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매거진 같은 쇼핑몰, 29cm (BM편)
9분
2021.01.08.6.9K

Guide to Better Choice(더 나은 선택을 위한 가이드)


https://www.29cm.co.kr/home/about/Guide-to-Better-Choice


29CM가 내놓은 해결책은 미디어커머스 형식의 서비스였다. 실제로 앱을 설치 후 실행만 해봐도 알겠지만, 소위 있어보이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앱을 키자마자 보이는 피드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무한 스크롤 피드로 구현되어 있다. 애초에 서비스의 홈피드의 구현 방식만 보아도 '물건을 되는 대로 많이 팔겠다'보다는 스토리텔링에 중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눈치챌 수 있다. 한 화면 내에서 고객에게 보여주는 상품의 수는 줄었지만 그 빈자리를 콘텐츠가 채웠다.
그리고 콘텐츠의 내용을 사용자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리고 알기 어려운 정보들로 구성했다. 브랜드의 철학과 스토리, 요즘 핫한 콜라보 아이템이 무엇인지, 이 제품을 구입하면 어떤 이점을 누릴 수 있는지를 글이나 사진, 영상과 같은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29CM의 PT나 스페셜오더, 쇼케이스 역시도 위와 같은 측면에서 제공되고 있는 제안들이다. 보여지는 형식의 차이일 뿐, 29CM의 큐레이션은 브랜드와 고객을 친밀하게 이어주는 방식으로 동작하고 있다. 보통의 쇼핑몰에선 상품의 이미지 정도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이나 29CM는 브랜드 스토리, 제품 실착용 영상 등 다양한 형식의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다각도로 상품과 브랜드를 조명하고 있다.
서비스의 핵심 지표는?
핵심지표는 DAU와 구매전환율 그리고 앱/웹 체류시간과 쿠폰사용률, 객단가로 나누어볼 수 있을 듯 했다. DAU는 고객의 획득(유입)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쓰일 수 있으며, 많은 수의 고객들이 유입되는 것이 구매전환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객단가와 구매전환율을 통해 구매(매출)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짚어볼 수 있다. 또한 쿠폰 사용률은 리텐션을 확인하는 지표로도 이용될 수 있다.
현재 29CM의 수익원을 크게 구분지어보면 1)입점수수료 2)광고비 3)오프라인 매장으로 나눌 수 있을 듯하다. 먼저 제품 판매 수수료의 경우, 브랜드별 차등 적용될 여지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타 커머스와 비슷한 수준인 30~35% 선으로 형성되어 있다. 또한 광고 측면에서도 PT와 쇼케이스 그리고 29TV 등을 통해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며, 29CM 스토어라는 오프라인 스토어를 통한 PB상품의 판매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29CM는 왜 의류 PB상품을 선보이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29CM의 PB상품은 패션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점이었다. 최근 커머스들은 자사 수익 강화를 위해 PB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을 다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무신사 스탠다드'다. 온라인 셀렉트숍 무신사가 자체적으로 런칭한 PB ‘무신사스탠다드’의 올해 매출은 630억원 수준이다. 회원 수 역시 550만명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오죽하면 PB상품의 매출이 판매 수수료로 올린 매출보다 높을 정도라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대부분의 패션 커머스가 자사의 수익 강화를 위해 의류 PB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29CM는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한 PB상품을 선보였다. 이들은 왜 수익성 측면의 문제를 감안하고도 의류가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택했을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29CM가 가진 정체성과 미션에 반하는 사업이기에 지양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 개인적인 추측이다. 29CM는 'Guide to Better Choice'라는 미션을 가지고 브랜드와 고객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채널 역할을 해왔다.
만약 29CM가 무신사와 같이 자체적인 의류 PB상품을 내놓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래와 같다.
1) 자체 PB상품의 판매를 위해 소위 눈에 잘 띄는 영역에 '매대'를 설치
2) 반비례하는 PB상품과 입점 브랜드 상품의 노출 수
3) 입점 브랜드 상품의 판매율 하락
현재의 29CM는 앞서 말했듯, PT와 쇼케이스 그리고 29TV라는 채널을 통해 다양한 입점 브랜드를 고객에게 미디어 콘텐츠의 형태로 소개하고 있다. 이는 29CM의 수익원인 동시에 서비스의 정체성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다. 입점 브랜드들과의 밀접한 파트너십을 추구하고 있는 서비스의 특성상, 자사의 수익 강화를 위해 의류 PB를 런칭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선택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온라인 쇼핑 시장의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해오고 있으며 2020년 현재는 약 133조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패션시장(오프라인 포함)만 놓고 보았을 때는 어떨까? 2018년과 2019년 사이 전체적인 패션시장 규모를 보면 성장률이 0.9%나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패션 편집몰의 MAU와 매출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패션 시장의 성장률은 둔화 상태에 빠졌지만, 온라인 패션 시장의 규모는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매출은 어떨까. 전체 온라인 패션 편집몰의 방문자 규모나 매출로만 놓고 봤을 때 29CM는 크게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다. 특히나 최근 무신사의 엄청난 성장세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본문에서는 29CM를 무신사의 경쟁자로 보았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입점 브랜드의 규모 측면
무신사의 입점 브랜드 수는 3,500여개에 달하며 이는 현존 온라인 편집몰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입점 브랜드 수가 많다는 것은 곧 고객의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뜻인데,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는 '브랜드를 잘 아는 고객'에게도, '브랜드를 잘 모르는 고객'에게도 유용하다. 최근에는 자체 의류 PB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무신사 스탠다드의 매출만 630억원 수준이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무신사에는 많은 브랜드들이 존재하고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의 수가 많다.
2) 콘텐츠 역량의 측면
또한 콘텐츠 역량의 측면에서 바라봐도 29CM에겐 상당히 위협적인 상대다. 무신사는 웹진 '무신사매거진'을 통해 다양한 패션 소식과 트렌드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커머스 29CM와 결이 상당히 비슷하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어떨까? 29CM에도 오프라인 스토어가 있듯이, 무신사 역시 '무신사 테라스'라는 매장을 열어 고객들이 오프라인에서도 무신사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
3) 브랜드 동반성장의 측면
무신사는 '무신사 넥스트 제너레이션'이라는 신진 디자이너 오디션을 통해 입점 브랜드의 성장과 신진 브랜드 발굴 및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입점 브랜드와의 밀접한 파트너십을 통한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29CM의 방향성과 일치한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무신사 스탠다드의 급격한 성장세로 보아 기존 입점 브랜드들의 판매율과 상품 노출에 타격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육성하겠다는 취지와는 정반대의 행보로 보이기는 하나, 수익성 측면으로만 놓고 보면 큰 성장세를 이루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참고한 글]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8/12/811208/ https://www.mobiinside.co.kr/2019/08/20/app-ape-musinsa/ https://www.k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5657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0012001261000241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934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