아닌 개인과 스마트 몹스가 여론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정부가 개인이 가진 소셜미디어를 통제하려고 드는 것은 민주화를 거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2011년 11월 7일 한국의 대검찰청 공안부는 SNS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는 단속 대상이며 구속수사가 원칙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여론의 지탄을 받고 철회한 바 있습니다. 

 

SNS와 스마트폰 앱에 대한 심의 대폭 강화

 

그로부터 한 달 뒤, 2011년 12월 8일부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SNS를 전담하는 뉴미디어 정보 심의팀을 가동하면서 SNS와 스마트폰 앱에 대한 심의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한국 사회 각계에서는 SNS 심의가 위헌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정부의 SNS 규제에 반발한 일이 있었습니다. 민주적인 정부는 직접적인 통제보다는 SNS를 통해서 오히려 보다 긴밀하게 대중들과 소통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개인들이 더욱 현명하고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가 아니라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스마트 몹스

스마트 몹스가 바꾸는 세상

온라인으로 강화된 힘을 가진 개인들의 연합인 스마트 몹스의 파괴력에 대해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1인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세상이 얼마나 급변하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2011년 8월 영국에서는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영국 런던의 토트넘에서 시위를 하던 29세 남성이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것을 계기로 현지 시각 2011년 8월 6일, 400명에서 500명가량의 시위대가 중심이 되는 폭동이 일어난 것입니다. 영국에서 가장 빈민층이 많이 사는 토트넘에서 벌어진 이 시위는 버밍햄에서 리버풀 등 런던 외의 대도시로 번지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영국의 도시 빈민층들이 실업과 빈곤을 알리기 위해서 폭동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때에 사용된 주요 매체가 트위터입니다. 트위터는 10대 청소년들마저 폭동에 참여할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이것은 기존 미디어가 할 수 없는 일로, SNS가 대중들에게 훨씬 더 개방적이고 실시간 전달력이 빠른 매체이기 때문입니다.

 

셜미디어의 파급력

 

월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폭동이 진정된 후 범죄자나 테리리스트가 디지털 네트워크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가의 시민에 대한 검열을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페이스북에 폭동을 선동하는 메시지를 남긴 2명의 영국 청년들이 징역 4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SNS를 사용하는 것을 막거나 사전 검열을 하지는 않겠지만 SNS를 통한 범죄에 대해서는 똑같은 처벌을 내리겠다는 의미인데, 어쩌면 소셜미디어의 파급력을 생각하여 더 중형을 내린 감도 있습니다.

 

2011년 6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한 달째 성난 군중들의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어떤 사람은 세금 납부를 성실히 했는데, 경제 위기에 대한 책임을 왜 우리가 져야 하느냐는 말을 했고, 어떤 노인은 몇십 년간 성실히 일했지만 먹고사는 것이 더 힘들어졌고, 퇴직을 앞두고 있는 나이에 쫓겨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시위는 기존의 정당이 조직했던 것이나 과거의 반정부 시위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스페인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비롯한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입니다. 이들의 의제는 45%에 달하는 청년 실업 문제였지만 이외에도 정치부패, 환경 문제, 직접 민주주의의 실현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 토론하며 마치 축제와도 같은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를 진행하는 방법도 매우 질서정연해서 내일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시위를 할 것이니 어디로 참가하라는 식이었습니다. 광장을 함께 청소하고, 심지어 수화로 사회자의 의견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소셜미디어라는 무기를 가지고 온라인 공간을 차지한 스마트 몹스가 중심이 되어, 폭동이 아닌 건강하고 창의적인 형태의 시위를 통해 개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이외에도 소셜미디어는 오바마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고, 2010년 12월 재스민을 국화(菊花)로 가진 튀니지 시민혁명에서 비롯된 여타 중동국가의 재스민 혁명을 이끌었습니다. 23년간 튀니지를 집권하고 있던 벤 알리 대통령을 사퇴시켰고,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을 끌어내렸으며, 이집트의 무라바크의 철권통치를 종식시키는 등 각국의 전제적인 정권들을 무너뜨리거나 변화시켰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정치, 사회적 혁명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위키리크스와 같은 정보 공유 사이트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인터넷을 통한 소셜 네트워크가 개인의 힘을 강화시켰고, 개인들을 보다 쉽게 조직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은 과거 인류 역사에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개인에게 많은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연결된 대중들을 사회를 이끌고 변혁시키는 주역으로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페이팔 마피아 출신의 일론 머스크가 모델이 된 영화의 주인공처럼, 인터넷을 통해 집단지성과 1인 미디어라는 강력한 슈트를 입은 아이언맨들이 독점적인 권력을 가진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적인 정권을 보다 선진적인 정권으로의 개혁까지 강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언맨의 수는 점점 더 증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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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닷컴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뉴밀레니엄 시기, IT 벤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때 IT 콘텐츠 업체를 창업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최고의 콘텐츠를 찾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출판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IT와 출판 분야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콘텐츠와 온라인 네트워크의 결합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다. 저서로 SNS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한 <소셜네트워크, 야만의 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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