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티로(더플레이토)와 함께 브랜디드 콘텐츠로 제작했습니다.
30만 명이 쓰는 서비스를 10명 남짓한 팀이 운영합니다. 코드의 95%를 사람이 아니라 AI가 짜죠. 에이전트가 사람 한 명과 함께 누적 200건이 넘는 B2B 거래를 처리하고, 유저가 올린 버그를 분석해 수정안을 만든 뒤 엔지니어를 호출해 검토를 요청합니다. AI 노트테이커 '티로(Tiro)'를 만드는 더플레이토 팀이 일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AI 네이티브' 회사가 요즘 IT 업계 최전선에서 낯선 풍경은 아닙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은 프로덕션에 들어가는 코드의 80% 이상을 자사 AI가 작성한다고 밝혔고(2026년 5월 기준), 2025년 초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 배치에서도 네 팀 중 한 팀꼴로 코드의 95%가량을 AI가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죠. 더플레이토도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
티로는 회의를 실시간으로 녹음해 그 자리에서 회의록으로 정리해주는 것이 기본 기능인 AI 노트테이커입니다. 이렇다 할 광고도, 아웃바운드 영업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사용자를 모았습니다.
사람들이 먼저 알아본 건 그 정확도였습니다. 한 언론사의 노트테이킹 앱 테스트에서 스웨덴어와 영어가 뒤섞인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히 받아 적은 건 티로가 유일했고, 청각장애인 사용자가 “가장 정확도가 높다”는 리뷰를 남기기도 했죠. 보안도 일찍 챙겨, ISO 27001와 SOC2 Type2를 취득했습니다.
티로는 자신의 팀처럼 에이전트를 통해 같은 인원으로도 10배 이상의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상태를 AX로 정의하고, 이를 기업 고객에게 이식하고 있다는데요. 그 시작이 거창한 에이전트 기술이 아니라 '티로'로 만드는 '회의록'이라고 합니다. 작은 팀으로 큰 성과를 만드는 비결, 김상철 CTO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왜 회의록이 AX의 출발점일까요. 그 실마리는 제품 이름에 있습니다.
'티로(Tiro)'는 기원전 로마에서 웅변가 키케로 곁을 지키며 그의 모든 말과 대화를 받아 적은 비서의 이름입니다. '세계 최초의 속기사'로 불리죠. 김상철 CTO가 숱한 후보 끝에 이 이름을 고른 이유도 거기 있었습니다. 키케로를 둘러싼 모든 맥락을 알고 있던 존재, 그게 이 팀이 만들고 싶은 제품의 모습이었으니까요. "추구해야 할 방향을 등대처럼 제시해 준 이름"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이 이름처럼, 티로가 지향하는 것은 사용자들의 모든 맥락을 아는 제품입니다. 이렇게 맥락을 강조하는 이유는, “좋든 싫든 모든 기업이 에이전트를 갖게 되는 미래”를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미래에 기업의 역량을 가르는 것은 에이전트의 품질입니다.
“에이전트가 어떤 맥락과 지식을 갖고 행동하고 판단하느냐가 그 품질을 좌우하고, 그 품질의 합이 회사의 AI 경쟁력이 됩니다." 김 CTO의 말입니다.
그는 두 에이전트를 예로 듭니다. 한쪽은 고객의 사용량이 줄자 "사용량을 더 권해보자"고 제안합니다. 다른 한쪽은 고객사와의 회의 내용을 뒤져 "이 회사가 지금 보안 인증 심사 중이라 잠깐 사용이 준 것"이라는 맥락을 읽고, 보안 검토를 돕는 제안을 내놓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이 조직에 가치를 만들지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 맥락은 문서나 데이터베이스, 코드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회의와 대화에는 기존 시스템에 남기 어려운 의사결정의 배경과 예외, 현장의 표현이 담깁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쉽게 사라지는 게 바로 이 회의 맥락이고요.
"AX라는 게 결국, ‘회사 안에 흩어져 있는 여러 재료와 소스를 가지고 무슨 요리를 만들 거냐’라는 과제라고 봅니다. 그 재료가 바로 조직의 맥락이고요. 어떻게 활용할지는 그다음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일단 좋은 재료부터 제대로 모으자는 쪽을 택한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제대로’ 모은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모은다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전에, 먼저 티로의 에이전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모습은 티로가 팀 내부에서 회의록을 '제대로' 모았기에 가능한 것이고, 동시에 티로가 다른 기업에 이식하려는 AX의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IT 업계 말로는 '온톨로지'를 갖춘 조직의 에이전트라고 할 수 있고요.
회의록을 '제대로' 모은다는 건 곧 '위키' 기능을 말합니다. 회의록을 그냥 쌓기만 하는 게 아니라, 회의록에 흩어진 개념과 인물, 관계를 자동으로 정리해 연결해 주는 기능인데요, 뒤에서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이 위키가 작동했을 때 에이전트가 어떻게 일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면 그게 왜 중요한지도 알 수 있는데요.
