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렸습니다. 구글의 새로운 모델, 제미나이 4 아르곤(Gemini 4 Argon)이 나왔습니다.
10월 13일, 구글이 아르곤을 전 세계에 공개했습니다. 2월 제미나이 3.1 프로 이후 7개월여 만에 나온 플래시(Flash)급 이상의 자체 모델인데요. 그동안 경량 모델만 내놓던 구글이 모처럼 최상위 라인을 들고 온 셈이죠.
결론부터 정리하면, 구글이 다시 프론티어 상위권으로 돌아왔습니다. 다만, ‘코딩’보다는 ‘현실 세계’에 초점을 맞춘 모델을 들고 왔습니다. 또 다른 경쟁력은 가격인데요, 이건 11월 30일까지 한정입니다. 무엇이 달라졌고 얼마에 쓸 수 있는지, 정말 1위권으로 돌아온 게 맞는지, 그리고 구글이 가진 것과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차례로 뜯어보겠습니다.

발표 글 제목부터 메시지가 분명합니다. “가장 어려운 문제를 풀도록 만들었다(Built to solve your hardest problems)”.
핵심만 짧게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아르곤이 자랑하는 건 네 가지, ① 3D, 게임, 블렌더 작업 같은 복잡한 엔지니어링 ② 제안서 덱 만들기, 500쪽 화학 특허 정리 같은 일반 업무 워크플로 ③ 사이버 방어, 과학, 로보틱스 같은 연구·전문가 영역 ④ 안전입니다.
특히 매우 낮은 환각률이 눈에 띕니다. 그와 함께 사이버 보안 쪽에서는 방어 파트너 프로그램을 넓히고 보안 패치 벤치마크 CWE-bench 68%로 공동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사내에서는 아르곤 에이전트가 퓨시아 커널의 C/C++ 코드 80만 줄 이상을 러스트로 바꾸는 중이며,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의 에이전트 코드 제출은 35% 늘었다고 하죠.
구글이 무엇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대략 그려집니다. 구글이 앞세운 건 “코딩 1등” 대신 화면 밖(3D/물리 세계)과 실무 문서를 잘 만드는 모델이라는 점입니다. 페이블(Fable), 아스트라(Astra)와 거리를 둔 겁니다.
유료 사용자만 쓸 수 있습니다.
출시 자체는 단계적이었는데, 9월 30일 사이버 방어 파트너에게 먼저 열린 뒤 13일 만에 전체 공개로 이어졌습니다.
*다만, 프로 구독자에게는 천천히 열리고 있습니다. 공식 안내로는 프로도 앱에서 쓸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제대로 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글을 업로드하는 지금도 아직이네요. 답답…
출시 기념가는 100만 토큰당 입력 2달러, 출력 10달러입니다. 캐시된 입력은 95% 할인이고요. 경쟁 모델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구글 말대로 페이블/아스트라와 같은 급이라면 정말 싼 가격입니다. 심지어 11월 30일까지 하는 오픈 할인 기준으로는 오푸스 5.5의 반값입니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지능 지수 과제 하나를 푸는 데 드는 비용을 따져 보니, 할인가 기준 1.99달러로 아스트라의 60%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긴 리팩터링이나 문서 생성처럼 출력이 큰 작업이라면 할인이 끝나기 전에 써 볼 만하다고 봅니다.
구글은 아르곤이 여러 영역에서 다른 프론티어 모델을 앞선다고 주장합니다.
외부 벤치마크도 어느 정도 그럴듯합니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구글이 지능 상위 3개 연구소로 복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능 지수 53으로 GPT-6 아스트라와 동률이고 GPT-6.1 솔(52)보다 1점 위입니다. 직전 모델인 3.1 프로 프리뷰(30)보다는 23점이 올랐죠. 또 다른 외부 지표인 Vals Index에서는 48개 모델 중 1위(68.90%)입니다.
그럼 어디서 이기고 어디서 밀릴까요?
구글이 공개한 벤치마크 표를 보면 GPT-6 아스트라, 클로드 페이블 5.1, 클로드 오푸스 5.5와 항목별로 나란히 비교했습니다. 외부 검증이 아니라 구글 자체 측정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구도는 분명합니다. 앞선 곳은 지식 업무와 장문맥, 멀티모달입니다.
반면 코딩은 아직 아쉽습니다.
벤치마크는 이미 신뢰를 많이 잃었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실사용 반응입니다.
호평부터 보죠. 사이먼 윌리슨(Simon Willison)은 “SVG 생성은 다른 어느 연구소보다 낫다”고 했고 글쓰기가 압도적이라는 평도 이어집니다. 한 컴퓨터 비전 실무자는 “객체 탐지와 텍스트 추출은 1위, 아스트라보다 4배 싸다”는 평가를 올렸고요. 실제로 미리 접한 사용자들로부터 “글쓰기가 다르다”는 평가가 많이 보였습니다.
코딩은 갈립니다. 커서(Cursor)는 자체 벤치마크 52.8%를 공개하며 “오푸스 5.5와 동급인데 더 싸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오푸스 5.5 근처도 못 간다”는 반응도 있죠. 개발자 테오 브라운(Theo Browne)은 “큰 도약이지만 여전히 제미나이라 못 믿겠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7개월 공백이 길긴 했죠.
잠깐 지난 7개월을 돌아보죠. 3.1 프로 이후 구글이 낸 건 플래시와 플래시 라이트(Flash-Lite)뿐이었습니다. 기대를 모은 3.5 프로는 거듭 미뤄졌고, 그 사이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엄청 치고 나갔습니다. 문제는 그러면서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 중심 생태계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겁니다. 아르곤으로 모델은 돌아왔다고 치면, 모델 바깥은 어떨까요?
구글의 가장 큰 자산은 워크스페이스라고 봅니다. 지메일·캘린더·드라이브·독스.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30억 명 이상이 쓰는 앱”입니다. 업무 문서와 메일, 일정이 이미 구글 안에 쌓여 있다는 점은 어떤 모델 회사도 갖지 못한 조건이죠. 에이전트가 일을 하려면 결국 이 맥락이 필요하니까요.

