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클릭이 사라진 세상에서 고객과 연결되는 법
클릭하지 않는 AI 시대, 살아남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은?
인터넷은 우리가 정보를 찾고 소비하는 방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핵심에는 언제나 검색 서비스가 있었죠.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기만 하면 원하는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보 획득 방식이 생성 AI 시대를 맞아 다시 한번 변화하고 있습니다. 클릭을 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제로 클릭(Zero-Click)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이제 AI가 사용자 대신 정보를 찾아 요약해 주거나, 미리 필요한 것을 예측해 추천해 주는 시대가 되었죠. 이번 글에서는 제로 클릭이라는 변화 속에서, 기업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AI가 대신합니다
최근 ChatGPT 같은 생성 AI 서비스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ChatGPT는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대신 찾아 제공하는데요. 충분한 정보를 깔끔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만큼, 사용자는 한 번의 대화(검색)로 필요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바로 제로 클릭 현상입니다. 제로 클릭이란 검색 과정에서 AI가 제공한 결과만 확인할 뿐 추가 클릭을 하지 않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과거의 검색이란 검색 엔진에 질문을 입력하고, 검색 결과 나타난 여러 정보를 직접 클릭하며 답을 찾아가는 능동적인 과정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제로 클릭 시대에는 AI가 알아서 답을 제시하므로 사용자는 추가 탐색 없이 궁금증을 해소합니다. 그 결과 ‘스스로 찾는 것’보다 ‘주는 대로 받는’ 경험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에게 편의를 주는 한편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접점이 사라집니다
제로 클릭 검색이 보편화되면서 기존 기업들은 고객과 직접 만날 기회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용자가 검색 결과를 클릭해, 우리 웹사이트에 방문함으로써 고객과의 첫 접점이 형성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고객과 만날 수 있는 빈도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은 새로운 AI 검색 요약(AI Overviews) 기능을 도입하여, 질문에 대한 핵심 답변을 검색 결과 최상단에 한눈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림 1처럼 고객 관리 솔루션을 검색하면, 구글은 여러 웹사이트의 정보를 종합해 요약 답변을 내놓습니다.
이러한 AI 요약 덕분에 사용자는 여러 사이트를 클릭해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편리해진 사용자와 달리, 정보를 제공한 웹사이트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방문 없이 답만 가져가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죠. ChatGPT와 같은 채팅형 AI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ChatGPT는 사용자의 복잡한 질문에도 한 번에 종합된 답변을 제공합니다. 과거 같으면 여러 기사나 전문 자료를 찾아다니며 얻었을 정보를 이제는 챗봇과의 대화만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검색 엔진의 AI 답변이나 챗봇의 직접 응답으로 인해 사용자와 기업 사이의 접점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해야 합니다
제로 클릭 트렌드는 숫자로도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베인 & 컴퍼니(Bain & Company)가 2024년 말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약 80% 이상의 응답자가 검색 시 AI 기반 제로 클릭 결과에 의존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기존 비즈니스는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제로 클릭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고객이 있는 모든 곳에 따라가, 존재감을 보여주는 형태로 변화해야 합니다.
고객이 있는 모든 곳에 따라가는 것은 AI가 주도하는 커뮤니케이션 흐름에 통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자사 플랫폼 밖에서도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어내는 것을 뜻합니다. 제로 클릭 시대에는 AI가 중간 관리인 역할을 하며, 고객에게 제품을 추천하거나 정보를 요약해 주고, 나아가 결제까지 대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개별 기업은 AI 플랫폼에 선택받기 위한 방식으로 전략을 최적화해야 합니다.
1) 신뢰성 있는 정보 제공
먼저 AI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베인 & 컴퍼니의 분석에 따르면, AI 챗봇이나 LLM 기반 검색은 답변 생성 시 기업의 공식 사이트보다는 전문가 리뷰, 외부 미디어, 사용자 포럼 등의 제3자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참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의 정보가 AI에 쉽게 읽히고 요약될 수 있게 만들고, 콘텐츠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작성해 AI가 답변으로 활용하기 좋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이는 기존의 검색 엔진 최적화(SEO) 이상을 의미합니다.

ChatGPT를 통해 고객 관리 솔루션을 검색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ChatGPT의 1차 답변에서 선택받지 못한 솔루션은 잠재적인 후보군에서 제외됩니다. 언급되지 않은 솔루션을 찾기 위해 굳이 사용자가 추가 정보를 탐색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죠.
1차 답변에 이어 추가 대화를 진행하면 우리에게 꼭 맞는 솔루션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예산 범위와 솔루션을 사용할 예상 인원을 입력하는 겁니다. ChatGPT는 해당 정보를 근거로 1차 후보군에서 다시 한번 리스트를 추려줍니다. 최종 선택까지 ChatGPT 인터페이스 내에서 클릭 없이 진행할 수 있죠. 앞으로 기업은 1차 답변뿐만 아니라, 이후 진행되는 추가 답변에 인용되기 위한 AI 최적화 작업에 집중해야 합니다.
