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ice AI Town 제작기 4회] AI 심즈를 세상에 공짜로 풀고 싶었지만… 수익화·공유·회고
제가 2회차 말미에서 "LLM API 비용을 90% 절감했다"고 했습니다. 그때 잠깐 안도했습니다. 그런데 곧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90%를 줄였다고 해도, 남은 10%는 매달 내 계좌에서 나가고 있다."
이 서비스는 처음부터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닙니다. "AI 에이전트들이 실제 직장인처럼 대화하고 관계를 맺는 게 가능할까?"라는 순수한 호기심이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호기심이 실제 서비스가 되고, 사용자가 생기고,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비용도 함께 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무료로 즐겼으면 했는데, 저도 지갑이 얇습니다. 그게 4회차의 출발점입니다.
미리 요점만 콕 집어보기

(*해당 서비스 특성상 PC 환경에서 확인 부탁드립니다. 모바일에서는 기능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수익화를 고민하면서 가장 먼저 검토한 방식은 월정액 구독(Subscription)이었습니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표준 모델이고,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금방 포기했습니다.
구독제는 사용자에게 의무를 만듭니다. "이달에 얼마큼 써야 본전이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서비스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소비를 정당화하는 계산이 시작됩니다. Office AI Town은 하루에 몇 번씩 들어오는 앱이 아닙니다. 출퇴근길에 잠깐, 점심시간에 틈틈이 오피스 드라마를 들여다보는 서비스입니다. 이런 앱에 월정액을 붙이면 사용자에게 부담이 됩니다.
광고(Advertisement)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직원(에이전트)들이 야근하는 쓸쓸한 오피스 화면에 배너 광고가 뜬다고 상상해 보면, 그 즉시 몰입이 깨집니다. 3회차에서 2D 픽셀 오피스를 만드는 데 공들인 이유가 "살아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였는데, 광고는 그 느낌을 가장 빠르게 파괴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개념이 후원이었습니다.
후원과 결제는 다릅니다. 결제는 기능을 얻기 위한 교환이고, 후원은 응원하고 싶을 때 하는 행동입니다. 사용자가 "이 서비스가 마음에 들어서", "개발자를 응원하고 싶어서"라는 감정적 동기에서 자발적으로 지갑을 여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수단을 고르기 전에, 1인 개발자가 현실적으로 쓸 수 있는 선택지를 직접 훑어봤습니다.

사업자 없이 자동화까지 되는 옵션은 없었습니다. Buy Me a Coffee는 자동화가 되지만 국내 사용자에게는 낯선 서비스이고, 토스페이먼츠나 포트원은 편하지만 사업자 등록이 전제입니다. 그래서 결제 수단을 카카오페이(KakaoPay)로 선택했습니다. 개인도 QR 코드 하나로 시작할 수 있고, 국내 사용자라면 거의 대부분 계정이 있습니다. 자동화가 없다는 단점은 알고 있었지만, 서비스가 살아남을지도 모르는 시점에 PG 연동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는 건 순서가 틀린 일이었습니다.

