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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2026년엔 어떤 디자이너가 되어야 할까? (feat. 2025년 회고)

김태길
7분
2시간 전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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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프로덕트 디자이너 회고: 더 넓은 시야로, 더 느린 디자인을


개인적으로 2025년은 멈추는 법을 배운 해였다. 디자이너로 일한 지도 벌써 9년, 매년 마주하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한 번도 완전히 쉬어 본 적이 없었다. 늘 다음 분기 계획이 있었고, 다음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올해 초 처음으로 일을 멈췄을 때 낯설었지만, 쉼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정리’라는 단어는 흔히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들리지만, 실제로 나에게는 다시 시작하기 위한 전제였다. 이번 글에서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올해를 회고하고, 2026년 디자인 트렌드와 앞으로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역량과 태도 등을 정리해 보았다.

 

일과 나를 분리해 보는 연습

<출처: 작가, ChatGPT 생성>

 

몇 년 동안 몸담았던 조직을 떠나며, 처음으로 내가 해 온 일들을 멀리서 바라봤다. 팀의 성과나 지표가 아닌, 나의 일하는 방식을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피그마 파일과 기록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수많은 시도와 실패의 흔적을 다시 마주했다. 예전에는 그런 흔적을 미완성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내 커리어의 실체라고 느꼈다. 완벽하게 정리된 결과물보다 고민의 과정이 남아 있는 파일이 훨씬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9년 동안 쌓아 온 결과물은 디자인보다 리듬에 가까웠다. 늘 같은 속도로 달리기만 하다 보니 내가 어떤 리듬으로 일하는 사람인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잊고 있었다. 올해의 정리는 그래서 일보다 나를 되돌아보는 일이었다.

 

 

익숙함 속에서 배운 균형

<출처: 작가, ChatGPT 생성>

 

내일배움캠프에서 튜터로 일한 지도 어느덧 세 해가 넘었다. 처음엔 새로운 일이라 긴장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루틴이 됐다. 매주 반복되는 일정 속에서, 올해는 새로운 커리큘럼을 만드는 대신 내가 이미 하고 있는 일의 구조를 점검했다. 교육은 여전히 가르침이지만 동시에 관찰이다. 수강생의 속도와 생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설명보다 조율이 필요했다. 올해 가장 자주 했던 말은 “괜찮습니다, 처음엔 다 그렇습니다”였다. 튜터라는 일은 결국 타인의 속도를 존중하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배웠다. 익숙한 일에서도 새로움을 찾아내는 능력, 그게 올해 내가 지켜야 했던 균형이었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웁니다

가르치다 보면 오히려 내가 배우게 되는 기회를 항상 얻는다. 좀 더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풀어내다 보면, 내가 그 개념을 더 정확하게 알아야 비유도 들 수 있고 더 좋은 사례를 가져와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많은 수강생들은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지 못한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좋은 디자인은 좋은 문장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추상적인 문장을 구체적인 문제 진술로 바꾸는 연습을 수십 번 반복했다. ‘사용자가 불편하다’ 대신 ‘결제 버튼이 화면 하단에 고정되어 있지 않아 이탈이 발생한다’처럼. 이 문장 하나만 바꿔도 생각의 방향이 달라졌고, 솔루션의 형태도 달라졌다. 단순한 표현의 차이가 사고의 구조를 바꾸는 경험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나 자신도 다시 배우게 됐다. 디자인은 결국 언어의 일이며, 문제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하다

<출처: 작가, ChatGPT 생성>

 

거의 2년 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회사 일에도 집중해야 했고, 개인적인 일정이 많다 보니 글을 읽는 건 둘째 치고 쓰는 것조차 아둥바둥거렸다. 일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글이 따라오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하반기에 기운 내어 닫힌 글 문을 열었다. 

 

다시 글을 쓰면서 전과 다른 점을 두 가지 느꼈다. 일단 글을 한 문단이라도 다시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는 일상의 회복이었다. 그리고 글은 디자인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구조를 만들고, 맥락을 정리하고, 독자를 설득하는 일은 화면을 만드는 과정과 닮아 있다. 예전에는 설명하려고 썼지만, 지금은 확인하기 위해 쓴다. 내가 왜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지, 무엇을 여전히 좋아하는지를 스스로에게 확인하는 일이다.

 

 

업계의 속도와 나의 속도

<출처: 작가, ChatGPT 생성>

 

2025년 디자인 업계는 더 빠르게 변했다. AI가 이미지를 생성해 줄 때만 해도 ‘와!’하는 탄성이 나왔는데, 이제는 그 정도로는 감흥이 없고, 직접 프로덕트까지 만들어야 놀라는 수준이 됐다. 특히 피그마에서는 피그마 메이크, 사이트를 연달아 출시하더니 Variables와 Tokens를 이해하는 AI까지 노리고 있고, AI 기반 코드 생성과 자동 문서화까지도 가능해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화가 일상이 될수록, 결과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더욱 사람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색상 체계의 의미를 정의하고, 사용자 맥락을 읽는 일은 AI가 대신할 수 없다. 오히려 도구가 똑똑해질수록 사람의 판단이 더 섬세해야 한다. 빠르게 만드는 대신, 천천히 이해하는 감각이 필요하다. 기술의 속도와 사람의 속도는 다르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나서야 디자인이 조금 더 현실적인 일이 됐다.

