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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그록 4.6 + 그록 봇 = 스페이스X > 구글?

미어캣
6분
2시간 전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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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록이 치고 나왔습니다.

 

8월 11일에 상시 업무 에이전트 그록 봇(Grok Bot), 8월 12일에 새 모델 그록 4.6이 등장했습니다. 이걸 만든 회사의 이름은 이제 xAI가 아닙니다. 로켓 회사 스페이스X입니다. xAI는 올해 초 스페이스X에 흡수됐고, 6월에는 커서(Cursor) 개발사 애니스피어를 600억 달러 전액 주식으로 사들인다고 발표했죠. 모델을 만드는 xAI와 코딩 도구 커서, 로켓과 위성을 한 회사가 만드는 겁니다.

 

사실 그전까지 그록이 새 모델을 낼 때마다 머스크가 “이번엔 다르다”고 한 말은 대개 마케팅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마케팅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값싼 프론티어급 모델과 누구나 쓰는 에이전트가 진짜 나왔거든요. 마침 구글이 흔들리는 지금, 정말 그록이 1등 후보가 되는 날이 올까요?

 

GPT-5.6 솔 급이라는 그록 4.6

SpaceX 뉴스 페이지의 그록 4.6 발표 화면, 부제는 장기 실행 에이전트와 시각 작업 강화를 강조
그록 4.6 출시 <출처: SpaceX>

 

그록 4.6이 자랑한 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여러 단계의 일을 오랜 시간 붙들고 가는 장시간 에이전트 작업, 다른 하나는 화면/인터랙션 만들기죠. 요즘 모델을 고르는 기준이 “얼마나 똑똑한가”에서 “일을 통째로 맡겨도 되는가”로 바뀌고 있어서, 그에 따라 포인트를 잡은 것 같습니다.

 

성능

스페이스x 발표 기준으로는 GPT-5.6 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런 자사 벤치마크는 대개 어느 정도 걸러 듣게 되지만요, 측정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지능 지수에서 61점으로 GPT-5.6 솔과 같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오퍼스 5가 63점, 페이블 5가 62점으로 최상위보다는 한두 점 아래지만 프론티어 라인에 올라선 건 맞습니다.

 

어찌되었든 GPT-5.6 솔, 페이블5와 벤치마크 수치들을 나란히 세우는 거 자체가 큰 발전입니다.

 

그록 4.6 벤치마크 <출처: SpaceX>

 

가격

진짜 눈여겨볼 대목은 가격입니다. 입력 100만 토큰당 2달러, 출력 6달러. 지금 최상위권 모델들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GPT-5.6 솔과 비교하면 입력은 절반 이하, 출력은 5분의 1입니다. 페이블 5와 놓고 보면 출력 기준으로 8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고요. 그록 4.6 혼자 자릿수가 다릅니다.

 

훈련 방식

훈련 방식에서 재미있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담당 팀은 그록 4.6이 내부 모델 개발 업무 자체를 학습 과제로 삼은 첫 모델이라고 밝혔는데요.

 

이게 실제로 먹히는지 보려고, 학습 중간 버전에 자사 프로덕션 추론 코드를 통째로 넘기고 완전 자동화 환경에서 돌려 봤다고 합니다. 5시간 동안 297개 최적화 후보를 훑어 PR 7건을 올렸고, 그중 3건이 지금 그록 챗 트래픽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prefill 3.1%, decode 1.5% 개선이고요. 297개 중 3건이면 타율은 낮지만 자동화 환경에서 나온 반영이라는 게 요점입니다. 이런 순환이 돌기 시작했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사용 환경

오늘부터 바로 쓸 수 있습니다. 커서, 그록 빌드, 그록 봇, API 같은 연계 제품이랑 오픈라우터, 버셀, 클라우드플레어 등 외부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커서를 쓰고 있다면 이미 골라 쓸 수 있는 상태고요. 첫 주에는 이벤트 느낌으로 사용량을 2배 더 제공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모델보다 더 중요한 건 하루 앞서 나온 이쪽입니다.

