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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인기가 뚝 떨어진 이유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 올해 1~2월은 클럽하우스의 성장이 폭발하는 시기였다. 가입 초대장과 중고 아이폰이 거래되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 공중파 뉴스에서도 ‘요즘 핫한 SNS’라며 여러 번 소개됐었다. 클럽하우스의 개발사인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의 기업가치가 1조 원을 넘어가면서(현재 4조 원) 차세대 SNS로 자리 잡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지표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신규 유저의 유입이 확 줄었고, 기존 유저들도 많이 빠져나갔다. 과연 그 인기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함께 알아보자.

 

 

얼마나 떨어졌을까?

지역별 클럽하우스 앱 신규 다운로드 수(출처: statista.com)

위 그래프가 보여주듯이, 1월의 모멘텀을 시작으로 2월에 정점을 찍었다.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유명인들이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 김봉진(우아한형제들 CEO) 같은 유명 기업의 대표들뿐만 아니라 노홍철, 유병재 등 연예인들까지 클럽하우스에 등장하면서 화제가 됐다. 다른 SNS와 달리 유명인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으니(물론 운이 좋아야 하지만) 인기가 없을 수 없었다.

 

그러다 얼마 후 유저 유입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정 지역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 지역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 태평양 지역도 마찬가지로 빠르게 상승해 빠르게 하락했다. 데이터를 하나 더 살펴보자.

국가별 클럽하우스 구글 트렌드 지수(출처: statista.com)

구글 트렌드 지수도 같은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클럽하우스 유저 수 TOP3 국가인 미국, 일본, 독일뿐만 아니라 한국까지 모두 2월에 쭉 올랐다가 빠지는 패턴이다. 그나마 미국 그래프가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하락세인 것은 마찬가지다.

 

 

왜 떨어졌을까?

안타깝게도 클럽하우스 관련해서 공개된 데이터가 별로 없다. 따라서 인기가 떨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내 개인적인 경험을 섞은 주관적 이야기임을 양해 부탁드린다.

 

일단 유명인들이 떠나버렸다. 유명인들이 지속적으로 방을 열거나 참가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면 사람들이 계속 유입됐을 텐데, 지금은 유명인의 등장이 아예 없어져버렸다. 워낙 화제가 되니 유명인들도 한 번씩 찍먹 해본 것 정도로 끝이 났다. 북미 쪽에서는 유명인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드문드문 있는 것 같지만, 빈도는 확실히 줄었다. 화제성이 줄면서 유저 유입이 줄었고, 자연스럽게 방의 종류도 적어졌다. 흥미로워 보이는 방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없어졌다.

 

클럽하우스에는 클럽 시스템이 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그룹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룹이 생기면서 끼리끼리 이야기하는 방이 많아졌고, 모르는 사람들과 랜덤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이미 서로 친한 사람들 사이에 껴서 노는 불편함 같은 게 생겼다. “OO님도 말씀 나눠주세요.” 라며 스피커 (방 내에서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따뜻하게 초대해줘도 낄까 말까인데, 자기들끼리만 아는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으면 결국 방을 나가게 된다.

 

꼰대 스피커들이 싫다며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음성 기반 SNS 특성상 한 명이 말하고 나머지는 듣는 형태로 진행된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스피커가 간결히 발언한 후 발언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발언이 왔다 갔다 하면서 즐거운 대화로 엮어지는 게 재밌는 것인데… 이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이 자기 할 말만 끝없이 늘어놓는 스피커다. 그런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참여자들은 우르르 나가버린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사람이 많은 방’으로 몰린다. 사람이 많다는 것은 스피커들의 대화가 재밌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웃긴 점이 하나 있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이럴 거면 그냥 팟캐스트를 듣지’라는 생각이 든다. 클럽하우스에는 실시간 대화가 주는 긴장감이 있지만, 그만큼 대화나 정보의 퀄리티가 팟캐스트나 유튜브보다 낮다. 스피커들도 콘텐츠를 열심히 준비해온다기보다는 편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더욱 그렇다(편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끼게 된다). 그러니 발언하는 게 아니라면(게다가 큰 방에서는 발언의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 굳이 클럽하우스에 있을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클럽하우스의 핵심 재미는 쌍방향 소통이다. 유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발언을 해야 재밌다. 하지만 SNS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것과 달리 목소리로 발언하는 것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일이다. 그 진입장벽을 낮춰주려면 유저가 편하고 즐겁게 발언할 수 있는 방을 맞춤형으로 매칭 시켜주어야 한다. 관심 가는 주제의 방이나 말이 잘 통하는 사람들을 찾기 쉬워야 하는데, 아직까지 매칭 퀄리티는 썩 좋지 못하다.

 

 

다시 흥할 수 있을까?

일단 클럽하우스가 망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싶다. 앱이 출시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났고, 직원 수는 10명에 불과하며, 투자도 넉넉히 받았다. 게다가 아직 공격적으로 뭔가를 밀어붙인 적이 없다. 1~2월의 인기가 이례적이었을 뿐이다. 다만 유저들이 썰물처럼 빠지면서 ‘망함’ 이미지가 붙은 듯하다.

 

애플 기기에서만 가능했던 클럽하우스가 5월 들어서 안드로이드 베타를 시작했다. 가입하려면 여전히 초대장이 필요하지만 워낙 초대장이 남아도는 상황이라 가입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그리고 초대장 시스템은 곧 없앤다고 한다). 하지만 예전 같은 인기를 누리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인다. 현재 유저 수가 줄어든 이유는 굳이 클럽하우스를 계속할 이유가 없어서다. 초대장이나 애플 기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유입되면 반짝 북적일 수는 있어도 금방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기존 SNS들의 베끼기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트위터는 이전에 클럽하우스를 약 4조 원에 인수하려다 발을 뺀 적이 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클럽하우스와 매우 유사한 서비스 ‘트위터 스페이스’를 선보였다. 페이스북, 레딧, 디스코드도 오디오 기반 서비스를 개발 중이거나 베타 테스트 중이다. 이러니 ‘오디오 기반 소통’이라는 점이 큰 차별점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아직 커뮤니티 크기가 크지 않은 클럽하우스가 살아남으려면 지금보다 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변수가 있다면 바로 클럽하우스의 수익화 시스템이다. 광고로 돈을 버는 다른 SNS와는 달리 클럽하우스는 도네이션 수수료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방을 만들어 토크를 진행하는 사람에게 참여자들이 소액을 도네이션 하는 방식이다(마치 아프리카TV에서 별풍선을 쏘듯이).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생기면 콘텐츠의 양과 질이 올라갈 것이라는 계산이다. 만약 토크가 재밌어서 돈을 짭짤하게 벌어가는 방이 하나라도 나오면 다시 북적북적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도네이션 기능은 아직 테스트 단계로, 클럽하우스가 떼 가는 중간 수수료 없이 도네이션을 받은 사람이 금액의 100%를 가져간다.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뚝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 부족이다. 처음에야 음성 기반 소통이 새로웠지, 빠르게 익숙해지면서 신선함이 떨어졌다. 재밌어 보이는 방을 몇 번 들락날락하다가 그냥 꺼버리는 날이 반복되면서 안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른 SNS들이 열심히 베끼는 마당에 클럽하우스는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그리고 과연 ‘오디오 기반 소통’이라는 형태가 미디어 전반에서 새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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