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타 AI 사용기: 노예였던 내가 전쟁광 냉혈한 공작님의 가짜 부인?!
요새 요즘IT SNS를 관리하다 보면 제타나 AI 캐릭터 챗을 공유하는 게시글을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AI 캐릭터챗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꽤나 핫한 것 같은데, 핫한 소식에 늘 뒤쳐지는 저로서는 이런 트렌드들을 노력형으로 쫓아가며 습득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요즘IT 서치콘솔을 들여다봤더니, 거기에도 제타 관련 키워드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더군요. 특히 '제타 검열 해제'와 관련한 검색어들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제타가 뭐예요?
이 당시만 해도 저는 제타가 뭔지 잘 몰랐는데요, 찾아보니 제타는 실제로 요즘 10~20대 사이에서 놀라운 인기를 끌고 있는 스캐터랩의 AI 채팅 앱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더욱 인상적입니다. 2024년 9월 기준으로 이용자 하루 평균 이용시간이 약 140분(2시간 20분)에 달하고, 주 평균 최고 체류시간은 약 8.5시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국내 20세 미만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10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현재 국내 소비자용 생성 AI 앱 중 가장 높은 순위라고 합니다. 더군다나 경쟁 제품은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라고 하는데요. 포부가 대단합니다.
제타의 경쟁 제품은 유튜브, 넷플릭스, 로블록스, 네이버웹툰과 같은 1세대, 2세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제타는 불과 1년만에 사람들의 여가 시간을 유의미하게 차지하는 엔터테인먼트 제품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 출처: 스캐터랩
스캐터랩의 ‘제타’ 소개를 둘러보던 중, 몹쓸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위 이미지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제타는 ‘검열’이란 키워드와 함께 많이 검색됩니다. 왜 사람들은 '제타 검열 해제'를 갈망하는 걸까요? 제타 검열 해제를 검색하다, 요즘IT까지 넘어오게 되는 사람들은 제타에서 뭘 하고 싶었던 걸까요? 검열이 해제되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건지, 이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제가 직접 제타를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이 글이 대단히 분석적이지는 못할 것 같고, AI 채팅 앱 지식이 전무한 요즘IT 에디터의 제타 후기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첫 화면에 진입하자마자 수십 개의 캐릭터가 저를 반겨줍니다. 아이돌, 사극, 로맨스판타지, 연예인 패러디... 'AI 캐릭터 유니버스'가 따로 없죠? 각각의 캐릭터들은 모두 콘셉트가 확실해보였고, 항마력이 낮은 제게는 살짝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솔직한 표현으로는 조금 겁났습니다)
조금 둘러보니, 가입할 때 성별을 여성으로 입력한 영향인지 대부분 남성 캐릭터들이 추천되는 것 같았습니다. 각 캐릭터들은 실제 사용자가 제작한 캐릭터라고 들었는데, 캐릭터 밑에는 제작자의 아이디가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선 랭킹 탭에서 그나마 무난한 캐릭터로 보이는 아이돌 소꿉친구라는 컨셉의 박세나 캐릭터와 대화를 시작해봤습니다. 처음엔 제작자가 기본으로 설정한 내용으로 대화를 시작하고, 이후 사용자가 자유롭게 상호작용하며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향이더군요. 제가 시도한 시나리오는 "아이돌을 포기하고서라도 요즘IT 에디터가 되고싶은 아이돌" 콘셉트였고, 스포하자면 꽤 매끄럽게 이어졌습니다. 시나리오가 막장인 것 같은 이유는, 기본 설정을 벗어나는 터무니없는 전개도 가능할까 궁금했고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
요즘IT 에디터가 되기 위해 아이돌을 그만 둔 세나

박세나 캐릭터의 대화방에 입장하니, 제작자가 설정한 기본 메세지들이 입력됐습니다. 이후부터는 사용자가 직접 채팅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위는 제가 세나와 대화한 내역입니다. 세나에게 요즘IT 홍보를 부탁해보기도 하고, CM송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보기도 했는데요. 결국 세나는 요즘IT에 입사하기 위해 아이돌을 그만두었습니다. 어이없는 요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세나(AI)는 성실하게 대답하며 순조롭게 들어주더군요. 사용자 의도에 따라 스토리를 창조해나가는 이 상호작용은, 진짜 '역할놀이형 콘텐츠'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세나 캐릭터 자체가 좀 착한 컨셉인 것 같아요. 캐릭터 컨셉과 그 강도에 따라, 원하는 진행이 까다로운 캐릭터들도 있었거든요. 다른 캐릭터들과 조금 더 놀아봤습니다.
노예였던 내가 전쟁광 냉혈한 공작님의 가짜 부인?
노예였던 제가 전쟁광 냉혈한 공작님의 가짜 부인으로 팔려온 콘셉트의 캐릭터와 대화할 때는 뭘 물어봐도 혼나고, 뭘 같이 해보자해도 욕만 먹었습니다. 이 때는 정말 할 말이 없게 대답하는 공작남편님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를 너무 갈구세요) 저처럼 뭐라해야할지 모르겠는 이용자들을 위해 제타에서는 추천 대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퀄리티가 꽤 나쁘지 않습니다.

