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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혁명의 영웅들: 소프트웨어의 마술사, 빌 게이츠

빌 게이츠가 전 세계적으로 삼척동자도 아는 유명인이 된 이유는 아무래도 그가 세계 최고의 부자로 이름이 알려지면서부터 일 것입니다. 그다음으로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가 안방의 컴퓨터를 통해서 접하고 있는 PC 운영체제 윈도우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1991년에만 약 70억 달러의 재산으로 미국 최고의 부자가 되었고, 1995년 1340억 달러(약 146조 원)의 재산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로 등극했습니다.

 

경제적인 이익을 한 사업가의 주된 결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IT혁명기의 가장 큰 열매는 빌 게이츠가 차지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빌 게이츠는 IT산업을 통해서 어떻게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는 IT산업의 관문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의 하드웨어는 초창기에 독점체제가 붕괴되었습니다. 늦게 PC산업에 뛰어든 IBM은 컴퓨터 개발에 있어서 오픈 아키텍처, 즉 아웃소싱을 통해서 부품을 결합하는 형태의 열린 구조를 지향했고, 이것은 호환용 PC, 조립형 PC가 날개를 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는 독점체제가 오랫동안 유지되었습니다. 매킨토시를 제외하고 모든 컴퓨터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한 것입니다. 이것은 빌 게이츠의 좋게 말하면, 탁월한 사업 수완 능력이라고 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경쟁자를 고사(枯死)시키는 냉혹한 사업 방식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플리커)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껏 마이크로소프트는 법적인 분쟁이 끊이지 않았고 때로는 패소하기도 했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빌 게이츠는 오랫동안 컴퓨터 소프트웨어 분야의 관문을 차지하면서 독점적으로 사업을 이끌어왔고, 그것이 그에게 엄청난 경제적 성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물론 그 관문이라고 하는 것은 웹브라우저를 비롯하여 모든 응용 프로그램의 터전이 되는 운영체제입니다. 그러면 빌 게이츠가 어떻게 이것을 가능하게 했는지 간단하게나마 그가 걸어온 발자취를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버드 대학을 중퇴한 반항아

1955년은 IT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한 해입니다. PC 하드웨어 분야에서 첫 토대를 만들고, 시장을 장악한 스티브 잡스와 소프트웨어 분야를 절대적으로 석권한 빌 게이츠가 모두 이 1955년에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빌 게이츠는 1955년 10월 28일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났습니다. 부유한 변호사인 아버지와 은행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빌 게이츠의 할아버지도 은행을 창업한 사람으로 전형적인 명문가의 자제라고 할만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직업을 통해서, 그가 얼마나 냉철한 사업가로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특히 계약 문제에서 남달리 영리한 솜씨를 발휘하면서 세계 최고의 부자로 올라서게 되었는지를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스티브 잡스와 마찬가지로 어렸을 적부터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였습니다. 반항아의 기질이 다분해서 늘 부모와 학교 교사들에게 대들고 논쟁을 멈추지 않았는데, 어머니와 싸우다 아버지에게 물벼락을 맞고, 시원하다면서 집을 나가버리기도 하고, 하버드에서도 수업 도중 강의의 틀린 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해서 교수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을 즐겼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어렸을 적부터 컴퓨터에 깊게 매료되었던 빌 게이츠는 아버지의 소원대로 하버드 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하지만, 1974년 최초의 마이크로 컴퓨터인 알테어 8800이 출시된 것을 보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생각했고 한 걸음이라도 뒤쳐지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아버지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그만두게 됩니다.

 

빌 게이츠는 밤낮으로 프로그래밍에 몰두하여, 세계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 알테어를 운용하기 위한 베이직 번역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알테어 제조사인 MITS에 공급합니다. 이때도 빌 게이츠의 사업가적인 수완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는데 MITS에는 이미 자신이 알테어 전용 베이직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린 빌 게이츠의 연락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빌 게이츠는 이미 프로그램을 완성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이 말에 MITS 사장은 만약 다른 사람보다 먼저 베이직을 가져오면 그것을 구입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단 몇 주만에 베이직 인터프리터를 개발하여 뉴멕시코에서 시연을 했는데, 완벽하게 작동했고, MITS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렇게 빌 게이츠는 MS(MicroSoft)를 창업한 첫 해에 1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사업가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황제

1977년 빌 게이츠는 독점 공급하던 베이직을 MITS와 소송전을 통해 다른 컴퓨터 업체에도 공급하게 되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은 급증하여 100만 달러를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당시 소프트웨어 시장은 빌 게이츠의 베이직 번역 프로그램과 게리 킬달이 만든 세계 최초의 PC 운영체제인 CP/M(Contrl Program for Micros)이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1970년대 후반 PC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IBM은 운영체제로 당연히 업계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CP/M을 선택하려 했지만, 게리 킬달과의 협상이 꼬이면서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운영체제 개발을 부탁합니다.

