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2025년) 4분기부터 올해(2026년) 9월까지, FDE(Forward Deployed Engineer)를 20명 채용했습니다. 그사이 AI 모델과 그 모델을 다루는 사람과 기술, 그리고 그것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기까지 수많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과 AI Native를 실현하는 비용을 0에 수렴시키는 서비스의 준비를 거의 마쳤습니다. 이제 이 서비스를 무료로 풀고, 실제 변화에 집중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위시켓에서 CSO(Chief Strategy Officer, 최고 전략 책임자)를 맡고 있는 이홍주입니다. 저는 IT 컨설팅과 SI(System Integration) 시장에서 13년 정도 일해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7월, 위시켓은 ‘2027년까지 FDE 140명 채용’이라는 내러티브로 투자를 유치했고, 그 과정에서 저는 시장의 여러 이해관계자와 소통했습니다.
AI 모델과 기술이 발전하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비용이 계속 낮아지면서, FDE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궁금증도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전문성과 경험을 토대로, 제 관점에서 FDE라는 역할이 무엇이고 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FDE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기업, 그리고 FDE라는 커리어에 관심 있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최소한 FDE가 팔란티어(Palantir)에서 시작됐다는 정도는 알고 계실 겁니다. 이미 많이 들어보셨을 이야기이니, 저는 다른 곳에서 시작하겠습니다. 바로 이 질문입니다. “기존 SI랑 FDE가 뭐가 달라요? 똑같은 거 아닌가요?”
먼저 SI란 뭘까요? 직무로서 SI는 보통 고객사에 나가서 여러 업무 시스템을 통합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하는 개발자를 말합니다. 여기서 키워드를 뽑아보면 네 가지입니다. ‘고객사’, ‘나가서’, ‘업무 시스템’, ‘구축’.
먼저 ‘고객사’. SI는 인하우스 개발자나 제품(프로덕트)팀과 구별됩니다. 대부분 자사 서비스가 아니라 남, 즉 고객사의 시스템을 개발하죠.
다음은‘나가서’. SI 개발팀은 보통 인하우스가 아니라 고객사 현장에 파견되어 개발합니다. 그러다 보니 간혹 파견직 같은 서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서러워할 일이 아닌데도 말이죠. 우리나라에는 그런 잘못된 관념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리고 ‘업무 시스템’. 대고객 서비스에서도 SI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비중은 압도적으로 업무 시스템이 높습니다. 대고객 서비스는 인하우스화되거나 제품화되기 때문이죠.
자, 이제 SI를 정의했으니 FDE와 비교해볼까요? FDE는 단어 그대로 현장(Forward)에 배치된(Deployed) 엔지니어(Engineer)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SI의 ‘고객사’, ‘나가서’, ‘업무 시스템’, ‘구축’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FDE를 채용한다는 국내 기업 상당수는 사실상 SI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상황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고객사에 나가서 온갖 현장에서 손에 흙 묻히는 자리, 원래는 SI라서 다들 피하던 포지션인데, 이번엔 FDE라는 타이틀로 커리어를 포장해줄 테니 같이 해볼래?” 대부분이 이러한데, 이건 기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는 사실에 가깝습니다.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서 이번 글을 쓰게 된 부분도 있지요.
FDE의 진짜 의미와 가치를 논하기 전에, 지금 AI 시대에 무엇이 바뀌었는지 잠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FDE라는 타이틀로 포장한 기만적인 채용 공고를 내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으니까요.
2022년 말 공개된 ChatGPT가 2023년 본격적으로 확산된 이후, 그리고 제 체감으로는 2025년 하반기 클로드(Claude)의 Sonnet·Opus 4.5 모델이 출시된 이후,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직무는 소멸했습니다. 누군가는 Claude의 Fable, OpenAI의 Astra 모델 이후에야 그렇게 체감했거나, 아직 체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부터 넓은 의미의 하네스(Harness)를 구축한 앞서가는 엔지니어링 그룹은 이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에이전트에게 넘겼습니다. 저희 위시켓은 조금은 늦었지만, 올해 2~3월부터 그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하네스를 구축했고요.
