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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명 뉴스레터 구독 중‘검색’의 네이버가 이제 ‘금융’의 네이버가 된다. 네이버가 두나무를 품은 것이다. 정확히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인수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의 자회사로 ‘네이버페이’를 서비스하고 있는 기업이다. 반면, 두나무는 국내 1위, 글로벌 4위 거래소에 달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서비스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번 인수 구조를 살펴보면, 기업 가치 15조 원의 업비트가 5조 원 규모의 네이버파이낸셜에 인수되는 형태다. 수치만 놓고 봐도, 이는 단순한 인수합병이 아니라 전략적 지배 구조 재편에 가깝다. 네이버가 두나무를 품은 이유는 단순히 코인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제는 ‘금융의 네이버’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두나무가 합류하면서 네이버의 핀테크 사업은 단순한 결제를 넘어, 금융 생태계 전체로 확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네이버가 두나무를 인수한 후, 우리가 일상에서 체감하게 될 변화 다섯 가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네이버가 두나무를 인수함으로써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첫 번째는 바로 네이버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이다.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를 보유한 두나무를 네이버가 품게 된다면, 다른 경쟁사들보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 결제 플랫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 플랫폼 간 과열 경쟁, 낮은 마진 구조로 인해 순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한 결제 서비스를 넘어, 새로운 결제 인프라와 시장 구조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이미 글로벌 결제 기업 페이팔은 ‘PYUSD’라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며, 결제의 중심을 전통 금융에서 블록체인으로 옮기려고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역시 일찍이 JPM Coin이라는 가상 자산을 발행해, 은행 간 결제망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실험을 해온 바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네이버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2024년에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CEX.io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이체 규모는 27조 6천억 달러로, Visa와 Mastercard의 연간 결제액을 합친 규모보다 약 7.7% 많았다.

최근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 자산 관련 법제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네이버페이가 이를 선제적으로 도입한다면 국내 결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실물 원화의 가치를 1:1로 담보해 디지털 환경에서도 동일한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코인이다.
예를 들어, ‘WONN’이라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WONN’은 원화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을 가정한 예시로, 1 WONN이 실제 1원의 가치를 갖는 구조다. 1,000 ‘WONN’은 이제 1,000원과 동일한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의 스테이블코인 진출에는 두 가지 법적 제약이 있다.
결국 네이버가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 규제 완화, 혹은 새로운 우회 전략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런 장벽을 해결할 수 있다면, 네이버의 스테이블코인 진출은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두나무와 네이버의 결합은 단순한 인수가 아니라, 업비트가 글로벌 거래소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 이유는 네이버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와 기술 인프라가 업비트의 신뢰도와 거래 시스템을 한층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국내 1위 거래소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뢰도와 위상을 확보해 왔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업비트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사업자’ 중 글로벌 4위, 국내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또한 업비트는 최근 UDC 2025 행사에서 “글로벌 거래소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히며, 블록체인 인프라 고도화, 스테이블코인 연계, 제도권 확장을 강조했다.

여기에 네이버의 합류는 강력한 브랜드 확장성을 더한다. 네이버는 이미 라인(LINE)을 통해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2억 명 이상의 이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시아 디지털 생태계에서 높은 신뢰도와 인지도를 쌓아왔다. 네이버의 브랜드 파워와 업비트의 기술력이 결합된다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첫 번째 글로벌 거래소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업비트는 누적 가입자 1,200만 명, 초당 2만 건 이상의 거래 처리 속도를 갖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기술 기반에 네이버의 신뢰성과 글로벌 파트너십이 더해진다면, 향후 업비트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글로벌 상장 협력, 지역별 금융 인프라 연동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결국 두나무와 네이버의 만남은 단순한 기업 결합이 아니라, 글로벌 거래소의 탄생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기술, 인프라, 브랜드가 맞물린다면, 업비트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거래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코빗과 다날이 ‘페이코인(Paycoin)’ 프로젝트를 통해 코인 기반 결제를 현실화하고 있다. 두 기업은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코인 결제를 지원하며, 기존 카드 결제망을 거치지 않는 새로운 결제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이러한 시도는 “코인은 투자 자산”이라는 인식을 넘어, 블록체인 기술이 실물 결제 시장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이와 맞물려 두나무는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기와 체인(Giwa Chain)’에서 ‘KRWT’라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프랙스 파이낸스(Frax Finance)와 아이큐(IQ)가 협력해, 사용자가 1 USDC를 예치하면 원·달러 환율 기준의 KRWT를 발행하고, 반대로 상환 시 동일 가치를 돌려받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 모델은 USDC라는 해외 담보 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국내 전자금융업자의 직접 발행 제한이나 계열사 발행 토큰 상장 금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잠재적 구조로 평가된다.

