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IT
위시켓
AIDP
콘텐츠프로덕트 밸리
요즘 작가들컬렉션물어봐
놀이터
콘텐츠
프로덕트 밸리
요즘 작가들
컬렉션
물어봐
놀이터
새로 나온
인기
개발
AI
IT서비스
기획
디자인
비즈니스
프로덕트
커리어
트렌드
스타트업
서비스 전체보기
위시켓요즘ITAIDP
고객 문의
02-6925-4867
10:00-18:00주말·공휴일 제외
yozm_help@wishket.com
요즘IT
요즘IT 소개작가 지원
기타 문의
콘텐츠 제안하기광고 상품 보기
요즘IT 슬랙봇크롬 확장 프로그램
이용약관
개인정보 처리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위시켓
대표이사 : 박우범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211 3층 ㈜위시켓
사업자등록번호 : 209-81-57303
통신판매업신고 : 제2018-서울강남-02337 호
직업정보제공사업 신고번호 : J1200020180019
제호 : 요즘IT
발행인 : 박우범
편집인 : 노희선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우범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아54129
등록일 : 2022년 01월 23일
발행일 : 2021년 01월 10일
© 2013 Wishket Corp.
로그인
요즘IT 소개
콘텐츠 제안하기
광고 상품 보기
개발

AI로 빨리 만드는 팀보다 '덜 흔들리는' 팀이 이기는 이유

정현
11분
1시간 전
243
에디터가 직접 고른 실무 인사이트 매주 목요일에 만나요.
newsletter_profile0명 뉴스레터 구독 중

바이브 코딩이 자리 잡은 지금, AI 에이전트로 화면과 수정안을 먼저 받아보고 일을 이어가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덕분에 구현은 빠르게 진행되지만, 그 결과를 승인 가능한 결정으로 바꾸는 근거는 함께 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이런 결론이 나왔는지, 어떤 전제 위에서 만들어졌는지, 어디까지 바뀐 것인지, 무엇을 확인하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가 함께 오지 않으면 결과와 판단 사이의 연결고리가 끊기게 되고, 불확실성이 표시되지 않은 채 진행된 변경은 배포 이후 핫픽스, 롤백, 커뮤니케이션 비용으로 그대로 돌아옵니다.

 

이번 글은 바이브 코딩을 창시한 Andrej Karpathy의 관찰을 출발점으로, 빠른 결과물을 ‘승인 가능한 결정’으로 바꾸기 위해 팀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네 가지 질문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전 프롬프트(andrej-karpathy-skills) 적용법을 함께 살펴볼 예정입니다.

 

미리 요점만 콕 집어보면?

  • 바이브 코딩(Vibe coding)으로 결과물이 먼저 나오기 시작했지만, 성과를 가르는 지점은 코딩 속도가 아니라, 승인·검증·책임 같은 결정의 품질로 이동했습니다.
  • AI는 헷갈리는 지점을 스스로 드러내지 않은 채 그럴듯한 가정으로 진행할 수 있고, 이때 팀이 잃는 것은 ‘왜 이 선택을 했는지’라는 설명과 책임의 경계입니다.
  • Think Before Coding, Simplicity First, Surgical Changes, Goal-Driven 네 가지 질문으로 가정·단순함·범위·성공 기준을 먼저 고정하면, 속도는 유지하면서도 실패 비용과 신뢰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구현이 빨라진 시대, 문제는 코드 밖에서 커진다

바이브 코딩이 바꾼 결정의 순서

요즘 개발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쓰는 개발 언어가 자바스크립트도 파이썬도 아니라 영어인 것 같다는 농담이 자주 나옵니다. 코드보다 먼저 말이 나가고, 말이 곧 작업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버튼 눌렀을 때만 이상해요”, “이 흐름에서 고객이 빠져나가요.”, “이걸 이렇게 바꿔볼까요?” 같은 문장만으로도 AI 에이전트는 관련 맥락을 찾아 수정안을 만들고, 테스트나 문서까지 곁들인 결과물을 가져옵니다. 이제 사람의 일은 구현 자체보다,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의 맥락과 기대 결과를 정리해 전달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한 단어로 붙잡아준 표현이 “바이브 코딩(Vibe coding)”입니다. 안드레 카파시(Andrej Karpathy)가 2025년 2월 X에서 이 표현을 사용하면서, 자연어로 지시하고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내는 방식이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기 시작했죠.

