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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어떤 콘텐츠든, 서비스든 화제성의 척도가 곧 밈(meme)으로 측정되는 듯하다. 재미있고, 공감대가 있고, 이미 잘 알려진 것일수록 밈이 되기 쉽다. 각종 예능이며 콘텐츠며 재미있는 것들은 짤, 밈화 되기 일쑤인 요즘 세상. 오늘의 앱 크리틱은 광희가 진행하는 네고왕에도 출연 이력이 있는 회사(서비스)이며, "저기.. 혹시.. 당근이세요..?"라는 밈으로도 잘 알려진 당근마켓이다.
사실, 당근마켓 출시 이전에도 중고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은 존재했다. 그 선봉에는 중고나라가 있었고, 각 지역 구민 전용 네이버/다음 카페, 직장인이나 육아맘 전용 커뮤니티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러한 커뮤니티들은 대개 진입장벽이 높거나 신뢰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오죽하면 중고나라 사기꾼이라는 직업이 생겨날 정도로 거래 사기가 극성이었고, 지역 기반 카페에 글을 쓰거나 거래를 하려면 등업 조건부터 만족시켜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기가 그지없었다.
위는 당근마켓 대표의 인터뷰 내용이다. 중고거래의 특성상, 제품의 배송이나 CS 부담은 대부분 고객이 질 수 밖에 없는데 부피가 크고 무게가 무거운 제품의 경우 운송료 부담이나 파손의 위험이 있기에 직거래가 선호된다. 이런 제품들은 구매자의 입장에서도, 판매자의 입장에서도 거리상 가까운 사람과 거래하는 것이 효용이 높다.
월 활성 사용자 수가 230만에 달하는 동네생활의 경우, 전체 MAU의 1/4에 해당하는 수치로 결코 적은 숫자라 보기 어렵다. 당근마켓 서비스 이용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커뮤니티를 활용하고 있다.
집 근처 공원에서 같이 산책할 사람을 구하거나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를 동네생활란에 자랑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대신 벌레를 잡아주겠다는 글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이러한 글들은 당근마켓의 밈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당근마켓 벌레잡이 글은 부업계의 새로운 장르로 한때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심지어는 가격도 3만원이다. 당근 벌레잡이 부업은 당근마켓에 올라온 웬만한 중고품보다도 높은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글들이 밈화되어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끈 것이 단순한 우연일까? 사용자는 자신의 집에 낯선 이웃을 들이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도 없었을까? 아마도 벌레의 출현은 사용자에게 꽤 긴급한 문제여서, 외부업체를 통해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는 단편적인 사례일 뿐이지만, 이를 통해 예상할 수 있는 점은 당근마켓의 사용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 당근마켓을 소셜 앱으로 활용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당근마켓의 밈이 흥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동네 이웃들 간에 벌어지는 일’이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정리해 보자면, 당근마켓은 거래 반경 제한(지역, 동네 기반) 중고거래와 커뮤니티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1) 지역 기반 카페(커뮤니티나 모임)의 높은 진입 장벽 문제와
2) 기존 중고거래 서비스들이 가지고 있던 신뢰성 부재라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게시글 n개 작성, 댓글 n개 작성, 출석 몇 회와 같은 등업 조건 없이 GPS 위치 인증으로 사는 동네를 인증하게 해서 같은 지역(반경 최대 20km 제한)에 살고 있는 사용자들을 하나의 Pool에 모았다. 회원가입을 할 때도 이메일 주소나 다른 수단이 아닌 휴대폰 번호로 인증을 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항상 문제가 되던 택배 거래가 아닌 같은 동네 이웃과의 직거래 방식이기 때문에 타 중고 거래 사이트 대비 높은 신뢰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인터뷰 내용에 비춰보면, 당근마켓의 창업자는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고객들이 수도권 밖에도 충분히 많을 것이라 보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추측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 찾아보았는데, 다소 지난 2019년 8월경 자료이기는 하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첨부했다. 당근마켓은 2019년 7월경에 300백만 MAU를 달성했고, 이후 9개월 만에 그 두 배인 700백만 MAU를 달성했다. 해당 기간 사이의 주요 사용자 층을 분석하면 빠른 성장의 원인을 짐작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당근마켓은 맘카페와 같은 지역 기반 커뮤니티들이 가지고 있던 진입 장벽 이슈를 해결하고 한정된 커뮤니티 안에서 일어나던 정보 교환을 '동네 생활’ 서비스를 통해 잘 녹여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들이 향후 되고자 하는 커뮤니티란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나는 당근마켓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서비스의 모습을 ‘지역민 상생 동네 커뮤니티’로 정의하고자 한다. 동네마다 자주 올라오는 질문과 상품의 카테고리가 다르듯, 해당 지역이 가진 특성과 문화에 따라 그 안에서 창출될 수 있는 가치도 천차만별이라 생각했다. 그뿐만 아니라, 당근마켓과 타 커뮤니티 플랫폼과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단순 지역민 외 로컬 비즈니스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라 보았다.