여기에 네이버페이의 간편결제 인프라와 기존의 네이버페이 월렛 서비스가 더해지면 그림은 더 명확해진다. 네이버페이는 약 3천만 명의 사용자와 23만 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8월부터는 디지털 자산 지갑 ‘Npay 월렛’을 제공하고 있다. 안정적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네이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안착 여부를 실험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결국 기와 체인 → KRWT → N페이로 이어지는 흐름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포인트를 대체하고, 블록체인이 결제의 새로운 표준이 되는 시점이다. 카페·편의점·온라인몰 등에서 KRWT로 결제하고, 가맹점이 즉시 정산받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코인은 투자 자산이 아닌 실생활 속 화폐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는 단순한 플랫폼 결합이 아니라,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을 가속할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동아일보(2025.07.15) 보도에 따르면,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더라도 유통을 위해서는 핀테크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통 금융기관 단독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결제·유통 단계까지 확산시키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업비트는 국내 최고 수준의 자금세탁방지(AML) 및 KYC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네이버는 3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와 23만 개 가맹점을 보유한 거대 결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두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거래–결제–정산이 하나의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작동하는 통합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현물 ETF 도입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병행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와 두나무의 협력 모델은 이 변화의 시험대이자, 가속 장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는 단순한 핀테크 확장을 넘어,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제도·시장·기술 세 축에서 동시에 앞당길 수 있는 유일한 조합으로 평가된다.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는 세 플랫폼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적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 특히 네이버는 업비트와 케이뱅크의 기존 관계를 활용해, 직접 은행을 세우지 않고도 금융 인프라를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업비트와 케이뱅크의 관계 덕분이다. 업비트와 케이뱅크는 단순 제휴를 넘어 서로의 성장을 견인한 파트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의 실명계좌 제공을 통해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고, 업비트는 이를 기반으로 특금법 요건을 충족했다. 반대로 케이뱅크는 업비트 고객의 예치금 덕분에 빠르게 성장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1,5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예치금 27조 8,000억 원 중 약 5조 3,600억 원(전체의 20%)이 업비트 예치금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깊은 이해관계는 향후 네이버페이와 케이뱅크의 연동성으로 확장될 여지를 보여준다.
토스와 카카오는 각각 인터넷은행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통합했지만, 네이버는 뱅킹 기능이 부재한 상태다. 그러나 케이뱅크와의 협업은 이 공백을 메우는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네이버는 직접 은행을 소유하지 않고도, 케이뱅크의 금융 인프라를 일부 흡수 혹은 활용할 수 있다. 결제 중심의 서비스에서 확장된 금융 기능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열게 되는 것이다. 즉, 세 플랫폼의 시너지는 단순 협업을 넘어, 네이버가 ‘은행 없는 금융 플랫폼’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는 단순한 인수가 아니다. 이는 ‘검색의 네이버’가 ‘금융의 네이버’로 진화하는 분기점이자, 한국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전환점이다. 업비트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성과 확장성을 확보하고, 케이뱅크와의 간접 협업을 통해 뱅킹 인프라를 보완할 수 있다. 여기에 네이버페이의 생활 결제망이 더해지면, 결제–투자–저축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제 네이버가 만들어갈 블록체인 기반 금융의 미래는 실험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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