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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카피일까, 벤치마킹일까? 베끼지 않고 재해석하는 법

신대리
9분
1시간 전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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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런 고민 해보셨나요?

  •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할 때마다, 경쟁사의 성공 사례를 어디까지 참고해야 할지 헷갈린다.
  • “이건 카피일까, 벤치마킹일까?”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어렵다.
  • 벤치마킹 보고서는 많지만, 정작 우리 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힘이 부족하다.
  • 매번 “잘 만든 걸 참고했다”는 말로 시작하지만, 돌아보면 남의 성공을 그대로 복제한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남는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고민을 해본 기획자, PM, 전략 담당자들을 위해, ‘성공을 복제하지 않고 재해석하는 법’, 즉, 벤치마킹을 진짜 학습으로 바꾼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망고노트’ 사태가 남긴 질문

<출처: 망고노트 링크드인>

 

2025년 9월, AI 회의록 서비스 ‘망고노트’가 사업 종료를 발표했다. 한때 엔비디아 인셉션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팀이었지만, 영국 스타트업 ‘그래놀라(Granola)’의 디자인과 코드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결국 서비스를 내렸다.

 

망고노트 팀은 사과문에서 “처음엔 내부 학습용으로 만든 사이드 프로젝트였다”고 고백했다. 본업이 있는 개발자 몇 명이 모여 연습 삼아 시작한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빠르게 주목받았고, 그 과정에서 디자인 변경을 미루다 외부 공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작부터 복제의 흔적이 있었던 서비스”로 남았다. 이 일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었다. 요즘 대부분의 기업은 다른 서비스와 성공 사례를 참고한다. 그런데 어떤 팀은 그 과정을 통해 혁신을 만들고, 어떤 팀은 ‘베끼는 기업’이라는 낙인이 남는다.

 

그 차이는 어디서 생길까? 겉모습을 가져오는 것과, 성공의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겉모습을 따라 하는 건 쉽지만, 속을 이해하는 건 어렵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베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이해했는가’다. 망고노트 사태는 이 차이를 선명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AI 스타트업들이 직면한 현실, ‘빨리 만들어야 살아남는다’라는 압박과, ‘차별화하지 않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라는 모순이 정면으로 부딪친 것이다.

 

이번 글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어디까지 참고하고, 어디서부터 새로 만들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벤치마킹의 진화 4단계(The 4 Stages of Benchmark Evolution)’ 프레임워크를 통해 모방이 어떻게 학습으로, 학습이 어떻게 창조로 바뀌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출처: 작가, GPT Image>

 

결국 혁신은 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그 아이디어를 자신의 언어로 다시 쓰는 순간 비로소 의미를 생긴다. 망고노트의 사례는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우리는 ‘따라 하는 팀’인가, ‘배워서 새로 만드는 팀’일까?

 

 

Copy vs Benchmark, 이름은 비슷하지만 길은 다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렇게 말한다. “저 서비스처럼 만들면 잘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이 말 속에는 두 가지 길이 숨어 있다. ‘그대로 베끼는 길’과 ‘이유를 분석하는 길’이다.

 

<출처: 작가, GPT Image>

 

‘카피(Copy)’는 눈에 보이는 결과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다. 빠르게 비슷한 제품을 만들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며, 단기 성과를 얻는다. 겉으로는 효율적이고 영리해 보인다. 하지만 한 발만 더 들어가 보면, 그 기반엔 이해보다 속도가 앞선 선택이 있다. 결국 뿌리가 얕은 복제는 작은 변수에도 흔들리기 쉽다.

 

반면, ‘벤치마킹(Benchmarking)’은 다르다. 겉모습을 흉내 내는 대신, 그들이 왜 성공했는지를 분석한다. 디자인을 보기 전에 그 디자인이 만들어진 이유를, 기능을 보기 전에 그 기능이 등장한 맥락을 살핀다. 즉, 결과가 아니라 원리를 가져오는 일이다.

 

예를 들어보자. 스타트업이 경쟁사의 앱을 따라 만든다면 그것은 카피다. 하지만 그 경쟁사가 고객을 유지하는 이유, UI 배치가 전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자사 환경에 맞게 바꾼다면, 그건 벤치마킹이다. 두 행동은 비슷해 보이지만, 출발점이 다르다.