오해가 없도록 덧붙이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라는 활동 자체는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라진 것은 전통적인 분업 형태의 직무입니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은 ‘요청 관리’, ‘UAT(User Acceptance Test, 사용자 인수 테스트)’ 같은 개념을 정의하고 언급해왔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그룹을 엔지니어링 그룹과 분리해서 바라봤다는 뜻이죠.
이제는 다릅니다. 수요자나 사용자 관점에서 과업의 배경과 제품을 이해하고, 목표 결과를 분명히 하고, 검수 기준을 분명히 하는 역할. 이것이 사람이 맡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영역이고, 그 밖의 모든 루틴한 엔지니어링은 에이전트가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기업들은 이제 AI 에이전트 중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경제적일 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동시에, 앞서 말한 ‘사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희소하다는 것도 깨달았죠. 우리 회사의 목표와 환경을 이해하고, 니즈를 AI 에이전트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만큼 해상도를 높이고, 그 결과까지 알맞은 기준으로 검수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진 겁니다.

"그거 원래 PO(Product Owner), UI/UX 디자이너, QA(Quality Assurance) 같은 직무가 하던 일 아닌가요? 그 직무 경험자에게 맡기면 되잖아요?”라고 물으실 수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전통적인 직무들은 역할과 경계가 명확했고, 각각 특정한 전문성이 필요했습니다. 그 전문성 자체가 희소한 자원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이분들에게 그 이상의 역할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요구하지 못했죠.
Specialist에서 Generalist로 전환하는 데에는 트레이드오프가 따릅니다. Specialist는 보통 전문성을 기반으로 업무 환경에서 안전지대를 구축하기 쉽고, 채용 시장에서도 비교적 안전합니다. 반면 Generalist는 책임은 많아지고 전문성을 강화할 시간은 부족해집니다. 그래서 이 전환은 일부 리더나 PM(Project Manager)급에게만 요구할 수 있었고, 요구하더라도 보통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런 역할과 경계를 허물고, 손에 흙을 묻히며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은 AI 시대 이전에도 희소했고, 지금도 여전히 희소합니다.
이제 정리해보죠.
이렇게 정리하고 나면 왜 FDE라는 포지션과 역할이 각광받는지 충분히 이해되셨을 겁니다. 그리고 ‘아무리 각광받아도 나는 SI는 절대 안 해’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그 또한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업들이 FDE라는 이름으로 SI를 채용하는 기만을 넘어, 진짜 FDE가 무엇인지, SI와 달리 어떤 독보적인 가치가 있는지 짚어보려 합니다.진짜 FDE가 왜 SI와 다른지, 왜 ‘나의 젊음과 커리어를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에서 저는 SI 경험자를 편하게 모시려고 FDE 타이틀을 쓰는 게 기만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SI가 현장에서 전통적으로 해오던, 경계와 역할을 허무는 일은 굉장히 좋게 포장해서 말했을 뿐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SI 경험이 있다고 모두가 그런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SI뿐 아니라 컨설팅펌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젝트 팀이 꾸려지면 PM을 중심으로 어떻게든 일이 되게 하려고 고군분투합니다. 팀에는 소위 에이스라 불리는 몇 사람이 있어서 과업이 겨우 끝나고, 책임과 일의 범위는 점점 그 에이스에게 쏠립니다. 그리고 그 에이스는 지쳐서 탈출하거나, 방어적으로 변해 그저 남아 있게 됩니다. 번아웃 내지는 흑화했다고도 표현하죠.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지는 않으셨나요? 그렇게 중요한 병목을 해소하는 역할이라면, 할 수 있는 사람(공급)은 적고 수요는 많을 테니 보상과 처우 수준도 높을 테고, 그러면 회사에 좋은 인재가 계속 모여서 오히려 더 시너지가 나는 구조여야 하지 않나? SI든 FDE든, 왜 다들 기피하려고 할까?
