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프로덕트 메이커입니다.
프로덕트 소식은 넘쳐나지만 대부분 이런 게 나왔대에서 끝납니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고? 내 작업에 어떻게 써먹지? 거기까진 연결이 잘 안 되죠. 따라서 요즘 프로덕트 메이커는 바로 쓸 수 있는 것, 그 중에서도 주목해볼 만한 것을 엄선해서 매주 금요일에 전달드리려 합니다.
요즘 프로덕트 메이커는 매주 세 가지를 골라 전합니다:

AI로 일을 하다 보면 모델을 골라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모델을 쓰면 결과는 좋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싼 모델을 쓰면 비용은 줄지만 결과가 아쉬울 때가 있죠. 앤트로픽이 10월 7일 공개한 Claude Haiku 5.5(클로드 하이쿠 5.5)는 비용을 줄이려는 사람을 위한 작은 모델입니다.
하이쿠는 클로드 모델 가운데 가장 작고 저렴한 등급이고, 그 위로 소넷과 오퍼스가 있습니다. 앤트로픽은 하이쿠 5.5를 요약, 분류, 데이터 조회처럼 양이 많고 비용을 아껴야 하는 일을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지금까지 낸 작은 모델 중 가장 싸고 빠르고 성능도 가장 좋다고 하고요. 이전 하이쿠 4.5보다는 평균 75%쯤 싸게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앤트로픽이 공개한 가격을 100만 토큰 기준으로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보통 크기의 요청이라면 하이쿠 5.5는 소넷 5.5의 20분의 1, 오퍼스 5.5의 40분의 1 가격입니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이전 하이쿠에 들어온 요청의 90%가 10만 토큰 이하였다고 해요.
앤트로픽이 공개한 성능 평가에서 하이쿠 5.5는 소넷 5.5보다 대체로 낮지만, 이전 하이쿠보다는 크게 올랐습니다.
(수치는 앤트로픽 발표 기준)
복잡한 코딩 작업에서는 소넷과 차이가 크고, 컴퓨터 조작이나 일반 업무에서는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오퍼스 5.5는 이 비교표에 없어서 성능을 직접 견주기는 어렵습니다.
앤트로픽은 모델마다 맡길 일을 나눠 설명합니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코딩 작업에는 소넷 5.5와 오퍼스 5.5가 여전히 낫고, 하이쿠 5.5는 범위가 좁은 일에 맞는다는 건데요. 앤트로픽이 든 예시는 이렇습니다.
고객사 사례를 보면 실제로 어떻게 나눠 쓰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고객사 Rogo는 큰 모델이 발표 자료를 만드는 동안, 하이쿠 5.5가 미국 상장사의 연간 보고서(10-K)에서 자료에 필요한 사업 부문별 매출 숫자를 찾아오게 한다고 하죠. 믿고 맡길 만큼 정확하고, 빠르고 싸서 여러 번 돌려도 부담이 없다는 설명이에요. AI 코딩 도구 Devin을 만드는 Cognition은 오퍼스 5.5가 작업을 이끌고 하이쿠 5.5가 보조하는 조합을 내놨고요.
하이쿠로는 처음으로 생각의 깊이(effort)를 조절하는 설정도 들어갔습니다. 비용을 아낄지 성능을 높일지 일에 맞춰 정할 수 있어요.
하이쿠 5.5는 지금 Claude Platform(API)과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서 쓸 수 있습니다. API로 호출할 때 쓰는 모델 ID는 claude-haiku-5-5 입니다.
API를 써본 적 없는 사람도 시도해볼 방법이 생겼습니다. 앤트로픽이 이번 주부터 Max와 Team 구독자에게 매달 API 크레딧을 주기로 했거든요. Max 5x는 100달러, Max 20x는 200달러, Team은 팀 전체에 최대 500달러입니다. 크레딧은 하이쿠뿐 아니라 모든 모델에 쓸 수 있고, 앤트로픽은 이 크레딧으로 직접 도구나 에이전트를 만들어보라고 권합니다.
더불어 소넷 5.5 가격도 내려갔습니다. 지난 회차에서 클로드와 GPT의 캐시 가격 인하에 관한 해석을 다뤘는데, 앤트로픽이 이번에 소넷 5.5의 캐시 읽기 가격을 0.2달러에서 0.1달러로 다시 절반 내렸습니다. 앤트로픽은 이 덕분에 대부분의 에이전트 작업에서 소넷 5.5 비용이 20%쯤 줄어든다고 설명합니다.
미국 투자사 a16z(앤드리슨 호로위츠)는 2023년부터 사람들이 많이 쓰는 생성형 AI 앱 순위를 정리해 발표해왔습니다. 10월 5일 일곱 번째 보고서가 나왔는데, 기존의 웹 방문 수와 모바일 월간 사용자 수 순위에 매출 순위가 처음 추가됐어요. 미국 소비자들의 카드 결제 기록을 바탕으로 한 순위라, 많이 쓰는 앱과 실제로 돈을 버는 앱이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a16z 파트너 올리비아 무어(Olivia Moore)가 썼습니다. 웹 순위는 Similarweb, 모바일 순위는 Sensor Tower, 매출 순위는 YipitData의 미국 카드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어요. 다만 a16z는 이 분야의 여러 회사에 투자하고 있어서, 보고서의 해석에는 투자사의 관점이 담겨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보면 좋겠습니다.



