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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비개발자가 본선 진출해 본 'AI TOP 100' 참가기

불혹의바이브코딩
8분
1일 전
2.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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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불혹의 바이브코딩입니다. 지난 글에서 40대 비개발자가 바이브 코딩으로 외주개발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바로 국내 최초 AI 활용 역량 경진대회 '2025 AI TOP 100'에 참가한 경험담입니다.

 

1년간 바이브 코딩을 하면서 문득문득 드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내가 AI를 잘 쓰고 있는 걸까?" 혼자서 외주개발을 하고, 회사에서 자동화 도구를 만들고, 동료들에게 강의까지 하게 되었지만, 정작 내 AI 활용 역량이 어느 수준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AI TOP 100 대회 소식을 접했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드디어 나를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겁니다.

 

그런데 대회 규정을 보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아무런 제한이 없었습니다. GPT를 써도 되고, Claude를 써도 되고, Gemini를 써도 됩니다. 여러 개를 동시에 써도 됩니다. 코딩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됩니다.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이 오직 결과물로만 평가한다고 했습니다. 마치 무규칙 종합격투기 같았습니다. "뭐든 써라, 대신 결과로 말해라." 이 단순하고도 냉정한 규칙 앞에서 오히려 더 긴장됐습니다. 정해진 틀이 없다는 건,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는 뜻이니까요.

 

<출처: 2025 카카오임팩트>
 

AI TOP 100, 어떤 대회였나

기존에 IT 관련 대회라고 하면 대부분 코딩 대회나 해커톤이었습니다. 알고리즘을 얼마나 빨리 푸느냐, 코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짜느냐. 개발자들의 영역이었죠. 비개발자인 저는 그런 대회 소식을 볼 때마다 "나와는 상관없는 세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AI TOP 100은 달랐습니다. 코딩 능력이 아니라 AI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대회였습니다. 개발자든 비개발자든, 15세든 67세든, AI 도구를 활용해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국내 최초였습니다. "드디어 나도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생겼구나" 싶었습니다.

 

상금 규모를 보고 한 번 더 놀랐습니다. 총상금 1억 5,000만 원에 대상 3,000만 원, 금상 1,000만 원이었죠. 국내 유명 해커톤이나 코딩 대회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아니 오히려 더 큰 규모였습니다. 그만큼 주최 측이 이 대회에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AI를 잘 쓴다는 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사회에 던지고자 하는 의지도요. 

 

카카오임팩트와 브라이언임팩트가 공동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카오가 후원했습니다. "너의 AI 파워를 보여줘!"라는 슬로건 아래, 참가 신청이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3,000여 명이 신청했고, 그중 절반 이상이 비개발자였습니다. 테크 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자영업자, 소방관, 농부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출처: 2025 카카오임팩트>

 

 

예선: 3,000명과의 경쟁

10월 18일 토요일, 드디어 예선 당일이 밝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동시 접속하여 진행되었는데, 3,000명이 같은 시간에 같은 문제를 푸는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공개되는 순간, 멘붕이 왔습니다.

 

"AI 활용 대회니까 AI한테 물어보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문제를 열어보니 그런 생각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이미지, 영상, PDF, 대용량 데이터... 한 번도 마주해본 적 없는 유형들이 쏟아졌습니다. 단순히 AI에게 "이거 풀어줘"라고 던질 수 있는 문제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풀라는 거지?" 몇 초간 화면만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정신을 붙잡고 하나씩 뜯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문제가 출제되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출제된 문제 유형

예선 문제는 다섯 가지 파트로 구성되었습니다. 전형적인 코딩 문제가 아니라, AI를 도구로 활용해 실제 업무 상황을 해결하는 형태였습니다.

 

1) 이미지 속 복잡한 텍스트 해석

복잡한 텍스트가 포함된 이미지 파일을 분석하여, 원하는 조건에 맞는 답을 도출하는 문제였습니다. 단순히 OCR로 텍스트를 추출하는 것을 넘어, 맥락을 이해하고 조건에 맞게 가공해야 했습니다.

