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N잡이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 되어버렸습니다. “월급만으로는 불안하다”는 말을, 저도 어느 순간부터는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죠. 첫 직장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서비스를 만들고, 성장하면 그만큼 보상받을 줄 알았죠. 하지만 6개월쯤 지나고, 고생해서 첫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부터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모두 다 직접적인 보상으로 돌아오진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죠.
물론 회사 안에서의 성장도 중요합니다. 다만 그 안에만 머물러서는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이런 생각이 더 자주 들었는데요.
“이 회사가 과연 1년 뒤에도 안정적일까?”
“만약 지금 당장 나가야 한다면, 나는 회사 밖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이 제 부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나도 뭔가를 만들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내 이름으로 돈을 벌 수 있어야 이게 진짜 오래 살아남는 길이고, 내가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요. 그때부터는 회사 밖에서도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실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고, 댓글로 멘토링을 하고, 앱을 만들며 작은 시도들을 이어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여정을 함께 돌아보고자 합니다.
*이번 글은 '250915 요즘IT 주제 회의 공유의 건', 여러분의 선택은?에서 독자 여러분의 투표로 선정된 ‘부업’ 주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부업을 시작하려고 하니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시간을 들이면 바로 수익이 생기는 걸 원했는데, 검색해 보면 전부 “1년 꾸준히 해야 돈이 된다”거나, “열심히 했지만 결국 수익화는 실패” 같은 내용뿐이었죠. 저는 리스크가 있는 건 싫고, 노력을 들인 만큼 바로 통장에 수익이 찍히는 걸 원했습니다.
그렇게 부업거리를 찾아 헤매던 중, 우연히 ‘취업 카페’에서 멘토를 모집한다는 공지글을 봤습니다. “현업자가 취준생의 질문에 답글을 달면 리워드 지급”이라는 조건이 눈에 확 들어왔죠. 바로 가입해서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카페 규모는 꽤 컸고, 활동 중인 취준생도 수만 명이 넘었습니다. 멘토링 구조도 단순했습니다. 취준생이 질문을 올리면, 멘토가 답변을 달고 그 답글 하나당 리워드를 받는 방식이었어요. 저는 이미 현업 개발자였고, 면접관으로서 100회 이상 평가해 본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일이라 솔직히 어렵지 않았죠.

“이력서에 이 표현은 좋지 않아요.”
“프로젝트 기술 스택을 이렇게 정리해 보세요.”
이런 식으로 현실적인 조언을 달았습니다. 물론 조건이 까다로웠어요. 답변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고, 글자 수 제한, 관련 전공 여부, 중복 답변 금지 규정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모든 가이드라인에 맞춰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효율이었죠. 시간은 꽤 들었는데, 리워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손가락이 아프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 대비 수익이 크지 않으니 동기부여가 조금 떨어진달까요? 그때 살짝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과연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고민 끝에 시스템화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예 루틴을 만들어버렸죠.
이렇게 명확한 목표를 세우니 기계처럼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또 댓글 갯수를 늘리기 위해 병목 구간을 찾았어요. 바로 타이핑 속도인데요. 생각보다 이게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서, 나중엔 스마트폰의 음성 받아쓰기 기능을 활용했습니다. 머릿속에서 답변을 정리하고, 말로 입력하니까 효율이 몇 배로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단순한 방법으로 월 10만 원 이상의 고정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작은 금액이었지만, “월급이 아니어도 꾸준히 돈이 들어오는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전환점이었죠.
사실 개인 앱을 만들게 된 계기도 우연이었습니다. 어느 날, 퇴근길에 들은 개인 앱 개발 세미나가 계기였죠. 그 자리에서 한 개발자분이 아주 단순한 앱으로 꾸준히 광고 수익을 얻고 있다고 했고, 그 말에 “진짜 그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날 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노트북을 켰습니다.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믿기 힘들었거든요. 그렇게 회사에 다니면서 틈틈이 앱을 만들기 시작했고, 몇 주 뒤 아주 단순한 앱 하나를 론칭했습니다. 기능도 단출하고 디자인도 투박했지만, 이후 마케팅을 연구하면서 꾸준히 홍보했습니다. 그러자 다운로드 수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애드몹 광고 수익으로 하루에 100원, 300원씩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죠. 점점 사용자가 늘어가면서 수익도 쌓였는데요. 물론 금액은 적었지만, 그날 느꼈던 ‘와우 포인트’는 분명했습니다. 댓글 멘토링처럼 내 시간을 써서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라, 내 앱의 사용자들이 광고를 클릭하면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였죠. 즉, 내 시간과 수익이 완전히 분리된 겁니다. 이 경험은 저에게 큰 충격이었고, “내가 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올 수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노동’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저의 또 다른 고민은 “내가 가진 전문적인 경험을 어떻게 수익화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개발자로 일하면서 쌓인 실무 경험과 면접관으로서의 시선을 단순한 댓글 멘토링을 넘어, 서비스화할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리소스로 실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지 실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재능 거래 사이트에 ‘현업 개발자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등록했습니다. 가격은 3만 원, 무제한으로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는 단순한 Q&A 형태였죠. 놀랍게도 반응이 꽤 있었습니다. 특히 부트캠프 수료생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이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력서를 어떻게 써야 할까요?”
“이 프로젝트는 포트폴리오로 괜찮을까요?”
이런 질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개발자 취업’이라는 문제에 확실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요. 그 흐름을 따라가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자 취업 컨설팅’ 서비스를 구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두 가지, 개인 앱과 취업 컨설팅을 점점 고도화하면서 월 50만 원 수익을 넘기게 됐습니다. 단순히 “부업”이 아니라, 이제는 하나의 “시스템”이 되어가고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문제였습니다. 회사 일, 컨설팅, 그리고 앱 유지 보수까지 겹치면서 댓글 멘토링까지 병행하기엔 한계가 왔습니다. 그래서 어느 시점 이후부터는 댓글 멘토링을 완전히 중단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시간을 쪼개는 일”이 아니라, 가치가 쌓이는 일을 선택해야 할 때였으니까요.
개발자 취업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력서는 어떻게 써야 하나요?”
“합격하려면 뭘 어떻게 해야하나요?”
비슷한 질문이 계속 반복되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무언가를 상품으로 만들면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제가 직접 정리해 두었던 ‘합격하는 이력서 구조’를 상품으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첫 취업부터 네임드 기업으로 이직하기까지 수많은 이력서를 보고, 써보고, 피드백하면서 ‘합격률이 높은 문서의 공통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거든요. 그걸 그대로 녹여 하나의 디지털 프로덕트로 만들었습니다. 딱 제가 평소 멘토링에서 하던 이야기를 구조화해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형태였죠.

