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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매일 쓸 것 같다던 그 기능, 왜 아무도 안 썼을까?

김태길
9분
1시간 전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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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리서치를 하다 보면 이상하게 자주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사용자는 인터뷰에서 매일 쓸 것 같다고 말하고, 설문에서는 알림이 꼭 필요하다고 체크하고, 쇼핑 앱에서는 가격이 제일 중요하다고 단언한다. 그런데 출시 후 데이터를 보면 그 기능은 며칠 만에 잊히고, 알림은 대부분 꺼져 있고, 결제 단계에서 더 비싼 브랜드가 선택된다. 말이 틀렸고 행동이 맞다는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단순하고, 반대로 행동이 우연이고 말이 진짜라는 쪽도 위험하다. 이 지점이 UX 리서치의 흥미로운 핵심이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힌트고, 그 힌트를 증거로 바꾸는 과정이 바로 UX의 일이다.

 

UX/UI 디자이너에게 유저 리서치는 항상 딜레마를 준다. <출처: 작가, ChatGPT 제작>

 

약간의 도발성 표현이지만, 여기서 유저는 거짓말한다는 표현은 도덕적 비난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인간의 말은 늘 이상적인 자기 이미지와 사회적 기대를 섞어 만든 설명이고, 행동은 마찰과 환경에 반응한 결과다. 그래서 UX 리서치는 유저를 심판하는 일이 아니라, 말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구조적으로 해석하고, 계측과 실험으로 확인해 설계로 바꾸는 일이다. 이 글은 그 간극을 조금 더 테크니컬하게 다루는 방법을 정리한다.

 

왜 말과 행동은 어긋날까? 심리 + 시스템이 함께 만든다

다양한 심리적 요인이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만든다. <출처: 작가>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설명하는 심리적 요인은 이미 꽤 잘 알려져 있다. 첫째는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이다. 사람은 좋은 사용자, 책임감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알림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알림이 귀찮고 피곤해서 꺼버린다. 둘째는 기억 오류다. 지난주에 썼던 것 같다고 말해도 로그에는 기록이 없다. 기억은 저장이 아니라 편집이고, 반복 행동일수록 더 쉽게 섞인다. 셋째는 자기 합리화다. 불편했는데도 괜찮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인정하는 순간 내가 서툰 사용자처럼 보일까 봐, 혹은 내가 선택한 서비스를 깎아내리기 싫어서, 무의식적으로 설명을 예쁘게 만든다. 넷째는 미래 예측의 비현실성이다. 매일 쓸 것 같다는 말은 대부분 현재의 열정으로 미래의 시간을 과대평가한 결과다. 헬스장 등록이 늘 과잉 예약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 더 나아가야 한다. 많은 불일치는 심리만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들어낸다. 알림이 중요하다는 사람이 알림을 안 켠다면, 그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알림을 켜는 흐름이 부담스럽거나, 어떤 알림이 오는지 예측이 안 되거나, 해제와 조절이 불편하거나, 권한 요청 타이밍이 너무 이르거나, 알림 자체가 신뢰를 해치는 경험이었기 때문일 수 있다. 사용자는 의지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마찰과 기본값과 맥락에 반응하는 존재다. 그래서 유저의 말이 거짓이냐 진실이냐를 판단하기 전에, 제품이 어떤 행동을 쉽게 만들고 어떤 행동을 어렵게 만들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UX에서 자주 쓰는 행동과학 해석 도구: 말은 이상, 행동은 마찰의 결과다

여기서 말하는 해석 도구라는 건, 사용자의 발화나 로그를 볼 때 그냥 감으로 해석하지 않고, 어떤 원리로 보면 더 잘 설명되는지를 정해주는 일종의 관점이다.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원인이 달라지고, 원인이 달라지면 처방도 달라진다. 그래서 이 관점들은 디자이너 입장에서 문제를 더 빨리 분해하고, 더 정확하게 실험으로 연결하기 위한 도구로 쓰인다.

 

실무에서 말과 행동의 간극을 해석할 때 유용한 관점들이 있다. 이건 특정 교과서에 박힌 단일한 UX 원칙 세트라기보다, 인지심리학·행동경제학에서 검증된 개념을 UX에서 원칙처럼 활용하는 방식에 가깝다.

