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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AI가 코드 짜는 시대, 버전 관리도 바뀐다 (feat. Entire AI)

개발자H
10분
2시간 전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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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작가, Gemini로 생성>

 

예전에는 누가 작성한 코드인지를 알면, 왜 그렇게 짰는지도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 확실하지 않다 해도 직접 타이핑한 사람이 있었기에 그 사람에게 맥락을 물어볼 수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릅니다. AI가 순식간에 만들어낸 결과물 앞에서 우리는 점점 더 자주, “이거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Copilot, Cursor, Claude Code 같은 도구 덕분에 초안은 정말 빠르게 만들어집니다. 예전 같으면 반나절은 붙잡고 있어야 했을 작업이 몇 분 만에 끝나기도 하죠. 생산성만 놓고 보면 분명 놀라운 변화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실무는 마냥 편해지지 않았습니다. 코드는 빠르게 늘어나지만, 그 코드가 어떤 판단과 시도를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는 오히려 더 흐려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실무에서는 코드를 빠르게 만드는 것보다, 그 코드를 팀이 이해하고 리뷰하며 유지보수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거든요. 특히 AI가 개입한 작업은 결과물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프롬프트에서 시작했는지, 중간에 어떤 선택지를 버렸는지, 어디까지가 에이전트의 판단이고 어디서부터 사람이 개입했는지 알 수 없다면, 나중에 장애가 나거나 인수인계가 필요할 때 곧바로 골치 아픈 상황이 벌어집니다.

 

저는 그래서 요즘 개발에서 진짜 중요한 변화는 “AI가 코드를 얼마나 잘 짜주느냐”는 데에만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 중요한 건, “AI가 만든 결과물을 얼마나 설명할 수 있도록 남기느냐”입니다. 다시 말해, 버전 관리의 대상 자체가 바뀌고 있는 셈이죠. 이번 글에서는 그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보여주는 서비스 사례인 ‘Entire AI’와 함께, 왜 지금 개발자들에게는 ‘코드’보다 ‘맥락’을 관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AI가 코드를 대신 짜주는데, 왜 개발은 더 쉬워지지 않을까

AI 코딩 도구를 쓰면 확실히 체감되는 변화가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한참 붙잡고 있어야 했던 작업이 훨씬 빨라졌다는 점이죠. 초안 생성, 테스트 코드 작성, 반복 로직 정리, 간단한 리팩토링까지. 이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짜기보다, 방향을 잡아주고 결과를 검토하는 느낌에 더 가까워졌습니다. 생산성만 놓고 보면 분명 놀라운 변화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실무에서의 개발은 기대만큼 쉬워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떤 부분은 더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특히 리뷰, 복기, 인수인계 같은 순간에서요. 코드는 빠르게 나왔지만, 정작 그 코드가 어떤 판단과 시도를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는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코드는 얼핏 보면 잘 돌아가고, 겉으로 보기에도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며칠 뒤 다시 보면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거 왜 이렇게 했지?”라는 질문이 따라 생깁니다.

 

AI가 개입한 작업이 기존 작업 방식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프롬프트 몇 개로 방향이 바뀌고, 그 사이에는 여러 시도가 오가다, 그중 일부만 결과물로 남습니다. 결국 Git에는 마지막 코드만 남는데, 정작 중요한 ‘왜 그랬는지’란 정보는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선택지를 검토했는지, 왜 그 방식이 채택됐는지, 사람은 어디서 개입했고 어디까지가 에이전트의 판단이었는지 같은 맥락 말이죠.

 

문제는 실무에서 정말 중요한 게 바로 그 맥락이라는 점입니다. 개발은 단순히 코드를 생성하는 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팀원이 코드를 리뷰해야 하고, 나중에는 다른 사람이 이어받아야 하며, 장애가 나면 다시 거슬러 올라가 원인을 파악해야 하죠. 그대신 이때 과정이 빠진 결과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면, 코드를 읽는 일이 아니라 의도를 추리하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생산성은 올라갔지만, 팀 전체의 이해 비용은 오히려 커지는 셈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문제의식이 등장합니다. AI가 만든 결과물 자체보다, 그 결과물이 만들어진 흐름과 맥락을 함께 남겨야 한다는 문제의식이죠. 결국 지금 개발이 더 쉬워지지 않는 이유는 AI가 코드를 못 짜서가 아니라, 코드 뒤에 있던 맥락이 너무 쉽게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제 병목은 ‘생성’이 아니라 ‘맥락 관리’입니다

많은 개발자가 AI 코딩 도구를 이야기할 때, 여전히 “얼마나 결과를 잘 만들어주느냐”에 초점을 맞춥니다. 물론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초안을 만들고, 반복 작업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실무에서 진짜 시간을 잡아먹는 구간은 생성이 끝난 다음입니다. 누군가는 그 코드를 리뷰해야 하고, 또 누군가는 이어받아 수정해야 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다시 거슬러 올라가 원인을 찾아야 할 때도 있죠. 결국 팀 단위로 일이 돌아가는 순간부터 중요한 것은 코드 그 자체보다, 그 코드가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가입니다.

