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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국내 ERP는 왜 SAP 아니면 더존일까?

이홍주(Holmes)
11분
10시간 전
2.4K

ERP 시리즈

① 그래서 정말로 “ERP”란 뭔가요?
② 국내 ERP는 왜 SAP 아니면 더존일까?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저는 10년 넘게 ERP를 써왔습니다. 컨설턴트로, 때로는 경영 분석가로 일하면서 ERP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렇게 10년 동안 사용자로 쌓아온 ERP의 개념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련 주제들을 자세히 다뤄보고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는 흔히들 헷갈리는 ERP의 개념과 발전을 쉽게 살펴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ERP라는 시장에서 활동하는 주요 벤더(공급업체)와 국내 시장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미리보기 

  • 뻔한 개념 정의 말고, 그래서 정말로 ‘ERP’는 뭡니까?
  • ‘ERP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 우리나라에서 ERP는 어떻게 발전해 왔나?
  • ERP 벤더별 시장 점유율과 반응은? SAP vs. 오라클 vs. 더존
  • 비싸거나 폐쇄적이거나. 국내 ERP에는 대안이 없을까?

ERP 벤더별 시장 점유율과 반응은? SAP vs. 오라클 vs. 더존

앞선 글의 역사 챕터에서 언급했던, 자재 관리 중심의 MRP(Material Resource Planning). 이를 넘어 회사의 각 기능이 협업하는 ‘규칙’이라는 관점에서 ERP 벤더들은 시장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을까요?

 

최신의 정확한 시장 점유율 데이터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아, 2022년 한국 IDC 자료를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IDC에 따르면 SAP가 21%로 1위, 그다음으로 더존비즈온(16.8%), 영림원소프트랩(6.1%), 오라클(4%) 순입니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도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바뀌거나, 순위가 뒤집히지는 않은 듯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ERP의 특성을 아는 것이 중요한 만큼 시장점유율이 큰 SAP와 오라클, 더존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후반부에는 오픈소스 기반의 개방형 생태계를 갖춘 Odoo(오두)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볼 예정이고요. 또한, 가격, 기능, 기술, 혁신성처럼 보다 세부적인 벤더 평가(Vendor Scoring)를 하면 규모가 너무 커져 정성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이제부터 알아볼 것은 ERP를 더욱 쉽고 친숙하게 인식하도록 만들 목적은 아닙니다. 지금의 ERP 소프트웨어들은 너무 비쌉니다. 전자결재, 프로젝트 및 작업 관리, BI/DW 등 기능까지 ERP 범위가 확장되어 있고, 실제로 우리 회사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기능과 모듈이 너무 많습니다. 만약 진정한 ‘Pay-as-you-go’ 모델로 간다면 ERP는 더 이상 비싸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물론 모든 기능을 사용하는 회사에게는 규모의 경제가 동작하는 지금이 더 경제적이겠지만요.)

 

 

SAP

SAP는 2015년 Fiori라는 웹과 앱 디자인 시스템을 출시하기 전까지는, 아래처럼 ‘뿌연’ UI를 제공했습니다.

 

<출처: SAP Community>

 

그러나 당시에도 SAP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0%를 넘었습니다. SAP를 쓰는 이유가 이런 회색조의 칙칙한 화면 때문이 아니란 뜻이죠.

 

이는 결국 독일 박사급 인재 200명이 들어가 R&D를 했다는 말이 떠돌 만큼, 철저한 구조적 완성도를 자랑했기 때문입니다. SAP에는 모든 트랜잭션(거래) 데이터와 마스터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구성되며, 정보가 집계되는 최상위 기능인 경영관리/관리회계(Controlling) 오브젝트로 취합되게끔 모듈 간의 실시간 통합이 완결성 높게 구현되어 있죠.