지역 맘카페나 타 커뮤니티 사이트의 경우, 광고 수익을 위해 외부 광고를 게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들의 광고주는 대부분 유명 브랜드나 업체, 대기업인데 반해 당근마켓의 광고주는 지역의 소상공인 또는 개인이다. 당근마켓이라는 서비스가 가진 신념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이들은 대기업 광고 제의 역시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실에 근거해, 동네의 소상공인 및 개인과 밀접하게 협력하여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당근마켓이 도달하고자 하는 커뮤니티의 최종 목표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는 어떻게 증명될 수 있을까? '고객의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는가', '시장에 같은 문제를 가진 고객 집단이 충분히 존재하는가'에 대한 주장으로 Product-Market Fit을 참고해 볼 수 있다고 보았다.
PMF를 찾았다는 것은 곧 제품의 지수 유기적 성장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PMF의 달성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사용자들의 입소문만큼 확실한 지표가 없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이 서비스에 대해 공유한다면 지수 유기적 성장을 이루었다 판단할 수 있다 생각된다.
당근마켓은 이미 넷상에서 밈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인 데다 SNS를 통해 당근 거래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들이 매일같이 올라오고 있다.
현재 당근마켓의 월 활성 사용자 수는 1,000만명에 육박했고 서비스 월 평균 체류시간은 2시간 56분에 달한다. 이는 단순 평균 값으로, 헤비 유저들의 경우 더 오랜 시간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물론 시장의 상황과 고객의 요구는 계속해서 변하기 마련인데, 당근마켓이 계속해서 시장과 fit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지표로 신규 유저의 재방문율과 기존 유저의 이탈율을 참고했다.
중고거래 앱 이탈률 현황 통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앱 이탈률이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중고 거래 앱 중 가장 낮았다. 뿐만 아니라 앱 실행일 수, 신규 사용자의 재방문율은 후보군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위의 내용들로 비춰보았을 때, 중고거래 플랫폼으로써의 당근마켓은 고객의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는 올 초 코로나19 발생 후 2~3월 간의 중고거래 서비스들의 이탈률을 조사한 자료이다. 해당 기간동안 모든 중고거래 앱의 리텐션(사용자 유지율)이 두 달에 걸쳐 평균 10% 가까이 하락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자료를 통해 대면 거래가 선호되는 중고거래의 특성상 판매자-구매자 간의 오프라인 만남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기간동안의 사용자 유지율이 하락했다고 유추해볼 수 있으며, 동시에 물건을 사고 파는 경험을 할 수 없다면 사용자들은 언제든 서비스를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었다.