더 중요한 건, 최고 모델만 좇는 사람들 너머 더 넓은 층에서 제미나이가 사랑받는다는 겁니다. 제미나이 앱의 월 사용자는 9억 5천만 명이고(알파벳 2분기 실적 발표 기준), 포춘 100 기업의 약 90%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씁니다. API로는 분당 약 220억 토큰이 처리되고요.
다만, 이번 발표에는 정작 워크스페이스(지메일·독스) 탑재 언급이 없습니다. Gemini for business까지만 적혀 있죠. 아르곤은 아직 그 위에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그 정도 모델이 필요한지도 잘 모르겠네요.
구글이 이번에 가장 힘을 준 건 화면 밖, 현실의 세계입니다. 데모 대부분이 3D와 물리 세계였죠.
3D부터 보면, 이미지 한 장으로 고딕 성당 3D 모델을 만들고 블렌더 MCP로 형태·질감·조명을 반복해 다듬는 데모가 대표적입니다. 책상 사진 몇 장으로 미니어처 레이싱 게임을 만들거나, 약 50GB의 항공 라이다 스캔과 도면을 엮어 유적지 차코 캐니언을 3D로 복원한 사례도 있고요. 소파 사진과 치수 스케치로 새 다리를 3D 프린팅 파일로 뽑는 예시까지 있죠.

