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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혁명의 영웅들: 컴퓨터 소형화의 선구자, 윌리엄 쇼클리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작은 기계가 어떻게 이토록 엄청난 계산은 물론, 업무와 오락, 커뮤니케이션 등등을 동시에 가능하도록 할까라고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이번 챕터에서는 컴퓨터 소형화를 이끈 주역, 윌리엄 쇼클리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윌리엄 쇼클리가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소위 데스크톱 컴퓨터, PC도 없었을 것입니다.

 

 

최초의 전자식 범용 컴퓨터 에니악은 그 거대한 크기로 유명했습니다. 에니악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아날로그 컴퓨터라 불린 바네바 부시의 미분 해석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무수한 기계 부품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아날로그 컴퓨터는 물론이고, 초기의 전자식 컴퓨터도 이렇게 굉장한 몸집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진공관 때문이었습니다. 컴퓨터는 클로드 섀넌의 정보 통신 이론을 따라 전기회로와 스위치를 이용해서 계산했는데, 복잡한 계산을 빠른 시간에 하기 위해서는 수만 개의 진공관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진공관을 이용해서 컴퓨터를 만든 것만도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진공관의 시작은 정보이론의 아버지 클로드 섀넌이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던 토머스 에디슨의 백열등으로부터였습니다. 그리고 진공관을 이용해서 만든 최초의 컴퓨터는 ABC(Atanasoff-Berry Computer)입니다. 이것을 만든 사람이 아타나 소프 교수와 클리포드 베리였기 때문에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ABC라고 명명한 것입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의 교수였던 두 사람은 펀치 카드와 2진법 구조식을 적용한 진공관 컴퓨터를 개발하는 대단한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이 ABC는 수학적인 계산을 하는 데 활용되었지만,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최초의 진공관 컴퓨터라고는 불릴 수 있어도 일반적인 의미의 최초의 컴퓨터라고 불리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진공관을 대체하라

본론으로 돌아와 진공관 컴퓨터가 만들어진 것만 해도 크나큰 발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컴퓨터가 프랑켄슈타인 같은 기이한 물품의 대접을 받는 것을 넘어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기까지는 소형화의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사람들은 컴퓨터를 인류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단으로 만들기를 원했고, 그러한 니즈(needs)는 진공관을 대체할 무엇인가를 찾게 하였습니다. 물론 그것을 현실화시킨다면, 노벨상을 수여해도 아깝지 않을 일이었습니다.

 

진공관이 하는 역할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전기를 통하게 하거나 통하지 않게 하는 스위치의 역할과 전기신호를 증폭시켜주는 역할이었습니다. 당시 라디오와 같은 각종 전자제품도 진공관을 이용해서 제작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대의 전자제품들도 덩치가 크고, 발열이 심했습니다. 그런데 진공관을 대체할 트랜지스터가 발명되면서 이러한 문제들이 일거에 해결되었고, 트랜지스터의 발명은 인류의 문명을 한 단계 진일보시킨 업적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주역이 윌리엄 쇼클리입니다.

 

윌리엄 브래드포드 쇼클리(William Bradford Shockley, 1910-1989)는 1910년 2월 13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쇼클리의 부모님은 미국 사람이었는데, 그의 아버지 윌리엄 힐만 쇼클리는 매사추세츠 출신으로 광산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였고, 그의 어머니 메이 브래드포드는 광산 조사관이었습니다.

 

쇼클리가 3살 때 가족들은 미국 캘리포니아로 팔로알토로 이주해서 정착했습니다. 쇼클리의 부모님들은 교육열이 대단한 사람들이어서 공교육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길 원했습니다. 어머니는 쇼클리에게 직접 수학을 가르쳤고, 부모님들은 쇼클리가 과학에 흥미를 느끼도록 이끌었습니다. 말하자면, 가학(家學)을 통해서 아들을 영재로 키워나간 것입니다.

 

쇼클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캘텍(Caltech)에서 학사학위를 받았고, MIT로 가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벨 연구소에 합류하여 전자공학을 연구하고, 고체 물리학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 방전 장치에 관한 기술로 특허를 받기도 했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을 때 레이더에 관한 연구를 했고, 2차 세계 대전 중에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잠수함을 막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종전 후 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벨 연구소로 돌아와서 고체 물리학 연구 그룹에 합류했습니다. 1930년대 벨 연구소 소장 마빈 켈리는 반도체가 전파 신호처리에 잘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반도체 증폭 개발 연구팀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윌리엄 쇼클리와 실험 물리학자 월터 브랜턴, 이론 물리학자 존 바든도 참여하게 됩니다.