 

또한 MRP로 시작한 만큼, 영업, 물류, 생산, 재고 등의 SCM(Supply Chain Management) 영역이 재무 및 경영관리 영역과 완벽히 통합되는 구조 역시 근본적인 강점입니다. 여기에 비즈니스 앱에 최적화된 개발 플랫폼, CTS/TMS 형상관리 시스템, 높은 수준의 정의(Configuration)가 가능한 기본 앱의 수준, 기존 소스코드를 강화할 수 있는 USER-EXIT 등 프레임워크까지 제공합니다. (심지어 소스코드 수정(Modification)도 지원은 합니다만, 여기까지 갔다면 뭔가 기획이나 설계가 잘못된 거겠죠) 

 

화면은 말 그대로 구리지만, 소프트웨어의 철학과 완성도가 많이 앞서 있는 것입니다.

 

오라클(Oracle)

한편 글로벌 벤더 가운데 국내 점유율 2위였던 오라클은 어떨까요?

 

오라클하면 전통적으로 DBMS(Database Management System)를 취급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금융/재무(Finance) 영역의 강자입니다. 다만, MRP가 중심이 아니라 재무 관점의 통합을 우선하다 보니 모듈 간 실시간, 즉, 강력한 통합을 제공하는 SAP와 접근 자체가 달랐죠. 그 대신 느슨(Loosely Coupled)하면서 유연한 통합을 지향합니다.

 

그러다 보니 산업 불문하고 유연하게 이것저것 다 붙이고 통합할 수는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지향이 큰 약점이었다고 봅니다.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을 필두로 SAP는 전문 개발사와 프리랜서의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조성되었습니다. 반면 오라클은 여전히 ERP를 구축하거나 유지보수 할 파트너의 풀이 확연하게 적습니다. 그래서, 이런 유연함을 보완해 줘야 하는 통합 구축(Integration) 리소스의 질과 양이 부족한 국내 시장에서는 점차 도태되고 있죠.

 

참고로, ERP를 도입할 때 벤더가 직접 구축에 참여하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특히 글로벌 ERP 벤더의 국내 지사들은 거의 영업과 GTM(Go-to-Market) 중심으로, 기술지원 관련 역량은 일부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안서나 제안 PT는 벤더사가 주도하되, 구축에는 개발사가 함께 참여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더존비즈온

이제 더존으로 넘어가볼까요? 국산 ERP 벤더 중 1위인 더존은 특히 중소 및 중견기업 중심으로 압도적인 고객 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매출 5천억 원 이상이거나 제조업 중심인 중견기업 이상이 아니라면 SAP를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우니까요. (물론 SAP도 ByDesign이나 Business One 제품군이 있지만요.)

 

더존과 SAP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요? 더존은 2024년 매출액 4,023억 원, SAP는 약 49.6조 원 정도로 매출 규모가 123배 차이 난다는 점일까요? 이는 결과이자 현상일 뿐입니다.

 

SAP는 각 모듈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통합하는 아키텍처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데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했죠. 이 구조는 20년 가까이 지난 현재에도 변함없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MRP의 진화 과정에서 국내 대기업과 혁신을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더존의 ERP에는 ‘변하지 않는 진리’ 같은 설계 철학이 녹아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부분은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어떤 부분은 SAP 등 레퍼런스를 참고하면서 개선해 왔죠. 그래서 SAP와 비교했을 때, 더존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떻게든 되기는 되는데, 구조적으로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까 결국 커스터마이징(맞춤형 개발, Customizing)과 후속 유지보수, 고도화에 돈이 더 들어간다는 거죠.

 

즉, 두 기업은 투자한 금액의 규모와 깊이가 다릅니다. 예상컨대 SAP가 R&D에 수십조 원을 투자했다면, 더존은 수천억 원 정도를 투자했을 겁니다. 매출 규모만큼, 그러니까 123배 정도 차이가 날 수 있겠죠. 이 100배 넘는 투자 규모 차이를 뒤집어 결과를 내는 건 정말 어려웠겠고요.

 

정리하면, 더존은 SAP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객의 요청과 벤치마크를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해 온 솔루션입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구조적 완성도가 낮습니다. 대신 그만큼 SAP는 비쌉니다.

 

 

비싸거나 폐쇄적이거나. 국내 ERP, 정말 대안이 없을까?

연 매출액이 5천억 원 미만이며 제조업이 아닌 국내 기업 고객들 대상으로는 이런 말을 합니다. “국내에서 대안이 있나요? 더존 쓰셔야죠.” PI 프로젝트로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벤치마크하고, 최대한 정교하게 설계해 구축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안정화 잘하면 그것만큼 안전하게 투자 대비 효익을 거두는 게 없으니까요.

