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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뛰뛰빵빵 그 버스 말하는 거야? 여러분은 메타버스에 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어디선가 들어본 단어 같기는 한데, 요즘 그 단어 참 많이 들리던데… 하고 머리를 긁적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meta)과 세계·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쉽게 말해 3차원의 가상 세계를 뜻합니다(위키피디아 인용). 이미 잘 알려진 개념인 VR(가상현실)에서 조금 더 확장된, 상위의 개념이라 볼 수도 있는데요. 이 메타버스가 뭐 그리 대단하길래 이리도 자주 언급되는 걸까요?
추억의 싸이월드를 기억하시나요? 미니홈피를 열어 나만의 미니미(아바타)를 꾸미고, 장난스러운 일촌평을 남기고, 도토리로 브금을 사던 그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투데이 숫자에 집착하던 나날들을 한 번 떠올려보세요. 메타버스는 사실 낯선 개념이 아니랍니다.
'아하. 싸이월드도 메타버스의 일부분이라 볼 수 있는 거구나! 그럼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 곧 메타버스인 건가?'라는 궁금증이 들 수도 있는데요. 메타버스의 특징은 바로 현실 세계와 동일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에요. 싸이월드를 예시로 든 것도 바로 그 점 때문인데요. 이전에는 미니홈피를 꾸미려면 '도토리'라는 가상통화를 충전(구매)해야만 했어요. 그 시절 도토리의 시세는 개당 100원 수준이었는데요. 그렇게 구매한 도토리로 배경음악을 바꾸거나, 미니홈피 스킨을 구입할 수 있었죠.
비영리 기술 연구단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총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라이프로깅(Lifelogging)인데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Life와 Log를 결합한 단어로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개념을 일컫어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가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죠. 가상공간에 자신을 일상을 공유하고 자아를 표출하는 싸이월드 역시도 라이프로깅에 속합니다.
메타버스의 두 번째 유형은 AR(증강현실)입니다. 한때 한국을 들썩이게 했던 포켓몬GO를 기억하시나요? 포켓몬고는 AR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인데요. 분명 현실 공간인데, 카메라 렌즈를 비추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2D, 3D의 가상 캐릭터가 겹쳐 보이죠. 최근에는 증강현실 기술을 탑재한 다양한 게임들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더는 낯설지 않은 개념이 되었어요.
세 번째 유형은 거울 세계(Mirror Worlds)인데요. 현실의 세계를 거울처럼 그대로 반영한 가상의 세계를 말해요.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구글어스예요. 구글어스는 구글에서 만든 위성 영상 지도인데,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가상공간으로 구현되어 있죠.
마지막 유형은 가상세계(Virtual Worlds)에요. 이는 현실과 유사하거나 또는 다른 세계를 디지털로 구축한 것인데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활동들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어요.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떠올려보면 아마 이해가 쉬울 거예요. 모동숲을 플레이해 본 경험이 없는 분들을 위해 닌텐도 스토어에서 제공하고 있는 카피를 인용해 봤어요.
무인도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생활
현실과 동일한 시간이 흐르는 세계에서, 마음 가는 대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물의 숲」 시리즈. 낚시나 곤충 채집, 가드닝 등 집 밖에서 즐길 수 있는 요소부터 집 꾸미기・패션까지, 다양한 취미를 1년 내내 즐기실 수 있습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는 「Nook Inc.」에서 제공하는 「무인도 이주 패키지 플랜」에 참가하여 무인도로 이주, 하나하나 내 손으로 꾸려 나가는 새로운 생활이 시작됩니다. 물론 무인도에서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막막한 당신을 위해 「Nook Inc.」가 꼼꼼하게 지원해드릴 예정이니 걱정 마세요! 함께 이주한 동물들과도 다양한 교류를 통해 친해질 수 있습니다.
생활에 필요한 도구나 가구는 나뭇가지나 돌멩이 등 섬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을 재료 삼아 DIY(Do It Yourself)로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가구는 실내뿐 아니라 실외에 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섬을 꾸며 보세요. 이번 「동물의 숲」에서는 같은 섬의 주민끼리 최대 4명이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로컬 통신으로는 본인 또는 친구의 섬에 모여서 최대 8명이 함께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365일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는 이 섬에서 느긋하게 지내도 되고 열심히 살아도 됩니다. 당신은 어떤 생활을 꿈꾸고 계신가요?