 

 

그록 봇: 챗봇 아닙니다, 에이전트입니다

8월 11일에 얼리 베타로 나온 그록 봇 얘기입니다. 이름만 보면 챗봇 같지만, 실제로는 상시 업무 에이전트에 가깝습니다.

 

xAI의 그록 봇 소개 화면, macOS 앱에 인박스·회계·채용 등 이름 붙은 에이전트 목록이 나열됨
그록 봇 <출처: SpaceX>

 

동작 구조: 클라우드에 컴퓨터 하나씩 + 직접 로그인해 화면을 조작

공식 포스트가 설명하는 동작 방식은 이렇습니다.

 

  • 봇마다 클라우드에 자기 컴퓨터를 하나씩 갖습니다.
  • 이 봇들이 내가 쓰는 도구에 직접 로그인해 사람처럼 화면을 조작하죠. 그래서 API 연동이 없는 서비스도 씁니다.
  • 노트북을 닫아도 클라우드에서 계속 돌아갑니다. 그러다 승인이 필요한 순간에만 물으러 돌아오고요.
  • 한 번 시연해 보이면 루틴으로 저장돼서 다음부턴 알아서 반복합니다.

 

즉, 메신저로 말을 시켜 두면 알아서 일하고 필요할 때만 물으러 오는 방식입니다.

 

지시도 대화로 하고 보고도 대화로 받으니 쓰는 사람 입장에선 원격에서 일하는 어시스턴트를 한 명 두는 거에 가깝겠죠. API가 뚫려 있지 않은 사내 시스템이나 오래된 웹 서비스에도 붙는다는 게 기존 자동화 도구와 갈리는 지점이고요. 그러니 개발보다는 비개발자의 반복 업무 쪽에 좋아 보입니다.

 

사용 환경

요금은 개인 월 200달러(커서 울트라), 팀 플랜으로는 인당 월 120달러입니다. 기존 슈퍼그록 헤비(월 300달러) 가입자도 쓸 수 있고요. 맥·윈도우·리눅스·iOS를 지원하며, 안드로이드는 출시 예정입니다.

 

월 200달러부터 시작이니 사실 좀 꺼려지긴 합니다.

 

그래서 찾아본 후기

그래서 직접 써 본 사람들의 후기에 눈이 가는데요.

 

가장 크게 퍼진 건 레니 라치츠키(Lenny Rachitsky)의 후기입니다. 프로덕트 업계에서 ‘레니의 뉴스레터’로 유명한 그 사람이죠. 얼리 액세스로 써 봤다는 그는 “한동안 이렇게까지 신났던 AI 제품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오픈클로와 비슷한데 훨씬 쉽고, 안정적이고, 덜 무섭다는 평가고요. 구직자와 채용 중인 회사 짝지어 주기, 고객 지원 메일 자동 응답(몇 시간을 아꼈다고 합니다), 카드 명세서를 훑어서 해지할 정기 구독 찾아내기, 다음 팟캐스트 게스트 브리핑 문서 만들기 등을 시켰다고 합니다. 개발과는 아무 상관 없는 목록이죠.

 

제품을 아예 뜯어본 후기도 있습니다. 쿤 첸(Kun Chen)은 하루를 붙들고 일을 시켜 본 뒤 구조까지 역추적해 정리했는데요. 사용자마다 클라우드에 리눅스 VM이 하나씩 주어지고(8 vCPU·메모리 16GB·디스크 128GB), 맥 앱과 iOS 앱은 그 VM 속 봇과 대화하는 얇은 껍데기라고 합니다. 봇들은 이 VM을 함께 쓰지만 각자 자기 가상 데스크톱을 가져서 화면 조작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요. 이 정도 사양으로 감당이 안 되는 무거운 코딩 작업은 커서 클라우드 에이전트로 넘어갑니다. 그의 총평은 “일부러 깊게 만든 다음 단순한 인터페이스 뒤에 잘 숨겨 놓은 제품”이었습니다.