 

<출처: Andrej Karpathy, X>

 

바이브 코딩이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많은 팀이 “말로 지시하고 결과물을 받는 방식”을 자연스럽게 업무 흐름에 편입했습니다. 변화는 구현 속도 향상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결과물이 지나치게 빨리 나오기 시작하면, 팀은 ‘결정을 먼저 세우고 구현한다’가 아니라, ‘구현된 결과물을 먼저 보고 결정한다’는 순서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 순간부터 문제는 코드가 아니라, 그 코드가 어떤 전제와 선택 위에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 선택을 어떤 기준으로 검증하고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지 같은 ‘코드 밖의 운영’에서 더 크게 발생합니다.

 

실수는 더 교묘해지고 질문은 줄어든다

Karpathy는 최근 몇 주 동안 Claude로 코딩하며 자신의 작업 방식이 급격히 에이전트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는데요. 여기서 핵심은 “더 빨라졌다”보다는 “실수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출처: 작가, ChatGPT로 이미지 제작>

 

이제 실수는 문법 오류처럼 눈에 띄는 문제가 아니라, 틀린 가정이나 미묘한 개념 오류처럼 더 발견하기 어려운 형태로 나타납니다. 더 위험한 건, AI가 헷갈리는 지점을 스스로 표시하거나 확인 질문을 던지기보다, 그럴듯한 가정을 세운 채 그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트레이드오프가 드러나지 않거나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지거나, 요청과 무관한 변경이 섞이며 책임 범위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출처: Andrej Karpathy,X)

 

AI가 만든 결과물이 깔끔할수록 팀은 “일단 반영하자”는 분위기에 쉽게 휩쓸립니다. 원래라면 “이 가정 맞아?”, “다른 방법은?”, “여기까지 바꾸는 게 맞아?” 같은 질문이 오가며 선택이 다듬어졌을 텐데, 결과물이 먼저 도착하면 그런 질문이 생략되거나 나중으로 밀립니다. 그러다 보니 선택은 ‘합의된 이유’로 남기보다, ‘이미 만들어진 결과물’을 채택하는 형태로 굳어지기 쉽습니다.

 

이 흐름이 반복되면 조직이 가장 먼저 잃는 것은 ‘왜’라는 설명입니다. 무엇이 바뀌었는지는 남지만, 왜 그렇게 했는지, 어떤 선택을 포기했는지, 어디까지가 확실하고 어디부터가 가정인지 같은 결정의 근거는 쉽게 사라집니다. 근거가 남지 않으면 조직은 문제가 생긴 뒤에야 결과를 보고 이유를 거꾸로 추론해야 합니다. 이 비용은 재작업에 그치지 않고, 일정 예측 가능성 하락과 고객 신뢰 하락으로 확장됩니다.

 

그래서 불확실성을 먼저 드러내고, 범위를 제한하고, 성공 기준으로 확인하는 흐름을 팀의 기본 동작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죠. 2026년의 성과는 더 빨리 만드는 팀이 아니라, 이렇게 신중함을 운영으로 강제해 실패 비용을 통제하는 팀에서 갈릴 겁니다.

 

 

속도 경쟁 이후의 승부처는 결정의 품질이다

실행이 빨라지면 섣부른 결정이 나올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된 지금, 회의가 끝나기도 전에 프로토타입에 가까운 화면이 먼저 나오는 건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이 부분을 이렇게 바꿔볼까요?”라고 말하면, 몇 분 안에 클릭해 볼 수 있는 수준의 화면이 바로 만들어지고, 팀은 그걸 보면서 다음 질문을 던집니다. 예전에는 방향을 어느 정도 잡아두고 나서야 화면을 붙였지만, 이제는 화면이 먼저 나오고 방향은 그 다음에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행이 빨라진 결과, 결정이 만들어지는 순서가 자연스럽게 바뀐 겁니다. 이 순서의 역전은 분명히 유용합니다. 말로만 주고받을 때보다 훨씬 빨리 감을 잡을 수 있고, “어떤 게 더 낫지?”를 실제 화면을 보며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제는 ‘볼 수 있는 것’이 빨리 생길수록, 따져봐야 할 질문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Karpathy가 지적했듯 AI는 헷갈리는 지점을 스스로 표시하거나 확인 질문을 던지기보다, 확인되지 않은 전제를 검증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해 버릴 수 있습니다. 결과물이 빨리 도착하면 충분히 따져보기 전, AI가 가져온 그럴듯한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쉬워지죠. 이때 결정을 더 서두르게 됩니다.

