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실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된다. 기획서가 디자인 시안으로, 개발자의 코드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설득과 설명만으로는 100% 기획자의 의도를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 툴을 이용해 아이디어를 현실화한다면 어떨까? 커뮤니케이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커서(Cursor), 클로드 코드(Claude Code) 같은 도구들이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구글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를 활용해 직접 ‘인플루언서 검색 앱’을 만들어본 경험을 나눠보고자 한다.
물론 기획자가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서비스가 전문 개발자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결과물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고객 서비스를 위해서는 여전히 엔지니어링의 정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MVP(최소 기능 제품) 수준의 동작하는 프로토타입으로 증명해 내는 과정에서, 안티그래비티가 기획자에게 어떤 강력한 툴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은 분명하다. 오늘은 이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미리 요점만 콕 집어보면?
- 기획자로서 구글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라는 바이브 코딩 툴을 활용하여 '인플루언서 검색 앱'의 MVP를 직접 제작하고, 배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AI 에이전트의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Node.js, Python 설치, Antigravity 권한 설정 등의 기초 환경 구축과 Planning, Fast 모드를 활용한 체계적인 설계 및 명확한 지시가 중요했습니다.
- 이 경험을 통해 기획자는 아이디어를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으로 증명하고, 구조화된 설계와 명확한 지시로 AI를 조율하는 '새로운 근육'을 얻어 기획의 언어가 바뀌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처음 MVP는 인플루언서 검색으로 시작했다. 목표는 공동구매 할 상품만 입력하면 알아서 잘 팔 수 있을 만한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찾고, 자동으로 문구까지 작성해 DM 발송까지 가능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MVP를 인플루언서 검색으로 정한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인스타그램에서 검색만으로는 공동구매에 최적화된, 즉 상품을 잘 팔아줄 인플루언서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격대와 카테고리 상품 핏이 맞으면서도 콘텐츠가 활성화되어 있는 인플루언서를 쉽게 찾을 수 있게 직접 만들게 된 것이다.
처음엔 단순히 안티그래비티 채팅장에 “인플루언서를 검색하는 앱을 만들어줘”라고 한 줄만 입력하면, 뚝딱하고 앱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크롤링하기 위해 Node.js와 Python 같은 추가 기능이 필요하다는 사실과 중간에 터미널 창까지 뜨는 바람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기획자인 나에게 맞게 다시 설명을 요청하거나, 오류 메시지를 캡처해서 익숙한 제미나이, 챗GPT에 다시 물어보았다. 답변은 개발을 위한 실행 환경구축과 안티그래비티 초기 세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기획자의 로컬 PC 환경은 문서를 작성하고, 디자이너와 개발자와 소통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코드를 작성하고 수십 개의 파일을 넘나들며,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구동할 수 있게끔 권한과 도구를 세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우선 안티그래비티를 설치 후 프로젝트 폴더를 생성한다. 그리고 워크스페이스를 설정해, 안티그래비티와 연결하여 AI 에이전트가 작업할 영역에 대해 지정한다.
추가로 오른쪽 상단에 있는 설정 아이콘 ⚙ Editor-Specific-Settings → Open antigravity user settings → Agent에 ARTIFACT 항목을 Agent Decides로 설정한다. 그리고 아래에FILE ACCESS 부분도 모두 활성화한다. 이는 코딩을 모르는 기획자의 경우엔 권한을 에이전트에게 주어, 마치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알아서 일할 수 있도록 ‘책상’을 놔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AI 에이전트가 웹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거나, 데이터 분석 로직을 수행할 땐 알아서 일꾼처럼 일할 수 있는 Node.js와 Python이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크롤링하기 위해서는 'pandas instaloader' 라이브러리 설치가 필요하다. 이때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에 따라 필요한 라이브러리는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설치 또는 안내해 주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만들어진 서비스를 구현하고 검증하기 위해, Chrome 브라우저를 조작하여 영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앞서 설치한 프로그램들이 인스타그램에서 데이터를 찾아오는 역할을 했다면, 해당 데이터를 쌓아두는 저장소가 필요하다. 데이터 저장소는 MySQL, MongoDB 등으로 구현할 수 있는데, 로컬 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DB 부분은 다뤄야 할 내용이 워낙 많아서, 이번 글에서는 복잡한 DB 구축 대신 기획자가 데이터를 파악하기 쉬운 CSV 파일로 만들어서 간단하게 사용했다. CSV 파일은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같은 파일에 차곡차곡 계속 데이터를 쌓아 주었다.
개발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앱을 만들다 보면 중간에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매우 당황스럽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을 크롤링할 땐 연속으로 데이터를 요청하면 봇으로 간주해서 차단(Soft Ban)하는 현상이 생겼다. 보통 시간당 20~30건 정도 크롤링한 후 멈췄다. 그래서 공구에 최적화된 기준을 만들고 해당 기준에 충족하는 1,000건 정도만 시간차를 두고 내려받아 data.csv 데이터 파일을 만들어서 사용했다. 이처럼 문제가 생겼을 땐 해결 방법에 대해서도 물어보면서 진행하면 된다.