좋은 질문입니다. 이걸 설명하려면 돈이, 즉 가치(Value)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FDE의 역할과 커리어의 본질로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지점입니다.
소프트웨어 구현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는 항상 비즈니스 관점의 니즈와 고통이 먼저 있습니다. 왜 지금 이걸 해야 하는가? 얼마나 많이 투자해서 어떤 결과를 기대할 것인가?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죠.
전형적인 대기업을 예로 들어보죠. 먼저 전략기획이나 경영기획 기능에서 이 부분이 구체화됩니다. 그다음 정보전략, 디지털/AX(AI Transformation, AI 전환) 전략 기능으로 넘어가 다음 단계를 구체화하고요. 이렇게 내부적으로 지난한 과정을 거쳐 기본설계와 개념설계가 이루어지면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요청서)를 씁니다. 대기업에서는 바로 이 단계가 가치의 대부분입니다. 이후 RFP에 따라 제안을 검토하고 실행해나가는 것은 이미 가시화된 일입니다.
예를 들어, LG전자가 과업을 진행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기안해서 RFP까지 썼고, LG CNS가 이 RFP가 잘 작성되도록 지원했고, 여러 하청 업체가 이 RFP에 응찰했다고 해보죠.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 가치의 70%는 이미 RFP 작성 단계에서 끝났고, 나머지 30%인 선정 및 실행 단계에서는 크게 돈을 쓸 이유를 느끼지 못합니다. 가치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면서 발생하는데, 실행 단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이미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SI 회사는, 심지어 대기업 계열 SI 회사까지 포함해서, 이미 획득할 수 있는 가치의 파이가 없습니다. 여기에 몇 단계의 하도급이나 컨소시엄까지 끼고 나면, 획득 가능한 가치는 인건비에 약간의 마진율을 더한 수준이겠죠.

대기업 구조니까 당연해 보이나요? 그럼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어떨까요? 우리나라에는 생각보다 지불 여력이 큰 중견·중소기업이 많습니다. 얼핏 보면 블루오션이죠. 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알듯이,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큰 기업이 당연하게 갖추고 있는 전략기획, 정보전략, IT 개발·운영 같은 ‘구조와 거버넌스’에는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의미와 역사가 있습니다. ‘중소기업도 전략기획, 정보전략, IT 팀을 갖추면 되는 거 아니야?’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사결정 거버넌스, 조직과 사람, 인적·물적 환경이 모두 열악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RFP라는 것 자체가 제대로 나오지 못합니다. 그런 환경에서 SI 파트너와 일을 시작하면 결국 높은 확률로 망합니다. 이 리스크를 피하려고 앞단에 여러 컨설팅펌이나 PM 회사를 붙이거나, 추가로 내부 채용을 진행하죠. 게다가 우리나라는 인재가 대기업에 치중되어 있어서, 중소기업의 일을 하려는 자원 자체를 확보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결국 중견·중소기업 시장에서도 SI는 물론이고 컨설팅펌이 가져갈 수 있는 가치마저 점점 희석됩니다.
이것이 SI 직무가 기피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돈을 벌지 못하는 산업에서는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FDE 저주론자처럼 보였다면, 이제부터는 저희가 왜 1년 만에 FDE 20명을 채용했는지(현재 전체 인원 75명 중), 왜 2027년까지 140명을 채용하려 하는지, 그리고 이 직무가 왜 매력적인지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FDE를 채용하고, 이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직접 FDE 역할을 뛰기도 하는 사람으로서 단언컨대 이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션(Mission)’과 ‘비전(Vision)’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FDE 비즈니스를 한다는 회사의 미션과 비전이 납득되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FDE 타이틀을 붙인 SI 채용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미션과 철학을 강조하면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증명하고 있는 기업은 역시 팔란티어입니다. 팔란티어의 미션은 알렉스 카프(Alex Karp) CEO의 저서 <기술공화국 선언>, 주주총회 자료, 여러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 민주주의를 기술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연례 보고서에도 “서방 자유민주주의와 그 전략적 동맹을 지원한다는 우리의 미션(our mission to support Western liberal democracy and its strategic allies)”이라는 표현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출처:Palantir Technologies, Form 10-K(FY2025).
