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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소수를 고려해야만 하는 디자인, 2편

지난 1편에 이어 맥도날드 사례를 통해 비즈니스 문제를 소개하고 소수를 고려해야 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최근 약 2년 사이에 맥도날드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매장에서 어떻게 메뉴를 주문하셨나요?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주문을 했거나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 후 스스로 결제를 했을 겁니다. 맥도날드에 주문형 키오스크가 본격적으로 매장에 적용된 건 2015년입니다. 영국 맥도날드는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과 결제를 받기로 결정하고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2016년 새로운 키오스크를 개발, 매장에 적용하면서 몇 가지 고객 가치를 내걸었습니다. 아래는 키오스크 설치를 알리기 위해 영국 맥도날드에서 제작한 유튜브 영상에 삽입된 자막들입니다. 아래 6가지 자막 문구를 통해 당시에 맥도날드가 겪었던 비즈니스 문제를 유추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Self-order kiosk at McDonald’s UK ©YouTube]

 

키오스크를 도입하며 맥도날드가 내세운 고객 가치

  1. 다양해진 고객 니즈를 충족하기
    To continue to meet the expectations of all of our customers
  2. 달라진 맥도날드, 직접 경험하는 새로운 매장을 보여주기
    We’re creating a new & exciting McD’s experience
  3. 주문을 더 쉽게 만들고 개인화된 주문이 가능하게 만들기
    Our new touchscreen kiosks make ordering easier & personal
  4. 점원과 기다리는 다른 고객의 눈치를 보지 않고 메뉴를 천천히 살피기
    You can browse our menu
  5. 내가 주문하는 메뉴의 영양정보를 파악하기
    Check out nutritional information
  6. 좋아하는 재료는 더 넣고, 못 먹는 재료는 빼기
    Add or take away ingredients from our iconic burgers

 

2004년 11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 사이즈 미⟩는 감독 겸 주인공인 모건 스퍼록이 30일 동안 맥도날드 메뉴만 먹고 마시며 다른 음식은 물 한 방울조차 마시지 않으며 자신을 모델로 실험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후 맥도날드가 ‘슈퍼 사이즈’ 메뉴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독립영화로는 유례없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죠. 맥도날드는 이처럼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라는 인식과 계속 사투해 온 브랜드입니다. 지난 편에서 말씀드린 가장 전통적인 음식을 떠올리게 만드는 ‘구절판’, 건강한 재료를 사용해 만들 것 같은 ‘엄마의 밥상’이라는 개념을 한국 맥도날드가 캠페인에 활용한 것도 이 때문이죠. 키오스크는 맥도날드가 ‘정크푸드’ 에서 ‘먹기 나름 괜찮은 음식’으로 이미지를 전환하는 교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고안된 고육지책의 고객 접점이었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맥도날드가 겪었던 비즈니스 문제를 3가지로 정리했습니다.

 

맥도날드가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던 비즈니스 문제

  1. 쉐이크쉑 중심으로 수제 햄버거 고급화에 ‘정크푸드’ 이미지 고착
  2. 국가 별 특색을 반영한 ‘불고기버거’ 등 신메뉴에 대한 고객 니즈
  3. 주문을 받고 제조하는 크루 역할이 커졌으나 평균 3개월 이내 퇴사

 

[맥도날드는 정크푸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시그니처 버거’를 통해 맞춤형 수제 버거라는 프리미엄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맥도날드]

 

앞서 소개한 키오스크 소개 영상 자막과 맥도날드가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던 비즈니스 문제가 매칭이 됩니다. ‘정크푸드’라는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 ‘시그니처 버거’ 등 새로운 메뉴를 고안했습니다. 기존에는 빅맥 라지 세트와 같이 주문이 단순했지만 새로운 메뉴는 원하지 않는 토마토를 빼고 치즈와 양파를 추가하는 ‘커스트마이징’이 가능했습니다. 주문을 받기 어려워졌습니다. 토마토를 빼 달라고 했는데 치즈와 양파를 뺀 시그니처 버거가 만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겁니다. 주문을 받는 직원은 아직 숙련되지 않은 파트타이머라 모든 것이 낯선데 빠른 속도로 맞춤형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을 친절하고 능숙하게 응대하기 어려웠죠. 이게 또 빠른 퇴사로 이어집니다. 주방에서 맞춤형 메뉴를 만드는 직원도 어려움은 마찬가지입니다. 메뉴는 계속 늘고 빼 달라는 것, 더 넣어달라는 게 늘어나니 제품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렸죠. 고객과 점장이 닦달하니 또 리텐션이 안 됩니다. 안 그래도 정크푸드 만드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특별한 로얄티가 있지도 않았는데 3개월 이내에 그만두는 비율이 50%에 이릅니다. 전 세계적으로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지니 경영이 어려워진 맥도날드는 복잡한 주문을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대체 수단을 만들죠. 그만둘 일도 없고 새로운 메뉴 주문도 결제까지 알아서 잘 해내는 로봇의 이름이 ‘셀프 주문 키오스크’였습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맥도날드 직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Statista]

 

맥도날드는 QSR(Quick Service Restaurant) 시장에서 Digitalization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쉐이크쉑에 비해 더 크고 저렴한 ‘시그니처 버거’도 수제버거로 인기가 높았죠. 고객이 주문을 직접 하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을 하기에도 용이했습니다. 새로운 메뉴를 지역색을 담아 개발하는데 유용했죠. 이후 버거킹, 롯데리아, KFC까지 키오스크가 확산됩니다. 2019년 기준 전국 1천350개 매장을 거느려 한국 패스트푸드 점포 수 기준 1위 롯데리아는 825개의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키오스크 1대가 인건비 1.5명 절감 효과가 있다고 가맹점주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2030 세대에게는 익숙한 비대면 주문 결제 시스템은 이제 커피 전문점, 대형 쇼핑몰, 편의점, 식당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비대면 주문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라 2020년부터 맥도날드와 경쟁하는 KFC는 모든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메뉴를 천천히 살펴보며 재료를 직접 골라 주문할 수 있는 비대면 고객 접점, 키오스크는 시장에서 무인 매장 트렌드를 타고 빠르게 확산할 겁니다. 여기에는 예상하지 못한 소수의 고객이 있었습니다. 디지털 키오스크 사용이 낯선 노년층과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교통 약자 소비계층입니다. 글자가 너무 작아서, 처음 사용하는데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휠체어에 앉은 상태로는 화면이 보이지 않고 버튼도 누를 수 없어 빈 카운터에 서서 기다리다 결국 발걸음을 돌리는 고객이 있습니다. 맥도날드가 고려하지 않았고 배려하지 않은 소수의 고객들을 위한 키오스크 디자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죠. 다음 3편에서는 소수를 위한 키오스크 디자인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과 참고할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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