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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I로 동시통역: 이제 영어는 배울 필요가 없는 걸까?

맨오브피스
10분
5시간 전
2.1K

지난 5월 구글 I/O 행사가 있었다. 예상대로 많은 AI 관련 소식이 쏟아졌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동시통역 기능이었다. 각자 영어와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이 화상 미팅에 참여해 각자 언어로 대화하면, AI가 동시통역 더빙을 해주는 놀라운 광경이었다.

 

<출처: Google 공식 유튜브>

 

"이제 정말로 영어 공부할 필요가 없어진 것 아닌가요?" 구글 I/O 이후 지인들 사이에서 여러 번 튀어나온 질문이다. 어차피 AI가 모든 걸 번역해 주는데 굳이? 게다가 내가 아무리 잘한다 한들 AI가 훨씬 더 정확할 텐데? 나의 모국어로 알아서 번역해 주고, 통역해 주고, 요약해 주니 정말로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정반대다. 나는 여러 해 동안 해외 스타트업의 한국 지사에서 일했고, 약 5년 반 정도는 독일 베를린에서 근무했다. 나의 해외 경험을 기반해 이야기하자면, 영어 실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확신한다. 마치 모든 정보가 유튜브에 있으니 책 따윈 필요 없다고 생각한 20대 시절이 악몽처럼 떠오른다.

 

1. 언어 장벽이 낮아진 건 맞다

<출처: muttmitt.com>

 

구글 번역기가 세상에 나온 지 약 20년이 지났다. 그때부터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계속해서 낮아졌다. 영어를 몰라도 영문 웹페이지를 탐색할 수 있게 되었다. 사전으로 단어를 찾아보는 것에서 문장을 긁어 해석하는 습관이 자리 잡았다. 번역기 퀄리티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2007년 당시 구글 부회장은 "영어의 득세는 끝났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번역기 플러그인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번역 퀄리티뿐만 아니라 편의성도 발전했다. 구글 시트에는 GOOGLETRANSLATE 함수가 추가되면서 누구나 번역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되었다. 영어를 못하는 개발자들도 스택 오버플로(Stack Overflow)에서 정보를 구해 코드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OCR과 음성인식 기술 덕분에 일일이 텍스트로 칠 필요도 사라졌다.

 

구글 번역기 덕분에 "영어 때문에 막혔다"라는 말이 빠르게 사라져 갔다. 해외 마트에서 파는 과자 봉지의 영양 정보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1초 만에 번역되는 세상이다. 언어 때문에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파격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제 단순 번역을 넘어 AI가 탐색/번역/정리/유추/분석까지 다 해주는 시대니 할 말 다 했다. 해외 기업과의 미팅 내용도 번역해 정리해 주고, 동시통역까지 해주니 언어 장벽은 낮아질 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영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은 여전하다. 구글 부회장의 "영어의 득세는 끝났다." 코멘트 이후 사그라들기는커녕 계속해서 증가해 왔다. 이제 사람들은 어려운 영어를 AI에게 떠넘기기도 하지만, AI로 영어를 공부하기도 한다.

 

나는 "영어 공부할 필요 없다"라는 의견이 어떤 측면에서는 맞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어는 원래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야 필요 없어진 것이 아닌 애초부터 필요 없었다.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필요 이상의 부분이다.

 

 

2. 언어는 도구 그 이상이다

<출처: businessinsider.com>

 

영어를 못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 영어 능력 지수(EF English Proficiency Index) 순위에서 대한민국은 2024년 기준 50위에 머무르고 있으나, GDP 순위는 2023년 기준 14위다. 영어를 그리 잘하지는 못해도 경제 규모는 거대한 국가다. 자국어만으로도 충분히 먹고사는 국가 그룹에 속해 있다. 영어를 잘하면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른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영어 시험을 잘 봐야 했을지는 몰라도 애당초 필수사항은 아니었다.

 

그러면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일상에서 쓸 일이 없다면) 무의미한 것일까? 언어를 정보 교환을 위한 도구로 한정 짓는다면 무의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학습자 본인을 변화시킨다. 새 문화를 이해하고 사고방식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BBC 영상이 하나 있다. '언어가 달라지면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질까?'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영상이다. 영상에서는 2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데, 다들 비슷한 주장을 한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지면 그에 맞춰 자신의 태도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독일어로 이야기할 때는 평소보다 더 직설적인 말투로 이야기하는 식이다.