 

더존과 폐쇄성

물론 더존도 파트너사를 통해 구축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SAP나 오라클 같은 글로벌 벤더 보다 직접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 역시 생각보다 많이 비싸고, 오래 걸립니다. 파트너사와 개발하는 것과 금액 측면에서도 아주 큰 차이는 아니고요.

 

그래도 국내 고객사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으니, 구축이나 커스터마이징을 위한 파트너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쉽지만 그렇지 않아요. 공인 파트너사 수도 많지 않고, SAP처럼 프리랜서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아마 라이센스 보호를 위한 폐쇄성이 그 원인은 아닐까 싶고요.

 

SAP는 프리랜서가 투입되면, 개발 경험은 거의 표준화되어 있습니다. 워크벤치(개발 도구 모음, Workbench)에서 투박하게 화면을 그리고, 로직을 짜고, T-Code라는 접속 경로를 만들어주면 끝입니다. 서버, 네트워크, DB를 복잡하게 고려할 필요가 없죠. 그리고 필요하면, SAP의 표준 어플리케이션 소스코드를 확인하고 디버깅하면서 최적의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고 CTS(Change and Transport System)로 안전하게 형상을 변경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더존은 어떨까요? 앞서 말한 모든 것에 제약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SAP와 비교해 핵심 구조와 로직의 완성도가 떨어지는데, 그에 대한 접근성은 낮습니다. 자연스럽게 열린 생태계가 쉽게 조성되지 않아 구축과 유지관리에 필요한 비용도 떨어지지 않는 거죠.

 

그렇다면 모든 고객의 요청에 대한 솔루션을 더존이 합리적인 가격과 일정 아래 제시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고객이 아쉬워하고,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영역이죠. Amaranth 10, Omniesol 등 새로운 제품군으로 넘어오면서 가능성은 열리고 있지만, 아직 기존의 아쉬움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증명할 부분이 많아 보여요.

 

대안은 없을까?

SAP와 더존, 두 가지 ERP 벤더를 살펴보며 숨이 턱 막혔나요? 하나는 완성도 높지만 과한 기능으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하나는 그보다는 저렴하지만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낮으며 다소 폐쇄적인 생태계로 구축, 유지보수와 고도화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국내에는 다른 대안이 없을까요?

 

현실적으로, 대안이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ERP는 회사 내 기능 간의 규칙인데, 이 가운데 핵심 규칙은 영업/물류(SCM), 재무(Finance) 및 관리(Controlling)입니다. 이 영역을 연결하고 통합하는 흐름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일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습니다. 게다가 기능별 전문 비즈니스 로직을 처리할 다른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연동할 기술/사업 생태계도 필요하죠. 새로운 경쟁사가 나타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이처럼 거대한 진입장벽이 있지만, 그만큼 ERP는 국내 대다수 기업의 생산성을 혁신할 중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인원수가 50명, 100명을 초과하고, 매출액이 50억 원을 넘어 100억, 500억 원을 돌파하며 기업의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가 망가지는 것을 수없이 봤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인원에 따라 지수적으로 늘어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아닌 개인의 감과 영향력으로 기업이 운영되기도 합니다. 결국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은 묻히고 정체되어, 그냥 기업 혹은 괜찮은 기업에 머무르고 맙니다.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그래서 오랫동안 이런 제약을 넘어설 대안 ERP를 찾아왔습니다.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회사 내 기능이 협업하는 ‘규칙’이라는 최소 관점에서 과적합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
  2. 이미 주요 ‘규칙’에 해당하는 핵심 모듈(물류, 재무, 관리 등)이 구축되어 있음
  3. 기술, 사업적으로 개방되어 있어 다양한 전문 앱/서비스와 통합할 수 있으며 생태계 조성이 용이

 

Odoo(오두)

그런 고민 끝에 발견한 후보가 있습니다. 혹시 Odoo(오두)라고 들어보셨나요?

