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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I 기업 분석: 퓨리오사AI, 엔비디아에 맞서는 K-유니콘의 등장

이재훈
12분
8시간 전
451

AI 기술이 이미 생활 속 필수재로 자리 잡은 요즘, 그 기술 뒤에서 움직이는 기업들의 정체와 비전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떠올랐습니다.

 

〈AI 기업 탐구〉시리즈는 AI 산업의 대표적인 기업들을 하나씩 꼼꼼하게 살펴보며, 이들이 어떻게 탄생했고, 현재 어떤 전략과 비전으로 미래를 그려나가는지 구체적으로 조명하고자 합니다. AI를 이끄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보세요.

 


Chapter 0. 왜 지금, 이 기업을 알아야 하는가?

최근 AI 분야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을 꼽자면 메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메타는 천문학적인 연봉을 제시하며 전 세계의 우수한 인재를 대거 영입하는 한편,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280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습니다.

 

메타의 계획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AI 칩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뜻밖의 이름이 거론됐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 '퓨리오사AI(Furiosa AI)'입니다.

 

<출처: 퓨리오사AI>

 

퓨리오사AI는 2017년에 설립된 한국의 팹리스(Fabless) 스타트업입니다. 팹리스란, Fabrication+less의 합성어로 반도체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를 말하는데요. 메타는 퓨리오사AI에 약 8억 달러(1조 2천억 원)의 인수 금액을 제안하며 반도체 설계부터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하려 했지만, 퓨리오사AI가 이 제안을 거절하며 무산됐습니다.

 

설립 8년 차에 불과한 스타트업이 뿌리치기 어려운 규모의 제안이었지만, 퓨리오사AI는 자신들의 기술력과 미래 가치에 대한 확신으로 독자 개발의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과연 어떤 기업이길래 이처럼 뚝심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그 배경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Chapter 1. 탄생의 배경과 창립 철학

반도체 업계의 ‘매드맥스’

혹시 '퓨리오사'라는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것이 있지 않으신가요? 맞습니다. 2015년에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주인공 이름입니다.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자 이후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라는 후속편까지 제작되었는데요. 흥미롭게도 퓨리오사AI라는 기업명 역시 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습니다.

 

<출처: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스틸컷>

 

퓨리오사AI의 창업자는 백준호 대표로, 미국 조지아텍(Georgia Tech)에서 전기전자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반도체 전문가입니다. 그는 AMD의 GPU 설계팀과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부서에서 엔지니어로 경력을 쌓으며, AI 시대에 최적화된 전용 반도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퓨리오사AI를 창업했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반항적 DNA를 담겠다는 의미로 영화 속 캐릭터 이름인 '퓨리오사'를 기업명으로 삼았습니다.

 

칩의 이름 역시 같은 세계관에서 모티브를 얻어왔습니다. 1세대 칩은 '워보이(Warboy)', 2세대 칩은 '레니게이드(Renegade)'로 명명하며, 영화 속 등장인물과 세계관의 상징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모한 도전?

퓨리오사AI는 백준호 대표를 필두로 삼성전자, AMD, 퀄컴 등에서 풍부한 경험이 쌓인 인재들이 모여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인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성공 궤도에 오르기 위해 인력뿐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스타트업이 거대 기업과 맞서 싸운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가깝다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설립 초기 당시 퓨리오사AI <출처: D2SF>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는 것에서 자부심을 느끼지 않냐고요. 그런데 정작 우리 중에 '내가 이 어려운 일을 해보겠다'라며 합류한, 모험가는 없습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모여, 그 생각을 정교한 엔지니어링으로 하나씩 풀어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백준호 대표는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AI 칩 시장은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기존 반도체 개발과는 접근법을 달리 가져가는 전략이라면 스타트업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데요. 이러한 의지는 네이버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D2SF의 시드를 끌어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확보한 초기 자금으로 제작한 시제품은 곧 글로벌 AI 반도체 성능 벤치마크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그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습니다.