 

나의 견해도 동일하다. 나는 영어와 일본어를 할 수 있는데, 영어를 할 때는 (한국어를 할 때보다) 표정이 풍부해지고 감정을 더 자주 표현한다. 반대로 일본어로 이야기할 때는 조금 딱딱해지며 내 의견보다는 전체적인 대화 분위기를 더 살피게 된다. 최근에는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중국어는 일본어나 한국어에 비해 배려를 위한 쿠션어가 적다. 그래서 그런지 훨씬 직설적으로 말하게 된다. 언어가 나의 사고를 이끌어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영상 속 언어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언어는 복잡한 세상을 정리하게 도와주는 수단"이다. 그 수단을 빚어온 문화가 각기 고유한 역사와 사회적 경험을 바탕에 두고 있고, 그러기에 같은 걸 봐도 정리하는 방식이 다르다. 결론을 위해 말을 한 번 더 빌리면, "언어가 문화고 문화가 언어다."

 

외국어를 배우면 정보 습득에 용이할 뿐만 아니라 타문화 정서에 공감하기 쉬워진다. 새로운 관점의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다. 반대로 번역 텍스트, 더빙된 목소리, 요약 정리된 정보는 단편적이다. 그 정보 안에서의 맥락밖에 고려되지 않아 머리로는 이해될지언정 깊이 공감하기는 어렵다.

 

 

3. 글로벌 무대에서의 관계성

<출처: ovrs.com>

 

그래서 타문화 정서에 공감하고 관점을 넓히면 뭐가 좋은가? 자기 발전에도 물론 좋으나 가장 좋은 점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86%가 영어를 잘하고 싶다고 한다. 잘하고 싶은 이유 1위는 '새로운 기회를 위해'라고 한다. 어쨌든 기업들이 영어를 잘하는 인재를 선호하므로 당연한 결과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영어로 된 문서를 읽을 수 있거나 해외 담당자와 소통할 수 있으면 동료들에 비해 돋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이제 AI를 사용하면 누구나 할 수 있게 되었다. 딱 그 정도만 요구되는 일이면 영어를 잘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나 비즈니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관계성이다. 특히 해외 기업과의 거래는 국내 거래보다 리스크가 크므로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우리 제품이 뛰어나도 의사결정자와의 관계성이 약하면 협력을 지속하기 힘들어진다. 아무리 데이터와 근거가 탄탄해도, "그 회사 별로인 것 같아"라는 모호한 의견 한마디에 의사결정이 미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은 신뢰를 원하고 신뢰는 지속되는 관계 속에서 생기며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서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말을 교환하는 것을 넘어 진심이 통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단순한 협력에 그칠 수밖에 없다. 한 단계 거쳐야 하는 번역으로는 진심이 통하기 어렵다. 통역을 거치면 감정의 결이 흐려진다. 농담 한마디, 미묘한 뉘앙스, 어색한 침묵 같은 작은 상호작용이 모두 신뢰를 구축하는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유명 인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안녕하세요"라고 한마디 하는 것만으로도 청중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다. 상대방이 나의 언어로 말한다는 것은 신뢰에 영향을 끼친다.

 

구글, 애플,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등 IT 공룡의 공동 창업자들이 모두 학교 동기나 룸메이트 같은 관계에서 시작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논리적으로만 생각하면 이들이 공동 창업자를 찾을 때 온갖 링크드인 프로필을 싹싹 뒤져 최고의 학력과 경력을 가진 사람을 꼬드겨야 맞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물론 돈이 없는 것도 이유겠지만, 이미 구축된 신뢰가 주는 이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제는 해외 담당자와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영어를 잘할 필요는 없어졌다. 영어를 몰라도 해외 기사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언어로 인해 행동이 막히는 일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다. 그러니 영어를 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하고 싶다. 모두가 다 해야 한다기보다는, 잘할수록 남들과의 차별화가 부각되는 형태로 바뀌었다. 대신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는 정도를 넘어야 한다. 상대방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정도로 잘해야 한다. 발음이 좋을 필요는 없으나 상대방과 진심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잘하면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여전히 사람 간의 관계다. 예일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기업 경영진이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정보의 90%는 공식 문서가 아닌 비공식적인 관계를 통해 얻는다고 한다.

