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탐구: 뤼튼,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국내 AI 툴
AI 기술이 이미 생활 속 필수재로 자리 잡은 요즘, 그 기술 뒤에서 움직이는 기업들의 정체와 비전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떠올랐습니다.
〈AI 기업 탐구〉시리즈는 AI 산업의 대표적인 기업들을 하나씩 꼼꼼하게 살펴보며, 이들이 어떻게 탄생했고, 현재 어떤 전략과 비전으로 미래를 그려나가는지 구체적으로 조명하고자 합니다. AI를 이끄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보세요.
Chapter 0. 왜 지금, 이 기업을 알아야 하는가
지드래곤이 여기서 왜 나와?
일반적으로 AI 스타트업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가 몇 가지 있습니다. 개발자들, 어려운 용어, 딱딱한 연구실 분위기 등 이러한 이미지는 종종 AI 서비스가 대중에게 스며들지 못하는 진입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고정관념을 광고 한 번으로 벗어낸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 '뤼튼테크놀로지스'입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지드래곤을 전면에 내세우며 1인 1AI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AI가 어렵고 멀다는 인식을,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다'라는 이미지로 바꿔놓은 것입니다.
국가대표 AI 서비스
회사명과 동명의 서비스 '뤼튼'은 현재 국내 생성형 AI 앱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ChatGPT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퍼플렉시티와 클로드 등 글로벌 서비스를 제치고 전체 2위에 올랐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성과인데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초에는 총 1,08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더욱 공격적인 대중화 전략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 정도면 한국의 '국가대표 AI 서비스'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것 같은데요. 과연 뤼튼은 어떤 기업이길래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걸까요? 지금부터 그 성장의 이면을 살펴보겠습니다.
Chapter 1. 탄생의 배경과 창립 철학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
뤼튼에 대해 자료를 조사하던 중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무려 10년 전, 당시 고등학생이던 뤼튼테크놀로지스의 이세영 대표가 '2014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는 '한국청소년사회과학연구소'를 설립하고, '청소년 학술 대중화'를 위해 학술대회를 세 차례 개최했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KBS 도전 골든벨에서 최후의 1인에 오르는 등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표현의 병목'을 풀겠다는 목표
평소 사회과학과 학술에 관심이 많았던 이세영 대표는 대학 진학 이후 한 가지 고민에 집중합니다. 바로 '표현의 병목'이라는 문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표현의 병목이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말이나 글로 정확하게 풀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데요. 이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뤼튼(wrtn)'입니다. '글로 표현된(written)'의 의미를 담은 뤼튼은, 누구나 쉽게 생각을 표현하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2020년, 자신의 숙원을 해결해 줄 기술을 운명처럼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GPT-3입니다. ChatGPT가 등장하기 전부터 GPT-3에 대한 가능성을 알아본 그는 OpenAI의 베타테스트 자격 심사를 통과해 다양한 실험에 나섭니다. 초기 모델이라 한국어 지원도 안 됐고 사용료도 비싼 데다 기술적으로 리스크가 큰 기술이었지만, 실험을 거듭할수록 그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앞으로 이 분야에 엄청난 연구와 투자가 일어날 거고, 언젠가 전기나 인터넷처럼 온 세상에 스며들 것이라는 확신을 말입니다.
Chapter 2. 대표 서비스와 기술 혁신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뤼튼 1.0
뤼튼이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단연 '무료 제공 전략'입니다. ChatGPT를 포함한 생성형 AI 모델, 그것도 유료로 제공되는 고성능 모델까지 풀어내면서 이용자들을 유입시켰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ChatGPT의 인기에 편승한 것 아니냐', '손해를 감수하고 몸집만 키운 전략 아니냐'라는 평가도 따라붙곤 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세영 대표가 처음 뤼튼을 개발할 때부터 바랐던 것은 '누구나 쉽게 좋은 글을 쓰는 세상'이었습니다. 글쓰기가 필요한 대표적인 작업들을 떠올려보면 광고 카피, 보고서, 기획안, 회의록 등이 있을 텐데요. 뤼튼은 이런 실용적 업무 글쓰기를 더 쉽고, 빠르고, 효과적으로 도와주는 '뤼튼 카피라이팅'을 내놓았습니다. 1만 자에 1만 원이라는 유료 서비스였지만, 출시 일주일 만에 가입자 1만 명을 돌파하는 등 시장에서 좋은 평가도 받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등장한 것이 ChatGPT였습니다. 기술의 눈부신 발전 속도로 지금 기준에서 초기 ChatGPT는 다소 부족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당시로서는 글쓰기 능력 면에서 단연 압도적인 기술이었습니다. 뤼튼 입장에서는 자신이 그동안 풀고자 했던 '표현의 병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었는데요. 이 기술과 경쟁하기보다는 이를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것이 더 큰 대의를 위한 선택이라 판단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금의 뤼튼입니다.
