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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첫 스크럼 프로젝트 - 무작정 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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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기업 실전 애자일 2장 #2-1 첫 스크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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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첫 스크럼 프로젝트 - 무작정 해보기

 

이번 장은 필자가 작은 팀을 이루어 애자일 프로세스를 적용한 내용을 다루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여러분이 속한 팀에서 팀원들과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애자일 프로세스인 스크럼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기반으로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달리 접근한 여러 경험들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글인 #2-1는 필자가 무작정 스크럼 책 내용을 기반으로 따라 했던 경험을 담았다. #2-2는 당시 국내 유일한 애자일 코치였던 김창준 님의 도움으로 팀의 문제점들을 개선한 내용을 적었다. (당시에 매일 작성했던 일지를 약간만 정제하여 그대로 실었다.) 세 번째 글인 #2-3은 조직 관점에서 보면 워터폴 방식이나, 실제 프로젝트 내부에서는 스크럼을 통해 개발을 수행한 경험을 담아 표준 프로세스와 적용하려는 애자일 방식이 상이할 때 프로젝트 구성원 입장에서 어떻게 시도해 볼 수 있는지 담아보았다. 또한 #2-4는 운영 유지보수 특성상 1주나 2주 단위로 이터레이션을 진행할 수 없을 때 어떻게 프로젝트에 가이드했는지 실사례를 담았다. 마지막으로 #2-5는 몇 차례의 프로젝트 성공 후에 필자가 오만해진 시기를 담았다. 필자는 그때 성공했다고 해서 어느 프로젝트에나 그대로 과거의 방식을 적용할 수 없고, 상황에 따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진하게 배웠다.

스크럼 프로젝트

 

* 스크럼을 시도하다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것은 필자에게 정말 굉장한 경험이었다. 전 세계에서 온 비슷한 고민을 하는 전문가들과 만나고, 필자에게는 마치 연예인 같은 켄트 벡, 마틴 파울러 등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스스로 크게 업그레이드된 느낌이었다. XP 콘퍼런스를 다녀온 뒤, 필자는 더 많은 에너지가 충전되었다. 나는 또 다른 시도를 하고 싶었다. 콘퍼런스에서 듣고 본 이야기들은 스스로 가지고 있던 애자일에 대한 의심을 애자일에 대한 확신으로 변화시켰다.

 

콘퍼런스가 끝나고 다시 현장에 돌아와, 이 벅찬 감동을 그대로 현장에 시도해보고자 마음먹었다. 마침 당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던 터라 타이밍도 좋았다. 당시, 필자를 깊이 신뢰하던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애자일 방식을 써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잠시 동안 생각하더니, 흔쾌히 승낙했다.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프로젝트 관리자 입장에서 볼 때 필자를 완전히 신뢰하더라도 일하는 방법을 바꾸자는 제안은 그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

 

왜냐하면 프로젝트 관리자는 프로젝트의 실패로 연결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필자의 제안은 그가 가진 노하우에 여럿 변화를 필요로 했고, 이는 그가 가진 성공방정식을 바꿔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필자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우선, 필자를 신뢰했고, 스스로 필자가 발생시킬 수 있는 리스크 정도는 감당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전에 그는 후배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훌륭한 관리자였다.

 

프로젝트의 기간은 8개월, 전체 구성 인원은 13명이었다. 구성원은 프로젝트 관리자, 필자(중간 관리자) 그리고 개발자들이 있었다.  (SI 프로젝트의 특성상 주사업자의 참여자는 경력이 부족해도 중간 관리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스크럼이라는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활용했다. 스크럼은 7~9명 정도의 스크럼 팀을 중심으로 스프린트라는 짧은 개발 주기를 반복하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스프린트 플래닝, 스탠드업(데일리 스크럼), 회고 등의 액티비티나 툴들을 활용하여 7~9명이  한 팀이 되어 럭비의 스크럼처럼 똘똘 뭉쳐 협업을 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필자도 스크럼에 대해서는 간접 매체를 통해 접한 게 전부였지만, 사전에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교육자료를 준비하여  팀원들에게 설명했다.  교육을 할 때 가장 초점을 맞춘 점은 일할 때 이전과 어떠한 점에서 달라지는지 이야기했다. 폭포수 방법과 애자일의 차이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폭포수 vs 애자일
[폭포수 vs 애자일]

그리고 다음 날부터 내가 속한 팀은 스크럼 방식을 실천했다. 필자는 제일 먼저, 팀원들과 함께 스탠드업이라는 미팅을 아침 9시 30분마다 수행했다. 아침마다 딱 15분을 제한하여 미팅을 했고, 스탠드업 시간에는 모두가 다음의 3가지를 한 명씩 이야기하자고 했다.

