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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현직 개발자가 경험한 한국 vs 일본 개발 문화의 차이

김동혁
9분
18시간 전
6.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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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vs 일본 업무 방식, 개발 현장에서 직접 비교해 보았습니다. (SI vs SES)

 

개발자가 똑같은 코드를 작성하더라도, 나라가 바뀌면 어떤 차이가 생길까요? 마치 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한식과 일식의 맛이 전혀 다르듯 말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SI 프로젝트에 잠깐 참여했던 경험이 있고, 일본에서는 이제 막 3년 차에 접어든 개발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의 짧았던 한국 개발 경험과 일본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두 나라의 개발 업무 방식을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제 경험에서 부족한 부분은 일본 개발 경험이 더 많은 선배 L의 사례를 추가했습니다.

 

혹시 일본 취업을 고민하고 있거나, ‘일본의 개발자들은 어떻게 일할까?’ 궁금하셨던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1. 프로젝트 진행 방식의 차이: 속도 vs 안정성

<출처: 작가>

 

한국: “일단 해보자”의 실행력

한국의 개발 현장은 속도와 유연성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계획하기보다는 ‘일단 시작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고친다’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마치 즉석에서 뚝딱 요리하듯 개발하는 것이죠. “이거 될 것 같은데?”라는 한마디로 시작해 결국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장면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대신 그만큼 변수가 많고, 개발자 개인의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 철저한 준비, 리스크 최소화

반면, 일본은 철저한 계획과 매뉴얼을 매우 중요시합니다. 모든 작업은 사전에 시나리오를 세우고, 리허설까지 마친 후에야 본격적으로 실행에 들어갑니다. 마치 미슐랭 주방에서 손놀림 하나까지 철저한 절차를 따르는 것과 비슷한 분위기죠. 핵심은 ‘누가 하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업무의 예측 가능성, 일정한 품질 유지, 잘 정리된 문서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준비 과정이 길어 업무의 유연성은 다소 떨어집니다.

 

실제 경험: 설계서 없는 개발 vs 10분 단위 매뉴얼

<출처: 작가>

 

한국에서의 경험
제가 한국에서 일했던 회사는 공공기관 전산 시스템을 외주로 유지보수 하는 SI 업체였습니다. 당시 맡았던 프로젝트는 공공기관 내부 직원들이 사용할 새로운 그룹웨어 솔루션을 리뉴얼 배포하는 작업이었죠. 3,000명 이상이 사용하는 시스템이라 규모는 컸지만, 정식 설계서나 테스트 서버 없이 바로 본 서버에서 작업해야 했습니다. "이전 커스터마이징 코드와 새 버전을 비교하면서 눈치껏 해봐." 이게 전부였죠.

 

그렇다고 늘 무모하게 일했던 건 아닙니다. 오히려 이 방식은 빠른 대응과 유연함 덕분에 잘 통하기도 했습니다. 작은 수정 사항은 바로 배포하고, 고객도 “이렇게 빨리 고쳐줬어?”라며 만족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하지만 다른 작업에선 상황이 달랐습니다. 새벽 3시까지 작업했지만, 핵심 기능 하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결국 롤백하게 되었죠. 몇 달을 더 들여 재검토하고 나서야 다시 배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번에도 평소처럼 되겠지"라는 익숙함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항상 위험한 건 아니었지만, 리스크가 통제되지 않을 땐 큰 비용이 따를 수 있다는 걸 처음 실감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일본에서의 경험(L 선배)
L 선배는 현재 일본에서 SES(기술자 파견) 형태로 일하시면서, 주로 모바일 앱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당시 L 선배가 맡았던 회계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는 항공사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전하는 작업으로, 매우 보수적이고 체계적인 절차가 요구되는 현장이었다고 합니다. MS SQL Server에서 IBM DB2로 데이터 이전하는 작업이었는데, 10분 단위로 작성된 이행 매뉴얼, 세 차례의 리허설, 문제 발생 시 호출할 사람까지 미리 정해져 있었죠. 어떤 문제가 있으면 “관련된 사람 다 불러!”가 아니라, “이 문제엔 누가 필요하지?”로 호출한다고요. 정말 다른 세계 같았습니다.