 

<출처: 작가, ChatGPT로 이미지 제작>

 

여기서 팀이 치르는 비용은 구현 비용이 아니라 판단 비용입니다. 화면은 결과를 보여주지만, 그 결과가 어떤 전제 위에 서 있는지, 무엇을 포기했는지, 어디까지가 확실하고 어디부터가 추측인지까지는 저절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정이 빨라질수록 “왜 이 방향이었지?”라는 질문은 나중으로 밀립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부터 비용이 현실로 나타나는데요. 배포 후 모니터링에서 이상 징후가 잡히고, 급히 원인을 좁히느라 로그를 뒤지고, 급한 수정(핫픽스)을 올리고, 영향 범위를 확인하느라 관련 팀이 줄줄이 붙습니다. 고객 문의가 늘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추가되고, 한 번 흔들린 신뢰는 다음 출시의 속도까지 늦춥니다. 빠르게 만든 결과물이 결국 당장의 운영 비용과 다음 시도를 주저하게 만드는 신뢰 비용을 함께 남기는 셈입니다.

 

앞으로의 생산성 경쟁은 속도 자체가 아니라, 결정의 품질에서 갈릴 겁니다. 결정의 품질이란 정답을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실패 비용을 통제하는 능력이죠. 같은 속도로 실행하더라도 어떤 팀은 작은 실험으로 위험을 제한하고, 어떤 팀은 한 번에 크게 바꿔 위험을 키웁니다. 또 어떤 팀은 가정과 제약을 먼저 드러내고 시작하지만, 어떤 팀은 그럴듯한 결과물에 기대어 넘어갑니다. 이 차이가 쌓이면 결과물의 양보다는 출시의 신뢰와 학습 속도에서 격차가 벌어지겠죠.

 

실패 비용을 줄이는 팀은 결정이 남는 구조를 만든다

제품 조직에서 속도는 언제나 비용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빨리 만드는 팀이 늘 좋은 결과를 내는 건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건 실패했을 때 얼마나 빠르고 작게 수습할 수 있느냐입니다. AI가 결과물의 양을 늘려주는 건 맞지만, 그 결과물이 확인되지 않은 전제 위에 올라가 있으면 실패 비용도 같이 커집니다.

 

그래서 속도가 빨라질수록 팀이 챙겨야 하는 건 ‘더 많은 결과물’이 아니라 ‘결정이 남는 구조’입니다. 어떤 전제에서 출발했는지, 어떤 대안을 버렸는지,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 문제가 생기면 어디까지 책임질지. 이게 남아 있어야 문제가 생겼을 때도 대응이 빨라지고, 다음 시도를 할 때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속도를 지키는 팀은 결국, 실행만 빠른 팀이 아니라 결정이 남는 팀입니다.

 

그리고 이 ‘결정이 남는 구조’는 개인의 역량에 기대서 만드는 게 아니라, 결정이 잘 남도록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중요한 건 “결정이 먼저, 결과물이 나중”이라는 순서를 되찾는 게 아닙니다. 결과물이 먼저 도착하더라도, 그 결과가 어떤 전제 위에 서 있는지, 무엇을 포기했는지,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 같은 근거가 반드시 남게 해야 합니다.

 

근거가 없으면 멈추고, 근거가 갖춰지면 진행합니다. 이 간단한 원칙이 불확실한 결정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실패 비용을 낮춰줍니다.

 

 

결정을 내리기 전 던져볼 수 있는 네 가지 질문

AI는 속도를 주지만 경고등은 켜지 않는다

앞에서 말한 문제는 간단합니다. 결과물이 너무 빨리 나오면서 팀이 결정을 다듬을 시간을 잃는다는 것, 그리고 그 순간부터 위험의 기준이 “틀렸냐 맞았냐”가 아니라 “왜 그렇게 했는지 설명할 수 있냐”로 바뀐다는 것입니다. 

 

Andrej Karpathy가 최근 글에서 던진 경고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AI는 확인되지 않은 전제를 스스로 세운 채 그럴듯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되묻지 않은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지거나, 요청과 무관한 변화가 섞여 책임 범위가 넓어지는 일도 생깁니다. 결국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설명과 책임이 따라오지 못한 채 결정이 굳어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이제 소개할 네 가지 질문은 Karpathy가 원문에서 ‘4원칙’이라고 이름 붙여 선언한 문구가 아닙니다. 그의 관찰(틀린 전제, 불필요한 복잡화, 범위가 커지는 변경, 성공 기준 부재)을 바탕으로, 실무에서 반복 가능한 행동 규칙으로 다시 정리한 요약본입니다. (만약 이 규칙을 바로 적용하고 싶다면andrej-karpathy-skills를 참고해 주세요.)