 

  1. 어제 한 일
  2. 오늘의 할 일
  3. 진행 간의 문제점

 

합의를 거쳐 2주 단위로 한 개의 이터레이션 기간을 정했다. 워터폴에 익숙한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이터레이션이라는 것을 설명할 필요가 있었는데, 기존의 분석/설계/개발/테스트 공정 중 설계와 개발 단계를 합쳐 주기적 리뷰를 하는 '설계/개발 이터레이션'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플래닝 포커'라는 게임 형태로 계획을 세우자고 했다. 전체 개발할 기능이 150여 개 정도 됐는데, 필자는 사용자 스토리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계획하는 액티비티를 재미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색깔의 색지를 구매하여 이를 템플릿 화하여 개발자들이 작성하도록 했다. 벽에 스크럼 보드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곳에 코르크 보드를 이용하여 판을 만들고, 다양한 색깔의 예쁜 핀을 꽂아 꾸몄다. 초등학교 졸업을 뒤로 이러한 색지들을 사용하는 일을 하면서 나는 정말 즐거워하고 있었다.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역할도 만들었다. 스크럼 관련 매뉴얼에 나오는 3가지의 스크럼 역할자를 그대로 따랐는데, 필자 스스로가 스크럼 마스터가 되고 팀원들은 팀 멤버, 고객 한 명을 프로덕트 오너라고 정했다.

 

그리고 일주일을 보냈다. 필자는 진심으로  수행하는 시도 자체에 대해 뿌듯했다. 스크럼 보드와 붙여진 스토리 카드들을 보면서, 투명성과 공유를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필자가 책으로 배운 스스로 조직화하는 것(Self Organizing)의 의미를 가진 팀이 바로 나의 팀이라 생각했다. 외부의 누군가가 필자에게 다가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으면 애자일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 애자일 코치와 만나다. 

프로젝트에 여러 가지를 스크럼 기법들을 시도하고 있을 때 손님이 찾아왔다. 그는 다른 부서에서 애자일 적용을 시도하려던 인물이었다. 그는 처음 만나는 애자일 컨설턴트라는 사람을 함께 데리고 사무실에 나타났다. 이 사람은 사외에서 온 애자일 코칭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었다. 그 애자일 코치는 필자가 진행한 애자일 관련 활동에 매우 관심이 있는 듯했다. 그는 내가 만든 스크럼 보드를 보고 흥미로운 듯 바라보며 이것저것을 물었다. 그리고, 하루 정도 프로젝트를 관찰해도 되겠냐고 질문했고, 필자는 배울 수 있는 게 많이 있을 것 같아 흔쾌히 동의했다.

 

그 애자일 컨설턴트는 하루 동안 열심히 팀을 관찰했다.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함께 참여했고 메모지에 무언가를 작성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그는 필자에게 다가와 시간을 내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들은 함께 회의실에 들어갔다.

 

필자: “오늘 어떠셨나요? 제가 진행한 애자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애자일 코치: “(웃음) 음… 정말 열정적인 분이네요. 그건 애자일을 할 때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제부터 해야 될 이야기가 많이 있겠네요. 먼저, 스탠드업부터 시작할까요?”

 

나는 갑자기 사무실에 찾아와 내가 해낸 결과물들에 대해 평가하는 사람들이 내심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의 말을 조심스레 들어보았다.

 

그는 차근차근 내가 해왔던 스탠드업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상황마다의 팀원과 나눈 대화와 팀원들의 반응을 이야기하며 필자가 3자의 눈으로 우리 팀의 스탠드업을 다시 한번 관찰하도록 도와주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현재 우리 팀이 진행하는 스탠드업의 문제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 사실인즉, 나는 철저하게 프로젝트의 중간관리자로서 스탠드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늘 필자가 리딩 했고, 늘 나의 질문에 사람들이 답하도록 했다. 참여자들 입장에서 보면, 업무지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탠드업
[스탠드업]

필자가 주도했던 스탠드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필자: “스탠드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어제 무엇을 했고, 오늘 무엇을 할 겁니다. 문제는 이런 게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럼 A 씨부터 어제 한 일과 오늘 할 일, 그리고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해 보시죠.”

 

A 씨:  “네, 어젠 이것을 했고, 오늘은 이걸 할 겁니다.”

 

필자: “문제는 없으셨나요?”

 

A 씨: “특별한 문제는 없습니다.”

 

필자: “조그만 문제라도 이야기해 주셔야,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빨리 확인하고 고칠 수 있습니다. 그 문제에 관련된 일은 A 씨가 오늘까지 꼭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B 씨는 어제 이렇게 진행하셨던 데, 방향을 바꿔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C씨도요. ”

 

A 씨: “네 내일부터는 그렇게 이야기하겠습니다.”