비전은 명시적으로 선포하지 않지만, 여러 인용에서 찾아볼 수 있듯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최근에 와서는 AI OS(AI Operating System)를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 체계를 소프트웨어와 AI 위에 구축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팔란티어 스스로도 자신을 “조직이 데이터, 의사결정, 운영을 대규모로 통합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정의하죠.
*출처:Palantir Technologies, Form 10-K(FY2025). 위험요인(Risk Factors) 섹션, 사업 정의 “We build software that empowers organizations to effectively integrate their data, decisions, and operations at scale.”
이 글의 독자는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경제활동을 하시는 분들일 겁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팔란티어와 같은 미션과 비전을 펼치더라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팔란티어의 솔루션은 그 비전에 따라 의사결정 체계가 핵심 서비스이기에, 규모의 경제가 돌아가는 대규모 조직에 특히 효과적이고 효율적입니다. 팔란티어의 고객 수가 그걸 증명하죠. 가장 대표적인 고객이 미 국방부이기도 하고요*.
*미 육군은 2025년 7월 31일 팔란티어와 기존 75개 계약을 통합한 10년,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엔터프라이즈 계약을발표했다.
우리나라에 그게 필요 없어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대기업·중소기업 쏠림입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는 핵심 인재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면 웬만해서는 이직할 이유도 크지 않으니, 인력 종속 문제도 크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많은 인재가 자유롭게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스라이팅 때문에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거겠죠.) 반면 미국은 이직의 자유가 더 크기 때문에 의사결정 체계를 반드시 형상으로, 기업의 자산으로 남겨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팔란티어가 대기업이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으로 서비스를 넓히면 되지 않느냐고요? 하나 더 제 확신을 공유하자면, 팔란티어는 미국에서도 영원히 중소기업에는 서비스하지 않을 겁니다. AI OS를 갖추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는 일에는, 초기든 지속적으로든 반드시 FDE가 필요합니다. 팔란티어의 FDE 수는 항상 병목이었고, 지금도 유의미한 고객 수는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3% 늘어나는 동안 고객은 1,049곳이었고, 고객 수 증가율은 1년 전 43%에서 24%로 오히려 둔화했습니다.
반면 인원 수는 더 줄이려 하고 있죠. 알렉스 카프는 2025년 8월 CNBC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The goal is to get 10x revenue and have 3,600 people. We have now 4,100.”(목표는 매출을 10배로 늘리면서 인원은 3,600명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지금은 4,100명이다.)

참고로 저희 위시켓도 2년 전 팔란티어 공식 홈페이지에서 도입 문의를 남긴 적이 있는데, 매몰차게 접수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대규모 고객에만 집중한다는 뜻입니다.
자, 그럼 팔란티어 같은 구조가 나오기 어려운 우리나라에서, FDE는 어떤 회사에서 어떤 커리어를 기대해야 할까요?저희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FDE 채용관을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이게 정답이라고 봅니다. 이 비즈니스에서 실제 스케일과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조직이 많지 않으니, 충분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먼저, 저와 위시켓의 목표와 관점은 팔란티어의 그것과 다릅니다.
저희의 비전은 ‘기술로 P&L(Profit and Loss, 손익)을 변화시키는 것’ 그 자체입니다. 지금은 전통기업의 P&L 변화에 더 집중하고 있고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저희는 시장과 고객이 AI OS를 갖추는 것 자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AI OS의 특정 단계와 지점이 P&L 변화에 직결되기 때문에 중요할 때가 제법 많기는 합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앞서 말했듯 팔란티어식 AI OS,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접근으로는 돈이 몰리는 산업과 대기업에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저희는 기술로 P&L 자체를 바꾸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전통기업에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산업 밸류체인의 하류에 남겨진 가치 파이만 노리는 게 아니니, 수익 가능 시장의 크기가 매우 큽니다.
