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 인터뷰
“저는 구글 브레인 팀이 킥오프되던 장소, 그 순간에 거기 있었습니다. 2011년경이었죠. 구글의 AI 전략은 그때부터 전방위적으로 실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에 구글의 AI 전략을 실제로 경험한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이하 PM) 출신이 있습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입니다. 이 의원은 조국혁신당에 두 번째 인재로 영입돼 24년 4월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3번으로 당선됐습니다.
그는 2007년 구글코리아의 첫 번째 PM으로 입사해 15년 동안 구글 검색, 지도, 웨어 OS(Wear OS) 등 구글의 주요 제품을 담당했습니다. 구글을 나와서는 오픈서베이의 CPO로 일하며 AI 제품 전략도 총괄했습니다.
PM으로서 탄탄대로인 커리어였습니다. 책 집필이나 강연 요청도 수없이 받았죠. 오픈서베이를 글로벌 회사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영주권, 미국의 집, 기대 수입과 커리어를 포기하고 돌연 정치인이 되기로 했습니다.
이 의원은 ‘입법부로 이직한 것’이라고 표현하는데요. PM의 중요한 역량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사용자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꼽는 그에게 지금의 사용자는 “국민”이고 프로덕트는 “법안”이라고 합니다.
세계 최고 테크 기업 PM의 역량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을지, IT 실무를 잘 아는 전문가 출신 정치인으로서 어떤 활동을 해나갈지 궁금했습니다. IT인의 커리어로서도 독특한 진로를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 우리가 평소에는 잘 떠올리지 못하는 IT와 정치의 연결고리를 드러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해민 의원을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뜨거웠던 지난 7월 말, 여의도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그는 IT를 잘 아는 독자들이 있는 요즘IT와의 인터뷰를 반갑게 맞아줬습니다. “더 많은 IT인들이 정치에 관심 가져주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저는 '입법 쪽으로 이직했다'고 표현해요. 원래 정치에 관심도 있었고 “내가 직접적으로 아픔을 공감하고 함께 행복해지는 사람들의 범위가 확장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삶의 철학도 관련이 있어요. 과학 기술에 무지한 정권이 나라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정권에 목도하기도 했죠. R&D 예산 삭감과 카이스트 ‘입틀막’ 사건이 특히 충격이었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로부터 영입 제안이 왔어요. 조국혁신당 강령 중 "과학기술은 과학기술인의 손으로"라는 문구를 보고 (그런 접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제가 행복과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범위를 대한민국으로 넓히고, 과학기술과 IT 영역을 통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강국으로 가는 디딤돌을 놓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어렵게 결심했어요. “과학기술의 정치적 구심점”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정치권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정도 큰일을 결정할 때는 오히려 계산을 하면 안 할 이유밖에 안 나와요. 아마 IT 업계에 계신 분들은 다 똑같이 느끼실 거예요. 정치권으로 오지 말아야 할 이유밖에 없어요. 계산을 하면 결정을 못 내릴 것 같아 '선 결정 후 수습'을 택했습니다. 다행히 놓아버린 기회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오히려 국회에서 저의 전문성을 활용해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어요.
저는 구글이 고속 성장하는 것을 함께 경험한 '럭키'한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당시 구글은 하나의 큰 조직이었고, 검색이 주력이었어요. 저는 아주 오랫동안 '검색'을 담당했고, 퇴사 2년 전부터는 '구글 지도'를 담당했습니다. 특히 구글 검색 내 '버티컬 검색' (쿼리 기준, 예를 들어 영화, 사전, 파이낸스, 스포츠, 날씨 등)은 전 세계 거의 모든 분야를 다뤄봤어요. 연관검색어나 서제스트(검색어 자동 추천 기능)처럼 '호라이즌털(horizontal) 검색(범용 검색 경험)'과 아직 구글이 모바일로 중심을 옮기기 전 '모바일 검색'도 주도적으로 진행했죠. 구글 검색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당했다고 할 수 있어요.
