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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다리 꼬고 앉지 말아 주세요

콴
12분
3시간 전
3.0K

관점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방법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새해가 시작되면 다양한 공공프로그램이 시작됩니다. 특히 R&D 과제 같은 것들은 테크 스타트업에는 가뭄에 단비처럼 소중한 도움이자 재원이 되고는 합니다. 창업에 관련된 여러 기관도 이러한 새해 계획은 기관의 존속 이유이기도 하고 또 예산의 근원이기도 한 만큼 세심하게 준비하고 잘 집행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면 저와 같은 사람도 어떤 종류의 평가나 심사와 같은 자리에 와달라고 요청받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리 큰 대가를 받지는 않지만 그런 자리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즐겁기도 하고, 드물지만 새로운 기회나 투자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때도 있어 웬만하면 마다하지 않고 감사하게 참석하고 있습니다.

 

다만 요즘에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 일부는 추첨 방식으로 선정하고는 하는데, 현업에서 바쁘게 일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추첨 결과를 확인하려고 시간을 비워두는 것까지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자리에서 현업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을 뵙기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진 점은 많이 아쉽습니다. 

 

얼마 전에도 평가 자리에 초청을 받아 오랜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분들과 인사를 나눌 기회에 오랜만에 기관 건물을 방문하니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 건물에서 큰 행사를 주최한 적도 있었는데, 당시에 비해 많은 것이 바뀌었더군요.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평가에 참석하고 있던 와중 쉬는 시간에 당황스러운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기관의 높은 분이 배석하셨는데, 제가 다리를 꼬고 앉아서 평가에 임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평가 위원장을 맡은 제가 질의응답 과정을 정리해 나가는 방식조차 탐탁지 않았던 모양인지 담당자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달받았습니다.

 

위원장이 질의응답 시간을 관리하지 말고 그냥 질문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만 정리해 달라. 너무 옛날 스타일로 진행을 하는 거 아니냐. 그리고, 다리 풀고 앉아 달라.

 

이런 평가 자리에서 남들이 기피하는 위원장을 자임하는 경우도 많은 저는 이런 진행을 잘한다고 나름 자평하고 있었던 지라 많이 당황스럽긴 했습니다. 사실 그 시점에는 기분이 솔찬히 불쾌했습니다. 제가 수트를 입지도 않고 짧은 헤어스타일을 늘 유지하고 있기에 언뜻 보면 어려 보여서 이러는 것인가 싶기까지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담당자 얼굴을 봐서라도 그 메시지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는데, 평가를 마저 진행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표하러 온 사람들 앞에서 평가 위원이 마치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차등한 관계의 표상 

만약 어느 직무의 인터뷰 자리에 앉았는데, 인터뷰어의 태도가 불량하다면 인터뷰이 입장에서 혹은 그 장면을 바라보는 제3자의 관점에서는 그 관계가 매우 ‘차등하게’ 보여질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것은 단순히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가 정도로 판별한 것은 아니긴 합니다만,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정보 우위에 있다거나 혹은 어느 종류든 ‘권위’ 혹은 ‘권력’을 (잠시라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분명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자리는 어떤 행사의 용역사를 선정하는 자리였고, 발표 제안을 하는 분들 역시 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이들이었을 것입니다. 한편 맞은편에 앉아 있는 평가위원들은 업계에서야 물론 나름 어떠한 이유로든 전문가라고 구분되었지만, 무작위로 추출되었으며 어느 정도는 공정성을 위해 임시적이며 임의적으로 권위를 부여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따라서 그 자리 역시 어쩔 수 없는 정보의 차등, 또 상황 논리에 따른 위계의 차등이 존재했습니다. 그렇게 양측이 공정하거나 동등하지 않은 관계를 가진 상태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쪽이 마치 그 우위를 드러내는 듯한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어쩌면 발표자의 입장에서는 그 자세로 인해 발표에 영향을 받게 될 수도 있었을까요?