이제 낯선 개념이 아니라는 건 이해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는지는 여전히 아리송하실 수 있어요. 다양한 이유, 그리고 현상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우선 메타버스가 급부상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어요. 3차원의 가상세계가 결합된 다양한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원활히 전달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환경이 구축될 필요성이 있었죠. 다행히도 5G 통신기술이 대중화되면서 높은 데이터 전송량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고,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의 개발이 물살을 타기 시작했죠.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오는 2025년 기준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2800억 달러, 우리 돈 314조 5800억 원으로 전망했다고 하네요. 산업을 막론하고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네요.
그렇다면 메타버스의 주 고객 집단, 사용층은 어떻게 될까요? 다양한 고객 집단이 존재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향후 주 소비층이 될 MZ세대가 타겟 고객층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실 예로, 최근 광고업계는 온라인 환경에 거리낌이 없는 MZ세대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증강현실(AR) 기반 3D 아바타 앱 ‘제페토(ZEPETO)’에는 구찌, 루이비통, 나이키 등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제페토 서비스의 통화인 ‘잼(Zem)’으로 이들의 컬렉션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이야긴데요. 사용자들은 이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구현된 아바타에 구찌 옷과 루이비통 운동화를 신기고, 구찌 빌라를 거닐며 친구들과 신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제페토의 이용자는 최근 2억 명을 돌파했으며, 이중 90%에 달하는 유저가 해외 이용자라고 하네요. 그중에서도 80%는 10대라고 하고요. 이처럼 영향력이 막강한 플랫폼이다 보니 다양한 산업에서 제페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더더욱이요.
작년 9월, 제페토와 블랙핑크의 협업이 이루어졌었죠. 블랙핑크는 제페토에서 신곡 발표와 함께 팬사인회도 개최했는데요.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온사이트 행사 진행이 어려워진 상황에 열린 버추얼 이벤트는 아주 뜨거운 반응을 낳았습니다. 이후 10월, 네이버 제페토는 빅히트와 YG 엔터로부터 120억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조성했습니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JYP도 50억을 투자하여 주주 대열에 합류했죠.
SM은 이에 질세라, 아예 메타버스 콘셉트의 아이돌을 선보였습니다. 신인 여자 아이돌 '에스파(aespa)'는 4인조인 동시에 8인조라는 스토리와 함께 메타버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활동, 기존 SM 아이돌이 보여주던 세계관을 더 넓게 확장시켰습니다. 애초에 에스파라는 이름도 Avatar와 Experience의 합성어, ‘æ’와 양면이라는 뜻의 영단어 ‘aspect’를 결합해 만들었다고 하네요.
MAU(월 활성 사용자 수) 2억 명, 지난 해만 약 1조 5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로블록스(Roblox)인데요. 로블록스는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구현된 게임입니다. 이들의 특장점이 있다면 게임을 사용자가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인데요. 누구든 게임을 제작해 다른 사용자와 함께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 게임을 통해 수입을 만들 수도 있죠.
이렇게 만들어진 로블록스의 Jailbreak라는 게임은 최대 동접자 수만 60만 명, 매월 25만 달러(약 2억 8242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합니다. 연간으로는 수십 억 원을 벌어들이는 셈이죠. 지난해 기준으로 8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로블록스에 제작해 올린 게임은 5500만 개에 이른다고 하네요.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한 로블록스는 383억 달러(43조 2,000억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면서 미국의 대표 게임사 EA의 기록을 제쳤다고 합니다.
최근 SK텔레콤은 'SKT 메타버스 주니어 탤런트 채용설명회'를 가상공간에서 진행하여 많은 관심을 샀는데요. 아무래도 코로나 19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 참여가 어려워진 탓도 있겠지만, SK텔레콤에서 선보인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버추얼 밋업'을 선보이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보여요. 국내 이동통신사 중에서도 SKT는 특히 메타버스 시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K팝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었고요.
메타버스 관련 산업의 규모는 2025년까지 2800억 원으로 현재보다 약 6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시장의 전망치와는 무관하게, 이미 주변을 둘러보면 메타버스의 대중화가 머지않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메타버스의 개념은 낯선 것이 아닙니다. 더욱 정교화되어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들고 있을 뿐이죠. 블랙핑크와 가상공간에서 팬사인회를 하고, 그들이 입었던 무대의상을 내 아바타에게 똑같이 입히면서요.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는 만큼, 아마 앞으로는 더 다양한 경험들이 가능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