구글 지도의 경우, 안드로이드 플랫폼 위의 모든 지도 앱이 저의 관할이었고요. 구글에서 마지막으로 담당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되는 'Wear OS'에 구글 맵스 제품을 확장하는 것이었죠. 지도 관련 피쳐 중 ‘내위치’ 기능 관련해서는 워치의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는 문제나 멀티 디바이스 환경에서 무엇이 기준인가 하는 문제 등 재미있는 문제를 많이 풀었습니다.
그는 구글코리아는 ‘지사’와 달리 ‘디스트리뷰티드 오피스(distributed office)’ 개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사’가 본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현지화’해 실행하는 것과 달리, 제품 자체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함께 개발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그가 2007년 입사해 가장 먼저 담당했던 제품은 ‘구글 사전(Google Dictionary)’인데요.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이스라엘 출신 엔지니어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즉 오피스 위치가 한국이라고 해서 한국 관련 일을 하는 건 아닌 것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컨트리 프로덕트 리드’ 역할을 맡아 안드로이드나 구글플레이, 한국어 음성 검색 론칭 등을 직접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구글 브레인 팀이 킥오프되던 장소, 그 순간에 거기 있었습니다. 2011년경이었죠. 당시 구글 PM들은 상부에서 ‘AI라는 마술봉이 있다고 가정하고 지금부터 그 프로덕트를 정의하라’는 메일을 받았어요. 구글의 AI 전략은 그때부터 전방위적으로 실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오픈AI는 기술을 채팅이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가 접근하기 쉽게 '서비스화'한 것입니다. 반면 구글은 AI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그것을 눈에 보이지 않게 모든 제품에 '뿌리 깊이' 넣었어요. 예를 들어, 지메일(gmail) PM은 기존 키워드 기반의 스팸 필터링에 AI를 도입했고, 구글 검색의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 내부에서 정보 충돌을 발견하는 데 '스파이더 봇'이라는 AI를 사용했습니다.
제가 구글 파이낸스 담당이었을 때는 예측 시스템의 백단에 AI를 사용했고, 랭킹 시스템이나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에도 AI가 적용됐죠. 구글 북스를 총괄할 때에는 아주 오래된 책을 스캐닝한 이미지에서 페이지를 디텍트(detect)하는 알고리즘에도 AI를 사용했습니다.
구글에서 AI가 외부에 공개되는 서비스로 처음 발현된 것은 '번역’ 서비스로 기억해요. 그때 AI가 제품의 '모습'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품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어요. 또한 어떤 데이터가 있어야 AI 전환이 쉬운지도 경험했죠.
오픈서베이에는 아주 잘 정제되고 의미 있는 데이터가 10년 넘게 쌓여 있었고 도메인 지식이 있는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었어요. AI가 제품의 품질을 완전히 바꾸는 데 최적인 회사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10년 내 유니콘을 넘어선 글로벌 회사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세웠어요. 저의 목표는 '리서처들의 지식을 그대로 기계화'하는 것이었죠.
현실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진정한 AI 내재화는 내부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내부에서 품질 평가를 수행하며, 이를 통해 제품 서비스의 경험치를 높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당시 이러한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가 턱없이 부족했죠. 또 API 호출 가격이 너무 비쌌어요. 내부 데이터 학습 비용조차 부담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오픈서베이에서의 경험은 짧았지만, 그곳이 여전히 AI를 통해 제품 경험치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회사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IT 기업에서 지내던 이 의원은 처음 국회에 왔을 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을 느꼈다고도 합니다. IT 기업이 “극단적으로 효율화된 사회”였던 것과 정반대로 국회는 “디지털 전환부터가 부재”한 곳이었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으로, 자료를 요청하면 전부 프린트해 소위 ‘돌돌이’라는 캐리어에 담아 끌고 오고, 본회의 시간이 바뀌었다는 소식도 팩스를 통해 보내는 것에 놀라기도 했다고요. 한 기업인이 “클라우드를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들이 클라우드 법안을 내는 현실”을 꼬집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줬습니다.