물론 그만큼 서비스의 복잡도와 난이도는 높습니다. 운영체계와 자산은 아직 팔란티어의 FDE만큼 쌓지 못했어도, 이 결과를 만드는 서비스의 난이도는 저희가 더 높습니다. 어렵고 불확실한 일에는 항상 높은 가치로 보상이 주어집니다. 저희는 이렇게 접근하며 괄목할 만한 실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실제 고객의 P&L 관점에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은 저희에게 금액을 지불하거나 성과나 지분을 공유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어 보입니다.

자, 이제 팔란티어의 FDE처럼 높은 보상과 처우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은 갖춰졌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성과급은 찔끔 주면서 사람은 갈아 넣는 기존 구조의 SI가 아니라, FDE가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고 보상과 처우가 따라오는지 다뤄볼까요?
저희는 FDE가 CAIO(Chief AI Officer), CTO(Chief Technology Officer), CIO(Chief Information Officer)로 성장하는 방향을 일관되게 가리킵니다. 조금 부연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조직에 AI Native를 책임지는 포지션이 있다면, 그 사람이 CAIO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C-Level의 관점에서 AI를 비즈니스 성과와 직결시키기 위해 때로는 ‘우리는 지금은 AI Native를 지향하지 않는다’고 선포할 수 있어야 하는 게 CAIO입니다. 즉, 실제 결과와 AI를 포함한 기술을 연결하는 역량이 핵심이라는 겁니다.
저희 팀 대부분은 개발, PM, 세일즈, 마케팅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잠재력이 큰 분들입니다. 기회와 환경이 갖춰지면 짧은 기간에 C-Level의 관점과 실행력을 갖출 분들이죠. 그래서 저는 일관되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내부 직급 상승에 연차나 단계 제한이 없다. CAIO의 관점과 실행력을 갖춘 이후에는, 파트너로서 지분 혹은 경영성과(고객과의 성과공유형 계약 체결 혹은 위시켓이 인수한 회사)옵션을 제시하며 함께할 것이다.
우리의 서비스는 실전이고, 여러분은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큰 책임과 권한을 갖고 일한다. 전통기업 현장에서 손에 흙을 묻히면서, 다양한 사람을 리드하면서, 처음 보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한다.
회사는 품질의 하방을 구조로 제어하고, 상방은 FDE에 달려 있다. 하방이 안전하게 닫혀 있다는 게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잠재력 큰 사람에게는 큰 메리트다. 이 일은 힘든 일이지만, 당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에는 최적의 일이기도 하다.
이 선언을 분해해보겠습니다. 먼저 저는 ‘리스크’와 ‘하방’이라는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여기서 하방은 건설 현장의 안전망과 같습니다. FDE는 높은 건물을 짓는 사람처럼 큰 책임과 권한을 안고 일하며, 그 무게는 때로 신체적·정신적 압박으로 돌아옵니다. 회사가 구조적인 안전망을 갖추지 못하면 프로젝트도 FDE도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BI(Business Intelligence,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나 AI OS 같은 정형화된 것을 설치하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과의 프로젝트와 서비스는 항상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기존 SI 모델은 리스크 노출을 포기하고 명세서와 RFP 뒤로 숨습니다. 반대로 저희가 진짜 FDE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고객의 P&L이라는 단위로 계약하고 그 리스크를 오롯이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적 역량과 하방 제어가 없으면, FDE는 책임과 권한을 모두 부여받았다는 이유로 여러 SI가 그렇듯 욕받이 PM 역할을 할 뿐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훌륭한 인재들도 남지 않게 됩니다.