 

빌 게이츠는 처음부터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대신 CP/M을 본떠서 만든 시애틀 컴퓨터의 QDOS를 구매하여, IBM용으로 수정하여 MS-DOS운영체제를 개발했습니다. MS 운영체제의 시작이었던 것이죠. 그런데 이 당시 IBM과 맺었던 계약은 IBM의 역사적인 실수로 유명합니다.

 

빌 게이츠는 IBM에 DOS를 한 번에 판매한 것이 아니라 PC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계약을 했고, 나아가 독점 공급이 아니라 다른 PC에도 공급할 수 있게 한 것이었습니다. 구입단가를 낮추려고 한 IBM의 이러한 계약은 빌 게이츠에게 날개를 달아주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호환용 PC 시장의 급격한 호황가 맞물려,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betacollector.com)

1980년대 본격적으로 PC의 시대가 열리면서, 1984년 빌 게이츠는 타임지에 컴퓨터의 마술사로 소개되었으며, 1986년 기업 공개를 통해 상장하면서 엄청난 부를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애플 컴퓨터로 빌 게이츠보다 먼저 성공 가도를 걷고 있던 스티브 잡스는 1980년대 초반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제인 맥 OS를 장착한 매킨토시를 개발하면서, 맥에 구동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회사들을 찾고 있었습니다. 빌 게이츠도 그 후보 중의 하나로 잡스는 빌 게이츠를 초대해 매킨토시를 시연해 보였습니다. 빌 게이츠는 미래형 컴퓨터를 본 것 같은 충격에 빠져서 회사로 돌아오자마자 그래픽 기반 운영체제를 개발할 것을 지시했고, 그것이 현재 윈도우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운영체제를 장악한 성과를 기반으로, 각종 워드, 엑셀과 같은 응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뛰어들어 1987년 3억 4천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최강의 포식자가 되었고, 1990년 스티브 잡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하기 시작한 윈도우 3.0을 출시하여, 4백만 개나 판매하면서 운영체제 시장의 선두자리를 굳혔습니다. 그 성과로 1991년 미국 최고의 부호가 되었고, 1995년 역시 IT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제품인 윈도우 95를 발표하고 미국의 산업계를 재편시킬 정도로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1995년에는 세계 최고의 부자에 올랐습니다. 이후 2017년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에게 자리를 내줄 때까지 단 몇 년을 제외하고는 매해 포브스지가 선정하는 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을 유지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다

빌 게이츠의 성과에 대해서는 칭송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남의 것을 훔치고, 시장을 독점했다는 기조의 비판도 많습니다. 물론 훔쳤다는 표현은 지나친 표현일 수 있습니다. 그는 천재적인 사업가로 후발주자 전략을 예술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던 것입니다. 새로운 발명품이 나오는 것을 지켜보다가 고객의 입맛에 맞게 자신의 기술을 덧붙여서 시장을 장악하고, 소송전을 벌이면서 막대한 비용을 들인 마케팅과 법적인 수단을 활용하여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비판 사례 하나만 들면, 자바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유명한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콧 맥닐리(Scott McNealy) 회장은 빌 게이츠에 대해서 2001년 <비즈니스위크> 지를 통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스스로 발명한 것이 단 한 가지라도 있다고 생각하면 나에게 가져와 보시오. 그러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그것을 어디서 구해왔는지 답변을 드리겠소.”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빌 게이츠는 2008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빌 앤 멜린다 재단을 통해서 세계 최고의 기부왕으로 면모를 과시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세계 2위 부자라는 워런 버핏도 빌 게이츠의 진성성과 기부에서도 나타날 천재성을 믿으며 300억 달러의 기부금을 이 재단에 내놓았다고 합니다.

 

이 짧은 지면을 통해서 빌 게이츠의 진면목을 모두 논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의 독점적인 사업 방식도, 애플의 스마트폰과 구글, 페이스북 등이 장악한 인터넷 시대에 조금씩 뒤쳐지기 시작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발걸음처럼 구시대의 유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절친 인텔의 수장, 앤디 그로브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IT업계의 영웅이었던 것은 분명하며, 그의 영향력은 지금도 머나먼 태평양 너머 IT강국인 대한민국 일반 대중들의 안방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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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닷컴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뉴밀레니엄 시기, IT 벤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때 IT 콘텐츠 업체를 창업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최고의 콘텐츠를 찾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출판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IT와 출판 분야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콘텐츠와 온라인 네트워크의 결합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다. 저서로 SNS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한 <소셜네트워크, 야만의 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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