안티그래비티는 해당 기능을 구현하면서도 다른 기능을 따로 구현할 수 있는 에이전트 매니저가 있어서 여러 개의 기능과 앱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 즉 크롤링 기능과 검색 기능을 따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각각 히스토리 관리가 가능하여 에이전트 간 조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획자가 마치 코딩이 아니라 PM 역할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안티그래비티에서는 특히 Planning과 Fast 모드가 구분되어 있어, Planning 모드에서 큰 그림을 설계하고 Fast 모드에서 디테일로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 좋았다.
프롬프트: 인플루언서 찾는 앱을 만들되 이름, 아이디, 카테고리, 팔로워 수로 검색/정렬할 수 있게 해줘.
인플루언서 검색 개발 계획 <출처: 작가>
Fast 모드에서는 개발 계획서대로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된다. 그리고 결과물을 보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수정을 해가면서 완성도를 높여갔다. 기획자인 내가 코드 한 줄 작성하지 않고도, 명령어 한 줄로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러 번 수정하면서 점차 변화되어 가는 걸 보면서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프롬프트: 아이디 영역을 선택하면 인스타그램을 연결해 주고 체크박스 영역을 선택하면 DM을 발송하는 형태로 만들어서 git 허브에 배포할 수 있는 URL을 알려줘.
처음 만든 앱에서 공동구매에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일상, 식품, 육아, 리빙, 패션, 다이어트, 뷰티, 여행, 피트니스, 교육 등등의 카테고리를 상단에 추가하고 이름으로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크롤링 부분을 보완하여 완성했다.
인플루언서 검색 앱 개발 및 수정 <출처: 작가>
다른 툴을 사용할 때는 코딩을 몰라서 내가 말한 대로 구현이 되지 않으면 난감했었는데, 코드를 읽지 못해도 아티팩트 시스템을 통해 대략적인 개발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23줄 삭제, 26줄 추가처럼 알아서 자동으로 테스 해 주면서 코드 수정과 검증을 시작한다. 그리고 앞서 겪었던 인스타그램 크롤링 차단 문제와 같은 예외 상황에서는 “한 명 성공할 때마다 무조건 data.csv 파일에 저장하고 시간당 20개 수집하고 → 1시간 쉰 후 → 다시 20개 수집”처럼 해결책까지 주어서 안심이 되었다.
최종 검토는 아래 그림처럼 자동으로 크롬 브라우저를 열어서 미리 앱의 구현 모습을 즉각적으로 녹화 영상을 보여주므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인플루언서 검색 앱 테스트 및 리뷰 <출처: 작가>
앱을 만들었다면 GIT, Vercel, Railways 등에 배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GIT을 선택한 이유는 소스 코드 변경 내용을 기록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처럼 Vercel이나 Railways 같은 배포 서비스들이 대부분 GitHub 와 연동되어 작동한다.
Git은 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배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운로드 설치 후 Git Bash라는 터미널 창을 이용해야 해서 기획자 입장에서는 다소 겁이 날 수도 있다. 나 역시 처음엔 GIT과 GitHub 개념이 익숙지 않아, 제대로 배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몇 번이고 안티그래비티에 물어보면서 진행했다.
배포하기 위해서는 먼저 코드를 GitHub에 배포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안티그래비티에 GitHub에 배포할 수 있도록 준비한 후 배포 URL을 알려달라고 하면 방법을 알려준다.
GitHub에 배포할 수 있는 URL을 생성하기 위해 새로운 리포지토리(Repository)를 생성해 주고, Git Bash 창에 아래 명령어들을 순서대로 입력하여 배포를 진행한다. Origin 부분에는 생성한 리포지토리 URL을 적어준다.
GitHub → ⚙️Settings → Pages (Code and automation 섹션) → Build and deployment 항목에서 다음과 같이 설정하고 저장하면 URL이 생성된다.
- Source: Deploy from a branch
- Branch: main (또는 master) / /(root)
마지막으로 Vercel에 회원가입 후Complete with GitHub → Vercel과 GitHub 계정 연결 → Import로 프로젝트 가져오기 → Deploy 버튼을 선택하여 최종 배포하면 되는데, 이 과정은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앱 배포하는 과정 <출처: 작가>
바이브 코딩으로 상상했던 것을 만들어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고 뿌듯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확실한 깨달음은 어떤 업무를 하게 되든 간에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구조화된 설계 없이는 엉뚱한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현재 하는 업무에서 AI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찾고, 기술 설계서를 검토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좋다.
이제는 기획 문서를 넘어 작동되는 서비스로 증명하는 시대다. 일단 커서, 클로드 코드, 안티그래비티 뭐든 좋으니 AI 코딩 툴에 말을 걸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실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본다는 것은 단순히 코드를 자동으로 작성한다는 것을 넘어, 데이터의 구조를 이해하고 정확한 지시를 내리며,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조율해 그 결과물들이 기획 의도에 맞는지 검증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바이브 코딩으로 대화를 거듭하다 보면, 어느새 더 명확하게 지시하고 검증하는 기획자의 ‘새로운 근육’이 붙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인플루언서 파인더(AI 공구 소싱 달력 서비스를 통해 요즘엔 어떤 공동구매를 진행하는지도 참고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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