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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밴드 기획자가 AI코딩 99%로 만들었다는 AI 소셜 앱

요즘IT
13분
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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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밴드’의 기획자가 네이버를 떠나 또 다른 소셜 앱을 내놨습니다. 이번엔 AI가 99% 개발했고요. AI를 핵심 기능으로 한 소위 ‘AI 네이티브’ 제품입니다. 

 

모임의 일정을 잡는 것부터 사진을 정리하는 것까지, 모임의 전 과정을 AI가 도와준다는 것이 이 앱의 핵심 컨셉인데요. 

 

이름은 츄룹. “사람들과 함께 만나 맛있는 것을 먹는 모습이 생각나는 단어”라서 지은 이름이랍니다. 영어로는 “true loop”. 말하자면 ‘진정한 연결’이란 의미를 담았습니다. 모바일로 연결된 세상에서 '연결을 넘어 진짜 만남을 만드는 것'을 미션으로 “AI 시대에 사람들이 더 쉽게, 더 자주, 더 의미있게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새로운 모임 앱”을 지향합니다. 

 

8월 27일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모두 한국, 미국, 일본 동시 출시했고, “글로벌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AI 비서가 모임 일정을 조율해 잡아주고, 모임 사진을 ‘개인화’ 트렌드에 맞게 정리해주는 기능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츄룹 앱스토어 화면 <출처: 벗뷰리풀>

 

더 흥미로운 건 AI로 대부분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개발을 담당한 2001년생 박성민 백엔드 개발자(24)는 "99%에 가까운 코드를 AI가 작성했다"고 말합니다. 나머지 1%는 “몇 달 전 모델이 지금 만큼 발전하기 전 손으로 짠 코드가 남아 있는 것”이라는데요. 실제로 이들이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활용해 5개월 만에 구현한 앱 규모는 "3명이 1년 가까이 해야 할 분량"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츄룹을 만든 벗뷰리풀의 박수만 대표는 네이버 밴드를 기획, 총괄하며 ‘스타 기획자’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그 이전인 2006년에 한국 최초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고 불리던 ‘미투데이’를 만들어 2008년 네이버가 인수했고요. 네이버를 나와 광고 기반 음악스트리밍서비스 ‘비트’를 만들기도 했죠. 

 

이 심상치 않은 팀의 박수만 대표, 박성민 개발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박성민 개발자(왼쪽)와 박수만 대표(오른쪽)  <출처: 벗뷰리풀>

 

Q. 츄룹은 어떤 앱인가요? 

박수만:  AI가 모임 일정 잡는 것부터 모임 사진을 정리하는 것까지 도와주는 앱입니다. AI 시대에 사람들이 더 쉽게, 더 자주, 더 의미있게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새로운 약속앱이자 모임앱이라고 할까요. 모임에는 의도, 총대(총대 메고 나서서 조율한다는 뜻), 조정, 만남, 리캡, 회상이라는 여섯 단계가 있다고 보고, 이 모든 단계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려 해요. ‘아 내가 이런 모임을 하면서 살고 있구나’ 하고 나의 모임 활동을 잘 되새겨보고 추억할 수 있게 하려고요. 

 

Q. 왜 만들었나요?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어떤 문제를 풀고자 했는지요?

박수만: 한 1년 전쯤 어느 날 새벽 5시에 혼자 운전하면서 골프장에 가던 길이었어요. “일정 잡는 업무를 AI 비서가 해주면 너무 편할 거 같은데 왜 아직 안 나왔지?” 그 생각을 시작으로 제가 네이버 임원이던 때를 생각해보게 됐어요. 그때는 비서가 모든 모임을 다 조율해줬는데, 그게 왜 편했던 건지 고민해봤죠. 조율할 때 발생하는 관계적인 부담 없이 딱 한 사람하고만 이야기하면 되는 데서 오는 편리함이었어요. 

 

이게 단순히 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에 편하다는 게 아니에요. 바빠서 시간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관계 부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낮춰준다는 것이죠. 사람들이 점점 부담을 덜 느끼는 문자를 전화보다 선호하게 됐잖아요. AI 비서가 일정을 조율해준다는 것도 그런 의미라고 봐요.