다음 핵심 지표로는 지역별 WAU를 꼽았다. 당근마켓은 지역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분할 운영하고 있는데, 이 말은 지역별 구매자의 수와 판매자의 수 그리고 사용자의 활동성에 차이가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러한 차이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지역 가입자 수가 적은 지역을 대상으로 WAU를 모니터링해서 실제로 거래량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활동 빈도는 어떠한지 확인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MAU가 아닌 WAU인 이유는, 가입자 수가 적은 지역일수록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고(거래가 발생될 만큼의 아이템이 충분하지 않을 거라 가정했다.) 이러한 중고거래 플랫폼은 하루빨리 물건을 팔거나 사는 경험을 해야 리텐션이 꾸준히 유지될 거라 추측했기 때문.
당근마켓이 지향하고 있는 중고 직거래 방식이 가진 장점은 명확하다. 대면거래인 만큼 기존 택배거래 방식에 비해 신뢰도가 높고, 거래가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어진다. 그러나 이런 직거래 방식은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거래 파기’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커뮤니티에 ‘당근 잠수’라는 키워드로 잠깐만 검색해보아도 이러한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거래 시간과 장소까지 정해놓고 당일에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는다거나, 몇 분 전에 거래를 파토내는 경우, 심지어는 무료나눔을 받는 입장임에도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 등 피해 사례도 다양하다. 이러한 문제 방지를 통해 당근마켓은 1) 매너온도라는 제도와 2) 약속 시간 설정 3) 최근 대화 기록이 있을 시 상대방 차단 불가라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사실 이러한 솔루션만으로는 현재의 문제를 개선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어보인다. 상대방에게 비매너 평가와 후기를 남겨 다른 사용자들이 같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효과는 있을 지 모르나, 이미 시간적/금전적으로 손해를 본 판-구매자에게 실질적인 보상이나 대안이 되는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 이러한 거래 파기는 결국 부정적인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져 기존 사용자들의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
[커뮤니티 고착도 형성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 이유?]
현재의 당근마켓은 이전의 서비스 핵심지표 탭에서 살펴보았듯 중고 직거래 서비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나는 바로 이 점을 당근마켓이 커뮤니티의 고착도를 더 높여야 할 이유라 보았다. 당근마켓에 있어 커뮤니티는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앱의 사용자 참여 측면에서도 놓칠 수 없는 핵심 사업이다.
수익 측면 - 커뮤니티는 지역광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동네생활과 내 근처 기능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수가 많을수록(콘텐츠 수가 많을수록) 지역 광고를 게재하려고 하는 광고주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사용자 참여 측면 - 중고거래가 적게 일어난 달의 앱 유지율 현황이 10% 이상 하락한 점을 놓고 보았을 때, 커뮤니티의 고착도를 높인다면 사용자의 이탈을 감소시키고 평균 앱 체류시간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차트를 보면, 당근마켓의 이탈자 중 약 49%에 달하는 사용자가 [엔터테인먼트/SNS] 앱으로 이탈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당근마켓이 커뮤니티의 Stickness를 높였을 때 확보할 수 있는 사용자의 비율로 러프하게 가정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통해 당근마켓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앱 사용시간 측면에서도 커뮤니티의 고착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중고거래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데, 올 상반기 추산치에 따르면 국내 중고시장의 규모는 20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2008년에는 4조 원가량이었다고 하니 12년 만에 5배가 넘게 성장한 것이다. 중고거래 시장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에는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코로나 19의 영향도 있겠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의 발달과 중고품 거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도 한 몫했다고 생각된다.
중고 거래 플랫폼의 올해 연 예상 거래액은 중고나라가 3조 5000억, 당근마켓은 1조 정도로 추산되고 있었다. 중고나라의 월 MAU는 카페는 1,100만명 수준으로(앱 MAU는 100만명, 카페 MAU 1,000만명) 서비스 전체 월 활성사용자 수만 놓고 보면 당근마켓과 비등한 수준이지만 거래액은 세 배 이상 차이 나는 수준이다.
