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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AI 시대, UX 디자이너가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NINA.C
15분
16시간 전
166

AI로 인한 변화의 속도, 그리고 역할에 대한 고민

생성형 AI의 등장은 디자인 업계에 빠른 변화를 일으켰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디자이너가 직접 마우스를 움직이며 하나하나 작업해야 했던 일들이, 이제는 텍스트 명령 한 줄로 자동 생성된다. 디자인 도구는 점점 더 똑똑해지고, 시각 자료는 빠르게 생성되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또한 디자이너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왔다.

 

이런 변화 속에서 많은 UX 디자이너들이 고민에 빠진다. AI가 나보다 더 빠르게 디자인한다면, 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지? 혹은 디자인 도구가 알아서 UI를 만들고, 시나리오도 써주는 시대에 디자이너는 과연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사람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빠르고 정교한 AI라도, 인간의 맥락을 완벽히 이해하고 공감하며 문제를 정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AI는 UX 디자이너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도구이자 동료로 받아들여야 한다.

 

<출처: Freepik>

 

진짜 중요한 것은 도구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해결할 것인가를 정의하고, 그 해결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통합적 사고력과 감각이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겠지만, 그 기술이 다뤄야 할 문제는 여전히 사람의 일상과 맥락 안에 존재한다. 따라서 지금은 UX 디자이너에게 위기의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역량을 쌓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되는 시기다. 

 

변화는 언제나 불확실성을 동반하지만, 그 안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스스로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일은 결국 사람, 즉 디자이너의 몫이다. AI가 만들어주는 결과물에 압도되기보다는, 그것을 어떤 목적을 위해 사용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AI 도구의 실제 적용 사례와 그 영향

<출처: visily>

 

1) 현업에서 사용하는 AI 도구의 업무 적용 사례와 주의점

AI 도구는 이제 UX 디자이너의 보조 도구가 아니라, 실제 워크플로우에 통합된 협업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은 디자인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Figma의 AI 플러그인은 디자이너가 간단한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와이어 프레임을 생성하고, 반복되는 UI 패턴을 자동으로 구성하는 데 유용하다. 예전 같으면 1~2시간 걸리던 초기 스케치 작업이 5분 이내로 단축되며, 빠르게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사례로, Uizard나 Visily와 같은 AI 기반 디자인 도구들은 손으로 그린 스케치를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프로토타입을 생성해 준다. 사용자는 더 이상 정적인 도면 위에서 고민하지 않고, 인터랙션을 시뮬레이션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콘텐츠 디자인 측면에서도 AI 도구는 강력한 지원군이 된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 카피나 에러 메시지처럼 반복적이지만 맥락을 고려해야 하는 텍스트 작업에 ChatGPT, Notion AI, Grammarly GO 같은 도구를 사용하면, 문장 톤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디자이너들이 사용자 조사를 요약하고, 페르소나 도출하고, 시나리오 작성하는 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PM, 마케터와의 커뮤니케이션 속도 또한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만큼 주의할 점도 명확하다. 

 

첫째,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비판 없이 수용할 경우 사용자 중심성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 AI가 제시한 디자인이 아무리 완성도 있어 보여도, 실제 타깃 사용자의 맥락에 맞지 않는다면 오히려 실패한 UX가 될 수 있다. 따라서 AI의 제안은 어디까지나 초안일 뿐, 마지막 결정은 디자이너의 조사와 판단에 기반해야 한다.

 

둘째, 보안과 저작권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클라이언트 프로젝트 자료를 외부 AI에 업로드해 요약하거나 분석하는 과정에서 민감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사내 보안 가이드라인에 따라 AI 도구 사용을 제한하거나, 자체 폐쇄형 AI를 도입하는 추세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AI 활용 능력뿐 아니라, AI 윤리와 데이터 보호에 대한 감수성도 갖춰야 한다.

 

결국 AI는 UX 디자이너에게 시간을 아끼게 해주는 자동화 도구이자,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게 해주는 확장 도구다. 중요한 것은, 디자이너가 기술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기획적 사고와 결합해 사용하는 주체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고, 바로 인공지능 시대에도 UX 디자이너가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유지하게 된다.

