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글은 '250915 요즘IT 주제 회의 공유의 건', 여러분의 선택은?에서 독자 여러분의 투표로 선정된 ‘부업’ 주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부업 시리즈의 첫 번째 글로, 비전공자인 ‘불혹의 바이브코딩’ 님이 들려주는 외주 개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비전공자로서 IT와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현재 두 돌 지난 아기가 잠든 뒤에는 외주 개발을 하며, 월 300만 원 정도의 부수입을 얻고 있는데요. 이번에 요즘IT에서 부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겨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많은 개발자분들 앞에서 부족한 제 경험을 나누려니 다소 부담스럽지만, ‘이런 방식으로도 부업을 할 수 있구나’라는 마음으로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정확히 1년 전, 회사에 구조조정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각 부서별로 일부 인원을 다른 부서로 강제 이동시키라는 할당이 내려왔죠. 불행히도 그 대상자 명단에 제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고요. 아무도, 아무것도 모르는 새로운 부서로 옮겨지면서, 저는 더 이상 경쟁력 없는 소위 ‘깍두기’ 같은 직원이 된 것 같았습니다. 돌이 막 지난 아이와 남은 대출이 떠오르며, ‘이 상태로 앞으로 20년을 더 버틸 수 있을까?’하는 답답함이 밀려왔죠. 그때 마침 눈에 들어온 것이 AI였습니다.
그때부터 AI와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인생과 직장에 대한 하소연을 털어놓는 수준이었지만, 점점 업무와 관련된 질문으로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있다면, AI가 뭐든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이 들자, 회사에서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구체적으로 탐색하며 질문했습니다.
제가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는 PDF 파일을 첨부하면 총 몇 페이지인지 자동으로 확인해 주는 기능이었습니다. 단순한 문제였지만, 인쇄소에 출력을 의뢰할 때 여러 개의 PDF를 일일이 열어, 페이지 수를 합치는 일이 생각보다 번거로웠거든요. 그런데 AI에 질문하면, 제 의도와는 달리 코드 스크립트가 포함된 답변이 반복적으로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이건 개발자만 할 수 있는 일이지”라며 넘겼지만, 비슷한 답변이 계속 나오다 보니 ‘이걸 나도 실행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죠.
“이 코드를 어떻게 실행해 볼 수 있나요?” 질문을 시작으로, Python 설치부터 가상환경 설정, 라이브러리 설치, 그리고 실제 스크립트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AI에게 물어가며 따라 했습니다. 처음에는 라이브러리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몇 시간 동안 에러를 해결하느라 고생하기도 했죠. 그렇게 인생 최초로 ‘PDF 페이지 카운터’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고, 실제로 프로그램이 동작했을 때의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게 제가 본격적으로 바이브 코딩을 시작하게 되었던 계기입니다.
그렇게 제 인생 최초의 프로그램, ‘PDF 페이지 카운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프로그램이 실제로 동작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이렇게 저는 본격적으로 ‘바이브 코딩’이라는 걸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프로그램을 완성하자, 점차 많은 것들을 시도하게 됐습니다. 제 업무 외에도 동료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하나둘씩 만들며 자신감이 붙었죠. “이제 누군가를 위해서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자, 단돈 만 원이라도 좋으니 한번 시작해 보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외주 프리랜서 플랫폼에 상품을 등록했고, 떨리는 마음으로 의뢰를 기다린 지 3일 만에 첫 문의가 왔습니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고객이었고, 등록된 상품의 가격을 엑셀에 기입된 데이터대로 웹 자동화를 통해 수정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엑셀 파일 업로드] → [쇼핑몰에서 상품 가격 자동 수정]
사실 그때만 해도 시세를 몰라서 조심스럽게 “혹시 단가는 어느 정도를 생각하고 계신가요?”라고 되물었는데, 돌아온 답변을 듣자, 할 수 있다, 없다를 떠나 무조건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고객: “50만 원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 “(태연한 척) 아, 그 정도면 한번 착수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라, 입가에 미소가 번졌죠. 지금껏 월급밖에 모르던 내가, 월급 외 수익을 얻게 되다니. 그것도 50만 원이라니! 그 순간 머릿속엔 오직 ‘무조건 해내고 만다.’는 생각뿐이었죠. 그 후로 밤낮없이 AI와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예상치 못한 오류나 어려움도 있었지만, 고객과 꾸준히 소통하며 결국 첫 외주 개발을 완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계기로 더욱 자신감이 붙고, 노하우도 쌓였습니다. 지금은 맞춤형 프로그램 제작, 엑셀 자동화, 웹 자동화, 웹 시스템 개발 등 프로젝트의 종류와 규모도 다양해졌고, 단가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AI와 바이브 코딩은 제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습니다. 그저 평범했던 40대 직장인이었던 제가,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는지 그 이야기를 꼭 나누고 싶었는데요. 무엇보다 이 모든 변화가 불과 1년 만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지금, 저는 회사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단순히 PDF 페이지를 세는 프로그램을 만들던 제가, 이제는 회사의 업무 플랫폼을 개발하고, 랭체인(Langchain) 기반의 RAG 챗봇을 구축하고, PPT 파일을 첨부하면 요약 보고서를 생성해 주는 등 각종 자동화 도구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바이브 코딩 강의'까지 하게 되었죠. 심지어 60대를 앞둔 부장님들도 성공적으로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저 또한 정말 놀라며 바이브 코딩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현재는 바이브 코딩을 주제로 한 사내 동아리도 만들어, 직원들과 경험을 나누고 있죠.