 

1) 최소 노력의 법칙

사용자는 가장 쉬운 경로로 흐른다. 의도와 결심보다 손이 덜 가는 선택이 이긴다. 예를 들어, 금융 앱에서 자동이체 등록 기능을 많이 원한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는데 실제 등록률이 낮다면, 그 기능이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등록 과정이 길어서일 수 있다. 계좌 선택, 인증, 약관 동의, 금액 입력, 시작일 선택이 한 화면에 몰려 있고, 중간에 인증이 끊기고, 다시 돌아오면 입력값이 날아가는 순간, 사용자는 말로는 필요하다고 해도 행동으로는 포기한다. 같은 기능이라도 시작 버튼을 홈에 두고, 기본값을 추천으로 채워주고, 다음에 이어하기를 제공하면 등록률이 튀는 경우가 있다. 이때 사용자는 갑자기 의지가 생긴 게 아니다. 덜 피곤해진 거다.

 

<출처: 작가>

 

2) 인지 부하 최소화

사용자는 화면을 읽고 판단하고 기억하고 비교하는 비용을 싫어한다. 알림을 예로 들면, 알림이 중요하다고 말한 사람이 실제로 알림을 꺼버리는 이유는 알림이 정보가 아니라 판단을 요구하는 업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입금 알림, 소비 리포트, 이벤트 혜택, 마케팅 소식이 뒤섞여 오고, 문구는 긴데 핵심이 안 보이고, 눌러도 어디로 가는지 예측이 안 되면, 알림은 계속 작은 판단을 요구한다. 결국 사용자는 알림을 꺼서 인지 부하를 줄인다. 그래서 알림을 살리려면 더 세게 보내는 게 아니라, 알림 자체를 더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알림인지, 왜 지금 왔는지, 누르면 뭐가 해결되는지, 그리고 조절은 어디서 하는지까지 한 번에 이해되게 하는 게 핵심이다.

 

<출처: 작가>

 

3) 기본값 효과

사람은 설정을 잘 바꾸지 않는다. 기본값은 제품이 사용자에게 강하게 주입하는 추천이다. 예를 들어, 뉴스레터 구독이나 푸시 알림이 기본값 켜짐으로 되어 있으면, 사용자는 적극적으로 동의해서 켠 게 아니라 그냥 흘러가다 보니 켜진다. 반대로 기본값이 꺼져 있고, 켤 기회를 한 번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 알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용자조차 그냥 계속 꺼진 상태로 남는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패턴은, 알림을 켜게 만들고 싶어서 온보딩 첫 화면에 권한 요청을 띄우는데, 이때 사용자는 아직 이 앱이 나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거절한다. 그리고 기본값은 그 거절 상태로 굳어버린다. 

 

그래서 기본값 효과를 UX에서 제대로 쓰려면, 언제 기본값을 제안할지와 어떤 맥락에서 기본값이 납득되게 보일지를 같이 설계해야 한다. 가치를 경험한 직후, 그러니까 지금 이 기능을 계속 놓치지 않으려면 알림을 켜두는 게 좋겠다는 타이밍이 되었을 때 기본값 제안이 힘을 갖는다.

 

<출처: 작가>

 

4) 현재 편향과 지연된 보상

사람은 먼 미래의 이득보다 지금 당장의 귀찮음을 더 크게 느낀다. 매일 쓸 것 같다는 발화가 무너지는 이유는, 사용 가치가 늦게 도착할수록 현재의 마찰이 승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계부 앱에서 사용자들이 예산 기능이 있으면 매일 쓸 것 같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며칠 만에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예산 기능이 나에게 도움이 되려면 먼저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월 예산을 입력하고, 결제 내역을 정리하고, 일주일 이상 써봐야 의미가 생기기 때문이다. 보상은 늦게 오는데, 입력은 지금 당장 해야 한다. 그래서 현재 편향이 작동하면 사용자는 단기 피로에 져서 떠난다. 이때 UX가 할 일은 사용자에게 더 성실해지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첫 보상을 앞당기는 것이다. 예산을 직접 입력시키는 대신, 최근 지출을 기반으로 추천 예산을 만들어 주고, 오늘 한 번만 확인해도 바로 보이는 작은 인사이트를 주고, 입력을 미뤄도 괜찮게 만드는 흐름을 제공하면, 보상이 앞당겨지고 이탈이 줄어든다.