이해민 의원실은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이 의원은 “국회의원의 역할은 입법권, 예결권, 행정부 견제권으로 정의되는데, 이 세 가지 역할만 잘해도 칭찬받을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국회의 디지털 전환이 국회의원의 제1과제는 아니란 것이죠.
그렇다면 국회에서 PM의 역량은 어떻게 쓰이고 있으며, 어떤 문제들을 풀어가고 있을까요? 먼저 그는 PM의 중요한 역량을 네 가지로 꼽았습니다.
이중에서도 네 번째인 ‘사용자 중심 사고’ 역량은 “쉽지 않지만 가장 큰 가치”라며 국회의원에게 사용자는 ‘국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네 가지 PM 역량이 국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에서는 도달하고자 하는 사회 변화를 의원실과 공유하고, 인터뷰, 공청회, 토론회를 통해 '컨센서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다음으로는 법안이나 토론회 등 구체적인 방법론을 통해 마일스톤을 달성하고, 결과치를 내는 데 집중해요. 가능하면 '지표화'하려고 노력하고요. 이러한 과정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팀으로서 함께 노력하는 데 집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자가 제일 중요해요. 지금은 '국민'이 제일 중요한 거죠.
사실 국회에서 성과를 지표화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하나의 법안을 통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규모를 내부적으로는 어림잡아 계산하려 노력해요. 예를 들어, SKT 해킹 사고 관련 법안은 최대 2,500만 명의 SKT 사용자가 잠재적인 영향을 받죠.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합니다.
최근 의정대상을 수상했던 'AI 기본법'이 대표적이에요. 22대 국회에서 AI 기본법 19개의 법안이 대표 발의되었어요. 19개의 법안이 있었다는 뜻이죠. 공동 발의를 여러 명이 함께하다 보니, 거의 대부분의 국회의원이 발의에 참여했다고도 할 수 있어요. 그만큼 관심도가 높은 법이었죠.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조율해야 할 대상이 많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되었지만 이해관계 충돌로 결국 통과되지 못했죠.
제가 국회에 들어온 후 많은 분들이 "왜 AI 기본법을 빨리 안 내놓느냐"고 했지만, 저는 거의 꼴찌로 법안을 냈어요. 그 이유는 '너무 많이 알기' 때문이에요. 의견을 들어야 할 이해관계자가 정말 많았어요. 이건 프로덕트 매니저의 직업병이었을 수도 있어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어떻게 하면 다양한 의견들을 법안에 녹일 수 있을지, 충돌하는 의견들을 법안에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했습니다.
특히 개정법이 아닌 '기본법'을 만드는 것이었기에 더욱 어려웠죠. 기본법은 큰 틀을 만드는 '그릇'이에요. 그래서 덜 구체적이고 유연성이 보장되어야 하죠.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은 각론적인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기본법의 가치를 설명하고, 그 '그릇'을 어떻게 구성할지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어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고, 2024년 말에서야 낼 수 있었죠. 협의와 조율 과정을 꼼꼼히 거쳤다 보니 최종 통과된 법안은 대부분 저의 안이 적용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몇 명을 만났는지 기억도 못 할 정도로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이 의원은 AI 기본법에 대해 이야기하며, 당시 법안 통과를 위해 준비한 자료를 보여줬습니다. 엑셀 시트에 19개 법안에 들어 있는 모든 조항을 적어놓고, 각 법안의 조항별 특이점을 상세히 기록한 자료였습니다.
AI기본법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란 이름으로 2024년 1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AI기본법’은 일종의 ‘별명’입니다.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고요.
이 의원은 이 법안으로 지난 6월 ‘제5회 대한민국 국회 의정대상’ 시상식에서 입법활동 부분 의정대상을 수상했습니다.