예전에는 ‘대체 가능한 평범한 직원’ 중 한 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스스로도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었다고 느낍니다. 만약 제가 IT 회사에 다녔다면 이런 능력은 그저 당연하게 여겨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IT 회사가 아니었기에, 바이브 코딩으로 만들어낸 성과들은 분명 돋보이는 강점이 되었죠. 무엇보다 앞으로 20년의 직장 생활을 이어 나갈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회사 안에서의 변화도 놀라웠지만, 회사 밖에서 일어난 변화는 더욱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막연히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게 IT 서적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하지만 바이브 코딩 덕분에 실제로 책을 쓰게 되었고, 이후에는 이렇게 요즘IT에 제 경험을 나눌 기회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저는 정보를 그저 ‘소비’하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제 경험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과 영감을 주는 사람, 즉, 정보를 생산하고 나누는 사람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이 변화야말로 바이브 코딩이 제게 안겨준 가장 뜻깊고 예상치 못한 부분입니다.
첫 외주 프로젝트로 받은 50만 원은 제게 단순한 돈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내 능력으로도 월급 외에 돈을 벌 수 있구나’라는 강한 자신감을 준 순간이었죠. 지금은 월평균 300만 원 정도의 부수입이 안정적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회사 월급과 합치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경제적 여유가 생겼습니다. 수입이 늘어난다는 건 언제나 짜릿한 일인데요. 특히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버는 돈은 묘하게 보너스 같은 기분을 주며, 도전의 폭을 더 넓혀줬습니다. 약간의 TMI를 보태자면 외주 수입으로 국산 중형 SUV를 풀 할부로 구매하여, 앞으로 5년간은 바이브 코딩을 멈출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동기부여가 생겼습니다. 덕분에 대출 상환도 예정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고, 아이의 교육비나, 비상금도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게 되었죠.
솔직히 말하면, 경제적인 변화보다 더 큰 건 심리적인 변화였습니다. 1년 전, 낯선 부서로 발령받았을 때 느꼈던 무력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나는 이제 회사에서 필요 없는 사람이구나’, ‘그저 대체 가능한 평범한 직원일 뿐이구나’라는 생각에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졌죠. 40대 초반이라는 나이, 갓 돌 지난 아기, 남아 있는 대출까지 떠올리면 미래가 막막했고, 앞으로 20년을 더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월급 외에도 수입원이 있고, 언제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제는 설령 회사를 떠나더라도, 스스로 설 수 있다는 조금은 근거 있는 자신감이 갖게 되었습니다.
1년 전의 저는 그저 PDF 페이지를 세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회사의 업무 플랫폼을 개발하고, 직원들에게 바이브 코딩을 가르치며, 책을 쓰고 IT 매거진에 글을 기고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단 하나, “한번 해볼까?”라는 작은 용기였습니다.
처음부터 준비된 상태로 외주 개발을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도전을 통해 제 한계를 뛰어넘고, 그 과정에서 바이브 코딩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죠. 처음에는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으로 시작했지만,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이것도 가능하네”, “이제는 뭐든 해볼 수 있겠다”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눈부시게 발전하는 AI 도구들이 있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바이브 코딩 도구의 진화 속도는 정말 빠릅니다. 1년 전만 해도 GPT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복사해 붙여 넣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Cursor AI, Claude Code 같은 에이전트를 활용해, 훨씬 효율적인 바이브 코딩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반년 뒤에는 또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코딩하고 있겠죠. 중요한 것은 최고의 도구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가진 도구로 시작하는 것, 그게 진짜 출발점입니다. 일단 시작하면 더 좋은 도구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그 과정에서 여러분은 어느새 한 단계 성장해 있을 겁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분명 저보다 훨씬 젊고, 유능한 분들일 겁니다. 더 뛰어난 학습 능력을 지니고 있고, 더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겠죠. 이제는 ‘코딩을 몰라서 못 한다’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나는 문과라서”, “나이가 많아서”, “컴퓨터를 잘 몰라서”, “디자인밖에 할 줄 몰라서” 이런 말들은 더 이상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대(大)AI 시대, 여러분이 가진 도메인 지식과 열정은 그 자체로 수많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입니다. 영업을 오래 하신 분이라면 영업 자동화 도구를, 인사 업무를 하신다면 인사 관리 시스템을, 디자인을 하신다면 디자인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업무 경험과 문제의식이 바로 가장 값진 무기입니다. 거기에 바이브 코딩이라는 도구만 더해진다면, 여러분 역시 자신만의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아니, 저보다 훨씬 더 멋진 것들을 만들어낼 겁니다.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해 보세요. 1년 뒤, 저처럼 완전히 달라진 자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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