티로에서는 팀원 한 명마다 에이전트가 하나씩 붙습니다. 각 팀원을 본뜬 ‘디지털 트윈’ 같은 존재죠. 이런 구조를 만든 건 '매크로하드(Macrohard)'라는 목표 때문입니다.
매크로하드는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AI 기업 xAI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이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뒤집어 '작은(Micro)'을 '큰(Macro)'으로, '부드러운(Soft)'을 '단단한(Hard)'으로 바꾼 농담 같은 이름이지만, 발상은 진지합니다. 소프트웨어 회사는 물리적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지 않으니, 수백 개의 AI 에이전트가 협업해 회사 하나를 통째로 대신하게 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는 구상이죠.
티로는 2026 초 이 발상을 팀 내부 목표로 삼았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손대지 않아도 회사가 알아서 돌아가게 만든다는 것이 목표죠.
각 에이전트는 단순히 일을 거드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가령 '레오'라는 팀원에게는 '미오'라는 에이전트가 있는데, 미오의 목표는 레오의 일을 돕는 걸 넘어 레오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슬랙에서 레오가 호출되면 미오가 먼저 답하고, 레오가 직접 답한 내용과의 차이를 좁혀가며 말투와 판단을 맞춰가죠.
에이전트가 일하는 방식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인바운드 B2B 세일즈 에이전트 ‘바린(Barin)’의 사례입니다. 바린은 티로가 그동안 200개 이상의 고객사와 소통한 맥락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뒤에서 소개할 ‘위키’ 기능을 통해 회의록에 쌓여 정리된 고객의 맥락을 전부 파악해, 잠재고객의 문의가 들어오면 고객사의 특성과 문의 내용에 맞는 회신 메일을 작성합니다.
바린은 매주 모든 고객사의 사용량을 모니터링하며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을 진단한 뒤, 이탈할 위험이 보이는 고객사를 감지하면 그 고객사와의 소통 내역, 또 그 고객사와 유사한 사용 패턴을 보이는 고객사와의 소통 내역을 확인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탈 방지 계획을 만들죠. 또 보안 대응 에이전트 겨울(Gyeoul)과 함께 B2B 고객의 보안 관련 문의를 자동으로 검토하고 검토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할 일은 이메일과 보고서를 검토하고 전송 버튼을 누르는 일밖에 없습니다.

도입부에서 소개한 버그 처리 에이전트도 같은 원리로 돌아갑니다. 버그 제보가 들어오면 에이전트가 로그와 사용 맥락을 스스로 뒤져 진단하고 수정안을 올린 뒤 담당 엔지니어를 부르는 식이죠.

에이전트가 이렇게 담당자처럼 일하도록, 티로는 두 가지를 마련해 뒀습니다. 하나는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을 하나의 저장소에 못 박아두고, 에이전트가 움직이기 전에 그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지부터 확인하게 한 것. 다른 하나는 회의록에 정리된 조직의 맥락을 그때그때 읽어오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에이전트는 제멋대로 굴지 않고, 사람 팀원이 그러듯 조직이 합의한 기준과 맥락 위에서 판단하죠. 티로가 10명 정도의 인원으로 30만 유저를 상대하는 배경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 ‘맥락’을 어떻게 읽어올 수 있느냐, 그게 에이전트를 구축할 때 항상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게 '온톨로지'인데요. 쉽게 말하면, 조직이 쓰는 개념과 관계를 한데 정리해 둔 것입니다. 에이전트는 그 위에서 조직의 언어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고요. 티로가 '회의록을 제대로 모았던 것이 온톨로지의 출발점'이었다고 김CTO는 말합니다. 앞서 밝혔던 그 '위키'가 바로 이 일, 회의록을 정리해 그 출발점을 놓는 기능인 거죠.
이제 위키가 푸는 문제부터 짚어보죠. 회의록은 조직에서 가장 부지런히 쌓이는 기록이지만, 정작 다시 펼쳐 보는 일은 드뭅니다. 공들여 적어두고도 그대로 묻히는 셈이죠. 티로가 팀 내부에서 온톨로지로 풀어온 이 문제를, 위키는 다른 기업도 손쉽게 시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위키는 이름 그대로, 조직의 지식을 한데 모아둔 위키피디아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발상에 불을 지핀 건 AI 연구자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가 던진 'LLM 위키'라는 개념이라고 김 CTO는 말합니다. AI 에이전트가 흩어진 원본 자료를 읽어 개념별로 정리한 문서로 묶고 계속 갱신하게 함으로써, 물어볼 때마다 처음부터 뒤지는 대신 지식이 쌓이게 하자는 발상입니다.
