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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IA(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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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IA(2021.1)
이전글에서도 언급했듯, 당근마켓은 지역마다 구매자 및 판매자의 수, 그리고 유저들의 활동성에 차이가 있다. 이 말은 즉 해당 지역에 등록된 매물이 충분하지 않다면 중고거래가 일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당근마켓은 이와 같이 서비스 원활 운영의 측면에서 그리고 사용자 편의 측면에서 동네를 최대 2개까지 설정하게 함으로써 학교나 직장 등 사용자들이 집만큼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지역을 추가로 설정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동네를 최대 2개까지 설정하게 할 시
서비스 운영 측면 : 소위 '살 것이 없어', '물건이 팔리지 않아' 발생되는 사용자의 이탈을 방지하고 이웃 수 등을 비교하여 다른 동네에 비해 거래가 적게 일어나는 동네에 대한 가설을 세워볼 수 있음.
사용자 편의 측면 : 등록된 매물량이 적은 동네에 사는 유저도 2번째 동네를 설정함으로써 다양한 매물을 접할 수 있음.
동네 설정에서 근처 동네의 범위나 수를 나타내기 위한 단위에 대한 논의가 사전에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는데, 흔히 쓰이는 km 단위의 표기가 아닌 '개수'를 채택한 이유가 다소 궁금했다. km는 거리나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이고 일상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는 하나, 사실 들었을 때 바로 와닿지 않으며 한편으로는 다소 제한적으로 느껴진다. 사용자의 "서초동(내 동네)에서 6km 지점까지 거래가 가능하다고 하면.. 어디까지지?" "아니, 6km까지 범위 내에서 밖에 거래가 안 돼?"와 같은 불만을 차단하고 많은 수의 이웃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커뮤니티적 성질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이라 보여진다.
그뿐만 아니라 동네소식, 우리동네사진전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나눠 관심 카테고리만 골라 글을 읽게 할 수 있게 한 것 역시 좋은 아이디어라 보여진다. 카테고리라 표현되고 있지만 이는 결국 소셜미디어의 해시태그와 동일한 기능을 하고 있다. #동네소식 #우리동네사진전
감정표현은 동네생활 뿐만 아니라 채팅에서도 가능한데, 당근마켓은 판/구매자간의 채팅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본 이모티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당근마켓의 마스코트 이모티콘을 너무 좋아하는데(유료로 출시한다고 해도 구입 의향이 있을 정도. 섬유유연제 향이 날 것 같은 토끼..) 생김새가 꽤나 귀여워서 딱딱한 분위기를 풀고 원만한 소통을 하고 싶을 때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이러한 리액션들은 사소해 보이지만, 당근마켓이 소셜앱으로 작동하게끔 하는 작지만 중요한 장치들이며 사용자의 편의 역시 증대시킬 수 있는 기능들이라 생각된다.
번개장터는 당근마켓보다 상세한 키워드 알림 등록을 지원하고 있다. 키워드를 등록할 때 발송주기와 가격대 검색을 추가로 입력하게 함으로써 사용자가 직접 설정 범위를 관리하게끔 하고 있는데, 각각의 방식에 장단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식은 다르지만 어쨌거나 이런 종류의 키워드 알림은 상부상조의 기능이다. 사용자들에게 계속해서 push를 보내며 앱을 반복해서 실행하게 만들고 종국에는 중고거래로 이어지게 만든다. 키워드 알림은 앱 사용자들이 자의로 받는 추천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번개장터 : 키워드 알림 상세설정을 지원함으로써 관심 물건의 범위를 현재 예산과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음.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느끼는 기능의 복잡도가 상승하고, 설정 여하에 따라 키워드 알림 빈도에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음.
당근마켓 : 키워드 알림을 박스 형태로 최대한 단순하게 관리토록 함으로써 쉽게 키워드를 추가/삭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하지만 가격범위나 발송주기 설정 등 세세한 옵션 설정이 어려움(앱 설정을 통해 방해금지 시간 또는 푸시 알림 설정 변경으로 키워드 알림의 on/off는 가능)
매너온도
당근마켓은 사용자의 매너에 관한 지표로 '매너온도'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작은 사람의 평균 체온인 36.5도에서 시작해(정말 재밌고 귀엽다.) 다른 사용자들에게서 받은 평가를 토대로 온도가 올라가거나 떨어진다. 온도에 따라 매너온도의 이모지 역시 달라진다. 찡그린 표정에서부터 활짝 웃는 얼굴까지. 매너온도를 단순 숫자로 표현하지 않고 체온계를 연상시키는 온도바를 배치한 점 역시 직관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편했다. 나 역시도 당근에서 중고거래를 하기 전에는 판/구매자들의 매너온도부터 확인하는데, 절대적인 지표로 보기는 어렵지만 무시하기도 역시 어렵다. 매너온도가 높을수록 신뢰가 가는 건 사실.
동네인증 횟수
당근은 사용 전 동네인증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유저가 동네를 인증한 이력이 남아있다면, 그 기록들이 카운트된다면 어떨까? 당근마켓은 사용자 프로필에 동네인증 횟수를 표시하고, 이 사람이 동네에 거주하고 있는 이웃인지 판별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삼게끔 했다. 아무래도 당근하면 역시 직거래이고, 대면거래시 안전과 관련된 이슈가 불거질 위험이 크다보니 사용자 안심을 위해 동네인증 횟수와 제도를 구비해둔 것으로 보인다.