 

2) AI를 도입하면서 겪은 진짜 변화들

처음에는 AI가 디자인을 정말 대신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그리고 훨씬 깊이 AI는 우리의 실무 현장 안으로 들어왔다. 프리랜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병행하면서 동시에 교육까지 진행하다 보면 물리적인 시간이 항상 부족했는데, AI 도구들은 그런 시간의 부족을 메워주는 데 있어 매우 유용한 도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케이스 1. 예를 들어, 작년에 진행한 한 커머스 리디자인 프로젝트에서 클라이언트가 이탈률이 높은 구간을 중심으로 UX 개선안을 제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예전 같았으면 GA 데이터를 정리하고, 사용자 플로우를 다시 그리며 가설을 세우는 데 며칠은 걸렸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Hotjar로 사용자 행동 로그를 시각화하고, 주요 패턴을 뽑아 ChatGPT에 요약을 맡겼다. 그러자 놀랍게도 AI가 정리한 내용은 내가 직접 분석하려던 것과 80% 이상 일치했고, 오히려 더 간결하고 설득력 있게 정리돼 있었다. 그 자료를 바로 팀 미팅에서 공유해, 실질적인 개선 솔루션까지 도출할 수 있었다.

 

케이스 2.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경험은 B2B SaaS 제품의 온보딩 시나리오를 설계할 때였다.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반복적으로 나온 피드백은 ‘기능이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것이었다. PM은 튜토리얼을 만들자고 했고, 마케팅팀은 가이드를 강화하자고 제안했지만, 사용자가 스스로 필요한 기능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도달할 수 있을까? 라는 흐름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ChatGPT에 이렇게 요청했다. 업무용 SaaS를 처음 접하는 사용자가 기능 과부하 없이 단계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온보딩 시나리오를 제안해 줘. 그러자 AI는 사용자 역할 기반 분기, 업무 흐름 중심 가이드, 목표 기반 미션형 온보딩 등 꽤 괜찮은 제안들을 내놓았다. 이 시나리오를 실제 서비스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했고, 여기서 사용한 도구가 ‘Sora’였다. Sora에서는 ChatGPT가 생성한 시나리오를 플로우 형태로 시각화하고, 사용자 역할에 따른 조건 분기나 흐름 설정을 유연하게 다룰 수 있었다. 예를 들어, HR팀이 로그인하면 ‘채용 공고 설정부터 시작해 보세요’라는 카드가, 마케팅팀에게는 ‘캠페인 성과 리포트 셋업하기’ 라는 카드가 먼저 나타나는 구조였다. 각 흐름에는 마이크로 미션과 피드백 루프도 삽입했고, 실제 적용 후 사용자 이탈률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은 명확했다. AI는 완성된 UX를 만들어주지는 않지만, 내가 미처 떠올리지 못한 관점이나 시퀀스를 제안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구조화하고 테스트 가능한 흐름으로 정리해 주는 데에는 Sora 같은 전문 도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AI는 속도를 담당하고, 도구는 구조를 지원하며, 디자이너는 판단을 책임지는 셈이다. 아무리 도구가 똑똑해져도 사람에게 의미 있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판단하는 감각은 결국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케이스 3. 물론 언제나 긍정적인 경험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 번은 실무 프로젝트에서 Figma의 AI 플러그인을 활용해 와이어프레임을 자동 생성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클라이언트가 그걸 보더니 이 정도면 디자이너 없어도 되겠네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순간 멘탈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부터는 직접 AI가 만든 결과물과 사람이 설계한 결과물의 차이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브랜드 보이스 톤, 페르소나 반영, 제품의 맥락에 맞춘 판단 등이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설명하자, 클라이언트도 그제야 이해하고 납득했다. AI는 초안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진짜 맥락을 설계하는 것은 사람의 역할이라는 점을 증명해 낸 순간이었다.

 

이처럼 AI는 실무 속 반복 작업을 줄여주고,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단초를 열어주는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도구의 진짜 가치는 우리가 무엇을 질문하고, 어떤 맥락을 읽어내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진다. 바로 그 지점이, 앞으로 UX 디자이너가 갖추어야 할 본질적인 경쟁력이기도 하다.

 

도구는 계속 똑똑해지겠지만, 사람의 감각과 사고력은 대체되지 않는다. 우리는 더 이상 단순히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하고, 맥락을 해석하고,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AI 시대에도 UX 디자이너가 필요한 이유다.