이러한 전체 거래액의 차이는 결국 서비스의 수익원과 타겟하고 있는 고객층의 차이에서 발생된다고 생각했다. 당근마켓은 같은 동네에서 대면거래를 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을 타겟하고 있는 반면, 중고나라는 거래 반경의 제한이 없다. 수익모델 역시 다르다. 현재 당근마켓의 수익원은 지역광고가 유일하지만 중고나라는 광고 사업부터 중고차 사업, 커머스 사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는 당근마켓이 국내 중고시장에서 가진 한계점과도 연결된다.
[국내 중고 시장에서 당근마켓이 가진 한계점]
최근 중고나라와 번개장터는 C2C 중개 사업에서 B2C 거래 및 리셀 커머스의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장시키고 있다.
중고나라 : 인증된 개인셀러들이 중고나라 파트너센터의 제품들을 위탁판매할 수 있는 ‘평화시장’ 서비스 제공. 판매자들은 별도의 물류 비용 없이 제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내 차 팔기’라는 중고차 거래 서비스를 통해 제휴업체와 협업, 중고차 거래 시장을 중고나라 앱으로 가져오기 위해 최근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중.
번개장터 : 직매입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셀잇’과 합병. 기존의 C2C 사업에서 ‘취향거래’에 집중한 리셀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중이다. 판매자들은 개인상점을 개설해 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최근 스니커즈 커뮤니티인 ‘풋셀’을 인수한 바 있다. 전자제품 등 직매입 사업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 두 서비스 모두 C2C 중개 뿐만 아니라 직매입 사업, 중고차 사업 등 수익모델 다각화 중인 상황.
당근마켓은 중고나라(앱), 번개장터에 비교해 높은 활성 사용자 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에 반해 전체 거래액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비즈니스 모델 역시 현재의 수익원인 지역광고만으로는 시장에서의 한계점이 명확해 보인다. 광고 수익만 놓고 보아도, 대형 브랜드 및 유명 업체의 광고를 게시하고 있는 중고나라, 번개장터와 달리 당근마켓은 지역 소상공인과 개인을 대상으로만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즉, 현재 중고 직거래에 의존하고 있는 당근마켓에서 사용자 이탈이 일어날 시 수익원 역시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시장에서의 한계점은 당근마켓이 신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야 할 분명한 이유라 생각된다.
Nextdoor connects neighbors to each other — and to everything nearby: Local businesses, services, news updates, recommendations and stuff for sale from the people down the block. - 문구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넥스트도어는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이웃들끼리 프라이빗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구현된 서비스로 당근마켓과 유사한 커뮤니티 기능을 피드로 제공하고 있다. 넥스트도어는 공식 홈페이지에 기업의 매니페스토를 정확히 밝히고 있다.
넥스트도어를 당근마켓의 경쟁자로 본 이유는 서비스의 방향성 때문이었다. 당근마켓은 현재 동네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성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성장, 확장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얼마 전 유튜브 채널에서 <당근마켓 네고왕 편>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뭐든 잘하는 우리의 광희가 당근마켓 본사로 가 직원들을 만나고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실렸는데, 개인적으로 당시 당근마켓의 구성원들과 광희가 나눴던 대화의 내용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동시에 당근마켓은 사업의 방향성과 직원들의 이해가 잘 일치되어 있는 조직이구나 느꼈던 대목이기도 하다.
국내의 타 중고 거래 서비스, 플랫폼과 당근마켓의 차별점은 동네를 기반으로 한 소통과 중고 직거래를 장려한다는 점이다. 동네 생활과 내 근처 기능을 전국에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도 결국 지역 공동체라는 전체적인 사업의 방향성과 연결이 된다고 생각되었다. 타 서비스와 같이 택배 배송 거래를 장려하거나 시스템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것도 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의도적 배제라 보았다. (이는 사기 피해 방지를 위한 해결책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당근마켓이 사업을 키워나가는 방향이 현재 넥스트도어가 보여주고 있는 사업 방향과 일치한다 보았기에 경쟁자로 꼽았다.