 

 

2. 의사결정 문화의 차이: 즉석 판단 vs 철저한 합의

<출처: 작가>

 

한국: 카톡, 전화, 그리고 속도

한국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바로 질문하고, 바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의를 열기보다 실시간 대화로 이뤄지죠. 전화 한 통, 슬랙 한 줄로 결정이 나는 경우도 많고요. 이는 빠른 결정, 효율적인 소통에는 유리하지만, 문서화가 부족하거나, 일관성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본: 호렌소와 끝없는 회의

반면, 일본은 일명 '호렌소(報・連・相)'를 철저히 지킵니다. 순서대로 보고, 연락, 상담인데요. 작은 결정도 관련자 전원에게 공유하고, 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합니다. 그래서 회의가 많지만, 나중에 "그 얘기 처음 듣는데요?" 같은 상황은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투명한 소통과 신중함은 장점이지만, 잦은 회의로 피로감이 높아지고 업무 속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실제 경험: 전화 한 통 vs 하루 종일 회의

<출처: 작가>

 

한국에서의 경험
제가 참여했던 SI 프로젝트는 기존 시스템 유지보수에 더해, 갑작스러운 이슈 대응이 많은 환경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막내 개발자로 거의 매뉴얼 하나만 받고, “알아서 해봐”의 방식으로 일했는데요. 그래서 문제 생기면 바로 전화를 걸고, 그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는 문화에 익숙해졌습니다. 덕분에 서버, DB, 네트워크까지 빠르게 실전으로 익힐 수 있었죠.

 

일본에서의 경험
저는 일본에서 중소 택시회사를 위한 운행 관리 시스템을 수탁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이전보다 체계적이고 문서화 중심의 환경에서 일했는데요. 의사결정 방식도 전혀 달랐습니다. 작은 기능 하나를 결정하는 데도 ① 사내 회의 → ② 준비 회의 → ③ 고객 회의 → ④ 회의 정리 이런 식으로 하루가 회의로 시작해 회의로 끝났습니다. 덕분에 프로젝트 중간에는 이슈가 거의 없었습니다.

 

또 L 선배의 경우, 일본 카드사 프로젝트에서 외국인 개발자가 고객에게 직설적으로 피드백한 상황이 있었는데요. 당시 분위기가 싸해지지 않고, 오히려 ‘좋은 포인트’라며 수용했다고 해요. 생각보다 감정과 논리를 잘 분리하는 문화를 가졌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3. 역할 분담의 방식: 융통성 vs 명확한 책임

<출처: 작가>

 

한국: 누구든 해낼 수 있는 환경

업무 분담의 방식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차이가 분명합니다. 한국의 경우, “이거 할 사람?” 하면 누군가 손을 들고 참여하는 문화를 가졌죠. 급한 일이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맡아서 처리하는 유연함을 가집니다. 따라서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고,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업무가 과부하되고 품질이 불균형한 경우도 많습니다.

 

일본: 실력이 곧 주도권 

일본의 경우, 전문성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해당 분야에 가장 능숙한 사람이 일과 발표를 맡습니다. 여기서 국적이나 직급보다는 실무 능력을 우선으로 봅니다. 전문성을 존중하고, 체계적인 성장이 가능한 점은 좋지만, 업무에 있어 융통성이 부족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실제 경험: 새로운 개발 경험 vs 발표 연습

<출처: 작가>
 

 

한국에서의 경험
제가 맡았던 시스템은 공공기관용 그룹웨어 웹 솔루션이었고, 주로 웹 화면 개발과 유지보수를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모바일 앱을 연동하기 위한 작업이 생기면서, 기존 그룹웨어 서버에 모바일 앱용 API를 세팅하는 업무까지 맡게 됐습니다. 모바일 전용 기능을 따로 개발한 건 아니었고, 이미 있는 그룹웨어 기능을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서버 설정과 연동을 구성한 작업이었습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은 분야라서 부담이 컸지만, 시스템 구조를 하나하나 세팅해 보면서 백엔드 지식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의 경험
L 선배는 일본 금융사의 IT 자회사에서 일했을 때, 직접 작성한 시스템 제안서의 발표까지 맡게 되었는데요. 당시 일본어 실력이 아직 미숙한 상태였지만, 팀에서는 "실무자가 발표하는 게 가장 설득력 있다"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습니다. 매일 2시간씩 발표를 연습했는데, 현지 동료들이 문장과 억양을 고쳐주며 적극적으로 도와줬다고 합니다. 전문성과 주도권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고 하죠.

