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회고를 정리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인 것 같지만, 어느새 또 한 해가 지나 2025년을 돌아볼 시점이 되었습니다. 2025년은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아울러 개발 현장에서도 바이브 코딩이 차지하는 역할이 커지고, 생성형 AI가 단순히 코드를 생산하는 도구를 넘어 Task를 직접 수행하는 에이전트 단계로 더욱 확장된 한 해였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2026년은 선택과 집중이 보다 필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한 해를 정리하고, 2026년 개발 현장에는 어떤 트렌드가 있을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25년은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정신없던 한 해였습니다. 연초 와이프의 직장이 이전되면서 보스턴에서 휴스턴으로 이사해야 했고, 이사 전까지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진행 중인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을 끝내기 위해 밤낮 없이 일과 학업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아울러 작년에 태어난 둘째와 이제 겨우 2살이 된 첫째 육아로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빴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사 전까지 무사히 학위를 마치고, 가족 모두가 텍사스 휴스턴으로 이주해 별 탈 없이 정착에 성공했습니다.

개발자 커리어와 관련해서는 휴스턴에 새로운 직장을 구해 풀 스택 개발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바이브 코딩을 실무에 접목하기 시작했고, 새롭게 개발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아울러 퇴근 후 육아를 마치고 난 뒤에는 번역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최근 번역한 책은 클린코드의 저자 로버트 C. 마틴의 신간으로, 번역 작업을 하면서 프로그래밍의 역사와 AI 시대 개발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간단히 개인적인 회고를 마치고, 올해도 PYPL 지수를 통해 2025년 개발 트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PYPL 지수는 전 세계 구글 검색(주로 “언어명 tutorial”) 빈도를 기반으로 프로그래밍 언어의 상대적 인기와 추세를 산출하는 지표입니다.

이 지표를 보면, 여전히 전반적인 판도는 파이썬 중심이지만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으며,항상 상위권을 지키고 있던 자바스크립트와 자바 역시 완만한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여집니다. 반면, C/C++와 Objective-C 같은 네이티브 계열의 언어가 재부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 처리와 머신러닝에 강점을 가진 파이썬이 여전히 No. 1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한편, 모바일 및 성능 민감 영역에서의 수요가 네이티브 언어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러스트는 작년과 비교해 기대 대비 성장세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여러 곳에서 채택되고 있음에도 아직 대중적인 학습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타입스크립트, 고, 코틀린의 경우에는 이제 어느 정도 언어의 성숙기에 접어들며 검색 기반 관심도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2025년 웹 프레임워크와 데이터베이스과 관련해서는 스택 오버플로(Stack Overflow)의 2025년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웹 프레임워크와 관련해서는 작년에 이어 자바스크립트 계열의 React, Node.js, Next.js가 가장 선호하는 웹 프레임워크로 상위 랭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울러 파이썬 생태계의 확산으로Express, FastAPI, Flask 같은 Python 웹 프레임워크가 뒤를 따르고 있으며, C# 계열의 ASP.NET 시리즈와 자바 계열의 Spring Boot가 여전히 그 순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와 관련해서는 PostgreSQL이 높은 범용성과 신뢰도를 앞세워 작년에 이어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MySQL, SQLite, MS SQL Server와 같은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가 큰 변화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점차 복잡도가 커지는 웹 환경에서 인메모리 캐시와 데이터 구조 스토어의 필요성이 사실상 기본 요건으로 자리 잡아 가면서 Redis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6년에는 바이브 코딩과 AI 툴 사용 능력이 점차 개발자의 기본 역량으로 간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주니어 개발자의 채용 포인트가 “잠재적 성장 가능성”에서 “즉시 투입 가능 여부”로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팀에서도 인턴 3명이 좋은 개발자로 성장할 자질을 충분히 보여주었지만, 인턴십 종료 후 아무도 최종적인 채용으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매니저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프로젝트에 바로 투입 가능한 사람을 선호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만큼 이제는 개발 현장에서 주니어 개발자를 키워서 활용하겠다는 생각보다 바이브 코딩이나 AI 툴을 사용하여 즉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채용 분위기는 2026년에 아마도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팀의 표준 워크플로(Workflow)도 이제는 문제 분석 → 설계 → 바이브 코딩 세션 → PR로 프로세스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에이전틱 AI 활용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개발 과정이 자동화되면서, 2026년에는 AI 퍼스트 작업 방식으로의 통합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026년 개발 트렌드에 따라 개발자의 역할도 앞으로 변화를 겪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AI가 구현한 시스템 설계와 개발을 검증하는 사람으로 역할이 변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요구사항을 데이터나 지표로 변환하고, AI와 함께 시스템 설계와 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아울러 프롬프트 작성은 단순한 문장 기술이 아니라 모델과 컨텍스트, 가드레일 등을 제공하는 일종의 시스템 설계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품질 기준과 성공 지표를 사전에 정의하여, AI 개발을 보다 신뢰성 있게 만드는 능력 역시 중요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개발자는 아키텍처 결정과 AI 개발 과정 설계, AI가 산출한 코드의 위험 및 비용 관리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해야 할 겁니다.
2025년에는 텍사스 휴스턴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직장을 찾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 개인적인 커리어 성장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2026년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에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 커서(Cursor) 등 다양한 AI 툴을 적용하여 개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현재 회사에서 맡고 있는 분야의 도메인 전문성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블로그와 요즘IT 기고, 책 집필 등을 통해 개발자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것이 저의 2026년 커리어 성장 목표입니다.