 

 

그래픽 디자인을 넘어 맥락을 설계하는 시대

<출처: 작가 편집, researchgate>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사람과 기계 사이의 상호작용 방식 또한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인터페이스의 변화가 있다. 기존의 GUI(Graphical User Interface), 즉 버튼, 탭, 메뉴와 같은 시각적 요소 중심의 인터페이스가 오랫동안 디지털 환경의 기본 구조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사용자가 먼저 조작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상황을 파악하고 먼저 반응하는 맥락 기반 인터페이스(Contextual Interface)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맥락 인터페이스란, 사용자의 물리적·심리적·환경적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해석하여, 시스템이 먼저 적절한 반응을 제안하거나 실행하는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더 이상 사용자가 직접 어디를 클릭해야 할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일정 앱이 회의 장소 근처에 도착했을 때 자동으로 회의 모드로 전환되거나, 스마트워치가 손의 움직임과 심박수를 분석해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호흡 운동을 제안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는 스마트 냉장고가 냉장 상태, 시간대, 가족 구성원을 고려해 점심으로 계란찜은 어떠세요? 라고 먼저 제안하는 것 역시, 사용자 명령 없이 작동하는 맥락 기반 인터페이스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러한 인터페이스의 미래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왔다. 마크 와이저(*전 Xerox PARC 연구소장)는 1990년대에 컴퓨팅이 사라질 때 진정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도래한다 라고 말하며 보이지 않는 컴퓨터, 즉 맥락을 읽고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컴퓨팅의 시대를 예고했다. 도널드 노먼(*UX 디자인의 대부) 또한 좋은 디자인은 인지적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기능을 드러내는 UI보다는 사용자의 행위와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지금 애플, 구글, 아마존, 오픈AI 등의 기업들은 스마트 스피커, AI 비서, 스마트홈, LLM 기반의 대화형 시스템 등을 통해 이미 GUI 없는 상호작용 실험을 현실화하고 있다.

 

GUI 중심의 인터페이스가 주류였던 시대는, 사용자가 어디를 클릭할지,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할지를 먼저 학습해야 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맥락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뭘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의 중에 손을 흔들면 슬라이드가 넘어가고, 눈빛과 자세 변화를 통해 프레젠테이션 속도가 자동 조절되는 시스템처럼, 조작이 아니라 해석과 예측에 기반한 상호작용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업무 효율성, 몰입도, 오류율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반복적인 데이터 입력이나 명령 수행은 음성이나 제스처만으로 간소화되고, 사용자는 더 빠르게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인터페이스가 상황을 해석하고 먼저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기능 중심의 GUI 설계보다 맥락 기반 사용자 흐름 설계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UX 디자이너의 역할은 단순히 버튼 위치나 아이콘을 예쁘게 배치하는 일을 넘어서, 사용자의 인지 부하를 줄이고, 기술이 사람처럼 공감하며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GUI가 쓸모없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수많은 디지털 서비스는 시각적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대부분의 사용자는 GUI를 통해 기본적인 정보 구조와 사용 패턴을 학습한다. 이렇듯 GUI를 잘 설계한다는 것은 단지 시각 요소를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흐름과 사용자 의도를 시각적으로 설계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맥락 인터페이스 설계에서도 동일하게 요구된다.

 

앞으로의 UX 디자이너는 화면이라는 공간을 넘어서 상황과 맥락이라는 새로운 재료를 다루게 된다. 이제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를 넘어 언제, 어디서, 왜 보여줘야 하는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UX 디자이너는 더 이상 UI의 형태만을 고민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행동과 감정을 시스템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하는 설계자여야 한다.

 

오히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람을 이해하고 맥락을 설계하는 사람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다. 이제는 디자인이 아닌, 맥락을 설계하는 사람의 시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그러나 더 확장된 형태로, UX 디자이너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기술은 진화하지만, 문제를 설계하는 사람은 여전히 필요하다

<출처: Freepik>

 

AI든 메타버스든, 어떤 기술이 등장하든 우리가 하는 일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언제나 사람을 이해하고, 문제를 정의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흐름을 설계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공감, 관찰, 문제 정의, 소통 능력, 전략적 사고, 협업이 존재한다. 