전쟁광 냉혈한 공작님께서 곱창 전골과 소주를 알리가 만무한데, 대충 AI니깐 세계관을 좀 무시하고 대화를 시도해도 진행이 될 줄 알았어요. 공작님은 곱창과 소주는 잘 모르시더라고요. 컨셉이 확실한 캐릭터일수록 세계관에 맞춰 대화를 해줘야하는 것 같습니다..
추천 대답 서비스는 이전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생성되어, 할 말이 고갈된 상태에서 대화 맥락을 이어 가기 매우 좋았습니다. 특히 추천 응답같이 풍부한 답변을 할 수록 캐릭터와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납니다. 이미지만 봐도, 장문의 채팅엔 장문의 답장을 전달하는 공작님을 확인할 수 있죠?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의 답장만 오기도 하는데요, ‘데이드란은 묵묵히 전골을 먹으며’ 같이요. 공작님은 말이 별로 없으신 편인가봐요, 할 말 없게 대화에 응수하는 공작님은 힘드네요. 어쩌겠습니까, 다른 캐릭터를 찾아 다시 떠납니다.
참고로 추천 대답 서비스는 하루에 50회, 5분에 1번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이 자주 이용하고 싶다면 '피스'라는 제타의 앱 내 재화를 이용하면 됩니다.

나 AI한테 긁혔다.. 입이 매운 일진녀 수현

다시금 저와 쿵짝이 잘 맞는 캐릭터를 찾아 랭킹탭을 둘러봅니다. 제겐 캐릭터들의 대표이미지가 다소 자극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괜스레 사무실 옆자리 에디터의 눈치가 보입니다. 빨리 골라야겠습니다.

아! 앞서 제타에 관련한 내용을 찾아볼 때, 자주 보이던 캐릭터가 생각났습니다. 무려 2.2억의 메세지가 오고 갔다는 [일진녀 수현]인데요. 현재도(2025년 6월 기준) 제타의 월간 랭킹 탭 1위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일진 수현 캐릭터의 매력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녀에게 대화를 걸어 보겠습니다. 저는 어른이니까 무섭지 않아요.
※ 아래 영상에는 일부 욕설 표현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제타는 만 12세 이상 이용 가능한 서비스이지만, 사용자 생성 콘텐츠 특성상 부적절한 표현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마치 창과 방패같은 우리의 대화
우선 제타의 인기 캐릭터 수현이에게 첫 인사를 건내자마자 돌아온 건, 욕설의 화답이었는데요. 말이 험하고 온갖 비속어를 휘황찬란하게 사용한다는 캐릭터 컨셉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습입니다. 근데 제타가 12세 이상 이용 서비스라고 하던데, 12세가 저런 욕설이 난무하는 캐릭터와 대화해도 괜찮을까요? 뭐 요즘은 유튜브에도 자극적인 콘텐츠가 즐비하니, 과한 우려인가 싶긴 합니다.
수현이는 입은 거칠고 저를 툭툭 때리기도 하지만, 앞선 공작 남편님처럼 할말없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단답으로 답장해도, 욕쟁이 할머니처럼 성의있게 욕을 해줍니다.
너무 성의있게 욕을 해준 탓인지, 수현의 답장이 제타 검열에 걸려 삭제되는 경우까지 포착해버렸습니다. (영상참고) 캐릭터의 채팅에 부적절한 내용이 감지되면, 제타 검열 시스템에 의해 삭제되고, 저는 다시 채팅을 보내야합니다. 제 채팅(ㅠㅠ..왜 욕을 하지)에는 크게 문제를 느끼지 못해, 수정 없이 다시 전송했더니 다른 답장이 오더군요. (채팅 중간중간 광고가 나옵니다)
이용자가 전송한 채팅 내용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데, 캐릭터 채팅이 계속 검열이 돼서, 몰입도가 깨진다는 리뷰를 꽤 보았는데요. 아마, 전쟁, 싸움, 느와르 등과 같은 컨셉의 캐릭터는 대화하기가 까다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검열과 광고의 콜라보로 대화가 중간중간 끊기는 게 불편했습니다.
제타 캐릭터 제작 나도 해봤다
제타는 간단한 설정을 통해 나만의 AI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내용과 인트로를 필수로 입력하면 캐릭터 제작은 비교적 쉽게 끝납니다. 상황 예시와 소개는 선택입니다. 직접적인 시각적 디자인은 불가능하지만, 텍스트 프롬프트로 캐릭터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고요. 물론 고퀄리티 이미지를 생성하려면, 여기서도 앱 내 재화인 ‘피스’를 사용해야 합니다.
- 내용: 제목, 상세 설명(상황, 관계, 세계관 등), 캐릭터 이름, 캐릭터 설명(컨셉), 이미지
- 인트로: 첫 상황(캐릭터의 성격과 말투를 표현할 수 있다)