 

그렇게 생각이 뻗어 ‘차등한 관계’까지 미치고 나니 갑작스레 불편하고 불쾌했던 마음과 기분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반대로 발표자에게 혹시 내가 잘못된 시그널이나 영향을 준 것은 없는지, 또 함께 참석한 다른 평가위원에 잘못된 영향을 준 것은 없는지, 하는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조심하게 되는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또 그것을 계기로 이렇게 글 한 편을 시작할 도입부를 얻게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단순히 앉은 자세가 그 상황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제 진행 스타일이 옛날 스타일이라거나 문제가 있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요즘은 “공정”을 위해 사회자가 극단적으로 제한된 역할을 수행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처럼 목적 자체가 공정이 아닌 행사에서 꼭 그런 스타일의 사회 진행이 적절하다고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비록 제가 한창 이런 자리를 다니던 것이 5년 전 상황이긴 하지만, 평가 방식이나 과정 자체는 그보다 훨씬 더 이전의 고루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기관에서 이런 지적을 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도 생각합니다. 옛날 스타일이라니!

 

 

화성에서 온, 금성에서 온 시리즈

<출처: 동녘라이프, 한빛미디어>

 

요즈음 분들이라면 이 책을 잘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정말 오래된 책인 데다 여기저기 너무 많은 밈이 떠다녀 마치 내용은 다 알고 있는 ‘해리포터’ 같은 책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 ‘화성에서 온, 금성에서 온’ 구절은 다양하게 변주되어 쓰이기도 합니다. 특히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화성에서 온 프로그래머, 금성에서 온 기획자’란 책 제목으로 변주되어 여러 번 회자된 적도 있습니다.

 

책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직군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다른 종류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같은 소속으로, 혹은 같은 목표를 추구하며 벌어지는 관점의 차이를 기술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두 끝에는 두 집단/존재 사이 그 관점의 차이, 간격을 좁혀나가고 어떤 측면에서는 일치시킬 수 있는 단서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표지처럼 프로그래머가 너디(Nerdy)하게 그려지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기획자/PM이 저렇게 댄디하게 그려지는 것도요.

 

 

왜 창업자에게만 투자자의 관점을 이해하라고 요구하는가 

 

이제 본론으로 들어왔습니다.

 

<출처: 디캠프 뉴스레터>

 

스타트업 업계에서 으레 멘토링/코칭/클리닉 등 이름을 붙이고 있는 프로그램이거나, 공공 기관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들을 뜯어보면 모두 예외 없이 “어떻게 투자유치를 잘할 수 있느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구성 역시 ‘IR 덱을 잘 만드는 방법’이라든가, ‘투자자 매칭 프로그램’ 등이 주입니다. 무엇보다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투자/펀드/투자자의 관점을 이해하기’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창업 경험과 또 작지만 소중한 투자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주 양쪽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물론 업계에는 이미 창업가 출신의 대단한 투자자들이 여럿 있어 일찌감치 이런 평가를 받았겠지만, 그들은 업계의 거물이 되었고 또 연배도 한참 있다 보니 제가 주로 접하는 초기창업자들은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 창업자들에게는 저 같은 존재가 반가울 테고, 또 그런 마음에서 나온 일종의 칭찬이라고 생각하고 듣고 있습니다.

 

그렇게 저도 여러 상황에서 IR 덱을 만드는 방법을 강의하기도 하고, 데모데이를 위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만, 돌이켜 보면 이야말로 과도한 비대칭 상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투자자를 이해하자’가 목표인 프로그램의 구성으로는 펀드 그 자체에 대한 설명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투자심사역/벤처캐피탈리스트라는 직장인에 대한 설명이 종착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고용된 직장인이며, 펀드 운용의 한 방식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발굴하는 것을 업으로 가지게 된 사람들이죠.

 

그러다 어느 일화를 전해 들었습니다. ‘제품 리텐션 90% 이상’이란 수치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대표님이 바로 그러한 심사역으로부터 “초기 기업에서는 그 정도 리텐션 수치가 당연히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앞서 사건과 함께 이 이야기를 듣고는 글을 써야겠다는 결심이 굳어졌습니다.