AI 기본법은 일종의 신호등 같은 법입니다. 자동차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신호등처럼 최소한의, 글로벌에 통용되는 규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게 없다면 신호등 없는 강남역 사거리 같은 상태가 됩니다. AI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이러한 신호등 역할을 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저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강국이 되는 방법은 과학기술 말고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AI는 현재 가장 임팩트가 크고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분야죠. 산업이 발전하면서도 최소한의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그릇’이 AI 기본법입니다. 그릇이라 함은 국가 AI 위원회, 국가 AI 안전 연구소와 같은 국가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고, 이들의 역할을 정의하며, 사람의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는 것입니다.
AI 기본법은 AI 산업 진흥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현재 '월드 베스트 LLM(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추진과 같은 국가적 AI 프로젝트들이 진행될 수 있는 근거와 예산 마련의 기반이 바로 AI 기본법입니다. 이전에는 정부가 AI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데이터를 보호하려 해도 아무런 근거 조항이 없었어요. 이미 AI 기본법으로 산업 진흥이 진행되고 있으며,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소버린 AI의 정의는 사람마다 달라요. 하드웨어 칩부터 전체 스택을 국산으로 만들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특정 단계까지만 수입하고 그 이상을 국산화하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하이퍼클로바X도 GPU는 NVIDIA 것을 사용하고, 업스테이지도 파운데이션 모델은 라마(Llama) 같은 오픈 소스를 튜닝한 것입니다. AGI처럼 새로운 개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때에는 그 정의가 하나가 아니에요.
저는 소버린 AI를 '이것은 소버린이고 이건 아니다'라고 가르는 것보다 '컨트롤러빌리티(Controllability)를 가져가냐 아니냐'로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즉, 정부나 기업, 또는 조직이 '이 데이터 부분을 바꿔야 해'라고 했을 때, 그것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죠. 대한민국 정부가 내놓은 ‘소버린 AI’의 정의가 다 다르기 때문에 제가 전부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소버린 AI 풀 스택을 우리나라에서 진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이 의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방, 국가 안보에는 소버린AI가 필수이지만, 일반 산업체에서 사용하는 AI를 소버린AI로 강제한다면 산업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즉 국가와 산업계에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산업계에는 소버린AI 사용을 요구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 태생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주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죠.
“소버린AI만으로는 AI 3대 강국으로 갈 수 없어요. 한국에서 유니콘 기업이 10개 이상 나와야, 소위 말하는 AI 3대 강국을 이루고 그 혜택을 국민이 누릴 수가 있는 거예요. ”
마지막으로, 세계 최고 테크 기업 PM 출신으로서 후배 PM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물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레거시 산업 등에서 AI가 들어가 세상을 변혁시킬 일이 많아요. 프로덕트 매니저는 제품의 오너십을 가진 사람이므로, 이러한 기회를 먼저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본인만의 도메인과 스토리를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바이오, 농업, 심지어 농기계 분야 등 기회 많은 도메인이 많아요. 창업도 좋은 선택이죠. 프로덕트 매니저의 속성은 'CEO'잖아요.
지금은 산업이 격변하는 시대이고, PM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넘치도록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심을 잃지는 말아야 해요. PM에게는 ‘제품의 사용자’가 중심이에요. 사용자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며 제품을 만들어가다 보면 '프로덕트 인사이트'가 생기게 됩니다. 프로덕트 인사이트(product insight)가 생기는 순간부터는 훨씬 자유롭고 편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고요.
‘프로덕트 인사이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스티브 잡스가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를 인용하며 한 유명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 전기에도 기록됐으며 잡스 스스로 인터뷰에서 언급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고객에게 원하는 것을 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건 내 방식이 아니다… 헨리 포드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만약 내가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을 달라고 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보여 주기 전까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이 의원은 “고객에게 ‘더 빠른 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프로덕트 인사이트가 생기기 전”이라며 “‘자동차’를 떠올리는 게 ‘프로덕트 인사이트’”라고 설명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더 좋은 핸드폰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가 아니라 통화도 가능한 작은 컴퓨터인 ‘스마트폰’을 떠올린 것이 ‘프로덕트 인사이트’라고요.
“사용자를 연구하다 보면 그런 순간이 옵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만이 느낄 수 있는 순간이죠. 그런 순간을 맞이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노희선 에디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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