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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개발자 인력난이라는데 왜 취업은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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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

 

많은 뉴스에서 엔지니어/개발자의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요즘 코딩 교육이나 코딩 학원도 인기가 많아지고, 대학생들은 부전공 등으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지인들에게 제일 많이 받은 요청 중 하나는 "괜찮은 개발자 좀 소개해 주세요"입니다. 헤드헌터들의 문의도 많고요. 근데 사실 제 코가 석자인 게 저도 대기업의 기술 면접관으로 채용에 참여를 몇 년간 했고, 스타트업에서도 개발자 채용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목표한 채용 인원도 어느 정도 달성해서 뛰어난 개발자들을 채용했고, 지원자들을 보는 눈도 많이 향상되어서 채용에 어느 정도 자신이 붙기는 했지만, 채용은 항상 어렵습니다.

 

이렇게 회사들 입장에서는 채용을 어려워하는데, 구직자들은 취업이 너무나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타격을 거의 입지 않은 IT/SW 분야에서도 이건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에선 개발자를 너무나 채용하고 싶어 하고, 구직자들은 개발자로 취업하고 싶어 하지만 일자리의 미스매치가 여전히 높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경력 있고 실력 있는 개발자라면 요즘은 회사를 골라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수백~수천 대 일 경쟁률을 보이는 IT 대기업들 제외하고) 저도 채용 진행 시 채용하고 싶었던 개발자를 다른 회사에 뺏긴 경험도 있고, 다행히 채용되어 같이 일하게 된 개발자들도 살펴보면 대부분 여러 개 회사에서 최종 offer를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경력과 기본적인 실력이 있는 개발자들은 취업에 전혀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글은 아니며,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신입 개발자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글로 써 보겠습니다.

 
회사

회사의 입장

일반적으로 회사에서는 신입을 잘 뽑지 않습니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편이죠. 국내 노동법이 유연하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더 이런 경향이 높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신입은 들어가는 돈에 비해 얻는 결과가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참고로, 기업을 직접 운영해 보지 않은 분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사람 한 명을 채용하면 연봉 외에도 굉장히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직장인은 보통 4대 보험을 내는데 직장인이 내는 만큼의 국민연금도 회사가 내야 하고, 산재보험과 같은 비용, 개발 장비나 집기 등의 비용, 오피스 유지 임대료, 법인세, 퇴직금 적립 등 다양하고 많습니다. 직장인 입장에서는 내 연봉이 이것밖에 안돼?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직장인이 받는 연봉의 x2 정도의 매출을 내야 회사가 손실이 나지 않고 그러저럭 유지될 수준입니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연봉 x3, x4 해도 손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제조업과 같이 많은 설비투자가 필요한 사업이 그렇습니다.

 

정리하면 근로자 입장에서는 "내가 열심히 일했는데도 이 정도밖에 못 받는다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실제로 매출이 나고 이익이 나야 하며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연봉을 비교적 빠르게 올리는 법 등에 관해서 나중에 시간이 되면 정리해서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규모가 크거나,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어서 앞으로 몇 년 내의 상황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되고 성장을 할 것이라고 확신이 드는 기업이라면 신입을 채용할 능력이 되지만, 규모가 작거나, 당장의 매출이 어떻게 될지 잘 예상이 안된다면 신입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IT 대기업의 경우 가끔 신입 공채나 신입 수시 채용 등을 하지만, 신입을 채용한다고 해도 "경력 같은 신입", "경력보다 더 잘하는 신입"을 채용하려고 하지 그냥 학교 공부 열심히 했던, 다른 학생들과 별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는 대학교 졸업생은 잘 채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운이 좋아서 채용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게다가 IT 업종은 한 명의 뛰어난 개발자가 10명의 평범한 개발자보다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검증받은 인재를 원하는 것입니다. 경쟁이 극심하고, 속도가 생명이며, 개발자 실력에 많은 영향을 받는 업종인 만큼 신입을 키워서 쓰는 데에 회사가 많은 부담을 느낍니다. 이런 여러 요인으로 인해서 회사는 신입 채용을 꺼리게 됩니다.

 

 

개발자

구직자의 입장

구직자 입장에선 "회사들이 경력자만 원하면 도대체 어디 가서 경력을 쌓으라는 말이냐?"라고 불평합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업들이 손해를 봐 가면서 신입을 열심히 몇 년간 신입을 키워 났는데 어느 정도 밥값을 할 때가 되니 다른 회사로 떠나버린다! 라는 인식에 대해 구직자 입장에서는 그럼 그만큼 연봉, 복지, 워라밸 등을 맞춰 주던가 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회사와 구직자의 입장 모두 이해가 되며,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구직자 입장에서, 자신이 목표했던 남들 다 가고 싶어 하는 회사에 어떻게 갈 수 있을까요?