눈여겨볼 건 방식입니다. 아르곤이 혼자 다 그리지 않습니다. 텍스처는 이미지 모델 나노 바나나가, 효과음은 월드 모델 제미나이 옴니가 맡고 아르곤은 그 결과물을 보면서 고치라고 지시합니다. 보고, 판단하고, 다시 시키는 역할이죠. 멀티모달 성능이 여기서 쓰입니다. 앞의 표에서 영상 이해(LVBench)와 차트 판독(Chartography) 1위가 바로 이 ‘보는 눈’에 해당합니다.
로보틱스도 같은 구조입니다. 구글은 별도의 로보틱스 글에서 아르곤을 “범용 물리 추론 모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사람이 콘홀을 던지는 영상을 보고 공간 좌표와 관절 움직임을 계산해 시뮬레이션 코드를 짰고, 이를 넘겨받은 로봇이 행동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사족 로봇 스팟이 발판식 쓰레기통 디지털 트윈으로 먼저 연습한 뒤 실제로 캔을 버리는 데모도 있고요. 구글은 이런 방식이 몇 주 걸리던 시뮬레이션 모델링을 몇 시간으로 줄인다고 설명합니다.

방향은 괜찮아 보입니다. 코딩은 이미 앤트로픽과 오픈AI가 분명히 앞서 가는 시장입니다. 그러니 모델 하나의 성능보다 이 조합을 지휘하는 능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그림입니다.
문제는 이 모델을 실제로 쓰게 만드는 에이전트 제품들이 좀 애매하다는 겁니다. 특히, 실무자에게는요. 개인 에이전트와 코딩 에이전트 둘 다 그렇습니다.
개인 에이전트, 제미나이 스파크(Gemini Spark)부터 보죠. 5월 I/O에서 공개된 스파크는 구글 클라우드 가상 머신에서 24시간 도는 개인 에이전트입니다. 지메일·캘린더·드라이브·독스와 연동되고 돈을 쓰거나 메일을 보내기 전에는 허락을 구합니다. 메타의 뮤즈나 스페이스X의 그록 봇과 비슷한 개념이죠?
하지만 성능이 아쉬웠습니다. 10월 초, 별도의 ‘스파크’ 공간이 사라지고 제미나이 앱의 ‘채팅/작업(Task)’ 선택으로 흡수됐습니다. 공식 발표도 없이요. 넉 달 만에 브랜드가 사라질 만큼 자리를 못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구글 앱 연동 위주에 앱 안에서의 위치마저 오락가락했고, 무엇보다 혜택 대비 너무 비쌌습니다.

코딩 에이전트,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2025년 7월 윈드서프 CEO와 연구진을 약 24억 달러 라이선스 거래로 영입했고 그해 11월 제미나이 3와 함께 출시했습니다. 2026년 5월에는 데스크톱 앱·CLI·SDK를 묶은 2.0으로 확장했고요. 그 과정에서 무료 한도 축소와 “모델 제공자 과부하” 오류, 드라이브 삭제 사고와 프롬프트 인젝션 취약점 같은 잡음이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도 아르곤을 안티그래비티에서 쓰려면 울트라 구독이 필요하고요. 위에서 봤듯 구글 벤치마크 표에서도 코딩 에이전트 항목은 밀리는 영역입니다. 에이전트로 AI를 쓰는 데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어필하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모델은 상위권으로 돌아왔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돈을 내고 매일 쓰는 에이전트는 아직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 쪽입니다. 워크스페이스와 스파크, 안티그래비티를 아르곤과 제대로 잇는 것. 이걸 고쳐야 ‘매일 쓰는’ 영역에서 경쟁력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글이 돌아왔습니다. 구글이 잘하던 대로, 일반 사무와 검색, 영상에서는 매우 강력합니다. 코딩은 살짝 아쉽지만요.
이제 실제로 사용 경험을 볼 차례입니다. 세 가지 정도를 주목하면 좋겠는데요. 하나, 가격을 빼고도 아르곤을 고를 이유가 남는가. 둘, 3D/로보틱스라는 강점을 데모가 아닌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가. 셋, 워크스페이스라는 생태계 위에 스파크/안티그래비티 같은 ‘진짜 쓸 만한 에이전트’를 올릴 수 있는가.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주고받던 양강 구도가 다시 3강이 될까요? 잠시만요, 일단 안티그래비티 앱부터 다운받은 다음에 얘기해 보시죠…. 아니면 제미나이를 받아야 하는 걸까요…?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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