 

츄룹 약속잡기 화면. 모임을 만들고 모임 약속을 잡을 사람들을 태그, 내가 가능한 시간 몇 개와 함께 ‘약속잡기’를 누르면 AI 비서가 태그된 사람들의 채팅창에 메시지를 보내 일정 조율을 시작한다. 태그한 사람 중 응답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벗뷰리풀>

 

Q. 그런데 AI가 어떻게 텍스트로 날짜를 인식하고 일정을 조율해주나요?

박성민: Function Calling 기능을 사용했어요. 우리 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하는 함수들을 미리 정의해두고, 언제 어떤 함수를 호출할지 AI에게 알려주는 거죠. 예를 들어 사용자가 '9월 26일로 확정합시다'라고 말하면, AI가 텍스트에서 '확정'이라는 의도와 '9월 26일'이라는 날짜를 파싱해서 일정 확정 함수를 호출하는 방식이에요. 일정 조율만 전담하는 에이전트를 따로 만들어서 정확도를 높였고요.

 

앱 하단 채팅창에서 AI 비서가 일정 조율을 하고, 확정된 약속은 앱 홈화면 상단에 d-day까지 남은 날짜와 함께 표시됩니다. 모임 약속을 잡자는 요청에 아직 응답하지 않은 경우도 홈화면에 표시된다.  <출처: 벗뷰리풀>

 

박 대표는 그동안 이런 서비스가 왜 안 나왔는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IT 회사 임원들이 이런 서비스 하자고 해야 되잖아요. 근데 그분들은 이 불편함을 모르죠. 비서가 다 해주고 있으니까요." 그는 그의 일을 “모든 대중에게 비서를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넷플릭스 포스터처럼, 개인화된 모임 기록

츄룹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기능은 일정 조율 외에도 하나 더 있습니다. 모임에서 찍은 사진을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각자가 원하는 사진으로 ' 포스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츄룹에서는 모임을 ‘룹’이라고 하는데요. 모임을 만들고 내 연락처에 있는 사람들을 초대하면 ‘룹’이 생깁니다. 모임 후 이 룹에 모임 사진을 모을 수 있죠. 

 

‘룹’이 생성된 모습. 모임 참가자라면 누구나 ‘사진추가’를 눌러 사진을 추가할 수 있고, 룹 화면 최상단에 보이는 ‘포스터’를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다.  <출처: 벗뷰리풀>

 

친구에게 “이 사진 올려도 돼?”라고 물어볼 필요 없이 룹에 올리고, 같은 룹에 있는 친구가 그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고 지울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은 꾸며서 룹의 대표 사진으로 만들거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할 수도 있고요. 

 

대표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하기 <출처: 벗뷰리풀>

 

츄룹 팀은 이렇게 사용자가 각자 꾸미고 대표로 지정하는 사진을 ‘넷플릭스 포스터’ 같다고 합니다. 넷플릭스 콘텐츠의 포스터가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노출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룹에 있는 사진을 기반으로 그날의 추억에 관한 글을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박수만 대표는 “초개인화된 트렌드에 맞춰 UX 역시 나 중심, 내 모임 중심 구조로 설계했다”며 사람 손이 덜 가도록 AI가 자동으로 분류하고 정리할 수 있는 기능도 계속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Q. 룹에 모임 사진을 다 같이 올리고, 참가자 각자 취향대로 꾸며서 대표 사진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능도 핵심 기능으로 보이는데요. 이걸 ‘개인화 포스터’라고 부르시죠.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요?

박수만: Z세대는 모임을 한 뒤 사진을 활발히 찍고 곧바로 공유하는 문화가 강해졌어요. 그런데 이제 인스타에 올리기보다 에어드랍으로 공유하고 각자 관리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이게 “업로드”하는 행위라고 봤어요. 사진을 올려 공유할 곳은 없지만 업로드는 계속 하고 있는 거죠. 이걸 기회로 봤어요. 

 

공유한 사진 중에서 내가 보고 싶은 사진을 사진첩 표지로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요, 그런 커스터마이즈된 표지 사진을 ‘개인화 포스터’라고 해요. 넷플릭스 포스터가 개인화 되는 것처럼, 모임 참가자마다 개인별로 그 모임을 추억하는 대표 사진이 다른 거죠. 처음에는 모임의 대표 사진은 멤버들이 다 같이 나온 단체 사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팀에서 논의를 하면서 '모임은 다 같이 했지만 내가 참가한 모임’으로 기억하고 내 사진을 대표 사진으로 설정하는 게 훨씬 더 소중한 이용자 가치'라는 발견을 했죠.