 

여기서 병목이 생깁니다. AI는 코드를 빠르게 만들어내지만, 그 과정은 휘발됩니다. 프롬프트를 어떻게 줬는지, 어떤 방향으로 몇 번 수정했는지, 중간에 어떤 선택지를 검토했다가 버렸는지, 어디서부터 사람의 판단이 들어갔는지 같은 정보는 대부분 사라지기 쉽습니다. 결과물만 남고 과정은 사라지는 구조인 셈이죠. 그러다 보니 PR을 열어도 난감한 때가 있습니다. 변경량은 많은데 왜 이런 설계를 택했는지 설명이 없고, 리뷰어는 코드만 붙잡고 의도를 역추적해야 합니다. 생성 속도는 빨라졌지만, 리뷰 속도는 오히려 더 느려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전에 코드 리뷰는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사람이 직접 짠 코드라면, 최소한 작성자가 어떤 생각으로 접근했는지 대화로 빠르게 되돌릴 수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AI가 깊게 개입한 작업은 다릅니다. 작성자조차 며칠만 지나면 흐름을 모두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충 이렇게 하라고 시켰어요” 정도만 남는 경우도 흔하죠. 이런 상태에서는 리뷰가 검토가 아니라 추리에 가까워집니다. 코드 스타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 변경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를 탐정처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죠.

 

인수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인수인계가 어려운 이유는 코드가 복잡해서만은 아닙니다. 그 코드 뒤에 있는 판단과 맥락이 충분히 문서화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AI가 작업 속도를 더 끌어올릴수록 이 문제는 더 커집니다. 팀원 입장에서는 결과물의 양은 갑자기 늘어난 반면, 그 결과물을 이해할 단서는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실무에서는 “생성”보다 “맥락 관리”가 훨씬 더 비용이 큰 일이 되어버립니다. 잘 만든 코드보다,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코드가 더 중요해지는 거죠.

 

그래서 저는 지금 개발팀의 핵심 역량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빠르게 구현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면, 이제는 AI가 만든 결과물을 팀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고 남기는 사람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맥락을 남기지 못하면 생산성 향상은 개인의 순간적인 속도로 끝나버립니다. 반대로 맥락을 잘 남기면 그 결과물은 팀의 자산이 됩니다.

 

 

Entire AI는 이 문제를 어떻게 제품으로 풀고 있나

새로운 AI 서비스, Entire가 전면에 내세우는 문제의식도 정확히 이 지점에 있습니다. 이제 개발의 병목은 생성이 아니라, 생성 이후의 맥락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Entire는 깃허브의 전 CEO 토마스 돔케(Thomas Domke)가 만든 회사입니다. 2026년 2월 10일 공식 출범 글에서 토마스 돔케는 Entire를 “에이전트 시대의 다음 개발 플랫폼”으로 소개하며, 같은 날 첫 제품으로 Entire CLI를 오픈소스로 공개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우리가 더 똑똑한 AI를 만들겠다”가 아니라, 이미 여러 에이전트가 코드를 쏟아내는 현실에서 그 결과물을 어떻게 관리할지 손을 댔다는 점입니다. 그들의 방향은 명확합니다. AI가 만들어낸 코드와 그 맥락을 Git 흐름 안에 붙여놓겠다는 것이었죠.

 

핵심 개념은 Checkpoints입니다. 이 기능은 AI 코딩 세션을 Git 커밋과 연결해 남기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공식 문서 기준으로 사용자나 에이전트가 git commit을 실행하면 세션 데이터가 커밋에 붙고, 커밋 메시지에는 Entire-Checkpoint 트레일러가 추가됩니다. 이어 세션 로그와 메타데이터는 entire/checkpoints/v1 브랜치에 저장됩니다. 쉽게 말하면 코드 변경만 남기는 게 아니라, 그 변경이 만들어진 대화와 흐름까지 버전 관리의 일부로 삼겠다는 접근입니다.