 

  • 먼저 첫 번째는 공감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감은 단순한 이해를 의미하지 않는다. 진짜 공감이란, 사용자의 맥락을 내 일처럼 들여다보는 힘이다. 이 기능, 정말 사용자 입장에서 반가운가요? 아니면 우리 입장에서 만든 거예요?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많은 디자이너가 빠뜨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공감이 빠진 디자인은 늘 우리의 입장에서 출발하게 되고, 그 결과 사용자의 삶과는 동떨어진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진짜 UX는 사용자의 삶으로 들어갈 때만 가능해진다.

 

  • 두 번째는 관찰이다. 요즘은 빠르게 MVP를 만들고 테스트하는 흐름이 많다 보니 사용자 조사를 생략하는 때도 많지만, 관찰 없는 UX는 방향 없이 달리는 것과 같다. Hotjar 같은 히트맵을 볼 때도 단순히 클릭 위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왜 이 타이밍에 이탈하지?라는 질문을 반드시 던진다. 그리고 바로 그 왜를 붙잡는 힘이 관찰이다. 관찰이란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다.

 

  • 세 번째는 문제 정의다. 개인적으로는 UX 전 과정 중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자주 간과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가 전환율을 높이고 싶어요 라고 말할 때, 나는 반드시 다시 묻는다. 전환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전환은 정확히 어떤 행동을 의미하죠?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해결책도 빗나가게 된다. 디자이너는 솔루션을 찾기에 앞서, 문제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 네 번째는 소통 능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능력을 발표를 잘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지만, UX에서의 소통은 훨씬 더 복합적이다. 디자인의 의도를 이해관계자, 사용자,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등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는 데이터 차트가 더 효과적이고, 어떤 상황에서는 사용자 여정 맵 한 장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말로 잘 설명했는데 왜 못 알아들어요? 가 아니라, 내가 상대방의 언어로 전달했는가?를 스스로 되묻는 태도가 UX의 핵심 소통이다.

 

  • 다섯 번째는 전략적 사고다. 이 부분은 종종 기획자나 PO의 역할로 오해되기도 하지만, 요즘 UX 디자이너는 더 이상 단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에만 머물 수 없다. 비즈니스 모델, 데이터 흐름, 기술적 제약, 자원, 운영 구조까지 고려해 사용성과 지속 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설계해야 한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묻는다. 이게 사용자에게만 좋은 기능인가요? 아니면 우리 비즈니스에도 실현 가능한가요? 멋진 인터랙션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전략적 UX의 핵심이다.

 

  • 마지막은 협업이다. 디자인은 결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다양한 도구와 협업 플랫폼이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협업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리듬과 감각에서 시작된다. 어떤 개발자와는 오후에 회의를 잡는 게 좋고, 어떤 기획자와는 슬랙보다는 구글독스를 중심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 원활할 수 있다. 그런 감각은 경험으로만 쌓인다.

 

이 여섯 가지 키워드는 지금처럼 기술이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앞으로는 오히려 더 중요해질 UX의 본질적인 역량이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도구는 계속 바뀌겠지만, 결국 문제를 정의하고 사람을 이해하며 그 흐름을 설계하는 일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UX 디자이너가 있어야 한다.

 

 

실질적인 역할 변화: 더 이상 예쁘게만 그리는 직무가 아니다 

1) 생성형 AI 시대, UX 디자이너는 무엇을 더 잘해야 할까?

AI 기술의 발전은 UX 디자이너의 도구를 고도화시키는 동시에, 역할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주요 기업의 채용 공고(JD)를 보면 UX 조사,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인사이트 도출, 생성형 AI 도구의 활용 경험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단순히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수준을 넘어, 문제 정의부터 솔루션 도출까지 전 과정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물론 디자이너가 데이터 과학자처럼 복잡한 알고리즘을 짜거나 모델링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데이터를 탐색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며, 이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디자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데이터 리터러시는 점점 더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구매 전환율이 낮은 UI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자 행동 로그를 분석하고, 이탈 구간을 찾아내어 A/B 테스트 시나리오를 기획하는 일은 이제 UX 디자이너의 역할 중 하나가 되었다.

