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이 글은 뛰어난 서비스 기획자가 되고 싶은 학생과 서비스 기획의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실무자에게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며칠 전 동기들과 오랜만에 점심을 먹었습니다. 재택근무가 길어져 거의 2개월 만에 보는 것이었습니다. 동기와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회사 생활의 고민으로 이어졌죠. 그때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동기가 던진 충격적인 한 마디.
“내가 지금 하는 일은 중학생도 할 수 있는 일이야.”
담당 업무의 전문성을 키우지 못한다는 것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 한 마디로 저 또한 서비스 기획자의 전문성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과연 내가 하는 일은 중학생이 할 수 없는 일일까?"
"서비스 기획자의 전문성은 무엇이지?"
서비스 기획자의 전문성이 낮아 보이는 이유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업무의 결과물이 명확합니다. 디자이너는 눈에 보이는 화면, 개발자는 코드나 기능이 작동하는 결과가 곧 그들의 실력이자 포트폴리오입니다. 반면, 기획 업무의 산출물은 비교적 명확하지 않습니다. 서비스 기획자의 업무는 아이디어를 내고, 조율하며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IT 서비스 기획자의 업무>
Ideation: 사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한다.
Communication: 이해관계자들 간의 의견을 원활하게 조율한다.
Management: 서비스가 잘 돌아갈 수 있게 운영한다.
Evaluation: 서비스의 실적(로그)을 분석하고 반영한다.
기획자는 대체로 비정형적이고 수치화하기 어려운 업무를 담당합니다. 기획자가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업무 실적은 "로그"입니다. IT 서비스에서 수집하는 로그는 클릭률(CTR)과 사용자 수(DAU)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클릭률과 사용자 수는 서비스 기획만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마케팅의 효과일 수도, 시장의 성장세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서비스 기획자가 마케팅을 통한 매출만큼 눈에 띄는 효과를 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서비스 기획자가 전문성이 없다는 인식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서비스 기획자는 아무나 시작할 수 있는 "글쓰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낮고, 타고난 재능의 영향이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또한, 업무의 실적을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몫합니다. 다른 사람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기획자의 전문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전문성의 정의부터 알아보자
전문성이란, 어떤 영역에서 보통 사람이 흔히 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수행 능력을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