 

대부분, 사실 거의 모든 투자심사역은 제품을 만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 투자 펀드’라는 씬 자체가 정부의 앵커 펀드를 발판으로 삼고 있는 데다, 그 방침 역시 금융업에서 펀드를 운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 변리사 출신으로 펀드 운용을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만,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는 의사나 연구자 출신이 투자를 주도할 수 있도록 시장이 성장해 왔습니다. 그에 반해 유달리 소프트웨어나 IT 쪽에서 제품을 만들어 보고 사업을 직접 운영해 본 사람들이 투자심사역을 맡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일부 짧은 개발자 경험을 거친 다음 투자자가 되거나 IT 기업의 재무/전략 부문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자가 되기도 하지만, 십수 년 이상 제품을 만들고 출시해 운영한 경험을 가진 투자자를 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액셀러레이터 분야에서는 이미 거물이 된 분들을 몇몇 꼽을 수 있겠네요. 또, 제가 잘 모르고 있을뿐 여러분이 아는 이들이 더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 해도 스타트업 투자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는 너무 숫자가 적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투자라는 시장 자체가 자본절대우위 시장으로 형성되어 있다 보니 투자심사역/벤처 캐피탈리스트에게 스타트업/제품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경우를 본 적도 없습니다. 그들이 절대 우위에 있어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요? 아니면 늘 정제된 설명을 청취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잘 알고 있는 것일까요?

 

어찌 되었든 이 시장에서는 항상 ‘창업가가 투자자를 이해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이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투자받고 싶으면 그렇게 해야지’ 같은 생각으로요. 제가 꾸리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에게조차 그렇게 설명해 왔습니다만, 이제 와서 보니 그것이 과연 당연하고 온당한 일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직장인이므로 그 업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기 계발을 해야 합니다. 그러한 항목으로 LP를 잘 영업한다거나, 모태펀드 제안서를 잘 작성하고 발표하는 기술이라거나, 프리-IPO와 같은 메자닌 딜을 잘 소싱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들이 전부일까요? 투자의 본질적인 대상인 스타트업, 또 그들의 본질적인 요체인 제품과 성장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품

스타트업에서 투자를 받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제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IR도 투자자 관점에 맞춰 잘하면 좋겠죠. 어떻게든 우리는 그들이 관리하는 펀드로부터 개발비를 확보하고 싶으니까요. 시장이 성숙하거나 성장하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아마 이러한 시장은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지점인 만큼 어느 정도 전제 조건이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의 경제 규모 수준에서는 어지간하면 적정한 규모를 갖추고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 안에서 스타트업은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이 시장에서 고객을 만납니다. 결국 창업자가 제품이 어떻게 동작하고 가치를 전달하는지 설명할 때, 그러한 동작과 가치, 그리고 그것을 나타내는 지표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는 사람만이 투자할 수 있겠죠. 그것은 창업자가 주장한다고 다른 투자자들이 넙죽 알아먹을 수 있는 종류는 아닐 겁니다.

 

딱히 제품이나 지표를 이해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아마도 유일한 방법은 아주 높은 수준의 매출이나 이익, 성장세가 나오는 것입니다. 다만 그 정도 지표를 만들었다면 굳이 그런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아야 할 필요도 없겠죠. 초기 기업이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이런 방법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흔히 투자자의 질문 가운데 “나는 안 쓸 거 같은데요?” 라거나 “네이버가 뛰어들면 어떻게 하죠?” 같은 말에 답변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될 겁니다.

 

어쩌면 이를 더 잘 이해하는 투자자들이 선행 투자를 하고, 그 투자를 바탕으로 클럽 단위로 함께 투자를 받는 것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품을 더 잘 이해하고 창업 과정을 잘 이해하는 투자자를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때까지 지치지 않고 에너지를 잘 보존한 채로 만날 수 있는가 하는 것들은 또 하나의 과제가 되어버리는 듯합니다.

