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JP모건도 꽂힌 스테이블코인, 무슨 일?
- 왜 읽어야 할까?: 스테이블코인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다.
- 핵심 내용은?: 스테이블코인은 송금, 결제, 자산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사용되고 있다.
- 어떻게 하라는 건가?: 흐름을 이해하고, 스테이블코인을 일상과 비즈니스에 전략적으로 활용하자.
왜 지금 스테이블코인인가?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법정화폐(달러, 유로 등)에 가치를 고정(Pegging)시킨 디지털 자산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 발행되지는 않았지만, 기존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방식으로 그 가치를 유지하는데, 기본적으로 3가지 유형의 담보 방식이 있다.

이 중 가장 신뢰받는 형태는 ‘법정화폐 담보형’이다. 최근 들어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이팔, 비자, 블랙록, 마스터카드, JP모건 등 기존 금융의 중심에 있는 기업들이 하나둘씩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로 들어오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공약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지지하는 정책을 내세웠고, 실제 미국 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글로벌 결제 및 송금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우리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이번 글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스테이블코인 실제 활용 사례
먼저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 글로벌 송금: 중개 없이 빠르고 저렴한 전송
- 결제 시스템 통합: 비자, 마스터카드의 송금 및 카드 결제 지원
- DeFi 생태계에서의 활용: 대출, 담보, 이자 수익 등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장점은 ‘국경 없는 가치 이동’이다. 예를 들어, 기존 글로벌 송금은 중개 은행을 거치기 때문에 수수료가 높고, 2~4일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면 전 세계 어디든 중개자 없이 직접 전송되며, 몇 분 안에 송금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JP모건 같은 미국 대형 은행과 페이팔(PayPal)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이를 결제 및 송금 시스템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금융 인프라에 본격적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의 신호다.
1) JP모건 스테이블코인, JPM
미국 최대 은행 중 하나인 JP모건은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한 첫 번째 미국 은행이다. JP모건은 기관 간 글로벌 결제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JPM 코인’을 발행했다. 이 코인을 통해 기존 글로벌 송금 방식인 SWIFT 시스템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결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JP 모건은 JPM 코인을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있다.
JP모건의 디지털 자산 및 블록체인 부문 책임자인 우마르 파룩(Umar Farooq)은 JPM 코인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즉각적인 결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설계된 디지털 코인”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JPM 코인은 JP모건 고객 전용 프라이빗 코인으로, 거래소에서 일반인이 구매할 수 없다. 미국과 유럽 내 JP모건 계좌를 보유한 기업 고객만 사용 가능하며, JP모건 시스템 내에서 미국 달러나 유로로 1:1 교환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JPM 코인은 전통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며, 대형 금융기관이 어떻게 블록체인 기술을 실질적인 송금 인프라에 접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 페이팔(PayPal) 스테이블코인, PYUSD
2023년 8월, 글로벌 결제 플랫폼 페이팔(PayPal)은 이더리움 기반으로 발행된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 (PayPal USD)’를 공식 발행했다. 이 코인 역시, 미국 달러에 1:1로 연동된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으로, 발행은 뉴욕 금융 서비스국(NYDFS) 라이선스를 보유한 파트너사 Paxos Trust가 담당하고 있다.
페이팔은 글로벌 디지털 결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PYUSD를 도입했다. PYUSD는 미국 내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팔 내에서 PYUSD로 송금하면 몇 초 내로 전송이 완료된다. 페이팔의 PYUSD는 결제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실생활에 접목한 대표적 사례다.
3) 비자(Visa), 스테이블코인 USDC 정산 실험
비자는 2021년부터 스테이블코인 USDC 기반의 온체인 결제 정산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에 스테이블코인을 통합하려는 시도다. 기존 결제 시스템은 중개 은행과 지연 시간이 필수다. 비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24시간, 실시간 결제 가능하고, 비용도 낮은 블록체인 기반 정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Crypto.com의 사용자가 비자 카드를 사용하면, 결제는 USDC로 이뤄지고, 비자는 이를 USDC로 수령한 뒤 온체인 상에서 정산한다. 실제 정산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상에서 진행되며, 이는 전통 금융 시스템 정산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비자(VISA) 같은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업계가 스테이블코인을 실질적인 '디지털 달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4) 마스터카드(Mastercard), 크립토 결제 카드 확장
마스터카드는 주로 글로벌 거래소들과 협력해 암호화폐(스테이블코인 포함)를 충전해 일반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직불카드(crypto debit card)를 출시했다. 글로벌 사용자들이 보유한 암호화폐 자산을 즉시 결제 수단으로 바꾸는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카드에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충전하면 실시간으로 법정화폐 결제가 가능하다. BYBIT(거래소), 메타마스크(월렛) 등과 같은 암호화폐 기업들과 협력해 크립토 카드를 출시한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5) De-Fi 생태계에서의 활용
이뿐만 아니라 ‘DeFi(탈중앙 금융)’ 생태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대출 담보, 유동성 공급, 이자 수익 창출 등의 형태로 널리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Aave, Compound 같은 플랫폼에서는 USDC를 예치하면 일정 이율의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이를 담보로 다른 자산을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은행이 제공하는 예금·대출 서비스를 디지털 자산으로 구현한 형태다.
누가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고 있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는 크게 민간 기업과 전통 금융기관으로 나눌 수 있다. 초기에는 테더(USDT), 써클(USDC)과 같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이들은 암호화폐 시장의 안정적인 거래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다. 한편, 전통 금융기관들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디지털 금융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JP모건은 기관 간 실시간 결제용 코인인 JPM 코인을 자체 발행했고, 블랙록은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는 토큰화 자산(BUIDL)을 선보였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는 암호화폐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전통 금융권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며, 각 주체들은 자신들의 강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방식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화폐'로 보기보다는, 기존 시스템을 보완하거나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결제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실생활에서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
1) 크립토 선불카드 결제: 암호화폐와 법정화폐 사이의 연결