따라서 1945년부터 쇼클리는 반도체 기술을 이용한 증폭기를 만드는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고 이것은 곧 진공관을 대체할 장치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윌리엄 쇼클리는 자신이 책임자로 있으면서 존 바든과 월터 브래튼과 함께 이 연구를 수행했는데, 자신은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직접적인 실험은 두 사람은 주도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고 여러 기술을 적용해보았지만, 해답을 얻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반도체의 접점이 신호를 증폭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연구하면서 프로젝트 진행에 큰 발전을 이루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1947년 12월 1개의 베이스 전극과 2개 이상의 점접촉 전극을 갖는 점접촉 트랜지스터(point contact transistor)를 개발하여 시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최초의 트랜지스터를 발명하게 됩니다.

 

 

학자의 자존심이 이룬 성과

하지만 이 트랜지스터는 쇼클리가 처음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과 거리가 먼 것이었습니다. 브래튼과 바든이 숱한 실험의 결과로 만들어낸 것으로, 쇼클리는 자신의 특허권을 주장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오기가 발동한 쇼클리는 이때부터 한 달 동안 칩거하면서 자신만의 트랜지스터 개발에 몰두하였습니다. 결국, 1948년 1월, 반도체의 표면으로 전자가 흐르는 바든의 방식이 아닌, 반도체 결정 내부를 통과해서 전자가 흐르는 새로운 방식의 접촉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며 짧은 시간에 다시 한번 기술 혁신을 이루어내게 됩니다. 그리고 1956년 세 사람은 모두 노벨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윌리엄 쇼클리 (이미지 출처: Physics Today)

쇼클리의 학자로서의 자존심이 사회적으로는 큰 기여를 한 셈이었습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사회적인 관계에서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을 하면서 소위 튀는 것을 경계하지만, 학자는 때로는 모난 돌처럼 고집스러움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연구에 몰두하여,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라는 말처럼 두드러지는 탁월함을 발휘할 필요가 있는 법입니다.

 

이후 행보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쇼클리는 자신의 공로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벨 연구소를 떠나게 됩니다. 실리콘밸리의 창시자로 추앙받는 스탠퍼드 대학의 프레드릭 터먼 교수는 이러한 윌리엄 쇼클리를 초빙하여 스탠퍼드 대학 주변에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를 만들어줍니다. 노벨상 수상자가 만든 이 연구소에는 다양한 인재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쇼클리는 학자적인 열정과 고집은 있었으나 사회적인 대인관계에서는 약점을 보였고, 여기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8명의 유능한 직원들이 함께 떠났는데, 쇼클리는 이들을 8인의 배신자라고 부르며 맹비난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초기 실리콘밸리 벤처 창업의 주역들로 미국을 IT 강국으로 만드는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는 후일 마이크로 프로세스의 대명사 인텔을 창업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대규모 집적 회로 칩에 컴퓨터의 연산, 제어, 해독 장치가 모두 들어있는 것입니다. 그 기능적인 측면에서 중앙처리장치(CPU, Central Processing Unit)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MPU(micro processing unit)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물론 혼용해서 쓰이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컴퓨터의 핵심 두뇌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 컴퓨터의 두뇌, 마이크로프로세서는 트랜지스터가 몇 개가 들어갈 수 있느냐에 따라서 그 성능이 좌우됩니다. 트랜지스터를 소형화시킬수록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이 높아지는데, 현대의 마이크로 프로세스는 미세한 알루미늄 실로 연결된 수백만 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텔은 최고의 마이크로프로세서 회사로, 지금까지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원초적인 공로는 존 바든, 월터 브래튼, 그리고 윌리엄 쇼클리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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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닷컴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뉴밀레니엄 시기, IT 벤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때 IT 콘텐츠 업체를 창업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최고의 콘텐츠를 찾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출판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IT와 출판 분야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콘텐츠와 온라인 네트워크의 결합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다. 저서로 SNS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한 <소셜네트워크, 야만의 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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