 

 

신입 개발자로 가려면

목표한 회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곧바로 한 번에는 힘들 수 있습니다. 세상 일이라는 게 생각처럼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이건 당연한 진리입니다. 그러면 신입 개발자로 취업하기 좋은 방법들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일단 눈높이를 낮추기

이 말을 들으면 화부터 내실 분들도 있을 거 같습니다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조건 눈높이 낮춰서 평판 안 좋은 회사부터 들어가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많은 대학생들이 그냥 남들이 좋다고 하는 IT 대기업들에 들어가려고 목을 매는 경우를 무수히 많이 봤습니다. 물론, 안 좋은 기업에 가면 나중에 이직하기 쉽지 않아서 첫 직장이 중요하다!라는 말뿐 아니라 내 실력이면 이 정도 회사는 되어야지!라고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근데, 이미 아시겠지만 남들이 다 가고 싶어 하는 회사는 경쟁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저도 예전에 국내에서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이자 검색회사인 N사에서 일했었는데, 신입 채용 인원 자체가 그리 많지 않고 시기에 따라서 아예 신입 채용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시기가 좋아서 많이 뽑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만을 노리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운에 맞기는 것이므로 시기를 기다리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기업들에 들어갈 정도 실력 되는 신입이라면 사실 다른 기업들에도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고 (안 그런 경우도 간혹 있지만) 취업이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며 이런 글은 안 봐도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눈높이를 좀 낮추어서 "실력을 쌓고, 배울 수 있는 회사"를 일단의 목표로 삼는 게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남들 다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이 아니더라도,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도 좋은 기업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실력을 더 쌓아서 자신이 최종 목표했던 IT 대기업이나 해외 기업 등으로 이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따라서, 가슴에 손을 얹고 내가 다른 신입 개발자들에 비해 개발 실력에서 경쟁력을 있을지 생각해 보고 그리 경쟁력이 크지 않다고 생각되면 Plan B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 Plan B 회사들 찾기

중소기업/스타트업 쪽에 좋은 회사들이 많다고 했는데, 내부자가 아니면 좋은지 아닌지 알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잡플래닛 등을 살펴보거나 (다만 작은 회사라면 데이터가 bias 되어 있어서 별 도움은 못됩니다) 해당 회사의 재직자를 Facebook이든 Linkedin 이든 찾아서 회사가 어떤지 물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재직자들은 관심 갖고 물어봐 주는데 답을 안 해줄 경우는 거의 없고, 그런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 신입의 경우 굉장히 좋게 보니까 관심 있는 회사라면 적극적으로 찾아서 물어보세요.

 

중소기업이라면 상장 회사 위주로 찾아보시면 괜찮은 회사가 많습니다. (재무 데이터도 볼 수 있고) 상장하지 않은 중소기업/스타트업의 경우 뉴스를 잘 찾아보시면 사용자가 좀 있는 서비스를 하거나, 괜찮은 VC에게서 투자를 받았거나 하는 경우라면 괜찮은 개발자를 사수로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의 경우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만, 투자를 어느 정도 받은 스타트업이면 구성원은 실력 있는 사람들이 있을 확률이 높고 따라서 그만큼 성장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본인은 성장할 수 있는 것이죠.

 

- 경험을 쌓기 / 인턴

물론, 위에서 말한 유명하진 않지만 괜찮은 회사들의 경우에도 꽤 높은 경쟁률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많은 신입 개발 지원자들 속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드러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예전에 쓴 글을 참고해 보세요. 자신만의 강점을 드러낼 방법은 아주 다양하게 많습니다.

 

그냥 바로 취업하는 게 힘들 수도 있습니다. 특히 포트폴리오로 내세울 게 없는 경우가 더 그런데요, 이 경우 인턴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국내에선 인턴에게 잡일을 시키거나 업무와 관련 없는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요, 그래도 많은 스타트업들은 일손이 부족해서 인턴에게도 개발과 관련된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고,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인턴 사업들도 많으니 그런 곳 중 평이 좋은 곳에서 인턴 하는 것도 경험을 쌓는 좋은 방법입니다.

 

 

본질에 집중할 것

사실 이 모든 내용의 핵심은 개발 능력을 키워라! 입니다. 운이 좋아 원하는 곳에 취업했다고 해도 개발 실력이 모자라면 힘들 수 있으며, 운은 금방 바닥날 것입니다. 개발 실력이 좋다면 자신이 원하는 곳에 가지 못했어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할 수도 있으며, 빠른 승진을 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잘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 능력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 능력이라는 본질을 키우는 것 만이 장기적인 커리어에 가장 효율적이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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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회사를 거쳐서 현재는 작은 스타트업의 CTO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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