 

<출처: 벗뷰리풀>

 

Q. 30~40명 정도를 대상으로 프라이빗 베타 테스트를 하셨죠. 인상 깊은 반응이 있었다면요?

박수만: 저희의 성장 전략은 “3인 이상의 모임이 AI로 금방 잡히고, 사진과 리캡이 한 번에 끝난다”는 ‘아하 모먼트’를 빠르게 제공해서 높은 K-팩터*의 바이럴을 만들어 낸다는 것인데, 베타 서비스 써보신 분들이 이걸 많이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K-팩터: 앱의 바이럴 성장 잠재력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

 

AI 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박 대표는 미투데이와 네이버 밴드를 만들고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기도 한데요. 그런 만큼 또 다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도전하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왜 또 소셜 서비스를 하게 됐냐는 질문에 “마케팅의 도움이 아니라 프로덕트의 힘으로 천 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소셜 서비스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 하나의 히트작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데요. 그래서 처음부터 한국을 넘어 미국, 일본 3개국에 동시에 런칭하게 됐고 1억 명 이상의 히트 서비스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합니다. 박 대표 스스로도 사람들과의 모임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Q. 요즘은 ‘소셜 네트워크’보다 ‘소셜 미디어’가 대세라고 하죠. 페이스북도 사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이름을 쓰기보다 소셜 미디어라는 이름을 쓰고, 소셜 미디어에서 내 친구들보다 크리에이터들이 더 많이 보이는 경향이 증가했다고 하죠. 이런 흐름과 역행하는 거 아닌가요?

박수만: 마크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 콘텐츠 소비 시간 중 친구가 올린 콘텐츠를 보는 시간이 7%까지 떨어졌다고 했어요. 그만큼 기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중심의 소셜 미디어가 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예전처럼 사람들이 모임을 한 후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는 행위 자체가 엄청 줄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에어드롭으로 사진을 전달하거나 카톡으로 주고받고 각자 사진함에 보관하고 있어요. 이게 저는 기회로 보입니다. 츄릅은 이런 '빈 공간'을 겨냥합니다. 사람들이 여전히 모임은 하지만, 그 기록을 남기고 공유할 적절한 플랫폼이 없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죠.

 

Q. 츄룹은 AI 시대의 AI네이티브 소셜 앱으로 기획됐는데요. 이전의 소셜 앱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박수만: 기존 소셜 앱은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잖아요. 유저들이 뭔가를 만들어야 하는 거였죠. 인스타 스토리도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해야 하죠. 하지만 이제 AI가 그런 일의 상당수를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은 그냥 더 만나서 놀고 댓글 달고 상호작용하면 되는 거예요. 츄룹의 로드맵은 단순히 일정 조율과 사진 공유를 넘어서서 계속 확장될 겁니다. 사용자가 늘어나면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가능하죠.

 

Q. 앞으로 어떤 기능이 또 추가될 계획인가요? 

박수만: 츄룹은 모임을 의도, 총대, 조정, 만남, 리캡, 회상이라는 6단계로 보고 있어요. 현재는 그중 일부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 각 단계마다 AI가 도울 수 있는 기능을 계속 추가할 예정이에요. 예를 들어 모임 당일에 "오늘 모임하기 3시간 전입니다", "누구는 이미 도착했어요" 같은 알림을 보내고, 모임 중에는 함께 할 수 있는 게임 같은 기능도 들어갈 수 있죠.