작동 방식은 이렇습니다. 회의 기록이 끝나면 티로가 대화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훑습니다. 그러면서 핵심이 되는 개념들을 짚어냅니다. 예를 들어 요즘IT와 진행한 이 인터뷰를 기록했다면, ‘온톨로지’ ‘요즘IT’ ‘김상철’ ‘더 플레이토’ 같은 개념을 추출합니다.
개념을 추출할 때는 기존 위키에 유사한 개념이 있는지도 찾아봅니다. 예를 들어 티로는 가끔 ‘타로’처럼 잘못된 표현으로 기록되기도 하고, ‘tiro’처럼 영문으로 기록되기도 하는데, 이 세 가지가 같은 개념인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같은 개념인 것이 확인되면 새 페이지를 계속해서 만들지 않고 기존에 있던 ‘티로’ 페이지에 새로 연결된 사항만 추가합니다.
그다음 그 개념들을 한 번 더 훑으며 서로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회의 참가자들이 같은 팀원인지, 누가 책임자인지, 어떤 사람이 앞서 추출한 개념과 연결되어 있는지 등 관계를 연결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이 회의가 끝날 때마다 자동으로 반복되며 위키가 자라납니다. 물론 사람이 페이지를 보고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페이지에는 네 가지가 담깁니다. 요즘IT가 티로와 진행한 이번 인터뷰로 예를 들어볼게요. 인터뷰를 녹음하고 ‘요즘IT’라는 개념을 추출해 요즘IT 페이지가 생깁니다. 이 페이지에는 이름과 별칭('요즈마이티' 'yozm'처럼 같은 뜻의 다른 표기), 그게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 그 설명이 어떤 대화에서 나왔는지 보여주는 출처, 어떤 사람·프로젝트·개념과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관계죠. 네 가지 모두 관련된 새로운 회의가 끝날 때마다 갱신됩니다.

김 CTO는 이걸 '조직의 백과사전'이라 부릅니다. 사람만 펼쳐 보는 게 아닙니다. 에이전트도 똑같이 이 위키를 검색해, "요즘IT와 인터뷰한 사람은 누구였지?"라는 물음에 "김상철"이라고 답할 수 있게 됩니다. 에이전트가 바로 이 맥락 위에서 작동하는 셈이죠.
이렇게 정리한 위키가 곧바로 온톨로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조직에서 실제로 쓰이는 개념과 관계를 출처와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온톨로지를 설계하기 전에 검토할 재료가 됩니다. 더플레이토는 이 단계를 ‘프리 온톨로지’라고 부릅니다.
맥락이 에이전트의 품질을 가른다는 말은,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수천 명이 일하는 조직에서 에이전트가 제대로 판단하려면, 그 조직이 쓰는 개념과 관계가 잘 정리돼 있어야 하니까요.
이렇게 모은 개념과 관계의 후보에 조직이 합의한 정의와 규칙, 실행 방식을 더하면 운영에 활용할 수 있는 온톨로지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김 CTO는 “쉽게 말하면 조직의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것”이라며 “데이터와 로직, 액션, 이 세 가지로 이뤄진, 살아 움직이는 세포 같은 것이 온톨로지”라고 말합니다.

“'창고'라는 개념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우선 창고에 무엇이 있고, 창고의 이름이나 창고 안에 있는 것들의 이름, 담당자, 창고의 위치 등을 나타내는 정보가 있어야겠죠. 그게 데이터입니다. 그 위에 ‘로직’이란 레이어가 있습니다. ‘그 창고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가’와 관련된 개념들이죠. 예를 들어, 창고가 비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창고가 불에 탔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등을 정의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엔 ‘액션’이라는 레이어가 있습니다. 창고가 비었다면, 불이 났다면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죠. 즉 조직이 쓰는 개념과 관계의 지도입니다. 이게 있으면 에이전트는 ‘창고가 비었다’는 신호를 감지했을 때 조직이 합의한 언어로 그 상태를 이해하고 행동을 실행합니다.”
데이터·로직·액션이라는 구조의 바탕에는 조직이 쓰는 개념의 의미와 관계를 명확히 하는 작업이 있습니다. 김 CTO는 이를 “조직 안에서 같은 단어를 같은 뜻으로 쓰자고 합의하는 것”이라고 쉽게 설명합니다.
이는 모든 부서가 한 가지 뜻만 쓰게 하는 일이라기보다, 같은 단어가 부서마다 다른 뜻으로 쓰일 때 그 차이까지 분명히 해두는 일에 가깝습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매출'이나 '고객'의 범위를 부서마다 다르게 이해하는 일이 흔한데요. 영업팀과 재무팀이 '매출'을 서로 다른 기준으로 잡고 있다면, 에이전트에게 "이번 분기 매출"을 물어도 어느 쪽 숫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작업에는 두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먼저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언어와 맥락을 발견해야 합니다. 그다음 발견한 개념과 관계를 조직이 공식적으로 사용할 정의와 규칙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김 CTO는 특히 최종 정의를 맡은 사람이 현장의 맥락을 충분히 알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누군가 ‘우리 창고는 이렇게 정의한다’고 해야 해요. 그런데 문제는, 정작 그걸 정의해야 하는 리더들이 실무적인 맥락을 충분히 알지 못할 수 있다는 거예요. 창고를 정의해야 하는 리더는 정작 창고에 매일 가지는 않으니까요.”