중고 직거래 측면의 경쟁자로는 번개장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중고나라 역시 당근마켓의 경쟁자가 될 수 있으나, 현재 중고나라는 앱보다 웹 서비스에 사용층이 집중되어 있어 <국내외 중고시장 규모> 부분에서 분석하였고 경쟁자 비교에서는 제외하였다.
다시 번개장터 이야기로 돌아가서, 사용 빈도는 다르지만 나 역시도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앱을 동시보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당근마켓에 물건을 내놓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같은 물건을 올려도 당근마켓에 올린 매물이 비교적 빨리 팔렸다. 반면, 찍힌 하트 수(관심 수)는 번개장터가 훨씬 많았다. 등록한 물건의 카테고리와는 관계없이 앞과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되는 탓에 이젠 당근마켓에만 물건을 올리고 있다.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물건이 빨리 팔리는 것이 하트 수보다 더 중요하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가 고객들에 가치를 전하는 방법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 동네와 커뮤니티에 집중하고 있는 당근과는 달리 번개장터는 취향에 집중한 모습을 보인다. 번개장터의 캐치 프레이즈 역시 '취향을 잇는 거래'이며, 서비스에서 실제 많이 거래되고 있는 품목 역시도 문구나 필기류, 연예인 굿즈나 피규어(인형), 명품 의류와 같은 품목들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구하기 힘든 한정판 상품들의 리셀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번개장터에서도 당근마켓과 같이 무료나눔, 재능기부, 동네 사람들과의 직거래 같은 기능들이 서비스되고 있지만 대부분 번개페이(안전거래) 기능을 이용하여 택배 거래를 하는 모양새다. 이를 뒷받침하듯, 번개페이의 거래액은 1분기(1~3월) 기준 현재 298억 원으로 전년 동기(120억 원) 대비 148% 가량 늘었다고 하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번개장터는 안전결제와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2018년 기준 매출액이 75억 수준으로 중고 서비스 앱 중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거래 방식에도 당근마켓과 유사한 듯 차이가 있다. 당근마켓의 채팅에 해당하는 번개톡으로 구매 의사를 전달 받고 휴대폰 번호, 주소와 같은 개인정보를 교환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택배 거래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단계에서 번개장터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도 편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안전거래 결제 시스템(번개페이)을 제공함으로써 거래의 편의성을 높인 모습이다.
구매자가 구매 완료를 눌러야 구매가 확정되는 방식인데, 물론 정산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되고 수수료도 3.5% 수준으로 부과되기는 하나 매번 거래 장소까지 번거롭게 이동해야 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편리한 기능임은 틀림 없다. 낯선 타인을 대면하기 불편한 사람들의 경우, 오히려 직거래 방식보다 위와 같은 안전거래 방식을 선호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식은 다시 중고 거래 사기라는 하나의 결함으로 이어진다. 중고 거래를 원하는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바는 바로 사기 피해를 입는 것이다. 중고나라는 한때 잦은 사기 사건으로 인해 '벽돌나라'라는 오명을 얻었다. 현재 안전거래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는 번개장터 역시도 이러한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었는데, 가짜 번개페이 페이지(피싱 사이트)의 링크를 구매자에게 보내 재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기 피해를 일으켰다. 에스크로(구매 확정이 되기 전까지 제3자가 돈을 보관하는 시스템)의 사각 지대를 활용한 사기의 피해금액이 251억에 달하는 수준이라 하니 그 피해 규모를 짐작해볼 수 있다.
이는 당근마켓 대면거래가 가진 장점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직거래는 이러한 유도 결제 사기가 일어날 확률이 현저히 낮고, 구매자가 직접 상품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참고 자료]
https://www.sedaily.com/
https://jmagazine.joins.com/
https://www.mobileinde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