 

<출처: 작가>

 

5) 프레이밍과 손실회피

사람은 같은 사실이라도 표현 방식에 따라 다르게 판단하고, 이득보다 손실을 더 크게 느낀다. 쇼핑에서 가격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더 비싼 브랜드를 선택하는 건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 실패할까 봐 두려워 손실을 피하려는 의사결정 구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제품이라도 리뷰 수가 많고, 반품이 쉬워 보이고, 배송이 확실해 보이면 사용자는 더 비싼 선택을 한다. 그건 더 좋은 제품을 사고 싶어서라기보다, 잘못 사서 후회하고 시간과 돈을 잃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다. 그래서 가격 비교 UX만 강화하면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손실회피가 강한 사용자에게는 환불 정책, 품질 보증, 실사용 후기, 비교 표 같은 정보가 결제 전 불안을 줄여준다. 여기서 프레이밍은 문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정책이라도 무료 반품이라고 보여주는 것과 7일 이내 반품 가능이라고 보여주는 것은 사용자에게 전혀 다른 안정감을 준다. 사용자는 이득보다 손실을 먼저 본다. 그래서 결제 단계에서는 싸게 사세요보다 망할 확률을 줄여드릴게요가 더 강력하게 작동할 때가 많다.

 

이 관점들은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말한다. 사용자의 말은 사용자가 되고 싶은 이상을 담고, 사용자의 행동은 마찰과 위험과 기본값에 반응한 결과를 담는다. 그래서 UX 리서치의 목표는 유저의 발화를 믿거나 무시하는 게 아니라, 발화를 가설로 만들고 행동으로 검증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다.

 

<출처: 작가>

 

 

말과 행동을 연결하는 테크니컬 루틴: 가설화 → 계측 → 교차검증 → 실험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걸 안다고 해서 제품이 좋아지진 않는다. 실무에서 중요한 건 그 간극을 반복 가능하게 다루는 루틴이다. 이 루틴은 리서치라기보다 분석 설계와 실험 설계에 가깝다.

 

첫 단계는 발화를 가설 문장으로 번역하는 것이다.

<출처: 작가>

 

사용자의 말 자체는 요구사항이 아니라 의견이고, UX에서 의견은 검증 전까지는 가설이다. 예를 들면, 알림이 필요하다는 발화는 이렇게 바꿀 수 있다. 특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알림을 받으면 사용자는 더 빠르게 재방문하거나, 실수를 줄이거나, 중요한 행동을 완료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알림이라는 기능명이 아니라 이벤트, 맥락, 대상, 기대 효과를 넣는 것이다. 그래야 검증할 수 있다.

 

둘째 단계는 계측이다.

<출처: 작가>

 

행동 데이터는 자연 발생하지 않는다. 이벤트가 정의돼 있지 않으면 관찰할 수도 없다. 최소한 기능의 채택과 유지와 성과를 측정할 이벤트가 필요하다. 알림이라면 알림 켬/끔, 어떤 알림 유형을 선택했는지, 알림을 받은 뒤 어떤 화면으로 유입됐는지, 알림을 끄기까지 걸린 시간 같은 속성이 붙어야 한다. 검색이라면 검색 실행, 검색 결과 클릭, 결과 없음, 검색 후 구매/저장 같은 후속 행동이 이어져야 한다. 즐겨찾기라면 저장, 저장 목록 재방문, 저장 삭제가 이어져야 한다. 이 정도가 되어야 말과 행동을 같은 좌표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

 

셋째 단계는 교차검증이다.

<출처: 작가>

 

여기서 실무자가 자주 실수하는 지점이 하나 있다. 기능 사용률 하나만 보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말과 행동 불일치는 보통 한 지표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채택률, 습관화, 임팩트로 분해해서 봐야 한다. 채택률은 한 번이라도 켰거나 써본 비율이고, 습관화는 반복 사용하거나 유지한 비율이고, 임팩트는 실제 목표 지표에 영향을 줬는지다. 알림을 켠 사람은 적지만 켠 사람의 유지율과 재방문이 높다면, 알림이 필요 없는 게 아니라 알림을 켜게 만드는 UX가 실패한 것이다. 반대로 채택은 높지만 해제도 빠르고 불만도 많다면, 알림 콘텐츠 품질과 빈도, 통제권 설계가 실패한 것이다. 같은 현상이라도 처방이 완전히 달라진다.