 

<출처: 작가, GPT Image>

 

카피는 손이 먼저 움직인다. 벤치마킹은 머리가 먼저 움직인다. 전자는 결과를 재현하고, 후자는 과정을 이해한다. 결과적으로 하나는 ‘비슷한 무언가’를 만들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든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 둘의 경계가 자주 흐려진다. 특히 스타트업 세계에서 “참고했다”는 말은 “베꼈다”와 “배웠다”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한쪽에서는 속도를 위해, 다른 한쪽에서는 생존을 위해 ‘영감’이라는 이름으로 모방이 반복된다.

 

문제는 복제가 아니라, 복제에 머무는 태도다. 카피는 출발점일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결국 다른 누군가의 길을 대신 걸을 뿐이다. 벤치마킹은 그 길을 참고하되, 자신의 방향을 새로 그린다. 결국 두 단어의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사고의 깊이에 있다. 카피는 눈앞의 형태를 가져오고, 벤치마킹은 그 형태를 만든 이유와 맥락을 가져온다. 그래서 한쪽은 빠르지만 금세 잊히고, 다른 한쪽은 느리지만 오래 남는다.

 

다음 장에서는 이 차이가 실제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벤치마킹의 진화 4단계(The 4 Stages of Benchmark Evolution)’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그 단계 속에는 우리가 흔히 놓치는 질문이 숨어 있다.


“지금 우리는 남의 것을 흉내 내고 있는가, 아니면 배워서 새로 만들고 있는가?”

 

 

벤치마킹의 진화 4단계

누군가는 결과를 복제하고, 누군가는 원리를 이해해 새롭게 만든다. 이 차이를 구체적으로 나누면 ‘벤치마킹의 깊이’로 설명할 수 있다. 벤치마킹은 한 가지 행동이 아니다. 그 깊이에 따라 네 단계로 진화한다. 표면을 베끼는 단계에서 출발해, 원리를 재해석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단계로 나아간다.

 

이 프레임워크는 단순한 구분표가 아니라, 기업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다.

 

<출처: 작가>

 

① 복제형(Copy)

<출처: 망고노트, 그래놀라 공식 홈페이지>

 

복제형은 가장 빠르지만 가장 짧게 끝나는 단계다. 망고노트처럼 눈에 보이는 디자인과 코드를 그대로 가져와 서비스를 만드는 방식이다. 초기 반응은 빠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신뢰를 잃고 시장에서 사라진다. 결과를 가져오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복제형의 문제는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왜 만들었는가’를 모른다는 점이다.

 

② 응용형(Adaptive)

<출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링크드인>

 

응용형은 단순 복제를 벗어나, 성공 모델을 살짝 변형하는 단계다. 예컨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UX를 경쟁사가 유사하게 구현하면서 논란이 됐던 사례가 있다. 응용형은 시장 반응을 빠르게 얻을 수 있지만, 차별화가 약하다. 결국 남의 설계를 조금 바꾼 결과물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단계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복제의 한계를 깨닫고 “우리 방식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③ 학습형(Learning)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스토리>

 

학습형은 단순 변형을 넘어 성공의 원리를 내재화하는 단계다. 1970~1990년대 현대자동차와 미쓰비시의 관계가 그 전형적인 사례다. 현대차는 처음엔 미쓰비시로부터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 기술을 배웠다. ‘포니’ 개발 당시에는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수준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생산관리·품질관리·대량생산의 시스템적 원리를 학습했다.

 

1980년대에는 단순 도입에서 벗어나 활용과 공동개발로 진화했다. 미쓰비시 기술을 그대로 쓰지 않고, 현대차의 환경에 맞게 조정하며 점차 자립도를 높였다. 결정적 변화는 1990년대 초반, 현대차가 엔진 국산화에 성공하며 미쓰비시 의존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 시점부터는 일본식 생산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노사 구조에 맞는 ‘모듈화·자동화 중심의 자체 생산방식’을 확립했다. 즉, 현대차는 배운 것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소화해 자기 언어로 바꾼 기업이었다.