 

필자: “넵. 그럼 B 씨 말씀하시죠. B 씨는 어제 그 일을 하는데 문제가 없었나요?”

 

B 씨: “네 특별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위 대화에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가? 스탠드업은 공유의 장이 되어야 한다. 작은 이야기라도 팀 안에서 다른 팀원들과 연관되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이 가능하려면 팀원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들이 공유를 하고 싶은 의지가 생기도록 도와야 하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필자는 당시 그 의미를 잘 몰랐다.

 

대신에 난 스탠드업을 업무 지시와 관리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팀원들에게 작업이 제 때 진행되도록 압박하고 있었다. 일어서서 얘기하는 형식만 바뀌었지, 이는 매우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 형태였고, 이는 팀 액티비티라기보다는 중간관리자 중심의 대화를 이끄는 형태였다.

 

사용자 스토리에 크기를 작성한 내용도 문제가 있었다. 애자일 컨설턴트는 스크럼 보드에 붙여놓은 스토리 카드들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애자일 코치: “여기 보면 정확히 30분 단위, 1시간 단위로 일을 마치겠다는 계획이 있네요. 이런 일은 이 개발 환경과 업무 도메인을 처음 접하는 개발자들에게 매우 정확한 추정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네요. 이 추정은 누가 작성했죠?”

 

나: “제가 했습니다. 제가 업무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업무량을 추정하여 스토리 카드에 작성한 것입니다.”

 

애자일 코치: “전문가의 의견은 정말 중요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개발자 스스로 작성하게 하면 보다 의미 있게 커밋(Commit: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스스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자율적 의지를 가지게 됩니다.”

 

나: “아…”

 

애자일 코치: “그리고 추정하는 방법에도 상대적인 추정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피보나치 방식으로 추정하고 이터레이션을 돌려보고 팀이 어느 정도 속도를 내는지를 확인해보는 방식이죠. 이렇게 하면 보다 정확하게 팀의 속도를 알게 됩니다. 처음부터 불확실한 것에 대해 정확하게 추정하는 억지보다, 2~3개의 이터레이션을 통해 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지요”

스크럼 보드
[당시의 스크럼 보드]

이후 이 컨설턴트는 한 달간 필자와 함께 프로젝트에서 함께 일했다. 그는 컨설팅을 시작하기 전에 다시 한번 필자와 팀원 들 중 몇 명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과 중간관리자인 나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도왔고, 많은 것을 개선하도록 도왔다. 먼저, 스탠드업과 추정 방식을 개선했고, 여러 가지 스크럼 중심의 기법을 함께 했다.

 

그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나는 보다 오랜 시간을 거쳐 스크럼의 기법들의 진짜 의미에 대해 이해하게 됐을 것이다. 그는 애자일 코치라는 역할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 지를 잘 알려주었다. 애자일 코치는 경험한 다양한 기법들의 흑과 백을 알려주고, 팀이 어떻게 기법들을 적용하는 게 보다 효과적인지 조언하고, 함께 할 수 있다. 그와 함께한 짧은 시간 동안 필자는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애자일 기법 하나하나의 숨겨진 의미와 팀에 적용될 때 어떠한 것들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에 말이다.

 

스크럼을 창시한 켄 슈와버는 스크럼을 설명할 때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스크럼은 체스와 같다. 폰, 비숍, 나이츠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단순하지만, 체스 플레이어의 수준에 따라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이 된다. 스크럼도 기법 하나하나는 단순하지만, 이것이 팀 전체에 엮여 진행될 때는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이 된다.”

스크럼의 창시자 켄 슈와버
[스크럼의 창시자 켄 슈와버]

때문에 이를 먼저 경험한 누군가가 있으면, 필자가 겪었던 경험처럼 빠르게 보다 나은 방식의 애자일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애자일을 처음으로 접하는 팀이 있으면, 애자일 코치는 훈수를 돕는 사람처럼 더 나은 길을 가게 도와줄 수 있고,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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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에서 지난 15년간 "애자일을 통한 지속적인 개선"을 주도해온 삼성의 Chief troublemaker 신황규입니다. '06년 삼성 최초로 SI 프로젝트에서 개발자로 스크럼과 XP를 적용하고 9년간 프로젝트 리더이면서 애자일 코치로 활동하다가 '15년 120명 규모의 Agile core team이라는 애자일 전문 코칭/개발 조직을 구성하고 3년간 조직 리더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대기업 내에서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조직의 리더로 이동하여 비대면 협업툴 Marimba.team의 상품 디렉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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