 

또 현재는 내 네트워크 안에 있는 사람들과의 모임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도 중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출처: 벗뷰리풀>

 

츄룹의 수익 모델은 사용자가 루피(LPY)라는 포인트를 구입하는 것과 구독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가입이나 프로필 완성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루피를 획득할 수 있고, AI 포스터나 게시물을 생성하는 등의 활동에 루피가 차감됩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기능이 생기고 더 많은 활동을 함에 따라 루피가 더욱 필요해지는 사용자들이 생길 텐데요. 이들이 포인트를 추가로 구매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생성할 수 있는 룹이나 업로드할 수 있는 사진 개수 등을 확장하는 구독 모델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구독 가격은 50달러인데요, 50달러로 책정한 근거는 이렇습니다. 박 대표는 미국의 단기 일거리 매칭 플랫폼 태스크래빗(TaskRabbit)에 "미국 LA에서 4명 모임하려고 하는데 각자 일정 물어봐주고 식당 예약까지 해주는 일"을 의뢰해봤다고 해요. 이 일에 지원자들이 각자의 경험과 단가를 기반으로 지원하는데, 평균적으로로 4~50달러에 하겠다고 응답했답니다. 그렇다면 연간 50달러면 편하게 이용할 만한 금액이라고 생각했다고요.

 

<출처: 벗뷰리풀>

 

AI가 99% 코딩한 앱의 개발 과정

츄룹 개발 과정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압도적인 AI 활용도입니다. 박성민 개발자는 올해 1월 전역 후 헤드헌터인 친구를 통해서 박수만 대표를 소개받고 2월부터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AI로 개발한 비율이 현재 99%에 달한다”는 그는, 개발 과정에서 '작업을 잘게 쪼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채팅을 통해 모임 일정을 잡아주는 ‘비서’ 에이전트를 구현할 때도 한 번에 모든 기능을 구현하려 하지 않고, 일정 조율하는 에이전트와 사용자와 소통하는 에이전트를 따로 만들어서 나중에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Q. 99%라는 게 어떻게 측정된 건가요?

박성민: 처음에는 깃허브에 코워커로 AI를 지정해서 기록해봤어요. 그때는 90% 정도였는데 클로드 코드가 나오고 거기에 정착한 뒤로는 99%에 가까워졌어요. 사실상 거의 다 AI로 한다는 의미로 99%예요. 예전에 손으로 짰던 코드가 있어서 1%는 뺐지만, 요즘 짜는 코드는 사실상 거의 다 AI가 생성한 거예요.

 

Q. AI 코딩의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박성민: 큰 틀의 설계는 제가 하고, 그중에 고민되는 부분은 AI 도움을 받아요. 그런데 AI가 좋은 답변을 주려면 맥락을 다 알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는 못하니 설계 부분에는 큰 도움은 안 됐어요. 비즈니스의 모든 내용과 요구사항을 다 입력해줘야 하거든요. 하지만 코딩과 디버깅에서는 AI가 큰 도움이 돼요. 만박님(박수만 대표)도 AI로 기획 문서를 만드시는데, 저는 그걸 보고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작은 단위로 쪼개서 지시를 합니다. 그러면 AI가 코드를 작성하고, 저는 그 코드를 한줄 한줄 검토하고 직접 테스트해요.

 

Q. AI가 엉뚱한 코드를 짜서 시간을 날린 적도 있나요?

박성민: 하루에 한두 번씩은 있어요. 예를 들어 새로운 사람이 룹에 들어갔을 때 기존 참가자들에게 알림을 보내야 하는데, 반대로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만 알림을 보내는 식으로 완전히 반대로 구현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이런 건 맥락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많아요. 하지만 다시 시켜도 제가 한 것보다 훨씬 빨리 하니까 시간을 날렸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Q. AI가 절대 해결할 수 없어서 직접 해야 했던 문제도 있나요?

박성민: 절대 못하는 건 거의 없고요, 다만 최신 기술이나 API 같은 경우는 학습을 못해서 헤매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우리 비즈니스 로직 전체를 알아야만 구현할 수 있는 복잡한 기능들은 AI가 좀 어려워해요. 그런 경우에는 직접 하지 않고 문제를 AI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더 작게 나눠서 시키는 방식을 써요.