 

<출처: 2025 카카오임팩트>

 

2) 암호화된 수수께끼 풀기

복잡한 코드로 이뤄진 이미지를 해석하여 숨겨진 수수께끼를 푸는 문제였습니다. 패턴 인식과 논리적 추론이 필요했고, AI에게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출처: 2025 카카오임팩트>

 

3) 긴 유튜브 영상 분석 

여러 개의 긴 유튜브 영상 링크가 주어지고, 그 내용 중 세부적인 질문에 답변해야 했습니다. 영상 전체를 직접 보기엔 시간이 부족했기에, AI를 활용한 효율적인 정보 추출이 관건이었습니다.

 

4) PDF 속 숨겨진 정보 찾기 

여러 PDF 파일에서 사람이 쉽게 찾기 어려운 숨겨진 텍스트를 찾아 질문에 답변하는 문제였습니다. 문서 구조 분석과 꼼꼼한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5) 대용량 데이터 분석 

단순 LLM 토큰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하여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한 문제를 풀어야 했습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분할하고 처리할지에 대한 전략이 중요했습니다.

 

비개발자로서 느낀 강점과 약점

  • 강점: 초반 멘붕을 수습하고 나니, 의외로 풀 수 있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AI에게 명확하게 질문하는 능력에서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지난 1년간 외주 개발을 하며 다양한 요구사항을 AI와 함께 해결해 온 경험이 빛을 발했습니다.
  • 약점: 여러 문제를 병렬로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한계를 느꼈습니다. 작은 수정 사항 하나도 직접 손대지 못하고 AI에게 다시 물어봐야 했습니다. 개발자라면 몇 초 만에 고칠 것을 저는 매번 AI와 대화하며 시간을 써야 했죠. 그게 쌓이니 결국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졌습니다.

 

 

본선 진출: 100명 안에 들다

예선이 끝나고 며칠 뒤, 결과 발표 메일이 왔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을 열었을 때, "본선 진출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3,000명 중 100명. 상위 3.3%. 멘붕 오면서 풀었는데 됐다고? 몇 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40대 비개발자인 제가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성취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1년간 AI와 동고동락하면서 고생했던 것을 누군가 인정해 주는 기분이 들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카카오 AI 캠퍼스, 그리고 압도당한 순간

11월 22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카카오 AI 캠퍼스에 도착했습니다. 일단 규모에 압도당했습니다. 넓은 캠퍼스, 현대적인 시설, 그리고 본선을 위해 마련된 거대한 공간이었죠. "여기서 대회를 한다고?"

 

<출처: 2025 카카오임팩트>

 

그런데 진짜 압도당한 건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주변 참가자는  노트북 두대를 사용하고 있었고, 데스크탑을 통째로 들고 온 사람도 보였습니다. 다들 능숙하게 장비를 세팅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컴퓨터 고수들이었습니다. 저는 노트북 하나 달랑 들고 왔는데,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 건가?' 잠깐 그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참가자들의 다양성이었습니다. 15세 중학생부터 67세 시니어까지, 대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소방관, 변호사, 농부까지. 나이도, 직업도, 배경도 모두 달랐지만 한 가지는 같았습니다. 모두 AI를 통해 자신만의 문제를 해결해온 사람들이었고, 저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본선 문제: "실제 업무 상황을 AI로 해결하라"

본선 문제는 예선보다 더 현실적이고 복잡했습니다. 전형적인 코딩 테스트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대표 문제: 인수인계 없는 업무 파악

"방대한 자료만 남기고 인수인계도 없이 퇴사한 전임자의 업무를 빠르게 파악하여, 새로운 사업 및 기획 문서를 작성하시오."

 

이 문제를 보는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건 시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직장에서 일어나는 상황 그 자체였습니다. 아무런 설명 없이 수십 개의 파일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이걸 분석해서 의미 있는 기획서를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저는 Claude Code를 메인으로 활용했습니다. 파일들을 분석하고, 구조를 파악하고, 코드가 필요한 부분은 바로 생성해서 처리했습니다. Cursor AI를 통해 GPT와 Gemini도 보조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1년간 외주 개발을 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총동원했습니다.

 

시간과의 싸움, 그리고 전광판

문제는 시간이었습니다.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문제를 분석하고, AI에게 지시하고, 결과를 검증하고, 다시 수정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습니다. 그런데 더 힘들었던 건 심리전이었습니다. 본선장 전광판에는 참가자들의 진행 현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누가 몇 번 문제를 제출했는지, 누가 앞서가고 있는지가 다 보였습니다. 집중해야 하는데 자꾸 눈이 갔습니다. "저 사람은 벌써 저기까지 했네", "나만 뒤처지는 건가"하는 초조함이 밀려왔습니다.