 

이 구조가 꽤 영리한 이유는 Git 히스토리를 지저분하게 만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Entire는 작업 중에는 로컬의 shadow branch에 임시 상태를 잡아두고, 실제로는 사용자가 원래 하던 커밋만 히스토리에 남깁니다. 즉 “도구를 쓰기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라”가 아니라, 늘 해오던 Git 워크플로우에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방식인 셈이죠. 공식 문서에서도 “추가 커밋 없이”, “기존 브랜치에서 안전하게”, “리와인드와 재개를 지원하는” 구조 등을 장점으로 설명합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특정 에이전트 하나에 올인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현재 공식 문서와 사이트 기준으로 Entire CLI는 Claude Code, Gemini CLI, Cursor, OpenCode, GitHub Copilot CLI를 지원하고, Codex는 프리뷰 상태로 제공됩니다. 자동 캡처가 실패한 세션은 entire attach로 나중에 연결할 수 있게 해뒀고, 4월에는 직접 원하는 에이전트를 붙일 수 있는 플러그인 방식까지 공개했습니다. 처음부터 “최고의 코딩 에이전트” 경쟁에 들어가기보다 여러 에이전트가 섞여 쓰이는 실제 개발 환경을 전제로 설계한 느낌이 강합니다.

 

확장 속도도 꽤 빠릅니다. 3월에는 GitHub Copilot CLI 지원이 추가됐고, 3월 말에는 Codex 프리뷰, Windows 호환성, 플러그인 시스템이 소개됐습니다. 4월에는 Codex 사용 가이드와 외부 에이전트 연결 방식까지 연달아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Entire는 아직 초기 제품이긴 하지만, 적어도 비전만 존재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실제로 지금 당장이라도 설치하면 기존 Git 기반 프로젝트에 붙여볼 수 있는 형태로 계속 다듬어지고 있으니까요.

 

저는 그래서 Entire를 단순한 AI 코딩 도구라기보다,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록 계층을 만들려는 시도로 봅니다. 코드 생성은 이미 충분히 빨라졌습니다. 이제 필요한 건 그 결과물을 팀이 이해하고, 검토하고, 되짚을 수 있게 만드는 장치인데요. Entire가 바로 그 지점을 제품으로 풀어내려는 꽤 본격적인 첫 시도로 보입니다. 아직 정답이라고 단정하긴 이르지만, 최소한 문제를 바라보는 방향만큼은 상당히 정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개발자들은 이 방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Entire AI가 던진 문제의식은 분명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좋은 문제를 짚어 제품을 만드는 일과 시장이 그 제품을 곧바로 받아들이는 건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출시 후 몇 달 사이 반응을 보면 평가가 갈립니다.

 

한쪽에서는 “지금 AI 코딩에서 진짜 빠져 있는 조각을 잘 짚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문제는 인정하지만, 이 방식이 얼마나 강력한 해답인지는 아직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저는 이 양면성이 오히려 Entire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고 봅니다.

 

먼저 호의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Entire가 겨냥한 문제가 정말 현실적이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AI가 만들어낸 코드는 점점 늘어나는데, 그 코드가 어떤 프롬프트와 시도, 툴 호출을 거쳐 나왔는지는 쉽게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Checkpoints처럼 세션의 흔적을 Git과 함께 남기겠다는 발상은 단순히 “예쁘다”를 넘어 “실무에 필요하다”는 반응을 끌어냅니다. 공식 사이트와 GitHub 저장소 기준으로도, CLI 프로젝트는 빠르게 주목받아온 느낌입니다. 적어도 문제의식 자체에는 많은 개발자가 동의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여러 에이전트를 섞어 쓰는 환경이 발전하며, 이런 반응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Claude Code로 초안을 만들고, Cursor에서 다듬고, Codex나 Copilot CLI로 보조 작업을 붙이는 흐름이 점점 흔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수록 팀 입장에서 진짜 필요한 건 “최종 코드가 무엇인가”보다는 “그 코드가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가”가 더 중요해질 겁니다. Entire가 출시 직후부터 Codex 지원, 플러그인 시스템, 다양한 CLI 연동을 빠르게 확장한 것도 이런 환경이 실제로 퍼진다는 전제를 반영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회의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습니다. 해외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두 가지 정도입니다. “이게 정말 새로운 해자인가?”, 그리고 “이 문제를 굳이 Entire 같은 별도 레이어로 풀어야 하나?”입니다. 즉, 세션 데이터와 메타데이터를 남기는 아이디어 자체는 이해하지만, 그것이 장기적으로 독립 플랫폼이 될 만큼 큰 가치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간다는 겁니다. 오히려 협업 도구라기보다 나중에 학습용 데이터로 더 가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결국 이들이 짚어낸 문제가 좋은 것과 별개로 그 문제를 가장 잘 푸는 방식인지 아직 모르겠다는 겁니다.