단순 연결 그 이상, 기술·UX 혁신: 뤼튼 2.0
앞서 뤼튼은 최신 생성형 AI 모델을 한데 모아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단순히 각 모델 API를 연결한 것이 아닙니다. 사용성 측면에서 뤼튼은 모델 스위칭과 플러그인 사용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채팅 화면에서 원하는 모델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고, 각 모델별 특성을 안내하여 최적의 선택을 도왔죠.
더 나아가 2023년에는 사용자 LLM 오케스트레이션 기법과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모델 큐레이션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이는 1만 8,000건의 실제 대화 데이터를 분석해 10가지 평가 지표로 점수화하는 KLAUD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용자 질문 의도와 과거 경험에 맞는 최적의 모델 조합을 자동 추천해 줍니다. 덕분에 사용자는 모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도 최적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이죠.

또한 학습된 시점까지의 기억에 의존해야 하는 생성형 AI 서비스의 한계를 깨기 위해 RAG(검색증강생성) 기술을 적용해 최신 웹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요약함으로써 정보 시차 문제를 보완했습니다. 이처럼 뤼튼은 모델 간 차이를 이해하고, 질문에 따라 적합한 모델과 검색 정보를 오케스트레이션 하여 제공함으로써 단일 모델 서비스 대비 한층 유용한 결과를 내도록 설계했습니다.
1인 1AI 시대: 뤼튼 3.0
앞선 기술 혁신으로도 충분히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전히 쓰는 사람, 특히 화이트칼라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용도로만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앞에서 계속 이야기했던 것처럼 뤼튼은 누구나 AI를 사용하여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것에 방점이 있었는데요. 이를 위해 뤼튼은 또 한 번의 업그레이드를 시도합니다.
1) 감정·기억 기반의 개인화 AI로 '1인 1AI' 실현
각 사용자의 정서와 선호가 반영된 감성 기반 맞춤형 AI를 제공하여 사용자 특성에 최적화된 AI 제공합니다. 이를 위해 외형, 말투, 장기 기억, 최신 정보 검색 기능을 통합시키고, 사용자의 감정과 일상을 지속적으로 학습합니다.
2) 최신 언어모델 기반 LLM 오케스트레이션과 검색 자동화를 통한 성능 고도화
몰입형 사용자 경험을 위해 오케스트레이션과 메모리 시스템에 근본적인 설계 변화를 시도합니다. GPT-4o, 클로드 3.5 등의 모델을 실시간 맥락에 따라 전환 적용하는 체계를 갖춥니다. 검색 기능 역시 기존 수동 호출 방식에서 자동화 구조로 전환되었습니다.
3) 광고와 미션 참여를 통한 수익화 구조 마련
AI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AI 이코노믹스' 전략을 시도합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무료를 넘어 돈이 되는 AI입니다. 비화이트칼라 사용자들도 자연스럽게 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AI 사용 자체가 보상으로 이어지게 하여 누구나 사용하는 AI가 되도록 합니다.
이처럼 뤼튼은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언제나 '사용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라는 원칙을 중심에 두고 확장을 이어왔습니다.

Chapter 3.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성과
뤼튼은 기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부가 기능과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카카오톡이 메신저 자체는 무료로 제공하되, 광고·이커머스·페이 등의 부가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방식과 유사한데요. 실제로 뤼튼은 앞으로도 대화형 서비스는 계속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 창업 이후 줄곧 적자 상태이며, 2024년의 영업 손실은 무려 260억 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이 전략의 효과는 분명했습니다. 2023년 50만 명에 불과하던 월간 활성 사용자(MAU) 수가 1년 10개월 만에 500만 명을 돌파한 것인데요. 이는 토스, 당근보다도 빠른 증가 추이입니다. 그러나 이런 구조를 지속할 수는 없기에,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익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수익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캐릭터 챗 '크랙' : 나만의 AI, 수익의 시작
캐릭터 챗은 이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AI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로, 2024년 4월에 출시했습니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만든 캐릭터와 롤 플레이를 하거나,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면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구축했는데요. 10월 말부터는 고성능의 모델을 부분 유료화로 도입한 결과 1개월 만에 월 매출액 1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후 뤼튼은 아예 캐릭터 챗 기능을 별도로 분리해 '크랙'이라는 앱으로 정식 출시하게 됩니다. 분리된 크랙은 MAU 192만 명을 넘기며 순항 중인데요. 본격적인 수익화를 위해 분리된 만큼 크랙을 통해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Wrtn Ads : 채팅하듯 광고 만드는 시대
2024년 말, 뤼튼은 또 하나의 수익 축으로 ‘Wrtn Ads’를 도입했습니다. 이 광고 시스템은 기존 광고 플랫폼과는 방식이 다릅니다. 사용자는 “MZ세대에게 AI 서비스를 알리고 싶어요”처럼 문장으로만 입력하면, 타깃 설정과 광고 문구를 AI가 알아서 만들어 주는데요. 복잡한 설정 없이, 마치 챗봇과 대화하듯 광고를 제작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더불어 광고를 시청한 사용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리워드 시스템도 적용되어, 10대·20대 중심의 보상 기반 사용자 경험까지 설계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배너가 아니라, 사용자 맥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AI 시대형 광고’라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뤼튼의 수익화는 단순히 유료 모델을 붙이고, 광고를 얹는 방식이 아닙니다. AI를 잘 쓰게 도와주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수익이 발생하도록 설계한 것. ‘누구나 쉽게 AI를 사용하는 시대’를 만들겠다는 뤼튼의 철학이 비즈니스 모델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Chapter 4. 도전과 한계