 

제가 투자한 회사들 역시 창업자가 투자자를 만나는 행위, 흔히 IR이라고 부르는 행위를 굉장히 힘들어합니다. 그에 비해 매출 올리고 사업하는 게 훨씬 더 쉽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이번 투자만 받으면 다시는 투자를 안 받을 거야”라는 얘기를 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투자나 IR 관련 업무를 아주 정기적인 루틴으로 소화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매주 4시간, 혹은 격주로 4시간을 정기 업무 시간로 만들고, 그 시간에는 다른 일을 하지 않고 관련 업무만 하는 것입니다.

 

이번 주에는 IR 덱의 수치를 정리하는 데 시간을 썼다면 다음은 만나 본 적 있는 투자자 중 일부에게 이메일을 보낸다거나, 누군가 미팅이 잡히면 다른 일을 제쳐두고 일정을 조정하기보다는 이번 주나 다음 주 혹은 차차 주라도 미팅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늘 하는 일’로 편입시켜 버리는 것이지요. 마치 매주 하는 정기 회의처럼 일상적으로 이 업무를 대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연락할 기회를 가진 다음, 그렇게 정말 필요한 시점이 올 때까지 에너지를 보존하면서 유지해 나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투자를 받는 것은 결국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창업자에게 제품은 IR보다는 훨씬 더 가깝고 친숙한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가 IR을 잘해서 투자를 받는 것”이 아닌 “제품이 잘해서 투자를 받는 것이며, IR은 그런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라는 사실만 자각해도 IR에 대한 부담이 훨씬 줄어들 거라 생각합니다.

 

 

‘거의없’는 사람의 관점

앞서도 말했듯 저는 기존 투자 시장의 메인스트림에는 들어갈 수가 없는 종류의 사람입니다. 흔히들 “산업계” 인력이라고 부르는 저는, 정부의 앵커펀드에 참여할 수 있는 경력이 ‘거의없’는 사람에 해당합니다. 하긴 제가 쌓아온 20여 년 경력에는 펀드 운용이라는 것을 제대로 해본 적이 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거의없’는 사람의 관점으로 투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제품이라는 믿음으로 말입니다.

 

스타트업이라는 기업들은 결국 제품을 만들고 산출하며 운영하는 것을 본질로 합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입니다. 그 제품이 사용자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가, 이 창업팀은 그 제품을 산출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제품이 기능할 시장과 사용자는 성장하고 있는가, 그 순서로 기업을 바라봅니다.

 

이런 접근 방법은 물론 그 나름의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한계나 제약도 상당히 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투자하지 못했거나, 또 검토에서 투자할 만하지 않다고 생각한 기업이 크게 투자받고 성장하는 일도 일상다반사로 만납니다. 당연히 아깝기도 합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비어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관점에서 각도를 좁혀가고 있습니다. 모쪼록 더 다양한 관점의 각도가 더 많은 투자자에 의해 채워지고, 마찬가지로 그렇게 다양한 관점의 각도에서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성장하며 투자를 받아 마침내 회수까지 가기를 기원합니다.

 

 

마치며: 다리꼬지마, Do Not Cross Your Leg

아, 저는 그 평가 자리에서 요청받은 대로 다리를 풀었고, 그렇다고 꼭 공손하지만은 않은 나름 적당히 반항적인 자세로 평가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다른 평가 자리에서는 다리를 풀고 앉겠다는 종류의 다짐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또 다른 누군가 어떤 이유로든 “평가위원들이 다리를 꼬고 앉지 말아달라”고 하면 불쾌해하거나, 당황하거나, 기분 나빠하지 않고 다리를 풀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그들의 관점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출처: AKMU 유튜브>

이 글에서 간단하게 예를 든 사건들 외에도 수많은 상황을 누군가는 마주하고 또 경험하고 있을 것이고, 이렇게 해주었으면 저렇게 할 수 있다면 하는 많은 방법론들을 생각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에 이런 사항을 경험하시고 공감하는 분이 계신다면 댓글로 생각을 남겨주세요.

 

또한, 제품 개발 과정(Agile Product Development Process, APDP)에 대해, 특히 PRD에 대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커피챗 신청 창구를 만들었습니다.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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