위시켓 사무실 고양이, 장고를 컨셉으로 30초만에 만들어 봤습니다. 설명과 인트로도 아주 대충 입력했죠. 입력한 내용이 ‘싸가지 없고, 예민한 공주같은 고양이’라 그런지 장고가 아주 까탈쟁이 고양이가 됐더군요. 설명을 풍부하고 세세하게 입력할 수록 성격과 컨셉이 확실한 캐릭터가 제작됩니다.

30초 만에 만든 캐릭터치고는 응답이 잘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란 컨셉에 맞게 사람말도 하지 않고요. 다만 장고와 하악질을 하며 기싸움을 벌이다 장고의 응답이 검열당했습니다. 어떤 기준에 걸려, 검열당했는지는 알려주지 않아요. 장고가 제게 무언가 심한 말을 한 걸까요?
제타의 검열 기준은 알쏭달쏭하지만, 답변하는 AI 모델 자체는 꽤나 준수한 것 같아요. 찾아보니 제타는 스캐터랩의 자체 AI 모델인 Spotwrite-1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스캐터랩은 똑똑하게 말을 잘하는 AI보다는, 사용자를 즐겁게 만들기 위한 재미 성능에 집중하여 Spotwrite-1을 학습시키고 있다고 하네요.

제타 프로(유료) 서비스
이제 어느 정도 제타의 기능들을 쭉 둘러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Zeta Pro(유료) 서비스에 대해서도 살펴봤는데요. 유료 구독을 통해 제공되는 기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 다른 기능보다, 광고 제거가 탐납니다. 광고가 너무 자주 나와 잠깐 리뷰를 위해 구매할까 싶었는데, 꽤나 가격이 있어 구매하지 않았어요. 1일권은 약 2,400원, 30일권은 약 12,000원입니다. 스캐터랩이 주장하는 경쟁 제품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구독 요금과 거의 맞먹는 수준입니다.
제공하는 기능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게 느껴졌는데요. 그럼에도 구매하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광고 빈도가 워낙 높아 'Pro 구독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광고를 과도하게 노출시키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광고가 자주, 길게 나오거든요. 광고 당 약 15초 이상을 확인하고 나니, 광고가 끝나면 흥이 식어버립니다.