 

④ 창조형(Creative)

<출처: 네스프레소 공식 홈페이지>

 

창조형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여는 단계다. 네스프레소는 커피 브랜드였지만,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화장품 매장이었다.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판다.” 이 한 문장이 커피 문화를 바꿨다. 커피머신 기능보다 고객의 체험에 집중하면서, 커피를 파는 브랜드에서 경험을 디자인하는 브랜드로 진화했다. 창조형 벤치마킹은 타 산업의 원리를 가져오되, 그대로 쓰지 않는다. 남의 방식을 흡수해 자신만의 시장 논리로 바꾸는 과정이다. 이 단계에 도달한 기업은 더 이상 ‘누구처럼’이라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다.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팀이 된다. 

 

결국 이 네 단계는 시간의 순서가 아니라 사고의 깊이를 보여준다. 복제형에서 창조형으로 갈수록,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이해의 밀도’다. 많은 기업이 복제형과 응용형 사이에서 멈춘다. 그러나 진짜 경쟁력은 학습형과 창조형에서 만들어진다. 남의 성공을 흉내 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원리를 자기 언어로 해석해 내는 기업만이 오래 살아남는다.

 

다음 장에서는 이 네 단계가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각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에 다시 마주하게 된다.


“지금 우리 팀은 어느 단계에 머물러 있는가?”

 

 

경계가 흐려지는 이유: 왜 우리는 자꾸 카피를 정당화할까?

복제와 벤치마킹의 차이는 머리로는 알지만, 현실에선 자주 뒤섞인다. 특히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산업일수록 그 경계는 더 흐려진다. “참고했다”는 말은 어느새 “조금 베꼈다”와 같은 뜻이 되고, “영감을 받았다”라는 말은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라는 핑계가 된다. 그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출처: 작가>

 

첫째, 속도의 압박 때문이다.
스타트업에게 시간은 생명이다. 남보다 늦게 출시하면 기회가 사라지기에, 검증된 모델을 빠르게 복제하는 유혹이 커진다. 하지만 속도를 이유로 본질을 건너뛰면, 결국 시장에 똑같은 제품만 남는다.

 

둘째, 문화적 습관의 영향이다.
한국 기업들은 오랫동안 ‘벤치마킹의 나라’로 불려 왔다. 배우고 따라잡는 능력은 세계 최고지만, 그 과정에서 ‘창조의 단계’로 넘어가는 시도를 종종 잊는다. “빨리 배우는 게 잘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빨리 베끼는 것도 괜찮다”로 변질되기 쉽다.

 

셋째, 법과 제도의 한계다.
UI, UX, 비즈니스 모델은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렵다. 그래서 “법 위반은 아니다”라는 말로 도덕적 논란을 덮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장은 법보다 냉정하다. 고객은 결국 ‘비슷한 것’이 아닌 ‘진짜 다른 것’을 선택한다.

 

마지막으로, 힘의 비대칭이 존재한다.
자본과 인력이 풍부한 대기업은 신생 기업의 아이디어를 복제해도 법적·경제적 부담이 적다. 이 불균형이 반복되면, “카피도 전략이다”라는 잘못된 학습이 업계 전반에 퍼진다.

 

결국 우리는 이렇게 자꾸 경계를 흐리며 스스로를 설득한다. “이건 베낀 게 아니라 효율이야.”,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일 뿐이야.”라고 말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모방 자체가 아니라, 거기서 멈추는 태도다. 속도를 이유로 원리를 생략하는 순간, 기업은 성장 대신 반복에 갇힌다. 혁신은 모방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카피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비슷한 시장, 비슷한 고객, 비슷한 기술 속에서도 어떤 팀은 유사해 보이고, 어떤 팀은 전혀 다르게 보인다. 그 차이는 속도가 아니라 질문의 깊이에서 생긴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그 아이디어가 진짜 ‘우리의 것’이 되려면 묻고, 검증하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음 다섯 가지 질문은 현업에서 ‘이건 카피일까, 벤치마킹일까?’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이다.

 

<출처: 작가>

 

① 이 아이디어는 우리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가?

성공 사례를 참고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고객’이 아니라 ‘사례’를 중심에 두는 것이다. 남의 성공은 그들의 고객을 위한 것이지, 우리의 고객을 위한 것은 아니다. 벤치마킹의 시작은 ‘어떤 서비스가 잘됐는가’가 아니라, ‘우리 고객이 이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여야 한다.

 

② 참고한 대상의 핵심 원리를 이해했는가?