 

<출처: 벗뷰리풀>

 

AI 코딩의 효율성과 개발자의 역할

이런 변화 속에서 박성민 개발자가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자신의 역할이었습니다. 그는 “코드를 작성하는 주체가 아예 뒤바뀐 것”이라며 이제 코드를 짜는 사람이 아니라 “AI에게 일을 시키는 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개발자는 사실 코드 짜는 사람이라기보다, 더 정확히는 문제 해결자잖아요. 문제를 잘 정리하고 시키는 건 AI로 할 뿐이지, 코딩이 도구였던 건 마찬가지거든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개발자 출신인 박수만 대표는 이런 변화를 지켜보며 “소프트웨어 공학을 만들던 그동안의 시도에 경외감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소프트웨어 공학적으로 이미 시스템과 구조 상 워크플로우가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AI를 끼워넣기만 하면 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츄릅팀의 워크플로우를 보면 AI가 개발 전 과정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리니어(Linear)에서 할 일 티켓을 만들면 AI가 상세 구현 스펙을 작성하고, 그 스펙을 보고 AI가 실제 구현을 하며, 코드 리뷰까지 AI가 담당합니다. 이런 변화는 팀 규모와 개발 속도에 큰 변화를 가져왔죠.

 

Q. 만약 100% 직접 코딩했다면 개발 기간이 얼마나 걸렸을까요?

박성민: 지금 제가 거의 5개월 동안 한 백엔드 작업을 규모로 보면, 3명이서 1년 가까이 해야 할 분량이에요. 앱까지 포함하면 한 두 배 더 들고, 기획까지 생각하면 또 배가 들죠.

 

박수만: 네이버 밴드를 만들 때는 개발팀이 25명이었어요. 4개월 만에 출시했지만 기존 코드들도 많이 있었고, 이미 익숙한 친구들이 새로 만드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츄릅은 백엔드 2명, 안드로이드 2명, iOS 2명 총 6명이 개발했어요. 현재 인원 변동이 조금 있지만요. MAU 100만 이상이 나와도 백엔드 3명, 안드로이드 2명, iOS 2명 정도면 안정적으로 돌아갈 것 같아요.

 

츄룹을 개발한 박성민 개발자 <출처: 벗뷰리풀>

 

Q. 경제적으로도 AI 코딩이 더 유리한가요?

박성민: 정말 말도 안 되게 싼 것 같아요. 사람을 쓰고 그 비용을 투자하는 거에 비해서는요. AI가 경제적이지 않다면 사실 안 쓰겠죠.

 

박수만: 예전 같으면 멤버들이 '지금 스펙 이 정도 하려면 두 명 더 뽑아야 돼요' 이런 얘기를 했을 텐데, 지금은 감사하게도 그런 얘기를 많이 안 하고 있어요. 오히려 이 인원으로 우리가 이만큼을 해내는 게 더 멋있는 것 같고요.

 

Q. AI 코딩의 약점으로 보안이 자주 지적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나요?

박수만: 저희는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앱이기 때문에 그런 부담이 좀 없었다고 생각해요. 레거시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도입하는 걸 통해서 얻는 게 훨씬 크다고 봤어요.

 

박성민: 모든 코드를 다 한 줄 한 줄 보고 있고, 직접 테스트도 다 하고 있어요. 그리고 레거시에 대한 부담이 AI 때문에 확 줄어들었어요. 왜냐하면 레거시가 생기는 것 자체가 내가 건들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서인데, AI보고 '이거 고쳐줘' 하고 자고 일어나면 고쳐져 있으니까요. 기술부채는 이전보다 더 없어질 것 같아요. 

 

마치며 : 소규모 팀의 성공과 안티 소셜 미디어 트렌드 사이에서

이미 시장에는 AI가 상당 부분을 개발하는 제품이 등장하고 있고, 그런 만큼 소규모 팀이 큰 임팩트를 내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AI 코드 에디터로 대표적인 Cursor도 20명보다 적은 규모의 인원으로 arr 1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알려져 있죠. 

 

또 Z세대가 모두에게 일상을 공유하기보다 폐쇄적인 공유를 선호한다는 트렌드를 보인 지도 오래입니다. Z세대 사이에서 인스타그램은 사진 공유보다 DM 사용이 더 핵심이 됐고요. 최근 뉴스위크에는 소셜 미디어에서 멀어지는 것이 ‘쿨’한 것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다룬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츄룹은 이러한 트렌드 한 가운데 등장했습니다. 이것이 정말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제는 시장의 손에 맡겨진 츄룹의 성장이 기대됩니다. 

 

츄룹은 8월 27일 기준 현재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모두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노희선 에디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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