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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IT 열여섯 번째. 2000년대 인터넷 시대의 명과 암

인터넷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산업 구조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과거 중화학 공업 중심의 산업 위주에서 반도체와 IT산업 위주로 본격적인 산업의 질적인 구조 변화가 일어납니다. IT산업이 한국의 전체 명목 GDP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6년에는 8%가량이었으나, 2000년대 초반 외환 위기 이후 12%를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외국인의 투자비율 역시 같은 시기에 5% 정도에서 42%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한국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 정책을 펼치며, IT 업체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이러한 국내외의 투자에 힘입어 IT 산업의 수출액은 2000년대 초반 600억 달러에서 2018년 2000억을 넘는 변화를 일으켰으니, 이러한 통계만 보아도 한국 경제계에서 IT산업의 비중이 얼마나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2000년대 IMF를 조기 졸업한 한국에는 새천년의 새로운 희망이 싹터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 시기에 한국도 미국과 같이 닷컴 버블을 겪는 아픔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미국의 닷컴 버블은 2000년 3월 경부터 시작되었고, 미국발 버블 태풍에 한국도 휘청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IT기업의 총아로 떠올랐던 업체들이 공직자들과 연관된 각종 권력형 게이트들과 연관되어 연일 언론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IT

그렇지만 당시 선진국이 그랬듯이 한국 IT업계도 이러한 버블을 슬기롭게 이겨내면서 구태의연하고 병든 부분들은 도려내고, 새롭고 진보적인 기술과 서비스들이 선보이면서 더욱 공고해진 힘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2000년대 한국 인터넷 시대의 명과 암을 간단하게나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의 원조

얼마 전 2000년대 가장 유명했던 커뮤니티 웹 사이트 싸이월드가 다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커뮤니티 서비스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싸이월드의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다시 되새길 수 있었을 텐데요. 싸이월드는 1999년 처음 시작된 서비스로 비록 한국을 중심으로만 활용되었지만, 전 세계의 IT 기업들이 커뮤니티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SNS를 만들 때 참고로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계적인 원조 커뮤니티 서비스로 그 역사적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말이 없었고, 주로 커뮤니티 서비스, 커뮤니티 사이트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후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외국으로부터 소셜미디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말이 도입되었고, 지금은 그렇게 유입된 용어가 더욱 대중화되었습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당시 IT업계에는 3C라는 말이 유행이었는데, 대표적인 IT 인터넷 사업을 3가지로 축약한 용어입니다. 콘텐츠(Contents), 커뮤니티(Community), 커머스(Commerce)의 앞 글자만을 따서 3C라고 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콘텐츠가 공식 용어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컨텐츠라는 말을 더 많이 썼고, 그래서 지금도 회사 이름들을 보면 컨텐츠로 되어있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물론 지금도 컨텐츠라는 단어를 혼용해서 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국내의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들은 세계 최초의 성공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라 자부해도 크게 틀리지 않고, 현시점에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글로벌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도 많은 긍정적인 자극을 주었습니다.

 

2000년대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서비스는 싸이월드와 함께 아이러브스쿨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싸이월드는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하여 미니홈피 서비스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2004년 SK커뮤니케이션즈라는 대기업이 인수하면서 싸이월드 전성시대를 열었습니다.

 

아이러브스쿨

 

아이러브스쿨 역시 1999년에 서비스를 시작하였는데, 2000년대 초반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원수가 천만 명을 넘을 정도로 급성장했으며, 세계적인 IT기업인 야후의 인수 제안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면서, 후일 하버드 동창생 커뮤니티로 시작한 페이스북 등 다양한 인맥 커뮤니티 서비스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비록 새롭고 참신한 서비스와 수익모델을 지속적으로 창출하지 못하면서 아이러브스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싸이월드 역시 길고 깊은 침체의 늪을 건너야 했지만, 그 후에 꽃길을 걷는 여러 성공적인 커뮤니티 서비스의 맹아와 단초를 만든 기념비적인 서비스였음은 분명합니다. 이외에도 한국에서는 프리챌, 미투데이 등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와 SNS가 부침을 겪으며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쳤는데, 지금도 독립적인 커뮤니티나 포털 기반의 밴드, 카카오스토리 등 여러 SNS들이 왕성하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은 최초로 커뮤니티 서비스의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 낸 원조국이며, 동양이 오랜 역사를 통해 유전자에 내재하고 있는 특유의 관계지향적인 성향으로 비추어 볼 때 앞으로는 우리나라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세계적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인터넷 교통사고