 

또한 생성형 AI의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해도 반드시 요구되는 역량이 되었다. 단순히 ChatGPT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 시나리오에 따라 AI에게 어떤 방식으로 질문을 구조화해야 원하는 응답을 얻을 수 있는지, AI로부터 받은 응답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리디자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 금융 앱에서 챗봇이 고객 질문에 대응하는 플로우를 설계하는 UX 디자이너는, 단순한 UI 배치가 아니라 AI에게 어떤 맥락을 주고 어떤 톤과 레벨의 답변을 유도할지까지 설계해야 한다. 프롬프트 자체가 인터페이스가 되는 상황에서, UX 디자이너는 대화 경험을 설계하는 크리에이터로서의 정체성이 주목받고 있다.

 

요즘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AI 때문에 UX 디자이너 일자리가 줄어드는 거 아니에요? 예전에는 별생각 없이 넘겼던 질문이지만, 이제는 분명한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 AI는 UX 디자이너를 대체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디자이너인지는 분명히 구분 짓는다.

 

AI는 확실히 똑똑하다. Figma에 플러그인 하나만 깔아도 기본적인 UI 컴포넌트는 몇 분 안에 뽑아낼 수 있고, ChatGPT에 몇 줄 입력만 해도 사용자 시나리오 초안이나 마이크로 카피 같은 문구는 손쉽게 생성된다. 그 결과만 보면, 누군가는 “이제 디자이너 필요 없겠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UX 디자인의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I가 잘하는 건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나 패턴을 빠르게 학습하고 재구성하는 일이다. 반면, UX 디자인의 핵심은 아직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찾아내고, 보이지 않는 사용자의 맥락을 읽어내며, 그 안에 공감하고 해결책을 설계하는 일이다. 그것은 여전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AI는 그 과정에서 훌륭한 조력자가 될 수는 있지만, 디자이너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실제로 나 역시 프로젝트를 할 때 AI를 자주 활용한다. 사용자 리서치 결과를 빠르게 정리할 때, 시나리오 초안을 구상할 때, 혹은 챗봇의 말투나 반응 톤을 테스트할 때 AI의 도움을 받는다. AI를 활용하면 작업 속도가 확연히 빨라지고, 방향성도 조기에 잡을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렇게 생성된 결과물을 어떤 기준으로 걸러내고, 무엇을 채택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 판단은 디자이너의 몫이다.

 

2) 현실적인 대응 방안: 학습과 협업, 그리고 포지션의 확장

변화는 부담스럽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데이터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와 협업을 위한 언어의 습득이다. SQL을 몰라도 좋다. 하지만 GA4, Hotjar, Looker Studio 같은 도구를 활용해,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직접 들여다보고 의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은 필요하다.

 

또한 생성형 AI 시대에는 프롬프트 작성 실험을 꾸준히 해보며, AI의 응답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문맥, 톤, 예시 등)을 직접 체득하는 학습이 중요하다. 디자이너 스스로가 실험자이자 훈련자가 되어야 한다. 기업 또한 이러한 디자이너를 단순한 제작자가 아닌, 전략 파트너로 인식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제 UX 디자이너는 단순히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데이터를 읽고, AI와 협력하며, 사용자 경험을 전체적으로 설계하는 UX 전략가로 거듭나야 한다. 변화에 대한 걱정보다는, 변화의 방향을 주도하는 역할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결론: 기술이 변해도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AI는 분명 빠르고 효율적이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디자이너들이 반복적으로 해오던 작업 중 상당 부분을 대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사용자에게 진짜로 의미 있는 경험을 설계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다. UX 디자이너는 단순히 인터페이스의 형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맥락을 해석하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정의하며, 올바른 질문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AI는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감각과 사고력을 더욱 예민하게 다듬어주는 자극제다. 속도는 AI가 담당할 수 있고, 구조는 다양한 도구들이 도와줄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 진짜 사람다움을 불어넣고, 사용자와의 공감을 설계하는 일은 여전히 디자이너만이 해낼 수 있는 고유한 역할이다.

 

이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도구에 휘둘리지 않고, 기술과 사람 사이를 조율할 수 있는 감각이야말로 AI 시대 UX 디자이너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결국 UX 디자이너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더 깊은 연결을 설계하는 존재로 진화해 갈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AI가 우리를 대체할까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 이 기술과 함께 어떻게 나의 역할을 확장할 수 있을까를 설계해야 할 때다. 그것이 우리가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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