 

이 네 가지 질문은 결국 한 가지 역할을 합니다. 바로 AI가 빠르게 가져온 결과물이 조직 안에서 ‘그럴듯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굳어지지 않게, 결정을 내리기 전 한 번 더 확인하는 겁니다. 이 질문이 없으면 팀은 결과물을 먼저 보고 따라가게 되고, 이유는 문제가 생긴 뒤에야 끼워 맞추게 됩니다. 그러면 대응이 늦어지고, 일정은 흔들리고, 고객 신뢰도 같이 흔들립니다. 반대로 이 질문이 기본값이 되면 실행 속도는 유지하면서도 결정은 덜 흔들리게 됩니다.

 

첫째, Think Before Coding: 지금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는 건 무엇인가

AI가 제안한 결과를 보기 전에, 혹은 보더라도 최소한 이 질문은 먼저 해야 합니다. “이 제안이 성립하려면 어떤 전제가 맞아야 하지?” 전제를 먼저 드러내면 팀이 확인해야 할 지점이 선명해지고, 논의가 ‘느낌’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조건으로 정리됩니다. 특히 이해관계자가 섞인 제품 결정에서는 전제가 틀렸을 때의 비용이 단순한 일정 지연이 아니라 고객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제를 확인하지 않은 채 진행하는 방식이 더 위험해집니다.

 

  • 우리가 당연하다고 전제한 것은 무엇인가
  • 모르는 부분은 무엇이고,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는가
  • 확인할 수 없다면, 위험을 어디까지 감수할 것인가

 

예를 들면, AI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기기 전에 “전제 3개, 확인이 필요한 점 3개, 주요 위험 3개를 먼저 적고 시작하라”는 규칙을 붙일 수 있습니다. 결과물을 받기 전에 ‘전제와 확인 항목’이 먼저 오게 만드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AI가 확인 없이 넘어간 전제들을 초반에 드러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팀은 더 적은 비용으로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둘째, Simplicity First: 더 멋진 선택이 아니라 더 빨리 확인 가능한 선택인가

AI는 ‘미래를 대비한다’라는 이유로 구조를 쉽게 복잡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 조직에서 중요한 건 멋이 아니라 확인 가능성입니다. 단순할수록 검증이 쉽고, 문제가 생겼을 때 되돌리기도 쉽고, 책임 범위도 좁아집니다. 즉, 단순함은 느리게 가자는 구호가 아니라 실패 비용을 낮추는 방식입니다. 확인 가능한 단순함을 택하면 같은 속도로 움직여도 흔들림이 줄고, 팀은 지속 속도를 지키기 쉬워집니다.

 

  •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단순한 형태는 무엇인가
  • 복잡한 안을 선택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 검증과 되돌리기가 더 쉬운 쪽은 어느 쪽인가

 

예를 들면, “지금 제안한 안을 더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대안 2개를 함께 제시하라. 각 대안은 확인 방법까지 포함하라”를 기본 템플릿으로 줄 수 있습니다. 복잡한 결과물이 나오면 ‘단순화’를 한 번 더 거치게 만드는 겁니다. 이 과정은 지금 당장의 작업을 느리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출시 이후에 생길 설명과 수습 비용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셋째, Surgical Changes: 이번에 책임질 수 있는 범위만 바꿨나

AI가 자주 만드는 문제는 “의도하지 않은 범위까지 함께 바뀌는 결과”입니다. 원래 고치려던 것 말고도 주변까지 같이 손대면, 설명해야 할 내용이 늘어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찾기도 어려워집니다. 되돌리는 일도 훨씬 부담스러워집니다. 그래서 팀 규칙은 단순합니다. 이번 목적과 직접 상관없는 수정은 다음으로 미룹니다. 범위를 통제하는 것이 곧 실패 비용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이번 변경의 목적은 한 문장으로 무엇인가
  • 목적과 직접 관련 없는 변화가 섞였는가
  • 섞였다면, 지금 꼭 해야 하는가, 아니면 분리할 수 있는가
  • 이번 결정이 책임 범위를 넓히는가, 좁히는가

 

예를 들면, “이번에 바꿔도 되는 것”과 “이번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적어두는 규칙을 둘 수 있습니다. “UI 문구만 변경, 데이터 구조 변경은 금지”처럼 경계선을 문장으로 정해두는 겁니다. 그리고 결과물을 받았을 때는 기능 설명보다 먼저, 약속한 범위를 넘어선 변화가 섞였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이 한 번의 확인만으로도 ‘좋아 보이지만 커진 변화’를 초기에 막을 수 있습니다.