이 제품을 론칭하자 생각보다 반응이 빠르게 왔습니다. 수강생들과 취준생들이 “이게 진짜 필요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왔고,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개발자라고 꼭 앱을 만들어야 돈을 버는 게 아니구나. 내 경험이 콘텐츠가 되어, 내 시간을 쓰지 않아도 돈을 벌어다 주는 구조가 될 수 있구나!”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시간과 수익이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개인 앱을 론칭했을 때보다 훨씬 적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었거든요. 회사 밖에서도 ‘시간이 아닌 내가 제공하는 가치’로 돈이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 그 감각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디지털 프로덕트와 멘토링 서비스가 어느 정도 알려지자, 재능 플랫폼을 통해 부트캠프 관계자들이 특강을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1회성 강의였지만, 수강생들의 반응이 좋았고 실제로 합격 소식도 이어지면서 기업과의 장기 협업으로 발전했습니다.

저는 단순히 강의만 한 것이 아니라, 수강생들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면접 전략까지 함께 코칭했습니다. 그 진심이 통했던 걸까요? 이후 다른 부트캠프나 교육 기관에서도 “같이 커리어 멘토로 협력해보자”는 제안이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하나둘 협업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수익도 쌓여갔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월 100만 원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계속 생겼습니다. 앱이나 콘텐츠 판매 같은 시스템 수익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잘 팔릴 때는 좋았지만, 특정 시기에는 매출이 뚝 끊기기도 했죠. 반대로 기업 협업은 꾸준했지만, 하면 할수록 시간을 더 많이 써야 했고 단가를 높이기도 어려웠습니다.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이건 또 다른 직장을 만든 거나 다름없다.” 분명 제 브랜드가 성장하고 있었지만, 시간의 한계는 여전히 저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점부터 ‘어떻게 하면 내가 없어도 수익이 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부트캠프 업체와 강의, 멘토링 특강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몸값도 조금씩 올라갔습니다. 강의 요청이 꾸준히 들어왔고, 커리어 멘토로 장기 협업하는 기관도 하나둘 늘어났습니다. 이 시점부터 비로소 ‘브랜딩이 잡힌다’는 감각을 느꼈죠. 부트캠프 수료 이후에도 저를 찾아오는 수강생들이 생겼습니다.
“멘토님, 이번엔 이력서가 통과됐습니다.”
“면접 피드백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이런 메시지들이 늘어날수록, 제가 쌓아온 경험이 누군가의 커리어를 바꾸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협업 멘토링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지만, 동시에 시간의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평일에는 회사와 강의, 주말에는 멘토링과 컨설팅으로 일정이 꽉 찬 채 에너지가 고갈되기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이 시기에 저는 더 큰 변화를 결심했습니다. 부트캠프 협업을 이어가며 수강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니, ‘커리어 멘토링의 한계’가 명확하게 보였거든요. 그래서 직접 프리미엄 취업 컨설팅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실제 개발자 취업 과정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면접관으로서의 경험, 합격 패턴, 실무 피드백을 모두 녹여낸 프로그램이었죠.