인터넷 교통사고

인터넷 이용이 대중화되면서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전례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접속하여 만나고, 자신들의 생각을 쏟아내다 보니 마치 오프라인에서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들이 갑자기 수많은 차를 끌고 거리에 쏟아져 나온 것처럼 교통사고와 같은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개인 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 한 번의 실수로 순식간에 온라인 주홍글씨를 새기게 되면서 공공의 적으로 취급받으며 물의를 일으키게 되는 일들입니다.

 

먼저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2007년 11월 시작한 페이스북의 비콘이라는 서비스는 사용자 성향에 맞춘 타깃 광고를 제공했는데,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2009년 9월 서비스를 중단하였습니다.

 

2010년 11월 월스트리트 저널은 페이스북의 앱을 이용하면 아이디가 광고회사에 전송이 된다는 것을 폭로했습니다. 페이스북 사용자의 70%가 사용하는 인기 상위 앱 10개가 모두 이런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누출했다고 고발했습니다. 페이스북은 2010년 6월, 150만 명의 아이디가 해킹되었고, 해킹당한 아이디는 개당 2.5센트에 판매되었습니다. 또한 매일 400만 명이 페이스북을 통해 사기를 당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한 실로 엄청난 숫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커들은 SNS에 올라와 있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음악 등으로 비밀번호를 추리해서 해킹을 하기도 한다는데, 이처럼 SNS에 올린 정보는 언제나 다양한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니 SNS와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충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개인정보 유출

 

물론 비단 외국에만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2000년 한국의 한 고등학생의 해킹에 의해서 600여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있었으며, 2008년에는 인터넷 커머스 업체인 옥션에서 18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바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형사건을 무색하게 하는 일이 2011에 벌어졌는데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트 회원 35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입니다 이 정도라면 거의 전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인터넷의 엄청난 파급력으로 인해서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이 숱하게 일어났습니다. 2000년대에 화제가 되었던 사건들 몇 가지를 예를 들어보면, 방송인 김미화 씨는 트위터에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있다는 말을 해서 곤욕을 치렀고, SNS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이수그룹 회장은 박지성 같은 멍게 피부라는 말을 해서 비난을 듣고 사과를 해야만 했습니다. 가수 이하늘 역시 ‘거지 같은 인기가요. 누구를 위한 무대인가?’ 등의 발언을 해서 논란을 빚었습니다.

 

잊힐 수 있는 권리(Right to bo Forgotten)

지금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SNS를 이용하고 있는데, 그 속성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일기처럼 사용했다가는 큰 파문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유럽 연합에서는 온라인 네트워크에서 한 개인이 사라질 권리에 대해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잊힐 수 있는 권리’(Right to bo Forgotten)라는 것인데, 네티즌들은 누구나 검색엔진이나 SNS에서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이라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연결된 우리 사회는 2020년대가 된 지금도 그 공간에서 각종 교통사고와 같은 사건사고들을 심심치 않게 겪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SNS를 자신의 거친 생각들을 자유롭게 기록하는 공간으로 삼기에는 그 공간이 매우 개방되어 있어서 영향력과 파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잘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SNS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서 염려하지 않아도 되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등 보다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사용자 모두의 협조와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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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닷컴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뉴밀레니엄 시기, IT 벤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때 IT 콘텐츠 업체를 창업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최고의 콘텐츠를 찾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출판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IT와 출판 분야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콘텐츠와 온라인 네트워크의 결합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다. 저서로 SNS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한 <소셜네트워크, 야만의 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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