 

 

Chapter 2. 대표 서비스와 기술 혁신

GPU? 우리는 NPU

퓨리오사AI의 대표 제품을 이해하려면, 먼저 GPU와 NPU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NPU(Neural Processing Unit)'는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전용 반도체로, GPU나 CPU보다 더 높은 연산 효율성과 전력 효율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NPU를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전용 반도체'라고 정의한 데는 이유가 있는데요. 현재 인공지능 연산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GPU는 사실 인공지능 연산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GPU(Graphic Processing Unit)'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래픽 연산 처리에 최적화된 반도체입니다. 그래픽을 부드럽게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연산을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 이 특성이 AI 연산에도 적합해 생성형 AI 붐과 함께 폭발적인 수요가 생겼습니다.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GPU 확보가 필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GPU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출처: 작가>

 

그러나 GPU는 범용적 용도에 맞춰진 만큼 전력 소모가 크고, AI 연산 효율성 측면에서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백준호 대표가 노린 것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AI 연산에 필요한 행렬·텐서 연산을 전용 하드웨어 수준에서 최적화한 NPU를 제대로 개발한다면, GPU보다 훨씬 적은 전력으로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최고의 전력 대비 성능비: 워보이, 레니게이드

퓨리오사AI는 NPU 개발에 집중하며 두 가지 세대의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첫 번째 제품 워보이는 삼성전자 14nm 공정으로 생산된 것으로, 이미지 인식·영상 분석 등 컴퓨터 비전 작업에 최적화된 제품입니다. 특히 글로벌 AI 반도체 성능 벤치마크인 MLPerf Inference에서 동급 엔비디아 GPU 대비 뛰어난 성능을 보여 업계의 주목을 이끈 제품이기도 합니다.

 

위 수치는 낮을수록 좋은 수치 <출처: 퓨리오사AI> 

 

워보이가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효율성에 집중한 설계 혁신 덕분이었습니다. 범용 연산을 수행하는 GPU와 달리, 워보이는 이미지 분류·객체 인식 등 특정 AI 추론 작업을 가속화하는 맞춤형 연산 엔진을 갖추었고, 이를 통해 동일 전력 대비 더 많은 연산 처리를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공개된 2세대 레니게이드는 퓨리오사AI가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 제품입니다. TSMC 5nm 공정으로 제작된 레니게이드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AI까지 구동할 수 있도록 확장된 연산 구조를 갖췄습니다.

 

<출처: 퓨리오사AI>

 

특히 HBM3 고대역폭 메모리를 통합하여,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불러오고 연산할 수 있어 AI 모델 처리 속도와 안정성을 크게 향상했습니다. 여기에 동일 전력 조건에서 엔비디아 최신 GPU 대비 최대 3배의 와트당 성능을 목표로 하며,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 덕분에 레니게이드는 AI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전력 소모·비용·공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LG AI연구원이 진행한 테스트에서는 동일 전력 조건에서 엔비디아 GPU 대비 최대 3.75배 많은 토큰 생성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HW-SW 통합 최적화: 소프트웨어 스택과 생태계 구축

아무리 잘 훈련된 군대라 하더라도, 이를 통솔하는 장군의 지휘 능력이 부족하다면 전투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AI 칩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설계로 만들어진 칩이라 해도, 요청에 따라 연산을 최적화하려면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의 지원이 꼭 필요한데요. 특히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은 복잡하고 다양한 연산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SW 스택의 최적화는 매우 고난도의 기술로 꼽힙니다.

 

퓨리오사AI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긴밀하게 연동될 수 있도록 풀스택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 자체 SDK와 컴파일러: 퓨리오사AI는 개발자들이 AI 모델을 쉽게 최적화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와 컴파일러, 드라이버를 제공합니다.
  • 주요 프레임워크 연동: PyTorch, TensorFlow, ONNX 등 주요 AI 프레임워크와의 호환성을 확보해 복잡한 포팅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모델 저장소(Model Zoo): 다양한 범용 AI 모델을 사전에 최적화된 상태로 제공하여, 개발자가 칩을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러한 HW-SW 통합 최적화는 AI 칩의 성능을 100% 끌어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더 나아가 개발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퓨리오사AI는 엔비디아 CUDA처럼 자사 칩을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개발자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Chapter 3.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성과

아직은 성과를 쌓아가는 단계

퓨리오사AI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형적인 팹리스 구조를 기반으로 합니다.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고 설계에 집중한 뒤, 삼성전자와 TSMC 같은 파운드리를 통해 위탁 생산을 진행합니다. 완성된 칩은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카드나 서버 레퍼런스 시스템 형태로 제공되는데요. 고객사에 따라 직접 판매 또는 파트너사를 통한 공급 방식을 병행합니다.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발표하는 백준호 대표 <출처: LG AI연구원>

 