 

Odoo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오픈소스 ERP 벤더로, 기본 모듈을 확보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과 유연성을 갖춘 제품을 제공합니다. 2002년부에 창립해 전체 직원 수 6,000명, 파트너사는 16,000개 이상, 총사용자 수는 1,500만 명 수준입니다. 매출액은 2024년 기준 6억 5천 달러(약 8,450억원)로 더존 매출의 2배 정도입니다. 글로벌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된 플레이어라는 뜻입니다. 더 주목할 점은 성장 속도입니다. 2024년 기준으로, 불과 6년 만에 매출이 15배 성장하며 글로벌 ERP의 주요 강자로 자리 잡은 거죠.

 

<출처: 작가>

 

이런 빠른 성장은 Odoo의 ERP가 제가 제시한 3가지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Odoo의 제품은 라이센스당 20.4달러, 약 2.5만 원 정도로 고가의 SAP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더존의 Amaranth10이나 Omniesol 제품군 보다도 경쟁력 있죠. 또한, 모듈별 추가 비용을 내는 구조가 아닌 하나의 요금제로 모든 모듈을 사용할 수 있는 점도 큰 강점입니다.

 

여기에 더해 회계, 영업, 제조, 재고, 인사 등 70개 이상의 공식 비즈니스 앱과 57,000개 이상의 서드파티 앱을 포함하고 있죠. 각 모듈의 기능 점수도 낮지 않습니다. 핵심은 단단하게 잡혀 있어 제조, 유통, 서비스업까지 범산업적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기초(Foundation)가 마련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술, 사업 생태계도 좋습니다. 모든 소스코드가 열려 있고 필요하면 수정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파이썬 기반의 개방된 구조로 외부와의 연동이나 추가 개발이 매우 원활합니다. 파트너 생태계도 인센티브나 역량 확보 측면에서 잘 설계되어 있고요.

 

<출처: Odoo, https://www.odoo.com/ko_KR/pricing>

 

즉, Odoo는 비싼 비용과 폐쇄성에 지친 한국 기업에 맞춤형으로 가성비도 괜찮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대안을 제시합니다.다만, 여전히 국내 ERP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마스터카드(Mastercard), KPMG, 메가커피 등 다양한 산업군의 좋은 고객 사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국내 ERP 시장에 몇 가지 진입장벽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첫 번째로 우리나라의 회계, 세무 관련 규제는 특수성이 있어서, 이에 대한 맞춤 대응은 아직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Odoo는 국가별로 강력한 파트너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극복해온 부분이라 충분히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농담 섞인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두 번째 장벽은 ‘한국인이 일을 잘하는 편’이라는 데 있습니다. 기업이 일정 이상으로 커지면 작동하지 않는다 해도, 일정 수준의 기업에서 한국인은 엑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카카오톡으로 깔끔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웬만하면 엑셀이 익숙하고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으니까, “ERP는 필요 없다. 엑셀로 내려달라, 엑셀에서 하겠다”라는 주장이 나오는 거죠. 그 때문에 더존도 SAP도 프로그램이 죄다 테이블/그리드 형식인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요즘 같은 AI 시대에, 이런 개인의 엑셀 활용 능력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합니다. ERP를 비롯해 다른 소프트웨어까지 잘 활용해야 AI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산업 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까지도도 확보할 수 있겠죠.

 

이처럼 신규 ERP가 주목받기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숨막히게 ‘비싸거나 혹은 폐쇄적이거나’라는 제한된 옵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런 새로운, 잠재적 대안을 소개하며 가능성을 여는 것이 ERP 시장과 산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마치며

ERP라는 개념을 안다는 건, 우리 회사의 전결 규정을 안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협업하는 대상과 규칙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혹은 전부가 아니라도 어떤 형태로 잡혀 있는지 많이 알수록 커뮤니케이션은 쉬워질 겁니다. 규칙을 통해 확보한 고품질 데이터로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거나 AI를 접목시켜 업무 프로세스도 민첩하게 개선해 성과를 올릴 수 있겠죠.

 

이 글이 최소한 “ERP가 뭐예요?”라는 질문에 답을 줄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각자 회사에서 ERP를 포함한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해 혁신적인 성과를 만드는 데에 조금이라도 기여가 되었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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