 

넷째 단계는 실험이다.

<출처: 작가>

 

관찰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인터뷰는 해석을 제공한다. 인과가 필요하면 실험이 가장 빠르다. 실험은 꼭 거창할 필요가 없다. 권한 요청 타이밍을 첫 가치 경험 이후로 미루기, 기본값을 바꾸기, 알림 빈도 선택을 제공하기, 알림 유형을 좁히기 같은 작은 변화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건 무엇이 가치이고 무엇이 마찰인지 가설을 분리해 실험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UX는 결국 기능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행동이 일어나는 조건을 설계하는 일이다.

 

 

사례를 다시 읽는 방식: 말이 아니라 구조를 본다

<출처: 작가>

 

사용자가 추천이 지겹다고 말하면서 익숙한 영상을 반복 클릭하는 사례는 흔하다. 이건 사용자가 모순적이라서라기보다 탐색과 안정 사이의 균형 문제다. 새로운 걸 보고 싶다는 말은 욕망이고, 실패 비용을 피하려는 행동은 손실 회피다. 그래서 추천 UX에서 중요한 건 새로움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탐색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다. 예를 들면, 새로움의 강도를 조절하거나,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을 적절히 섞어 주거나, 새로움을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된다.

 

알림 사례도 마찬가지다. 알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고 실제 설정은 낮다면, 이건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값과 마찰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어떤 알림이 오는지 불명확하면 사용자는 신뢰를 잃고, 통제권이 없으면 피로를 느끼고, 권한 요청이 너무 이르면 아직 가치도 모르는 데 부담만 느낀다. 알림은 기능이라기보다 관계 설계에 가깝다. 무엇을 언제 어떤 톤으로 어느 빈도로 보낼지, 그리고 사용자가 언제든 쉽게 조절할 수 있게 할지의 문제다.

 

검색이 편하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즐겨찾기를 더 쓰는 패턴도 자주 나온다. 이때 검색이 나쁘다는 결론은 위험하다. 검색은 탐색이고, 즐겨찾기는 반복 사용을 위한 캐시다. 사람은 매번 질문하는 것보다 한 번 저장하고 다시 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UX는 검색을 더 빠르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저장과 재방문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흐름을 설계해야 한다. 말은 검색이 편하다고 하지만, 행동은 반복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쇼핑에서 가격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더 비싼 브랜드를 선택하는 건 합리 vs 감성 싸움이 아니다. 불확실성을 줄이는 신호가 더 강하게 작동한 결과일 수 있다. 리뷰 평점, 후기 사진, 브랜드 신뢰도, 반품 정책, 배송 안정성은 손실을 줄여주는 정보다. 그래서 가격 중심 UX로만 몰고 가면, 오히려 결제 단계에서 사용자의 진짜 불안을 놓치게 된다. 이 영역에서 UX가 해야 하는 일은 가격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실패할까 봐 두려운 마음을 줄이는 것이다.

 

 

사용자는 거짓말을 한다, 그래서 UX는 더 정교해질 수 있다

<출처: 작가>

 

사용자는 거짓말한다. 하지만 그건 악의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값에 가깝다. 사람은 이상적인 자신을 말로 만들고, 현실의 자신을 행동으로 만든다. 그래서 리서치에서 중요한 건 유저가 틀렸다고 선언하는 게 아니라, 말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전제로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다. 발화는 단서이고, 행동은 증거다. 단서를 가설로 만들고, 계측으로 관찰하고, 교차검증으로 해석하고, 실험으로 인과를 확인하는 과정이 쌓이면, 유저의 말은 더 이상 위험한 소음이 아니라 제품을 정교하게 만드는 힌트가 된다.

 

UX 리서치는 탐정의 일과 닮아 있다. 증언만 믿지 않고, CCTV만 맹신하지도 않는다. 증언과 CCTV를 같은 사건의 다른 시점으로 보고, 그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방식으로 진실에 가까워진다. 유저는 거짓말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디자이너는 유저와 싸우는 사람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전제로 더 안전하고 덜 피곤한 행동 경로를 만드는 사람이 된다. 그게 결국 더 좋은 디자인으로 가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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