 

 

올해 디자인 업계를 움직인 키워드들

<출처: 작가, ChatGPT 생성>

 

올해 디자인 업계를 보면 몇 가지 흐름이 또렷하게 떠오른다.

 

먼저, 하나는 AI 자동화의 일상화다. 화면을 만들어 주거나, 프로토타입을 초기 형태로 잡아주는 기능이 어느 순간 ‘기술적 놀라움’에서 작업의 기본값으로 바뀌었다. 이미지 생성이나 레이아웃 제안처럼 예전에는 직접 손으로 하던 과정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동으로 제시된다. 그래서 예전처럼 디자이너가 빠르게 만들어 내는 능력만으로는 실력을 평가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올해는 손의 기술보다 생각의 구조를 어떻게 잡아내느냐가 더 중요해진 해였다. 내가 무엇을 왜 만들고 싶은지 설명할 수 있어야, AI가 만들어 준 결과도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언어화 능력의 부상이다. 문제를 정확한 문장으로 정의하고, 솔루션의 의도를 설명하고, 설계의 흐름을 팀에게 설득하는 일이 화면을 만드는 일 못지않게 중요해졌다. 도구가 화면을 대신 만들어 주는 시대에는, 화면이 디자이너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 대신 문장이 디자이너의 생각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그래서 올해 업계 전반에서는 디자이너가 문장을 잘 써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 문제를 정확히 언어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솔루션의 질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AI를 다룰 때도 프롬프트라는 이름의 문장을 사용하게 되니, 이 언어 능력이 결국 디자이너의 품질을 결정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맥락을 읽는 해석 능력의 중요성이다. 화면 하나가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사용자에게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지가 자연스러운지 판단하는 일이 더 어려운 시대가 왔다. 기술은 매우 빠른 속도로 간소화되고, 정답처럼 보이는 UI를 제시하지만, 사용자가 실제로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여전히 사람이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 AI로 만든 시안과 화면들이 더 많아질수록, 역설적으로 AI는 모르는 사용자 맥락을 넣어 줄 사람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그래서 올해는 단순한 결과물보다 사용자 상황과 감정 흐름을 읽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 해였다. 즉, 디자인의 주도권이 오히려 사람에게 있다는 것이 확실해진 해였다.

 

 

2026년 디자인 업계에서 예상되는 변화들

올해 변화를 토대로 내년을 바라보면 올해의 연장선에서 더 뚜렷해질 변화들이 있다.

 

<출처: 작가, ChatGPT 생성>

 

먼저 하나는 AI와의 협업 방식이 더 정교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가 도구를 탐색하는 시기였다면, 내년은 그 도구를 어떤 방식으로 팀 안의 ‘가상의 동료’처럼 사용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미 수많은 회사가 AI 동료를 두고 반복적인 작업과 자동화를 주문하고 있다. AI가 만들어 주는 수십 가지 옵션을 단순히 고르는 수준을 넘어서, 어느 시점에 개입해야 하고 어떤 책임을 디자이너가 가져가야 하는지 판단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다. 결국 이는 도구를 잘 쓰는 능력보다 의사결정 능력이 더 중요해지는 흐름의 연장선이다.

 

둘째는 문제 정의 능력의 비중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단계에서 판단이 흐릿해지면, 도구가 아무리 빠르게 발전해도 프로젝트는 전혀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AI가 이미 화면과 구조를 쉽게 만들어 주는 시대에는 ‘문제의 정확한 정의’가 프로젝트 성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그래서 내년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문제를 읽고, 불확실성을 줄이며, 팀의 방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내는 능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는 역할 경계의 약화와 입체적 역량 요구다. 서비스의 속도가 너무 빨라지고 자동화가 당연해지면서, 디자인, 기획, 문서화, 데이터 이해가 더 얽히게 될 것이다. 단순히 UI만 다루는 디자이너는 점점 드물어질 것이고, 글을 잘 쓰고, 문맥을 해석하고, 때로는 흐름을 잡는 기획자로도 확장되어야 하는 순간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다. 기술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그 변화의 중심에서 방향을 설정하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진 디자이너가 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나에게 남은 세 문장

올해를 회고하다 보니 마지막에는 세 문장이 남았다. 

 

하나, 디자인은 정리의 일이다. 만들기보다 돌아보는 일이, 새로운 시도보다 기존의 질서를 다듬는 일이 더 중요하다.

둘, 디자인은 관계의 일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의 속도를 이해하는 일이 팀을 건강하게 만든다.

셋, 디자인은 문장의 일이다. 다시 글을 쓰면서 결국 디자인도 사람을 설득하는 언어라는 것을 배웠다.

 

 

내년을 바라보며

내년에도 난 여전히 느리게 가보려고 한다. 빠르게 새로운 것을 만드는 대신, 오래된 문제를 다시 살펴보고 싶다. 디자인은 결국 시간이 쌓여 만들어지는 일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일을 멈추고 나를 정리한 해였다. 내년은 그 정리의 끝에서 새로운 방향을 쓰는 해가 되길 바란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너무 빠르게 달려오느라 지쳤다면, 남은 2025년을 돌아보며 짧게라도 나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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