 

넷째, Goal-Driven: 무엇을 만족하면 끝인가가 먼저 합의됐나

AI는 목표가 명확할수록 잘 움직입니다. 문제는 ‘끝’이 정해져 있지 않을 때입니다. 끝의 정의가 없으면 더 좋은 답을 찾는다는 이유로 손대는 범위가 자연스럽게 커지고, 불필요한 수정까지 섞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그럴듯하다”가 아니라 “성공 기준을 만족했다”로 종료를 정의하는 일입니다. 성공 기준이 먼저 합의되면 평가는 감이 아니라 확인으로 바뀌고, 승인도 속도보다 위험 대비 관점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기준이 고정되면 결과물이 더 빨라져도 결정은 덜 흔들립니다.

 

  • 이번 변경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 무엇을 확인하면 끝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 실패의 징후는 무엇이고, 보이면 어떻게 되돌릴 것인가

 

순서를 이렇게 고정하면 됩니다. “성공 기준을 먼저 적고, 그 기준을 확인하는 방법을 먼저 정한 다음에 실행한다.” 성공 기준과 종료 조건이 선행되면 변경의 경계가 생기고, AI의 반복 수정이 범위 확장으로 번지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팀도 ‘그럴듯함’이 아니라 ‘검증된 기준 충족’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반대로 끝이 불명확하면 결과물은 늘어도 확신은 늘지 않습니다.

 

<출처: 작가, ChatGPT로 이미지 제작>

 

정리하면, 이 네 가지 원칙은 AI를 “더 잘 쓰는 요령”이 아니라, AI가 빠르게 가져온 결과물이 ‘그럴듯함’만으로 결정이 되지 않도록 멈추게 만드는 팀의 규칙입니다. 시작 전에 전제를 드러내고, 가능한 한 단순한 선택부터 확인하고, 의도하지 않은 범위 확장을 막고, 성공 기준과 종료 조건을 먼저 고정하는 것. 이 네 가지가 운영의 기본값이 되면, 실행 속도는 유지하면서도 실패 비용은 줄이고 결정은 덜 흔들릴 수 있습니다.

 

 

마치며: 결과물이 아닌 결정이 남는 팀이 되는 법

바이브 코딩이 익숙해진 지금, 팀은 점점 “결과물을 보고 결정하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끌려갑니다. 화면이 먼저 나오고, 수정안이 먼저 도착하고, 테스트까지 붙어 있으면 그 흐름을 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솔직히 말해 너무 매력적입니다. 회의실에서 말로만 왔다 갔다 하던 시간이 줄어들고, “일단 만들어보자”가 몇 분 안에 현실이 되니까요. 한 번 이런 속도에 익숙해지면, 예전처럼 ‘먼저 오래 이야기하고 나중에 만들어보는 방식’으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돌아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차이는 “AI를 쓰냐 마냐”가 아니라, “AI가 가져온 그럴듯한 결과물을 어떤 기준으로 ‘결정’으로 바꾸느냐”에서 납니다. 결과물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더 깔끔해질 겁니다. 문제는 그럴듯함이 곧 옳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AI의 실수는 이제 눈에 띄는 오류가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전제, 의도하지 않은 범위 확장, 불필요한 복잡화, 끝이 정해지지 않은 채 커지는 변경처럼 ‘조용한 방식’으로 섞여 들어옵니다. 

 

이런 종류의 실수는 들어가는 순간보다 나중에 발견되었을 때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비용은 단순한 수정 시간을 넘어, 일정의 흔들림과 커뮤니케이션 부담, 고객 경험과 신뢰의 흔들림으로 번집니다.

 

오늘 정리한 네 가지 질문은 결국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결과물이 빠르게 나올수록, 결정은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단단하게’는 시간을 늘리자는 말이 아닙니다. 전제를 먼저 확인하고, 단순한 선택부터 검증하고, 의도하지 않은 범위를 막고, 성공 기준과 종료 조건을 먼저 합의하는 순서를 지키자는 뜻입니다. 이 순서만 놓치지 않으면, 팀은 AI가 주는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그 속도가 남기는 그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음번에 AI가 또 한 번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가져오면, 한 번만 이렇게 물어보면 됩니다. “이건 어떤 전제 위에 있고, 어디까지 바뀌었고, 무엇을 확인하면 끝인가?”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결과물은 ‘그럴듯한 안’에서 ‘승인 가능한 결정’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그 전환을 안정적으로 해내는 팀이 2026년에도 빠르게 만들면서 덜 흔들리는 팀이 되지 않을까요?

 

©️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