스테이블코인을 충전한 크립토 선불카드(Prepaid Card)를 이용하면, 해외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유로, 달러 등 주요 법정통화로 자동 변환해 결제할 수 있다. 물론 ATM으로 출금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닝, 스테이킹 서비스와 직불카드를 연동해 발생한 수익을 카드에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드 하나로 암호화폐와 법정화폐 사이를 연결할 수 있는 것이다. 카드 형태는 실물 카드와 가상 카드 모두 제공되며 카드에 충전되는 통화는 미국 달러, 유로, 싱가폴 달러, 홍콩달러 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USDT, USDC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여러 카드들이 있으며, 실생활 결제에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기반 선불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관련 규제로 인해 실물 카드 사용이 제한적일 수 있다.
한편, 몇 가지 단점도 있다. 충전 수수료, 결제 수수료, 환전 수수료, 소액 결제 수수료 등 일반 카드보다 수수료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발생하는 수수료는 기본적으로 0.5~3%가 추가로 발생한다. 그럼에도 보유 중인 암호화폐를 실제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큰 매력이다.
2) 온라인 결제: 암호화폐로 직접 결제

Travala.com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다양한 암호화폐로 숙박과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다. 실제 결제 화면으로 가게 되면, 지갑 연결과 암호화폐 거래소 연결, 암호화폐 입금 방법 등으로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일부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들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을 점진적으로 도입 중이다.
쇼핑몰뿐만 아니라, 배달 앱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결제할 수 있다. 실제로 동남아시아 슈퍼앱인‘Grab’의 ‘Grab Pay’를 이용하면, 일부 국가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결제가 가능하다. 현재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USDT, USDC, XSGD 5종의 암호화폐를 지원한다.
싱가포르 금융관리청(MAS)의 승인을 받은 XSGD는 싱가포르 기업 StraitsX가 발행한 싱가포르 달러 연계 스테이블코인이다. 다만 암호화폐로 결제하더라도 중개 수수료 구조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 한계다. 즉, 암호화폐가 본질적으로 탈중앙 결제 수단임에도, 기존 시스템의 수수료 구조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3) 글로벌 송금 및 해외 체류 비용 관리

기존 은행을 통한 국제 송금은 2~5일 이상이 소요되고, 수십 달러에 이르는 수수료가 부과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개 은행을 여러 단계 거쳐야 하는 SWIFT 기반 시스템은 속도와 비용 모두에서 한계를 가진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중개 없이 몇 분 내로 자산을 전송할 수 있고, 사용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따라 수수료는 몇 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특성은 유학생, 해외 파견 근무자, 글로벌 프리랜서 등에게 특히 유용하다. 실제로 많은 프리랜서들이 급여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받으며,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리플(Ripple)의 스테이블코인 RLUSD다. RLUSD는 2024년 10월 리플이 출시한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1:1 달러 예치 자산과 국채를 기반으로 발행된다. 리플은 기존의 XRP 기반 결제망에 RLUSD를 더해, 글로벌 결제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국제 송금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보완하며, 더 빠르고 저렴한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RLUSD와 같은 실사용 중심의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면서,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일상적인 금융 활동의 핵심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 관리: 암호화폐 시장 속 안전한 피난처
디지털 자산 관리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 속에서 투자자들이 자산 가치를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디지털 금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시장이 불안정할 때 스테이블코인으로 자산을 일시적으로 전환함으로써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안정성 덕분에 글로벌 거래소들은 주로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를 주고받으며, 거래의 신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더 나아가 VISA의 USDC 정산 사례처럼 일부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회계, 급여 정산, 재무 운영 등 실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자산 관리의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화폐를 넘어, 글로벌 경제 시스템 안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비록 ‘달러 기반’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송금, 결제, 자산관리, 디지털 회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기반을 넓혀가는 중이다. 특히 전통 금융이 해결하지 못했던 비효율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다면, 미래의 금융 인프라는 더 이상 기존 은행 시스템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제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투자자만의 선택지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하는 개인, 더 효율적인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찾는 기업 모두에게 ‘새로운 금융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일상에 적용할 수 있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다가올 금융의 변화를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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