개인적으로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어떻게 하면 개발자로서(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였습니다. 그 고민 과정에서 도출한 결론은 결국 도메인 전문성으로 다른 개발자(또는 AI 도구)보다 생산성을 높이거나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조, 핀테크, 교육 등 특정 산업의 문제 정의와 데이터 설계 및 솔루션 제공 과정에서 보다 더 깊은 이해와 경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도메인 솔루션 키트입니다. 저는 현재 반도체 칩과 AI 데이터 센터의 트랜시버 생산 공정에 대한 도메인 지식을 쌓아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스키마, API 설계, UI 패턴, 리포트 템플릿 등을 포함한 저만의 도메인 솔루션 키트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다양한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도메인 솔루션 키트 자체를 제품화하여 추후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더라도 관련 분야에 저만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도메인 솔루션 키트에는 시스템의 성능, 요구사항, 비용 등을 기준으로 한 아키텍처 선택 매트릭스가 포함됩니다. 이를 통해 현장의 다양한 조건과 특정 상황에 적합한 최적의 아키텍처 및 시스템 사양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 밖에도 도메인 역량을 키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신만의 도메인 솔루션 키트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026년에는 본업 외에도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최근 들어 1인 개발자가 AI 도구를 적극 활용해 빠르게 프로덕트를 만들고, 시장 반응을 검증하는 흐름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개인 브랜딩을 강화하고, 실제 사용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2026년에는 도메인 솔루션 키트뿐만 아니라, 평소 관심을 가졌던 자산 관리 플랫폼, 보드게임 포털, 가정용 정리 앱 등을 AI 기반으로 구현해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러한 사이드 프로젝트는 단순한 취미나 학습 차원을 넘어, AI 시대의 개발자가 스스로 기획, 설계, 개발, 운영, 마케팅 등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1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훈련의 장이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안정적인 본업을 유지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개인 브랜드와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장기적 목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5년은 기존의 웹 개발 트렌드가 유지되면서 점차 바이브 코딩이 확산되는 한 해였습니다. 2026년에는 개발 현장에서 AI가 개발자를 돕는 수준을 넘어, 개발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이제 개발자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AI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시스템을 설계하며 품질을 관리하는 책임자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2026년은 이러한 전환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며, 생산성과 품질, 그리고 윤리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AI가 만들어내는 효율성의 이면에는 여전히 인간의 판단과 책임이 필요하며, 바로 그 지점에서 진정한 개발자의 가치와 역량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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