 

이 회의론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개발자들은 원래 새로운 도구에 쉽게 감동하지 않습니다. 특히 Git, PR, 코드 리뷰처럼 이미 굳어진 습관 위에 무언가를 얹는 제품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좋아 보이는데, 그래서 우리 팀이 진짜 이걸 깔고 쓸까?’라는 질문을 반드시 넘어서야 합니다. 실제로 개인 개발자 차원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처럼 보일 수 있어도, 팀 단위 도입으로 넘어가려면 보안, 저장 방식, 운영 부담, 워크플로우 충돌, 실제 리뷰 생산성 개선 같은 훨씬 현실적인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Entire가 받고 있는 시선은 이쯤 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이런 반응을 단순히 부정적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시장이 “이 문제는 진짜다. 다만 해법은 더 지켜보자”라고 말하고 있는 것에 가깝다고 보입니다. 정말 별로인 제품은 논쟁조차 생기지 않으니까요. 적어도 Entire에 회의적인 쪽도 문제 자체는 인정합니다. 논쟁의 중심이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이 방식이 그 문제를 풀 수 있느냐”에 있다는 점은 꽤 중요한 신호입니다.

 

그 때문이라도 이 문제, 그리고 Entire AI를 계속 지켜볼 이유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바뀌는 건 코딩이 아니라 개발팀의 운영 방식일지 모릅니다

AI 시대의 개발 변화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 가장 먼저 생산성을 떠올립니다. 얼마나 빨라졌는지, 몇 명이 하던 일을 몇 분 만에 끝내는지, 개발자 수요가 앞으로 얼마나 줄어들지 같은 이야기들이죠. 그런데 저는 진짜 변화가 그런데만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크게 바뀌는 건 개발팀이 일하는 방식,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나누고 신뢰를 쌓는 방식일 가능성이 큽니다. Entire가 처음부터 Git과 연결된 Checkpoints, 팀 가시성, 검색과 복기 같은 주제를 전면에 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예전에는 코드 작성자와 의사결정자가 거의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알면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대략 따라갈 수 있었죠. 리뷰어도 작성자와 대화하면 빠르게 맥락을 복원할 수 있었고, 인수인계도 “이 부분은 왜 이렇게 구현했는지”를 사람의 기억에 기대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AI가 깊게 개입하는 순간 이 구조는 달라져야 합니다. 프롬프트를 던진 사람, 중간 결과를 선택한 사람, 최종 머지를 승인한 사람, 이후 운영을 맡는 사람이 서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는 단순히 코드만 남겨서는 책임과 판단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앞으로 중요한 건 “누가 빨리 짰느냐”보다 “누가 설명할 수 있게 남겼느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AI가 만든 초안을 가져다 쓰는 일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을 팀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다시 추적할 수 있게 만들고, 리뷰어가 불필요한 추리를 하지 않도록 맥락을 남기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Entire가 제품 차원에서 붙들고 있는 문제도 결국 여기에 있습니다. 코드 생성 경쟁보다, 생성 이후의 기록과 검증, 복기와 감사 가능성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죠.

 

이 변화는 특히 팀 운영에서 더 크게 다가올 겁니다. 코드 리뷰 방식이 바뀔 수 있고, 온보딩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신입이나 새 팀원이 코드베이스를 읽고 질문하면서 맥락을 익혔다면, 앞으로는 “이 변경이 어떤 세션에서 어떤 판단 끝에 나왔는지”까지 함께 훑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장애 대응도 비슷합니다. 예전에는 커밋 로그와 담당자의 기억을 조합해 원인을 복기했다면, 앞으로는 AI 세션 기록과 결정 흐름까지 함께 보는 방식이 더 익숙해질 수 있죠. 특히 규제 산업과 보안이 중요한 환경에서의 투명성, 팀 단위 검색과 가시성 같은 주제를 반복해서 Entire가 강조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Entire가 정말 이러한 문제의 해답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팀 도입과 장기적인 경쟁력은 더 지켜봐야 하니까요.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AI가 코드를 쓰는 시대에 버전 관리의 대상은 더 이상 코드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개발자의 손끝이 아니라 개발팀의 운영 방식부터 바꿔놓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아래 살아남는 개발자의 기준도 조금씩 바뀔 것 같습니다. 단순히 AI를 잘 쓰는 사람보다, AI와 함께 만든 결과물을 팀의 자산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설명할 수 있게 만들고, 협업할 수 있게 만들고, 나중에 다시 꺼내 쓸 수 있게 만드는 능력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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