바로 여기서 회의록의 가치가 드러납니다. 회의에는 실무자가 반복해서 사용하는 표현뿐 아니라, 그 표현이 쓰인 상황과 예외, 판단 근거가 함께 남기 때문입니다. 티로 위키는 이를 조직의 공식 정의로 곧장 확정하는 대신, 앞서 본 그 개념과 관계를 출처와 함께 정리해둡니다. 이후 조직이 공식적으로 단어의 정의와 규칙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검토할 재료가 되는 이것이 티로가 돕는 프리온톨로지이죠.

더플레이토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프리 온톨로지 위에 조직이 합의한 정의와 규칙을 얹어 온톨로지까지 갖춘 것입니다. 앞서 미오가 레오처럼 판단하고, 영업 에이전트가 고객사 맥락을 읽어낼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고요. 티로가 위키 기능을 통해 제공하는 것은 그 앞 단계인 프리 온톨로지이고, 조직은 거기에 정의와 규칙을 더해 온톨로지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김상철 CTO가 말하는 AX란
- AI를 가장 잘 쓰는 법은 지식을 온톨로지로 저장해 에이전트에게 전달하는 것
- 다만 문제는 흩어진 지식들을 실제 업무와 기업의 맥락에 맞게 '올바르게' 적용하는 구조가 없다는 것
- 이를 위해 "지식"이 되기 전의 사실들을 '창고'에 해당하는 프리 온톨로지에 저장해야 함
- 그때 빛을 발하는 것이 팀 단위 맥락과 상황, 판단 근거를 잘 보존하는 '회의록'
- 그 회의록을 잘 관리하고 규칙에 맞게 저장하는 것이 온톨로지, 나아가 AX의 시작
코드의 95%를 AI가 쓰고 에이전트가 사람의 일을 대신해도, 김 CTO가 끝까지 사람의 몫으로 남겨둔 자리가 있습니다. 가장 단호한 건 보안입니다. AI에 그토록 많은 일을 맡길 수 있는 것도, 역설적으로 보안의 기준만큼은 사람이 직접 엄격하게 세우기 때문입니다. 개발 환경과 고객 인프라를 완전히 분리해 AI가 무엇을 하든 치명적 사고로 번지지 않게 해두고, "그 가드레일을 정하는 일만큼은 사람이 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킵니다.
“잘못된 기능은 배포한 뒤 고치면 되지만, 인프라나 데이터베이스는 단 한 번의 실수가 회사에 '사망 선고'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그 최종 판단은 사람이 전부 읽고 확인하고, 모든 결정은 로그로 남겨 되돌릴 수 있게 합니다.”

사람이 지켜야 할 또 하나의 영역은 '취향과 철학'입니다. "무엇이 좋은 제품이고 무엇이 아름다운가에 대한 판단은 외주화할 수 없는, 회사의 마지막 경쟁력입니다." 그래서 더플레이토 팀에선 결정을 내릴 때도 치열하게 부딪힙니다.
"'애플이 이렇게 했으니까'라는 이유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나는 이게 좋고, 그 이유는 이것'이라고 자기 판단을 말해야 하죠. 서로 다른 취향이 계속 충돌하고 논쟁하는 문화가 팀의 색깔을 또렷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사람이 보안과 취향을 끝까지 놓지 않기에, 나머지를 에이전트에 맡길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가 그렇게 한 사람의 일을 점점 더 대신해갈수록 사용자의 모든 맥락을 아는, 키케로의 ‘티로’같은 ‘Chief of Staff’를 누구나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대상은 이미 개인을 넘어 조직으로 넓어지고 있고요. 김 CTO는 "국방이나 정부처럼 가장 민감한 곳에서도 쓸 수 있어야 진짜 가치"라며 실제로 그런 기관의 문의도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언젠가 모든 기업이 자기 안에서 오간 모든 대화를 남기게 될 거라는 게 그의 믿음입니다. 그 대화가 흩어진 회의록으로 묻힐지, 조직의 언어로 다듬어진 자산이 될지가 차이를 만들 것이고요. 그리고 그 자산은 빨리 쌓을수록 격차가 복리로 벌어집니다. 1년 먼저 시작한 회사의 에이전트는 이미 조직의 역사를 알고 일하니까요. 조직이 기록을 자산화하고 스스로 언어를 통일하는 일. AX는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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