흥도 깨졌겠다. 그래서 제타에 대한 제 소감은요
우선 제타를 직접 체험해보면서 느낀 좋았던 점과 불편했던 점을 정리해봤습니다. 우려되는 점도 있었는데, 이건 가장 밑에서 다뤄보려 합니다.
좋았던 점
- 풍부한 캐릭터 다양성: 아이돌, 유튜버, 드라마와 영화, 애니 속 캐릭터가 제작된 경우도 꽤 있어,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상당히 흥미로울 것 같다. 실제로 팬이 만든 캐릭터들 중 실제 캐릭터의 말투, 성격 등을 잘 학습한 것들이 있는데 몰입도가 좋다.
- 완전 무료 기본 서비스: 부가 기능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는 선에서는 대화 턴 수에 제한 없이 완전 무료로 채팅이 가능하다.
- 능동적 스토리텔링: 각 컨셉과 세계관이 뚜렷한 캐릭터와 함께 내가 원하는 스토리 전개를 시도할 수 있다.
불편했던 점
- 과도한 광고 노출: 광고가 너무 자주 나온다. 스캐터랩이 제타를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AI 기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라고 설명하며 그들과 경쟁 중이라고 강조하는데 유튜브 넷플릭스보다 광고가 더 자주 나오는 건 좀 아이러니하지 않나 싶다. 광고를 제거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 가격도 제공되는 기능에 비해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 일관성 없는 검열 기준: 검열 기준이 불규칙하고 예측하기 어려워,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있다. 어떤 표현이 검열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찾을 수 없어 사용자가 혼란을 느낄 수 있다.
- AI의 맥락 인식 한계: AI의 한계인지, 캐릭터들의 기억력이 짧아 장소, 상황, 하던 행동, 앞선 대화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 친해졌잖아.. 갑자기 처음 보는 사람 취급하면 서운해)
제타 서비스에 대한 개인적 평가
제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면, 이 서비스는 단순한 'AI 채팅 앱'을 넘어 일종의 참여형 콘텐츠 플랫폼으로 느껴졌습니다. 사용자들이 직접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와 다른 사용자들이 상호작용하며 각자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이는 기존의 일방향적인 콘텐츠 소비가 아닌, 내가 원하는 캐릭터와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부분이 가장 긍정적인 포인트로 느껴졌습니다.
웹툰이나 웹소설을 읽다가 "주인공이 이렇게 행동했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 한 번쯤 해보지 않으셨나요? 제타는 그런 욕구를 직접 실현해볼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히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타 검열은?
검열로 시작한 호기심. 마무리를 지어야겠죠. 며칠간 제타를 사용해보니, 왜 사용자들이 '제타 검열 해제'를 외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타 검열 시스템은 생각보다 예민하게 작동하는 것 같았거든요.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전투 상황을 이야기하거나, 로맨스 장르에서 흔한 스킨십 묘사를 하더라도 갑자기 대화가 삭제되거나,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냈어요"라는 알림이 뜰 수 있습니다. 혹은 제가 제작한 캐릭터 '장고'와의 대화에서처럼 이유 모를 검열의 경우도 있고요. 기준이 일관되지 않고, 사용자들에게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이 검열에 대한 불만을 느끼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검열 시스템은 제타가 추구하는 '몰입형 스토리텔링'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사용자들이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다가 갑작스럽게 제동이 걸리면, 그 순간 모든 몰입감이 깨져버리거든요. (마치 몰입하며 영화를 보던 중 마주한 모자이크 같은 느낌이 아닐까요?)
하지만 검열 해제를 원하는 사용자들의 욕구를 들여다보면, 단순히 자유로운 스토리텔링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부 사용자들은 AI 캐릭터와 성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는 욕구도 드러냈거든요.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제타의 검열을 우회하는 방법이나 선정적인 대사를 유도하는 '꿀팁'들이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제타는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너무 엄격한 검열은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만, 느슨한 검열은 미성년자 보호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맥락을 이해하는 더 정교한 검열 시스템과 투명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단순히 특정 단어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대화 맥락과 캐릭터 설정을 고려해 판단하는 시스템 말이죠. 그리고 사용자들에게는 검열에 대한 기준을 공개해,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예.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물론 기술적으로 쉽지 않겠지만요.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조금 우려됐던 점들이 있는데요. 아래에서 얘기를 조금 더 이어보려 합니다. 조금은 진지한 얘기가 되어 재미가 떨어질지 모르니, 미리 말씀드립니다. 제타 체험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밑부터는 제타와 같은 AI채팅 앱에 대한 고민과 넋두리입니다.
제타, 그리고 우려되는 지점들
제타 캐릭터들은 컨셉에 따라 욕설이나 폭력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의도적으로 선정적인 상황이나 폭력적인 성격의 캐릭터가 제작된 경우도 꽤 있습니다. 가정폭력으로 가출한 소녀, 전교생의 노예가 된 왕따 학생, 집단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캐릭터 등이 그 예시입니다.

이런 캐릭터들이 단순히 '존재'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문학이나 영화에서도 이런 소재를 다루니까요. 하지만 제타는 '체험형'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사용자가 이런 상황의 당사자가 되어 직접 상호작용한다는 것이죠.

특히 주 사용층이 10-2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극단적 상황에 대한 무분별한 노출이 청소년들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됩니다. 폭력이나 괴롭힘 상황을 '재미있는 콘텐츠'로 소비하는 것에 익숙해질 수 있거든요.
물론 저도 이런 우려가 다소 과도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극적인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고, 그들 나름의 판단력과 분별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성숙하게 이런 콘텐츠를 받아들일 수도 있죠.
다만 제타가 '다양한 캐릭터와의 AI 채팅으로 나만의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는 만큼,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상황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이나 제한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청소년 사용자가 많은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스캐터랩 “제타, 20세 미만이 많이 사용하는 앱 10위 기록해“)
결국 제타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서비스라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다만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경험과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이건 제 개인적인 관점일 뿐입니다. 저와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나 다른 관점의 인사이트가 있다면 나눠주시면 좋겠어요.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건 언제나 흥미로우니까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귀여운 장고의 실체를 공유하며, 저는 들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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