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자 문제 해결의 결과를 산출물로 내놓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발견하고 정확히 정의하는 ‘진단’과 문제 해결의 방법을 기술, 운영, 비용을 고려하여 내놓는 ‘처방’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디자이너는 세대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대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도구가 상이하며, 동일한 위기를 겪고도 다른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즐겨 사용하는 서비스, 제품을 디자이너가 지향한다면 세대 별 특성과 시대적 배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건 당연한 과업입니다.
디자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자 문제 해결의 결과를 산출물로 내놓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발견하고 정확히 정의하는 ‘진단’과 문제 해결의 방법을 기술, 운영, 비용을 고려하여 내놓는 ‘처방’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디자이너는 세대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대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도구가 상이하며, 동일한 위기를 겪고도 다른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즐겨 사용하는 서비스, 제품을 디자이너가 지향한다면 세대 별 특성과 시대적 배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건 당연한 과업입니다.
최근 사례를 몇 가지 들어 세대 특성의 중요성을 설명하겠습니다. 최근 캐릿에서 20대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오프라인 공간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맛집에 대한 기준이 상향 평준화’ 되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학교나 직장 대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에 들이는 시간, 비용이 늘었죠. 오래 머무는 공간을 조금 더 안락하게 바꾸고 자신의 취향을 녹이는 과정을 들여 자기만의 방이 탄생했습니다.
집에서 머물며 보내는 모습이 인스타그램 피드를 채우고 운동을 집에서 하는 게 더 이상 유별나지 않는 시대에 고객은 오프라인 공간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죠. 맛집은 맛있으면 괜찮았던 상황이 달라진 겁니다. 웬만한 맛집은 이제 배달을 시작했고 치타배달 덕분에 전처럼 기다리지 않고 식당보다 더 근사한 집에서 친구들과 눈치 보지 않고 음식을 즐기죠. 줄을 서는 것, 위생적 결함, 서비스 불친절까지 어느 하나라도 애매하면 안 되는 게 ‘맛집’이 되었습니다.
사회 현상에 대한 인식 차이
3월 23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키겠다고 발표했고 민주당, 공화당 모두 총기 규제 강화에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애틀랜타 총격사건으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한 8명이 목숨을 잃었고 얼마 후에는 콜로라도에서 총격 사건으로 경찰관 1명을 포함 10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일어났죠. 증오범죄와 총기 규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이민 1세대와 2세대 사이에 증오범죄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세대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있습니다.
작년 미국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과 폭력사태로 인해 ‘#BLACKLIVESMATTER(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라는 캠페인이 한창이었죠. 당시 한국계 미국인들을 포함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이에 대해 소극적인 지지 입장을 보였습니다. 인종차별의 대상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는 점도 있지만, 이민 1세대는 경찰을 포함한 공권력을 통해 인종차별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거나 보호받으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조용히 권리와 책임을 다하는 시민을 보호할 의무가 경찰에 있는 것은 당연하죠. 이민 2세대는 생각이 전혀 달랐습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2세대는 성인이 되어 이민을 온 1세대와 달리 스스로 미국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강할 뿐만 아니라 공권력에 만연한 인종차별을 성장과정에서 직접 보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공권력에 의지해서는 아시안 혐오에 대한 미국 사회의 문제를 해소할 수 없고 작년 캠페인과 유사하게 비폭력 운동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며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는 입장이죠.
세대 특성이 형성되는 과정
세대 특성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편에서 설명드린 대로 새로운 세대와 기존 세대 사이의 다름은 반복될 수밖에 없는 현상입니다. 기술의 발전, 경제 상황, 가족 구성, 소비의 방식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물을 사 먹는 것이 낯선 시대”에서 “마스크를 안 쓰고 버스에 탄 사람을 마주하는 게 무서운 시대”로 건너왔으니까요. “요즘 애들이 버릇이 없어서 그래”라는 말은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점토판과 이집트 피라미드 내벽에도 있었으니 ‘세대 특성의 반복 루프’는 역사가 증명합니다.
세대 특성은 경험으로 완성됩니다. 그러니 경험을 다루는 디자이너는 세대 특성을 고려해서 디자인해야 합니다. “물을 사 먹는 것이 낯선 시대”에 주식을 하는 대학생은 드물었죠. 주식 거래를 하는 핀테크 서비스에서 핵심 고객은 Z세대입니다. 매수, 매도와 같은 한자어 대신 ‘사기’, ‘팔기’로 버튼 레이블을 바꾸는 것부터 세대 특성을 고려하죠. 명품 브랜드 역시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며 스타벅스 기프티콘처럼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는 중입니다.
“인간은 만진 것의 1퍼센트, 들은 것의 2퍼센트, 본 것의 5퍼센트, 맛본 것의 15퍼센트, 냄새 맡은 것의 25퍼센트를 기억한다. 경험은 단순한 서비스보다 훨씬 더 전체적이고 포괄적이며 감성적이고 강력하다.” – 김주연, 《스페이스 브랜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