그록 4.6 + 그록 봇 출시의 진짜 의미

모델이 아닌 “AI 종합 세트”

중요한 건 값싸고 좋은 모델에 붙은 게 코딩 에이전트가 아니라 누구나 쓰는 에이전트라는 점입니다. 개발자용 도구는 사실 이미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가 꽉 잡고 있습니다. 커서도 있고요. 그러니 이 에이전트는 그 외의 영역, 그러니까 매일 반복되는 업무를 겨냥합니다. 그렇다고 커서를 완전 대체하는 그림은 아닙니다. 무거운 코딩 작업은 그록 봇이 커서 클라우드 에이전트로 넘긴다고 해요. 가벼운 일은 봇이 직접 하고 무거운 일은 전용 도구로 보내는 병행 구도입니다.

 

사실 이런 상시 범용 에이전트 자체는 완전 새로운 건 아닙니다. 2026년 들어 챗GPT 워크, 클로드 코워크, 제미나이 스파크가 몇 달 사이에 줄줄이 나왔으니까요. 다들 이런 형태의 에이전트가 다음이라고 본다는 뜻입니다. 코딩에서 검증된 에이전트 방식이 일반 업무로 번지고 있죠.

 

이를 다시 말하면, AI 프론티어 경쟁이 이제 모델 단품 싸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컴퓨팅, 데이터, 개발 도구에다 업무 에이전트를 모두 만드는 회사들로 판이 재편되고 있다고요.

 

그리고 스페이스X는 그걸 이틀 만에 주루룩 공개한 겁니다. 모델 성능표에서 1위를 다투는 것과는 종류가 다른 경쟁입니다. 어느 쪽 종합 세트가 먼저 일상 업무에 들어가냐의 싸움이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후발주자인 스페이스X가 어떻게 이를 따라잡았을까요?

 

가장 큰 건 역시 커서 인수입니다. 6월 16일 600억 달러 전액 주식, 벤처 스타트업 인수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었죠. 이 거래로 IDE의 기술력과 AI 개발 데이터가 X에서 쌓아 온 데이터와 합쳐졌습니다. 특히, 커서는 에이전트를 쓰면 쓸수록 에이전트형 데이터가 눈덩이처럼 쌓이는 구조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는 자산이라는 거죠.

 

테크크런치의 스페이스X-커서 인수 보도 화면, 나스닥 스크린에 뜬 일론 머스크 사진과 600억 달러 인수 헤드라인
<출처: TechCrunch>

 

여기에 컴퓨팅 자원이 더해집니다. 스페이스X는 자체 데이터센터까지 가진 곳입니다. 그러니 토큰을 남들보다 싸게 뽑을 수 있죠. 저 2달러·6달러 가격표의 배경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값을 낮춰도 남는 구조를 가진 쪽이 가격 경쟁을 주도하게 되니까요. 물론 가격 경쟁력을 빼고서라도, 저 프론티어 모델을 만드는 데 들어간 컴퓨팅 자원도 직접 부담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항공에서 내려다본 스페이스X 데이터센터 부지, 대형 물류·서버 건물과 주변 트럭들이 늘어선 전경
스페이스X 데이터 센터 <출처: SpaceX>
 

마치며: 휘청이는 구글과 Top 3의 한 자리

한동안 오픈AI-앤트로픽-구글의 AI Top 3 라인은 단단했습니다.

 

그런데 구글이 흔들립니다. 제미나이 3.5 프로는 여전히 언제 나올지 아무도 모르고, 8월 들어서는 딥마인드 내부 이탈과 지연 보도가 나왔습니다. 데미스 허사비스, 제프 딘, 존 점퍼 같은 핵심 인력들의 위치가 바뀌었죠. 두 달 내내 나쁜 소식만 쌓였습니다. 중국 모델까지 치고 올라오니 구글 최상위 모델은 어느새 10위권까지 밀렸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그록 4.7이 3~4주 안에 나오며, 여기에 스페이스X 사내 데이터를 대량으로 투입하고 있다” 예고했습니다. 정말 예고대로라면, 다음 달에 그록이 정말로 GPT와 클로드마저 위협할지도 모릅니다. 분명한 건, 그록을 “이상한 이미지나 잘 만드는 머스크의 그거”로 접어둘 시기는 지났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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