 

 

4. 문화의 차이일까, 구조의 차이일까? ‘SI’와 ‘SES’

사실 한국과 일본의 개발 문화가 이렇게 다른 이유는 단지 민족성이나 회사 문화 차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양국의 개발 환경을 깊게 살펴보면, 개발자들이 주로 일하는 계약 형태와 산업 구조자체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SI 계약: 결과 중심, 빠른 대응이 필수

한국의 IT 프로젝트는 흔히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 통합)라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SI 방식에서는 업체가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정해진 기한 내에 시스템 구축과 배포까지 책임지고 수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빠른 대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가장 중요한 역량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매뉴얼이나 문서화보다는, 개발자의 경험과 문제를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우선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개발 현장에서는 "일단 해보고 문제 생기면 고친다"라는 유연한 접근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죠.

 

이 방식은 고객의 요청에 즉각 대응할 수 있고,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리스크가 커지고, 개발자 개개인의 능력과 경험에 의존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일본의 SES 계약: 과정 중심, 체계화가 필수

반대로 일본의 개발 현장은 주로 SES(System Engineering Service, 기술자 파견)라는 계약 형태를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SES는 개발자가 소속된 회사를 떠나 고객사에 직접 상주하면서, 고객사의 규칙과 절차에 맞춰 일하는 형태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개발자 개인의 독립적 판단이나 유연한 대응보다는, 고객사의 내부 프로세스와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더 강조됩니다. 파견된 개발자가 바뀌어도 항상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철저한 문서화와 체계적인 절차 준수가 필수적인 환경이죠.

 

이 방식은 예측 가능성과 시스템 안정성이 높아지지만, 급한 이슈가 생겼을 때 유연한 대처가 어렵고, 때로는 불필요하게 준비 시간이 너무 길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팩트 체크: 정말 계약 형태 때문일까?

<출처: 작가>

 

실제로 일본에서도 SI 형태의 프로젝트는 존재합니다. 다만 SES가 주류인 이유는 노동법적 특성, 고용 안정성, 그리고 일본 기업 특유의 리스크 회피 문화가 결합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객사는 프로젝트 성공보다도, 실패 리스크 최소화를 더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SES 형태가 더욱 널리 자리 잡게 된 거죠.

 

반면, 한국에서는 고객사와 IT 업체 간 계약이 프로젝트 단위로 체결되고, 빠른 성과와 결과 중심의 성향이 강해서 SI 중심의 프로젝트 운영이 보편적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국가 간의 문화적 차이라기보다는, 근본적으로 ‘SI와 SES’라는 계약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업무 방식의 차이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출처: 작가>

 

이제 한국과 일본의 개발 현장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국가 문화뿐만 아니라, 개발 현장의 계약 형태라는 구조적 배경에서 비롯되었다는 점까지 알게 되셨을 겁니다. 이렇게 본질을 알면 선택지도 더 명확해지겠죠?

 

  •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빠른 성장을 추구하고 싶다면, 한국의 SI 기반의 유연하고 속도 중심의 방식이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업무 환경을 원한다면, 일본의 SES 기반의 철저히 문서화되고 체계적인 방식이 적합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 무조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두 방식은 각각 장단점이 있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능력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결국 중요한 것은, 두 가지 방식을 유연하게 넘나들 수 있는 능력입니다. 개발자로서 민첩한 대응력과 철저한 계획성을 모두 갖추고 균형 있게 성장한다면, 어느 나라, 어떤 프로젝트에서도 성공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일본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단순한 문화 차이를 넘어 구조적 배경까지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현지 적응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커리어를 향한 여러분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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