후원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하게 설계한 부분은 "후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사용자가 카카오페이로 후원을 하면, 그 금액은 해당 사용자의 LLM API 사용 크레딧으로 전환됩니다. 내가 후원한 돈이 내 오피스의 직원(에이전트)들이 대화를 생성하는 데 직접 쓰인다는 뜻입니다.
이 구조가 가진 장점이 있습니다. 사용자는 "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 수익'이 아니라 '내 오피스 운영 비용'이 된다는 프레임이 거부감을 줄입니다. 크레딧이 쌓이고 소진되는 것을 앱 안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눈에 보입니다.
실제로 구현한 크레딧 관련 기능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서비스로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호기심에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실제로 사람들의 일상에 작은 재미를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수익화는 그 재미가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유지하는 장치의 일부일 뿐입니다.
PG 결제 연동을 구현하는 게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지 않겠냐고 조언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다만 순서가 있습니다. 1인 개발자에게 수익화 타이밍은 제품만큼 중요합니다. 제 기준은 단 하나였습니다. "응원받을 자격이 생겼을 때." 사용자가 없는 시점에 후원 버튼을 달면 그냥 민망한 장식이 됩니다. 반대로 사람들이 들어와서 즐기고 있다면, 그때는 후원 버튼을 누르는 게 자연스러운 행동이 됩니다. "이거 재미있다. 계속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그 감정이 생겨야 후원은 작동합니다.
먼저 서비스의 가능성을, 그다음 수익화 가능성을 확인한 뒤, PG 연동이나 자동화 인프라는 그 신호가 온 다음에 구축해도 전혀 늦지 않습니다.
수익화 구조를 정리하고 나서, 뜻밖의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베타 테스트를 하면서 사용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Office AI Town에서 가장 재미있는 순간이 언제입니까?" 예상 답변은 "내 직원(에이전트)들이 재미있는 대화를 할 때"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돌아온 답변 중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어떤 오피스를 만들었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그 말을 듣고 바로 알았습니다. 내 오피스만 보는 것과, 남의 오피스를 구경할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라는 것을.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Cyworld)에서 친구의 미니홈피를 방문해 방 꾸밈새를 구경하고 방명록을 남기던 그 경험을 떠올려 보면, 단순한 SNS 기능이 아니라 하나의 소셜 경험이었습니다. 내가 꾸민 공간을 남이 보고 반응한다는 것, 그 연결이 서비스를 살아있게 만들었습니다. Office AI Town에서도 그 감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공유 기능 구현에서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방문 방식이었습니다. 앱 내 공개 오피스 목록을 통해 방문하는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헤더의 "공유 오피스" 버튼을 누르면 현재 공개 설정된 오피스 목록이 나타납니다. 목록에는 오피스 이름, 오피스 설명, 좋아요 수가 표시됩니다. "방문하기" 버튼을 누르면 해당 오피스의 관람 모드로 진입합니다.
공개/비공개는 오피스 소유자가 직접 설정합니다. 기본값은 비공개이고, 소유자가 공개로 전환한 오피스만 목록에 나타납니다. 오피스 분위기는 보여주고 싶지만, 직원(에이전트) 설정 내용은 비밀로 하고 싶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프롬프트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오피스에 들어가면 관람 모드(View Mode)로 자동 진입합니다. 관람 모드에서는 보는 것만 가능합니다.

화면 상단에는 "OOO 님의 오피스를 관람 중입니다"라는 배너가 표시됩니다. 좋아요 버튼과 "내 오피스로 돌아가기" 버튼이 함께 있습니다.

좋아요(Like) 기능이 단순한 장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오피스 소유자에게는 의미 있는 피드백입니다. 내가 만들어 놓은 이 오피스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얼마나 반응을 받는지를 헤더에 표시되는 하트 아이콘과 숫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유 기능이 추가된 이후 흥미로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오피스를 공개하기 시작한 사용자들이 직원(에이전트) 페르소나를 더 신경 써서 설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나 혼자 보는 오피스와 남에게 보여지는 오피스는 다릅니다. 구경꾼이 생기는 순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지는 것 같습니다.
4회에 걸쳐 Office AI Town을 만든 과정을 공유했습니다. 1회차의 페르소나 설계부터 2회차의 LLM API 비용 폭탄, 3회차의 2D 픽셀 오피스와 개입 시스템, 그리고 이번 회차의 수익화와 공유까지. 돌아보면 이 프로젝트의 모든 선택이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합니다. "사용자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수익화에서 구독을 포기하고 후원을 선택한 것도, 관람 모드에서 방문자에게 개입 권한을 주지 않은 것도, 공개/비공개를 소유자가 스스로 결정하게 한 것도 모두 같은 이유에서 나왔습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개발자가 사용자의 경험을 착취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신뢰가 생깁니다.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지갑을 여는 순간은 기능이 화려할 때가 아닙니다. 이 서비스가 믿을 만하다고 느낄 때입니다.
저는 비개발자입니다. 게임 엔진도 몰랐고, Flutter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데 AI와 함께 달려오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건 어떻게 만들지?"가 아니라 "이건 어떻게 만들어달라고 하지?"로 질문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AI는 그 질문에 답을 함께 찾아주는 파트너였습니다.
Office AI Town은 아직 미완성입니다. 멀티플레이어 오피스, 더 다양한 개입 이벤트, 직원(에이전트) 커스텀 강화, 만들고 싶은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이 연재를 읽으신 분들이 "나도 한 번 만들어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4회의 긴 연재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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