표면만 보고 따라 하면 모양은 달라도 결과는 같다. 벤치마킹의 목적은 복제가 아니라 작동 원리의 이해다. 그 기능이 왜 존재하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구현하면 결국 다른 문제를 낳는다.

 

③ 우리가 추가한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

차별화 포인트는 거창한 혁신이 아닐 수도 있다. 하나의 워딩, 하나의 기능 구조, 하나의 사용자 흐름이라도 “이건 우리 팀만의 선택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그 작은 차이가 복제와 재해석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된다.

 

④ 설명이 필요한가, 변명이 필요한가?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결과물을 리뷰할 때, “이건 어디서 본 것 같다”는 피드백이 나올 수 있다. 그때 우리는 설득하고 있는가, 아니면 해명하고 있는가? 설명은 방향을 공유하는 것이고, 변명은 흔적을 감추는 것이다. 만약 해명에 가깝다면, 이미 벤치마킹이 아닌 카피로 가고 있는 상태다.

 

⑤ 이 결과물을 처음 보는 사람이 ‘우리답다’고 말할 수 있는가?

브랜드는 결국 ‘다름의 언어’다. 아무리 완성도가 높아도, 우리만의 철학이나 톤이 느껴지지 않으면 그건 그냥 또 하나의 복제품일 뿐이다. 처음 보는 사람이 “이건 그 회사 스타일이네”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카피가 아닌 해석된 결과물이다.

 

이 다섯 가지 질문은 개인의 감각이 아니라 팀의 의사결정 기준으로 자리 잡을 때 더 큰 힘을 가진다. 아이디어 회의나 벤치마킹 리뷰 때, 다음과 같은 루틴을 만들어보자.

 

  • 회의 안건에는 ‘무엇을 참고할까’가 아니라, ‘왜 참고해야 하는가’를 함께 기록한다.
  • 기획 문서에는 반드시 ‘참고 대상’과 ‘차별 포인트’를 함께 기록한다.
  • 유사 서비스 비교표에는 ‘복제 위험도’ 항목을 추가한다.
  • 프로젝트 리뷰 시, “이 부분이 남의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면?”을 질문으로 남긴다.

 

복제를 피하려면 남의 답을 가져올 게 아니라, 우리 팀만의 질문을 세워야 한다. 같은 시장과 기술 속에서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프로덕트 기획에 쓰이는 생각의 깊이에 있다. 결국 차별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의 결과다.

 

 

마치며

모든 혁신은 모방에서 출발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남의 궤적을 되풀이할 뿐이다. 카피는 손으로 할 수 있지만, 벤치마킹은 마음가짐으로만 가능하다. 망고노트의 사례는 그 경계를 분명히 보여줬다. ‘빠르게 만들자’는 의지는 있었지만, ‘왜 만들까’라는 질문은 부족했다. 그 결과, 기술은 있었지만 이유는 없었다. 그들의 실패는 단순히 법이나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성 없는 속도가 만들어낸 구조적 한계였다.

 

반대로, 현대자동차와 네스프레소는 망고노트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들은 남의 방식을 가져오되, 그 속에서 자신만의 원리를 찾아냈다. 즉, 배운 것을 자신들의 고객에 최적화한 기업이었다. 그 차이가 바로 카피와 벤치마킹의 경계다. 지금 기업들에게 필요한 건 ‘더 빨리 베끼는 법’이 아니라,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는 법’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만들어도, 남과 다르게 생각하지 않으면 결국 같은 곳에 멈춘다.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고, 기술보다 중요한 건 이유다.

 

이번 글에서 살펴본 ‘벤치마킹의 진화 4단계’는 지금 우리가 어느 단계에 서 있는지를 묻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새로 만들어야 할지를 생각할 수 있게 돕는다. 결국 혁신은 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그 아이디어를 자신의 언어로 다시 쓸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창조는 거창한 발명보다, 이해를 자기 것으로 바꾸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참고>

  1. 체어퍼슨노트, 2013.02.18, 현대경제연구원
  2. 망고노트 공식 링크드인
  3. Granola 공식 홈페이지
  4. “완전히 똑같네”…삼성화재, 카카오페이손보 여행자 보험 ‘표절’ 의혹, 2024.06.21, 동아일보
  5. 포스트 '수출규제' 시대의 한일 경제관계, 2021.02.15, 학술지(일본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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