활동배지
활동배지는 사용자가 특정 조건을 만족시켰을 때 당근이 발급해주는 배지 시스템으로, 저마다의 발급 조건이 다 다른 것이 특징이다. 배지를 누르면 조건을 확인하고 현재 몇 퍼센트의 사용자가 이 배지를 발급 받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는데, 황금배지를 발급 받으면 나를 대표하는 배지로 설정도 가능하다. 등록된 황금배지는 프로필 사진 옆에도 작게 표시되는데, 상대방의 프로필을 굳이 눌러보지 않고 해당 배지만으로도 유저의 거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기방지를 위한 Tip 제공
당근마켓의 채팅창에서 휴대폰 번호를 교환하면 위와 같은 팁이 발생된다. 실제로 번호를 교환하고 카톡에서 거래를 마저 진행하자고 하는 사기꾼들이 적지 않다보니 이러한 방식의 경고를 전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제재가 없기 때문에 언뜻 효용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사용자 간의 소통을 크게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거래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누군가의(가슴속3천원이 최초인지 다른 서비스가 있는지는 확인해보지 못했다.) 반짝이는 기지로 탄생한 이 지도는 당근마켓과 상성이 아주 잘 맞는 기능이자 이벤트라 느껴졌다.거창하게 말하면 당근마켓이었기에 시도할 수 있고, 당근마켓이 했기에 유의미하다고 느껴졌다고 해야하나. 아무래도 당근은 매년 최대 활성사용자 수를 새롭게 기록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플랫폼에 기지 넘치는 신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들이 다양한 편이다.
겨울간식 지도는 겨울 시즌에 걸맞는 이벤트적인 요소가 있음과 동시에 동네 이웃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만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만, 정보의 등록 주체는 결국 사용자들이다. 동네 붕어빵 가게 사장님, 길을 지나가다 우연히 노점을 발견한 동네 이웃들.. 그들이 직접 콘텐츠의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된다. 같은 관점에서 겨울간식 지도는 동네생활과 내 근처 기능과도 매우 닮아있다. 목적과 목표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겨울간식 지도의 목표 : 동네 이웃들간의 겨울간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사용자와 동네 소상공인들의 편의를 증진시킨다.
겨울간식 지도의 목적 : 동네에 등록된 점포수와 파생된 글을 통해 동네별 활동성의 차이를 짐작해 볼 수 있으며 '겨울간식대전'이라는 동네생활의 주제와 연결지음으로써(연관된 글을 작성하게 함으로써) 사용자가 당근의 동네 커뮤니티에 직간접적으로 적응하도록 유도한다. 일종의 학습기능으로 정보 전달과 사용자 참여를 동시달성하고 있는 모습.
(위) 당근마켓 내근처 일자리 / (아래) 알바몬 지역별 일자리
처음 내근처 탭을 보고 동네 구인구직과 일자리의 차이점이 뭘까 생각했는데, 일자리의 경우 해당 동네에 위치한 각기 다른 규모의 기업체가 등록한 구인광고인 듯 보이고 동네 구인구직은 일회성 서비스, 부업 또는 간단한 도우미를 구하는 내용의 글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일자리에서도 개인알바를 구하는 글이 적지 않아 두 서비스의 차이가 한눈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다소 혼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기능은 알바 구인구직 전용앱 못지 않게 필요한 정보만을 추려 피드에 간략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원 마감까지 남은 일자, 일급 또는 시급, 위치, 파트타임/풀타임 여부, 해당 공고를 몇 명이 읽고 지원했는지까지. 구직자는 이러한 정보를 참고하여 경쟁자의 수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상단의 새글알림이나 관심목록을 통해 일자리 정보를 관리할 수 있고, 이력서를 등록-관리할 수 있는 점까지 알바앱으로 사용하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당근마켓은 타 서비스보다 월등히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고, 탄탄하게 마련된 사용층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유저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자체 수익원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도 연결되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다양한 서비스들이 각종 심리테스트를 통해 레퍼럴을 하고 있는 요즘, 당근마켓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신규 사용자들을 포섭하고 있다. 개중에서도 특히나 마음 한 편을 따스하게 만들어준 <올해의 인물>이라는 아이디어가 무척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서비스에 돈을 얼마나 썼는지보다는 연결된 이웃이 몇 명인지 그리고 이웃들로부터 어떤 후기를 받았는지에 집중한 것이 보여 더 와닿았다. 당근마켓이 선보인 '올해의 인물'은 실제로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었다. (몇 년 전, 한 서비스에서도 이와 유사한 연말 리포트를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해당 서비스는 사용자들의 총 결제 금액에 초점을 맞췄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충분히 주목은 끌었지만 많은 서비스이용자들의 현타를 낳았다.)
음, 선물하기 기능을 많이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이 구역의 산타클로스라는 타이틀을, 네고를 선호하는 고객에게는 네고왕이라는 타이틀을 선물하며 재미를 주는 <당신의 중고거래 성향을 알아보는 테스트>도 이색적이기는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웃 간의 연결을, 나눔의 가치를 강조하는 위의 레퍼럴들은 어쩐지 당근다워서 좋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