단가가 높은 편이었지만, 놀랍게도 수요는 꾸준했습니다. 성과를 낸 수강생들이 생기면서 입소문이 자연스럽게 퍼졌고, 이 서비스는 제 브랜드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처음으로 “내 힘으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 구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회사나 플랫폼이 아닌, 오롯이 ‘나’라는 이름으로 돈을 버는 구조였죠.

이 무렵부터는 SNS 제휴 제안도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교육업체들이 제 글을 보고 연락을 주었고, 홍보를 함께 진행하는 브랜디드 콘텐츠 협업을 제안했죠. 글을 작성하고 보상을 받는 구조였는데, 생각보다 보수가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평소 쓰던 글의 톤과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아, 가성비가 좋은 수익원이었죠. 그래서 몇 차례 즐겁게 협업을 이어갔습니다.
이렇게 여러 수익이 쌓이면서 드디어 월 300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회사 밖에서, 오롯이 제 이름으로 만들어낸 수익이었죠.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명확했습니다. 앱이나 디지털 콘텐츠 판매 같은 시스템 수익은 들쭉날쭉했고, 기업 협업은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했습니다. 단가를 올리기도 쉽지 않았고, 결국 또 다른 형태의 ‘직장’을 만든 셈이 되어버렸습니다.
여기에 프리미엄 컨설팅을 진행하는 수강생들을 특별히 더 챙겨야 했기 때문에, 거의 일상에 틈이 생기지 않게 됐습니다. 그때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지금 구조로는 여기까지가 수익의 상한선이다. 여기에서 일을 더 늘릴 수는 없다.” 그래서 ‘시스템으로 돈을 버는 구조’에 초집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이 시기에 LLM(대규모 언어 모델)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죠. 방향성이 명확해졌습니다. 이제는 AI를 활용해 제 대신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시스템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현재 저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인프런에 이력서 관련 강의를 론칭했습니다. 제 경험과 AI의 도움 덕분에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강의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현업 개발자로 일하며 틈틈이 진행한 일이었습니다.

이제는 제 경험을 콘텐츠화하여 판매 수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엔지니어로서의 지식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세일즈 퍼널 쪽에 올인해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앱과 SaaS를 직접 개발해 수익을 창출하는 실험도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나 대신 수익을 벌어다 줄 수 있는 뮤즈(Muse)’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 즉 제 시간과 노동이 아닌 시스템과 지식이 일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제가 가장 몰입하고 있는 일입니다.
개발자라면, 특히 경력이 있는 개발자라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경험, 코드 한 줄, 프로젝트 하나에도 이미 누군가에게는 돈이 되는 가치가 숨어 있습니다. 찾아보면 분명 길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바로 수익을 맛볼 수 있는 부업부터 시작해 보세요. 작게라도 돈이 들어오는 경험을 해야 ‘이게 진짜 가능하구나’라는 확신이 생깁니다. 그 월급 외의 첫 수익이 여러분의 브랜딩을 만들고, 이를 계속 확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리고 꼭 기억해야 합니다. “직장이 안정적이다”는 말은 절대 진리가 아닙니다. 회사를 떠나는 순간, 여러분의 수입은 0원이 됩니다. AI 시대에는 누구나 틈만 내면 실험할 수 있는 도구가 넘쳐납니다. GPT, 클로드 코드, 다양한 자동화 도구들까지. 지금이야말로 직장을 다니면서도 ‘회사 밖의 나’를 키울 수 있는 시기입니다. 제가 걸어온 여정이 그 증거입니다.
지금 당장 시작해 보세요. 물론 월 10만 원, 20만 원을 더 번다고 인생이 단번에 바뀌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회사 밖에서 ‘내 이름’으로 돈을 벌어본 경험은 인생을 완전히 바꾸기에 충분합니다. 여러분이 벌게 될 첫 10만 원, 그것은 단순한 수익이 아니라 ‘진짜 내 인생이 시작됐다’는 신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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