특히 최근에는 LG AI연구원과의 협력 사례가 눈에 띕니다. 퓨리오사AI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 '엑사원'에 레니게이드를 공급하는 실증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엑사원은 LG 내부는 물론 전자, 통신, 바이오 등 그룹 계열사를 위한 AI 모델이며, 외부 기업 고객에게도 온프레미스 기반으로 솔루션화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퓨리오사AI는 여느 딥테크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긴 R&D 기간을 거치고 있어, 여전히 눈에 띄는 매출 성과는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즉, 현재까지의 비즈니스 성과는 주로 제품 성능 검증과 초기 고객사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본격적인 매출은 양산 체계가 안정화되고 글로벌 고객사 확보가 가시화된 이후에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니콘의 탄생

비즈니스 성과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퓨리오사AI는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투자 시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완료된 시리즈 C 브릿지 라운드에서 1,7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고,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을 인정받아 이른바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출처: Crunchbase, 작가 편집>

 

이로써 퓨리오사AI의 누적 투자액은 3,400억 원에 이르게 됐는데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차세대 칩 아키텍처 개발 및 HW-SW 생태계 강화와 글로벌 고객사 대응 체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엔터프라이즈로부터 매출 확대하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시장의 신뢰를 받았다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로 볼 수 있습니다.

 

 

Chapter 4. 도전과 한계

여전히 높은 엔비디아의 벽

이렇게 퓨리오사AI가 기술적 성과를 인정받아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엔비디아라는 압도적 경쟁자의 벽을 넘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엔비디아는 GPU 시장의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점유율뿐 아니라, 쿠다(CUDA)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AI 개발자와 기업들은 이미 쿠다 기반의 툴과 라이브러리를 폭넓게 사용하고 있어, 새로운 하드웨어로 전환하는 데 높은 학습 비용과 리스크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Eric Flaningam X>

 

또한 AI 경쟁은 계속 과열되고 있습니다.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번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영원히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절박감으로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고 있죠. 이 과정에서 전력 효율이나 비용보다는 절대적인 성능과 안정성이 우선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퓨리오사AI가 내세우는 전력 효율성과 최적화 기술은 분명 강점이지만, 이러한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체 칩 개발 트렌드

두 번째 도전 과제는 글로벌 빅테크의 자체 칩 개발 추세입니다. 퓨리오사AI가 메타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것도, 메타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생태계를 확보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출처: 구글>

 

메타뿐만 아니라 구글은 이미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통해 AI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Inferentia와 Trainium이라는 자체 칩을 개발해, AWS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픈AI까지 자체 칩 설계 계획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고객사가 퓨리오사AI와 같은 외부 칩 공급업체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흐름을 강화합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체 칩을 보유하면 AI 모델과 하드웨어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퓨리오사AI가 접근할 수 있는 고객 풀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자본 전쟁

마지막으로, 자본 문제는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큰 진입 장벽이자 생존 과제입니다. 칩 설계부터 양산까지는 수천억에서 수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며, 성공까지는 수년간의 긴 개발 사이클을 거쳐야 합니다. 퓨리오사AI 역시 이 과정에서 큰 폭의 적자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2022년에는 512억 원, 2023년에는 63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은 독자 노선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의 든든한 후원 없이 자력으로 버텨야 한다는 부담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1,7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분명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결코 많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자본 전쟁의 양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물론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는 막대한 투자로 칩 개발과 데이터센터 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이들의 속도와 스케일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퓨리오사AI가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기술 혁신만으로는 이 거대한 시장에서 생존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Chapter 5. 결론 및 향후 전망

AI 산업은 현재 ‘탈엔비디아’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있습니다. 엔비디아 GPU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공급망 리스크, 그리고 AI 연산에 따른 전력 소모 문제가 글로벌 차원에서 큰 이슈로 떠오르며, 새로운 대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인데요. 이 같은 시장 변화는 퓨리오사AI에게 분명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전력 효율성과 최적화를 강점으로 하는 NPU 중심의 아키텍처, 그리고 HW-SW 통합 전략을 통해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는 기술력은 이미 입증해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한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소버린 AI(Sovereign AI) 정책 기조 역시 퓨리오사AI에 좋은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자국 AI 인프라를 주도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글로벌 빅테크가 장악한 GPU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기술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취지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퓨리오사AI를 방문한 모습 <출처: 국회사진기자단>

 

물론 퓨리오사AI가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엔비디아의 막강한 생태계와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칩 개발 경쟁, 그리고 자본력 격차는 여전히 부담 요소입니다. 그러나 이를 모르고 시작한 퓨리오사AI가 아닙니다.

 

매드맥스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누구보다 강인한 생존력을 보여준 ‘퓨리오사’처럼, 퓨리오사AI 역시 어려운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술력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입지를 확보해 나간다면, 탈엔비디아라는 새로운 AI 산업 패러다임 속에서 차세대 핵심 플레이어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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