순위표에서 한국 독자에게 반가운 이름도 하나 보이죠. 모바일 앱 순위 36위에 네이버 파파고가 있습니다!
보고서가 꼽은 가장 큰 결론은 AI를 쓰는 사람은 많지만 깊게 쓰는 사람은 아직 적다는 겁니다.
대신 돈을 내는 사람은 아주 많이 냅니다.
(수치는 a16z 보고서 기준, 미국 카드 결제 패널 데이터)
상위 1%가 많이 사는 건 무언가를 만들고, 콘텐츠를 만들고, 일을 처리하는 도구예요. 업무 자동화 도구 n8n은 전체 구매자보다 22.9배 높은 비율로 사고, AI 에이전트 Manus는 18.2배, 영상 생성 도구 Higgsfield는 15.1배, Notion은 9.2배입니다.

매출 순위를 따로 보니 트래픽 순위와 꽤 다른 결과가 나왔는데요. 매출 상위 50개 중 29개는 웹이나 모바일 순위에 아예 없습니다. 데스크톱 앱이나 메신저 안에서 쓰는 에이전트처럼, 웹·모바일 트래픽으로는 잡히지 않는 제품이 많기 때문입니다.
세 순위에 모두 든 제품은 7개뿐이죠. ChatGPT는 세 부문 모두 1위이고, 클로드는 매출 2위, 웹 3위, 모바일 12위입니다. 음악 생성 서비스 Suno는 매출 7위인데 모바일은 47위로, 같은 제품이라도 무엇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순위 차이가 큽니다.

ChatGPT가 여전히 크게 앞서 있어요. 웹 방문은 Gemini의 약 2배, 클로드의 6배이고, 모바일 사용자는 Gemini의 2.5배, 클로드의 14배입니다. 미국 유료 구독자도 클로드나 Gemini의 3배예요.
달라진 점은 클로드가 확실한 3위가 됐다는 겁니다. 2023년 첫 보고서 때는 웹 순위에도 없었는데, 올해 3월 미국 유료 구독자에서 Gemini를 넘어섰어요. 8월 기준 유료 구독 비율은 ChatGPT 3.02%, Gemini 1.09%, 클로드 1.07%로 Gemini와 클로드가 거의 비슷합니다. 구글이 6월에 기존 저장공간 요금제를 AI 요금제로 바꾸면서 Gemini 숫자가 늘어난 점도 감안해야 하고요.

클로드는 비싼 요금제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에요. 클로드 유료 구독자 중 월 100달러 이상인 Max 요금제 비중은 7.3%로, 구글 Ultra와 ChatGPT Pro(각 1.3%)보다 훨씬 높습니다. 다만 a16z에 따르면 여름 들어 클로드의 신규 가입은 줄고 해지는 늘었고, ChatGPT가 순증 구독자에서 다시 앞섰다고 해요. ChatGPT 구독자 중 클로드도 함께 구독하는 사람은 8%뿐이라, 두 서비스의 사용자층은 많이 다릅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새로 다룬 주제는 개인 비서 AI예요. 문자나 메일로 일을 맡기면 처리해주는 에이전트인데, 스타트업 Instinct, Poke 같은 제품과 함께 메타 Muse, 오픈AI Dots, xAI Grok Bot이 나왔습니다. 몇 회차 전에 다룬 Grok Bot과 지난 회차의 dots가 모두 여기에 들어가요.
아직은 초기 사용자 중심입니다. 초기 사용자 단체 대화방 7곳의 메시지를 분석해보니, 가장 많이 나온 주제는 코딩과 기술 자동화(103건)였고 여행(66건), 쇼핑(58건)이 뒤를 이었어요. 메타 Muse는 출시 한 달이 안 돼 500만 다운로드를 넘었지만, 같은 지역에서 22일 만에 1,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스레드에는 못 미친다고 합니다.