앞선 챕터에서 살펴본 것처럼 뤼튼은 AI 대중화를 목표로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논쟁과 숙제들이 남아있는데요. '국가대표 AI 서비스'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도전과 한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캐릭터 챗(크랙), 창작인가 일탈인가
뤼튼이 선보인 캐릭터 챗 서비스 ‘크랙’은 출시 한 달 만에 월 매출 10억 원을 돌파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용자는 자신만의 AI 캐릭터를 만들고, 감성적인 대화나 롤플레잉을 통해 몰입형 AI를 즐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뤼튼 역시 생성형 AI 특유의 윤리적·선정성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이는 비단 뤼튼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상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서비스 전반에 걸쳐 제기되는 구조적 문제인데요. 뤼튼 역시 즉각 신고 시스템 정비, 세이프 필터 도입, 계정 차단 등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크랙 공식 블로그에도 “AI 캐릭터의 윤리 가이드라인”을 명시하고, 지속적인 관리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핵심적인 고민은 남습니다.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플랫폼의 책임을 어디까지 규정할 것인가. 특히 10~20대 사용자가 많은 서비스 특성상 윤리적 기준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좌우하는 조건인 만큼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지속되는 적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한국에서 뤼튼과 유사한 방식으로 시장을 키운 대표 기업으로는 카카오와 쿠팡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메신저를 전면 무료화한 덕분에 국민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고, 쿠팡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물류와 배송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뤼튼은 이들과 다른 점이 분명합니다. 카카오톡은 자체 기술 기반이라 운영 비용이 비교적 낮고, 쿠팡은 쌓이는 물류 자산이라는 명확한 '축적'이 있습니다. 반면, 뤼튼은 외부 모델 의존도가 높고, 사용자가 떠나는 순간 그동안의 리소스는 고스란히 소모성 비용으로 사라집니다. 남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훨씬 더 위태로운 구조인 셈입니다.
앞으로 뤼튼이 무료 전략을 지속해서 고수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메워줄 수 있는 확실한 캐시카우를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는 도전이 남아 있습니다.
3) 갈수록 커지는 경쟁 구도
캐릭터 챗 서비스 '크랙'은 론칭 직후 빠르게 월간 사용자 수 190만 명을 넘어서며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유사한 감성형 AI 시장에서 경쟁사 '제타(ZETA)' 역시 비슷한 규모의 사용자 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AI 캐릭터 시장은 단순한 기능 경쟁을 넘어, 크리에이터 생태계 구축, 스토리텔링 역량, 커뮤니티 문화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경험 설계가 관건인데요. 이 승부의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광고 플랫폼 'Wrtn Ads'도 마찬가지입니다. 뤼튼은 사용자가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간편하게 광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고, 광고 시청 리워드 시스템까지 도입하며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이 시장은 이미 네이버, 구글, 메타 같은 플랫폼이 장악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특히 예산 집행의 효율성과 광고 네트워크 범위에서 뤼튼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크랙과 Wrtn Ads 모두 뤼튼의 중요한 수익 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영역에서의 지속 가능성은 기술력만으로는 확보되지 않습니다. 사용자 충성도, 유통 채널, 브랜드 파워까지 포함된 복합적 경쟁력의 시험대에 올라가 있는 셈입니다.
Chapter 5. 결론 및 향후 전망
뤼튼은 분명 이례적인 속도로 성장한 스타트업입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포착했고, 고성능 모델을 과감하게 무료로 풀어내며 사용자 진입장벽을 낮췄습니다. 여기에 직관적인 UX와 '누구나 쓰는 AI'라는 설득력 있는 서사가 결합되면서, 국내 생성형 AI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대중성과 기술력을 모두 확보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의 경쟁은 속도를 넘어 지속성, 기술보다 구조, 서사보다 증명이 중요한 단계입니다. 뤼튼은 지금까지 확보한 수백만 사용자를 기반으로, 그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명확한 가치를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더 많은 모델을 연결하거나 기능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크랙'과 'Wrtn Ads'는 그 해답을 향한 시도이지만, 아직 검증이 필요한 실험에 가깝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쌓은 대중화 경험을 해외 시장에서 재현할 수 있는지도 관건입니다. 2023년 일본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의 문을 열었지만, 문화적 감수성과 언어적 미묘함을 요구하는 생성형 AI 분야에서, 한국에서처럼 ‘AI 민주화’ 서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결국 뤼튼은 지금 AI 산업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기술 그 자체보다 그것을 누가, 어떻게, 얼마나 쉽게 쓸 수 있게 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뤼튼의 실험은 바로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이 실험이 진정한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속도만 남은 성장의 전시로 끝날지 흥미롭게 지켜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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