 

4. 필요 이상의 무언가

<출처: demilked.com>

 

사실 영어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의 많은 스킬은 필요가 없다. 가공식품이 넘쳐나니 요리할 필요가 없고, 유튜브가 있으니 독서 능력도 필요 없고, 교통수단이 다양하니 운전 능력도 필요 없다. AI가 번역하고 정리해 주니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능력도 필요가 없다. 필요로만 따지면 대부분 "필요 없어!"라고 선언해도 문제 되지 않는다.

 

결국 필요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귀결되는 것 같다. 나는 영어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일단 영어로 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해외 회사들과 일하며 일의 영향력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 해외에 나가 일하는 경험도 누릴 수 있었고,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도 친구가 되었다. 이런 확장을 원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라 생각하지만, IT 서비스는 특히나 국가 장벽이 낮은 산업이라, 영향력 유지를 위해서는 영어가 필요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AI 덕분에 양질의 정보를 얻는 것, 해외 회사들과 협업하는 부분에서의 언어 장벽은 사라졌다. 말이 안 통할 일은 없어졌다. 그렇다면 여기서부터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가 핵심이다. 영어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영어를 못해도 가능하게 되었으니, 이제 정보 교환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를 생각해야 한다.

 

나는 그 이상의 가치가 상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지, 프로세스를 뛰어넘을 만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있다고 본다. 학교에서든 회사에서든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느껴봤을 것이다. 많은 일이 미묘한 뉘앙스와 맥락 차이로 엎어진다. 같은 말을 쓰는 같은 나라 사람끼리도 그런데, 언어가 다르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모든 것은 관계이며 이해와 공감이다.

 

 

결론: 늘 반복되는 질문

<내용 정리>

1. 기술의 발전으로 언어 장벽이 낮아진 것은 맞다.
2. 언어는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관점을 형성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3. 비즈니스에서는 결국 관계성이 크게 작용하는데, 다른 언어를 말하며 깊은 관계를 형성하기는 매우 어렵다.
4. 결국 필요 이상의 것을 추구할 것인가의 문제이며, 국내/해외 비즈니스 막론하고 모두 관계, 이해, 공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제 OO는 의미 없는 것 아니야?"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늘 반복되는 질문이다. 아마 실제로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가 있으니 반복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타자기나 MP3 플레이어는 이제 일상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A니까 B다'라는 전제는 그 대상이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인 경우에 한정된다고 생각한다.

 

서론에서 고백했듯이 나는 20대에 '유튜브가 있으니 이제 책 따윈 읽을 필요가 없다'라고 생각했다. 아마 독서를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만 여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이제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책에 있는 정보도 유튜버들이 깔끔히 정리해 떠먹여 주니 더더욱 필요 없어졌다.

 

그러나 독서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다. IT 산업 리더 중 "독서는 쓸데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단 사람도 보지 못했다. 책의 가치는 인쇄된 활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읽는 행위에도 담겨있다. 종이를 만지며 내용에 능동적으로 집중하는 행위가 우리의 사고력을 키운다. 책의 내용을 기존 관점과 엮으면서 새로운 관점을 키우게 된다. 이것은 거대한 효과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니 잘 와닿지 않는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를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의 문제다. 나는 본문에서 영어를 잘할수록 관점이 확장되고 다양한 사람들과 공감하기 쉬워진다고 했다. 이것 또한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별로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 경험상 정말로 중요한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이 글에서는 영어를 중심으로 내 의견을 풀어봤지만 사실 영어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관점과 공감대가 확장되는 것은 다른 외국어에 능숙해질 때도 마찬가지고,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냥 사람들이 가장 관심이 많고 효과가 즉각적인 것이 영어라서 핵심 예시로 사용한 것임을 참고해 주면 좋겠다.


<참고 자료>

  • [김형근 칼럼] 지식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구글 번역기’,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인 영어 공용화 정책
  • The world’s largest ranking of countries and regions by English skills (2024)
  • World Bank Group - GDP Ranking
  • Do we think differently in different languages? | BBC Ideas
  • Why do you learn English? 46% of Koreans say it gives 'new opportunities'
  • What's the Role of Relationships in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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