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페이스북의 얼굴, 마크 주커버그
8분
2021.01.08.5.3K

마침내 2004년 2월 4일 오후, 페이스북 서비스가 오픈 했습니다. 당시 페이스북 메인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더페이스북은 대학교 학생들 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사람을 연결하는 프로그램 입니다. 우리는 하버드 학생들을 위해 이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학교의 인물들을 검색하거나 수업을 함께 듣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고 친구를 찾아볼 수 있는 이 서비스를 통해서 당신만의 소셜네트워크를 만들어보세요.” 페이스북 가입자는 삽시간에 엄청난 규모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주커버그는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하버드를 중퇴하고 본격적으로 페이스북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05년 MTV가 7500만 달러에 인수 의사를 보였지만 거절했고, 2006년 야후가 10억 달러에 인수 제의를 했지만 이 역시 거절했습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0년, 26살의 나이에 이미 그의 재산은 69억 달러, 약 8조원으로 미국 갑부 서열 35위에 올랐습니다. 2010년 대중잡지 배니티 페어는 정보화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꼽았고, 같은 해 타임이 뽑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주커버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업에 대해서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보다 더 효율적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좋은 경험을 하고 오히려 시간을 더 알차게 쓸 수 있도록 한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사업에 대한 철학을 드러냈습니다. 주커버그는 2010년 개봉된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소셜네트워크>을 보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프라윈프리 쇼에 나와서 자신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은 항상 일만 했으며 실연을 이유로 페이스 매쉬를 만들었다는 것도 완전히 영화적 허구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주커버그는 자신이 상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런 면도 있습니다. 그의 페이스북 프로필을 보면 U2와 너바나를 좋아하고 영화 트로이를 재미있게 본 전형적인 서구의 젊은이인 것입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평가나 그가 이룬 업적을 보면 단순히 평범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주커버그는 하버드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수재며,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그러한 간판을 포기할 정도로 의지력이 강한 사람입니다.

2004년 4월 냅스터 창업자인 숀 파커는 페이스북의 성공 가능성을 믿고, 주커버그에게 일방적으로 연락해서 그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녁식사 자리에서 파커는 주커버그가 단기간에 빨리 돈을 벌고 빠져나가자는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그에게 전제군주시대의 황제와 같은 기질이 있으며, 굉장한 야심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2007년 경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스티브 발머가 두 차례 주커버그를 찾아왔습니다. 페이스북을 사겠다는 것이었는데 평가가치는 무려 150억 달러였습니다. 만약 회사를 팔게 되면 주커버그의 수중에는 40억 달러 가량이 주어질 판이었습니다. 회사가 팔리면 경영권은 당연히 마이크로소프트로 넘어가게 되어 있었고, 주커버그는 자신이 통제권을 가질 수 없다면 결코 회사를 팔지 않겠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럴 가능성은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의 거절이었습니다. 자신이 사령탑이 되어야 하는 주커버그의 황제 기질이 또 한 번 발휘된 셈입니다. 물론 이후에도 페이스북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습니다. IT 온라인 혁명 초창기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당대의 벤처, 스타트업 인터넷 사업가들은 당장의 큰 경제적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사업을 지켜나간 경우가 많았고, 그렇게 IT사업 분야의 거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것은 플랫폼, 설계, 아이템과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숱한 유혹과 위기를 이겨내고 해당 분야의 거두로 성장하게 된 것이고 주커버그는 약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자질과 역량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커버그를 실제로 본 사람들의 평에 따르면 그는 심리학자로서의 기질이 강하고,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에 대한 통찰력이 대단히 뛰어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중요한 자리에서도 답변을 하기 전에 생각을 하느라 한 번씩 멈추곤 했는데, 그 이후에 이어지는 답변들은 모두 상당히 논리정연 했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의 서비스는 사람이 중심이 됩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모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커뮤니티 서비스들이 그렇습니다. 핵심은 사람에 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통찰이 중요하고 해당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사람을 이용해서 경제적 효과를 누릴 생각을 하기 보다는 심리학자들처럼 사람의 심리를 읽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커버그는 내성적이고 부끄럼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지만 자신의 일과 관련해서는 동물적인 리더십과 확신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그는 회사의 리더는 머릿속에 의사결정구조를 미리 가지고 있어서 우물쭈물 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결정을 할지 분명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편 주커버그와 창업동지들은 프로그래밍을 할 때 방해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바로 옆에서 일을 하는데도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들이 비록 창의적이고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이지만, 일을 할 때는 철저하게 독립적이면서 몰입해서 작업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10년 전인 2010년 주커버그는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둔 경영자는 일찍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그 파장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서 빌게이츠와 워렌버핏이 주도하는 기부서약 운동에 동참해 자신의 재산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서명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는 한국말로 직역하면 사회적 연결망입니다. 이러한 커뮤니티 분야의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사회에 대한 통찰과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능력은 우리 공동체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공유 경제의 시대입니다. 공유에 대한 적극적 마인드와 공감 능력으로 21세기 경제를 이끌어가는 사업가들에게 필수적인 덕목이 될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2017년에 이미 월 사용자가 20억을 돌파했습니다. 2020년 현재 72억 명의 사용자가 있으며, 브랜드 가치는 약 703억 달러로 전 세계 기업 중 5위를 차지합니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에서 수집된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관리하다보니 여러 가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급변하는 IT환경에서 10년 이상 최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군림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비상한 머리와 함께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로, 20대 초반에 세계를 제패하는 IT서비스를 만들어낸 페이스북의 주인장인 주커버그의 다음 행보에 많은 사람들이 귀추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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