a16z는 이전 인터넷 시대의 대표 기업들과 이번 Top 100을 나란히 놓고 비교했어요. 검색, 콘텐츠 제작, 사진·영상, 교육 분야에는 순위에 든 AI 제품이 있지만, 스트리밍, 쇼핑몰, SNS, 여행, 개인 금융, 구인구직, 부동산, 게임, 데이팅 분야에는 아직 없습니다. a16z는이 분야에 AI 회사가 없다는 뜻은 아니고, 이번 순위에 든 전용 제품이 없다는 뜻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금 AI에 돈을 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언가를 만들고 일을 처리하는 데 AI를 쓰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용자를 위한 도구를 만든다면, 사용자 수는 적어도 한 사람이 내는 돈이 클 수 있다는 걸 이 데이터가 보여줘요.
반대로 더 많은 사람에게 닿으려면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는 게 a16z의 시각입니다. 웹 순위에 든 AI 제품 44개 중 84%가 구독으로, 64%가 크레딧 판매로 돈을 벌고, 광고는 14%, 거래 수수료는 2%뿐이에요. 메타 매출의 97.6%, 알파벳의 73.2%가 광고였던 것과 많이 다르죠. a16z는 광고나 거래 수수료처럼 사용자가 직접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모델이 나와야 AI가 더 많은 사람의 일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오픈AI에서 ChatGPT를 총괄하는 티보 소티오(Tibo Sottiaux)가 Lenny's Podcast에 나왔습니다. 이전에는 오픈AI의 코딩 도구 Codex를 이끌었던 사람이에요. 인터뷰는 오픈AI가 DevDay 2026에서 20개 넘는 발표를 마친 지 몇 시간 뒤, 행사장에서 관객을 앞에 두고 녹화했습니다. 소티오는 오픈AI가 지금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1년 뒤를 어떻게 보는지, 어떤 사람을 뽑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소티오가 가장 많이 이야기한 건 DevDay에서 공개한 dots입니다. 24시간 일하는 에이전트로, 사용자의 목표와 취향을 알고 피드백을 받으며 점점 나아지는 걸 목표로 한다고 해요. 모델을 고르거나 설정을 만질 필요 없이 말만 걸면 되고, 회의실이든 메일이든 문자든 어디서나 불러 쓸 수 있게 만드는 중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하나만 쓸 수 있지만 곧 여러 개를 만들어 역할을 나눠 맡길 수 있게 된다고 하고요. 소티오 본인도 X에 올라오는 반응을 지켜보는 일을 dot 하나에 맡겨두고 있다고 했어요.
DevDay 당일 있었던 일도 소개했습니다. 라이브 데모 5분 전에 ChatGPT의 한 운영 시스템이 멈췄는데, 그의 dot이 DevDay와 데모, 그 시스템이 연결돼 있다는 걸 파악하고 먼저 알려왔다고 해요. dot이 직접 고쳐보겠다고 했지만, 소티오는 그건 맡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픈AI는 앞으로 ChatGPT의 채팅과 Work를 하나로 합치고, dots의 기능을 주간 사용자 12억 명의 ChatGPT 전체로 넓힐 계획이라고 하죠.
요즘 AI를 잘 쓰는 사람들은 에이전트가 어떤 순서로 일할지 직접 짜고 조정하곤 하죠. 소티오는 이런 방식이 지나가는 단계라고 봅니다. 사람이 과정을 하나하나 설계하기보다, 원하는 결과를 알고 스스로 나아지는 시스템이 맞다는 거예요. 본인도 에이전트를 여러 개 동시에 돌리다가, 모델이 좋아지면 다시 하나로 줄이기를 반복한다고 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소티오는 사용자가 고르는 설정을 줄이고 싶다고 말해요. 어떤 모델을 쓸지, 얼마나 깊게 생각하게 할지, 에이전트를 몇 개 돌릴지를 사용자가 정하는 데 본인도 피로를 느낀다고 합니다.
소티오는 사람들이 아직 충분히 계산에 넣지 않은 변화로 세 가지를 꼽았어요.
그래서 지금 AI 제품을 만들 때 1년 뒤 기술이 10배 좋아진다고 가정하고 만들어보라고 권합니다. 지금 나오는 제품 중에는 이 가정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노션이 에이전트가 쓸 수 있는 연결 방식(MCP)을 열자 에이전트 트래픽이 크게 늘었다는 사례도 들었고요. 사람이 아니라 에이전트가 쓰는 경우까지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사람이 직접 쓰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경험에는 아직 투자가 부족하다고도 덧붙였어요.
채용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소티오는 빠르게 코드를 치는 능력은 덜 중요해지고, 좋은 안목과 사용자를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해요. 오픈AI에는 YC(미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출신 창업자가 120명 넘게 있다고 하고요. 디자이너, 개발자처럼 나뉘어 있던 역할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어서, 한 가지만 해오던 사람에게도 기회라고 봅니다. 코드를 짜는 사람은 줄어도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은 어느 때보다 많아질 거라는 게 그의 예상이에요.
만드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발표도 있었습니다. 소티오는 이번 DevDay에서 눈에 덜 띄었지만 크게 될 발표로 ChatGPT 생태계 개방을 꼽았습니다. ChatGPT 계정으로 다른 서비스에 로그인하는 기능, 플러그인 확장, 그리고 키노트에서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많이 쓰이는 플러그인에는 수익을 나눠준다는 내용입니다. (플러그인을 사용자에게 추천할 때는 재사용률과 품질을 기준으로 한다고 합니다)
다음 주에도 여러분이 놓치지 말아야 할 프로덕트 메이커 소식을 정리해서 찾아뵙겠습니다. 요즘 프로덕트 메이커 콘텐츠가 도움이 되셨다면, 꼭 작가 알림 설정을 부탁드립니다. 콘텐츠 내용 중 잘못된 정보나 정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빠르게 수정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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