위시켓은 13년 동안 IT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고, 2024년부터 모든 계약을 직계약 책임 구조로 전환하면서 탁월한 PM 경험과 노하우,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가 어느 단계에서, 어떤 이유로 틀어지는지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하방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FDE로 커리어를 전환하거나 회사를 선택할 때는 반드시 이 하방 제어 역량을 확인하세요. 그래야 FDE 타이틀을 붙인 SI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살펴봐야 할 키워드는 ‘성장’입니다. CAIO로서의 관점과 실행력을 갖추기 전까지, 모든 프로젝트는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습니다. 회사가 하방을 제어하더라도, 상방까지의 격차(GAP)는 FDE가 메워야 합니다. 회사는 하방의 안정성과 구조를 믿기 때문에, 항상 적절히 공격적으로 FDE를 배치합니다. 잠재력을 끌어내면서 치열하게 성장하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습니다. 이런 ‘기회’와 ‘압박’이 구조적으로 부여되지 않는다면, 보상과 처우도 구조적으로 따라오지 않을 겁니다.
또한 이 성장의 끝은 영원히 소모되는 시간 투입이 아니라 회사의 구조로 다시 환원되어야 하고, 그 구조는 다시 FDE의 지분 혹은 경영성과 옵션과 연동되어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저는 저희가 팔란티어와 미션·비전은 다르지만, FDE를 움직이는 성장과 보상 시스템 측면에서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진짜 FDE를 운영하는 회사인지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긴 글을 따라오시면서, FDE 타이틀을 붙인 SI와 진짜 FDE를 구분하는 기준을 포착하셨을 겁니다. 정리하면 두 가지입니다. 첫째, FDE가 보상받을 수 있는 구조적 환경과 성장 로드맵을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리스크의 하방을 제어하는 역량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이 기준을 위시켓에 비춰보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FDE가 보상받을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은 ‘기술로 P&L을 변화시킨다’라는 매우 높은 난이도의 서비스를 성공시키면서 비전을 증명해가고 있고, 성장 로드맵을 운영하고 있으며, 13년 동안 누적 2만 건의 IT 계약을 책임져온 독보적 역량을 통해 하방을 제어하고 있다.”
FDE 직무에 관심이 있다면, 후보 회사를 이런 식으로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시길. 그 회사가 적절한지가 드러날 겁니다. 면접 때 관련 질문을 던져도 좋겠죠.

마지막으로, 제목에서 언급한 ‘AI Native 무료화’라는, 곧 다가올 트렌드를 가볍게 다루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저희는 연초에 내부에서 ‘AX를 하면 대체 무엇이 좋나? 돈이 되나?’라는 주제로 치열한 철학적 논쟁을 벌였습니다. 저희가 내린 결론은,AX는 클라우드 시대의 AWS나 SaaS 시대의 Salesforce에 가까운, 그저 Tool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IT 인프라 비용을 분명하게 최적화하거나, CRM 운영에 들던 막대한 개발 비용을 확실히 절감하는 식이죠. 정말 많은 기업이 도입했지만, 모든 기업이 도입하지는 않았습니다. AI 시대의 AI Native도 그런 Tool에 가깝다고 봅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됩니다. 하면 높은 확률로 투자 대비 성과가 마이너스가 나지 않는,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성과로, P&L로 이어지는 상관관계는 여전히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소프트웨어 개발, BI, AI Native를 그저 실제 고객의 P&L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중간 도구로 보고, 저희와 함께하면 별도로 청구하지 않는 무료 서비스로 배포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제 P&L 성과를 연결하는 서비스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AI Native 자체의 난이도는 결코 높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저 Tool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주제도 이런 관점으로 생각해보시면 흥미로울 겁니다. 단순히 고객의 AI Native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가, 과연 FDE 비즈니스를 운영하기 위한 구조적 환경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위시켓은 잠재력이 뛰어나고 성장 의지가 강한 FDE를 내년까지 최소 120명 정도 더 모시려 합니다. 직접 지원을 검토해보시거나 주변에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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