 

<출처: 2025 카카오임팩트>

 

결국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에 쫓기며 제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아쉬움이 밀려왔습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뭔가 놓친 것 같았지만, 정확히 뭘 놓쳤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문제가 던진 메시지

대회가 끝나고 나서야 이 문제들이 단순히 "AI를 잘 쓰는지"를 테스트한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 적절한 도구를 선택하는 판단력, 결과물을 검증하고 다듬는 꼼꼼함, 시간 내에 완성하는 실행력. 코딩을 할 줄 아느냐보다,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야 알게 된 것이고, 그 순간의 저는 그저 시간에 쫓기며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AI를 잘 쓴다”는 건 뭘까?

본선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뭔가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뭐가 부족했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만 남았죠.

 

<출처: 2025 카카오임팩트>

 

결과 발표 후, 수상자들의 후기를 찾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대회에서 풀었던 문제들을 다시 천천히 복기해보았습니다. 시간제한, 전광판의 압박 없이 차분하게요. 그제서야 놓쳤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복기하고 나니, 수상하지 못한 것이 전혀 아쉽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AI 잘 쓰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과 제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거든요.

 

나는 ‘AI를 쓰는 것’에만 집중했다

대회 당시 저는 문제를 받자마자 바로 AI에게 던졌습니다. "이거 분석해 줘", "이거 요약해 줘", "이거 풀어줘"라고 말이죠. AI가 답변을 주면 그걸 정리해서 제출했습니다. 빠르게, 효율적으로.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수상자들의 후기를 보니 접근 자체가 달랐습니다. 그들은 AI에게 바로 문제를 던지지 않았습니다. 먼저 문제를 뜯어봤습니다. "이 문제가 진짜 원하는 게 뭐지?", "이걸 어떻게 쪼개야 하지?", "어떤 순서로 접근해야 하지?" 문제를 정의하는 데 시간을 썼고, 그다음에야 AI를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유능한 CEO처럼

수상자들은 마치 유능한 CEO 같았습니다. AI 모델들이라는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GPT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Claude는 긴 문서를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구조화할 때, Gemini는 이미지를 분석할 때 등 각 AI의 강점을 파악하고, 문제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도구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익숙한 도구 하나만 붙잡고 모든 걸 해결하려 했습니다. 마치 영업도, 개발도, 디자인도 한 명한테 다 시키는 사장님처럼요. 그게 비효율적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대회장의 압박 속에서는 익숙한 것에 매달렸던 겁니다. 본선장에서는 몰랐습니다. 수상하지 못하고, 후기를 읽고,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보였습니다. 어쩌면 이 깨달음이 상금보다 더 값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죠. "AI를 잘 쓴다는 건 대체 뭘까?"

 

 

마치며: 여러분에게 묻고 싶은 질문

서론에서 저는 이런 질문을 품고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AI를 잘 쓴다는 건 대체 뭘까?" 솔직히 말하면, 대회 전에는 나름의 답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것, AI에게 명확하게 지시하는 것, 원하는 결과물을 빠르게 뽑아내는 것. 1년간 외주 개발을 하며 쌓아온 경험이 곧 "AI를 잘 쓰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대회를 치르고, 수상하지 못하고, 복기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AI를 잘 쓴다는 건 AI를 잘 다루는 게 아니었습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쪼개고, 적절한 도구를 배치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것. 마치 유능한 CEO처럼 전체 과정을 설계하는 것이었습니다. AI는 도구일 뿐, 그 도구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제 답일 뿐입니다.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3,000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는 3,000개의 서로 다른 답이 있었을 겁니다. 15세 중학생의 답, 67세 시니어의 답, 소방관의 답, 농부의 답. 모두 다른 배경에서 AI를 활용해 왔고, 모두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AI를 잘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앞으로 AI 관련 대회와 자격증은 더 많아질 겁니다. 수상을 목표로 해도 좋고, 저처럼 자신만의 답을 찾으러 가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그 질문을 품고 한번 도전해 보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답은 무엇인가요?

 

<참고>

https://challenge.aitop10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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