2) 플랫폼 연계 전략
플랫폼과의 연계 또한 AI가 주도하는 커뮤니케이션 흐름에 통합되는 다른 접근법입니다. 오픈AI(OpenAI)의 플러그인 생태계에 편입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현재 플러그인은 GPTs로 대체된 상태인데요. 초기에 공개된 ChatGPT 플러그인 목록에는 쇼피파이(Shopify), 익스피디아(Expedia), 인스타카트(Instacart) 등 잘 알려진 기업들이 대거 포함되었습니다. GPTs를 활용하면, ChatGPT 채팅 인터페이스 내에서 항공권 예약, 음식 배달 등의 행동까지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사용자가 ChatGPT에게 ‘뉴욕에 3박 4일 여행 가려고 하는데 호텔과 항공편 추천해 줘’라고 묻는다면, 익스피디아 GPTs가 작동해 실시간 항공편과 호텔 정보를 부르고, 바로 예약 절차까지 연결해 주는 식입니다.
인스타카트 GPTs 역시 대화 중 언급된 장보기 리스트를 받아 챗봇이 알아서 장바구니를 채우고 주문까지 이어지도록 해줍니다. 이로써 익스피디아나 인스타카트는 자사 서비스 외부에서도 고객에게 다가가 새로운 주문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제로 인터페이스
고객과 맞닿은 직접적인 인터페이스가 없는 상태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AI 주도 커뮤니케이션에 통합하는 방식도 유효합니다. 이는 사용자의 모든 여정에 우리 서비스가 배치될 수 있도록 깔아두는 접근입니다. 사용자가 우리 앱/웹을 직접 찾지 않더라도 다른 서비스, 채널 속에서 우리의 기능을 이용하게 하는 겁니다. 클릭을 통한 유입이 줄어도 백엔드 통합으로 활로를 찾는 것이죠.

도어대시(DoorDash)의 사례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도어대시는 구글의 Order with Google에 통합해, 구글 검색이나 지도에서 음식점을 찾다가 바로 주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도어대시 배달 앱을 따로 열 필요 없이 Google 인터페이스 내에서 메뉴를 보고 결제까지 할 수 있습니다.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인터페이스는 구글에 일임하고, 배달과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는 도어대시가 통제하는 것이죠. 이와 같은 제로 인터페이스 전략은 제로 클릭 시대에 필요한 유효한 전략이 될 겁니다.
4) 새로운 고객 경험 설계
제로 클릭 시대에는 사용자 경험(UX)도 달리 정의해야 합니다. 기존의 고객 여정은 ‘서비스 인지 → 클릭 → 웹사이트 유입 → 전환’의 단계를 중심으로 디자인 되어있습니다. 즉, 고객이 서비스 혹은 브랜드 사이트에 직접 방문하는 것을 전제로 구축되었다는 것이죠. 그러나 제로 클릭 시대에는 이런 전통적 퍼널이 크게 축약되고 분산됩니다.
야놀자의 경우, 오픈AI가 개발한 ChatGPT용 오퍼레이터(Operator)를 활용해, 여행 예약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해당 기능은 리서치 프리뷰(Research preview) 단계로 일부 사용자에게만 지원되는 상태인데요. 사용자가 ChatGPT의 오퍼레이터 실행 후 ‘이번 주 주말에 갈 수 있는 바다가 보이는 호텔 예약해 줘’라고 입력하면,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야놀자 웹사이트를 탐색하여 예약까지 수행합니다.
카카오톡도 ChatGPT의 오퍼레이터를 통한 선물하기 기능을 론칭 한다고 알린 바 있습니다. ‘30대 남자에게 추천할 만한 화장품 구매해 줘’라고 명령하면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구매 과정 전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두 사례 모두 제로 클릭으로 발생하는 변화에 맞게 고객 경험을 재설계해야 하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앞으로는 호텔 예약을 위해 야놀자에 직접 접속하는 고객은 크게 줄어들 겁니다. 야놀자에 접속하지 않으니, 예약 가능한 호텔 리스트를 추리기 위해 가격 필터나 날짜 필터를 사용하는 경우도 줄어들 거고요. ‘여름에 호캉스 하기 좋은 바다 뷰 호텔’이라는 콘텐츠를 클릭할 일도 줄어들겠죠.
1) 홈 화면에 인입된 고객을 2) ‘여름휴가를 위한 호텔 리스트’라는 큐레이션 콘텐츠를 클릭하게 유도하고 3) 지역 기준 필터로 검색한 호텔을 가격과 평점 순으로 노출시키는 전환 전략은 제로 클릭 시대에선 경쟁력을 잃게 될 겁니다. 모든 과정을 AI가 대신하는 세상이 될 테니까요.
이처럼 더 이상 사용자가 복잡한 단계를 거쳐 우리 서비스를 찾아오리라 가정하기 어렵기에 가능한 한 마찰을 최소화한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발견(Discovery)에서 결정(Decision)까지의 과정이 AI 툴 내부의 폐쇄된 환경에서 빠르게 이루어지는 만큼, 기업은 AI가 추천하고 안내하는 경로에 자사 서비스와 정보를 녹여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직접 찾아오지 않아도, 필요한 순간에 옆에 존재하는 형태로 비즈니스를 재설계할 타이밍입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제로 클릭 시대란 무엇인지, 그 사례와 전략을 살펴봤습니다. 제로 클릭 시대에 사용자는 한층 편리한 방식으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기존 비즈니스 전략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집니다. 더 이상 고객이 직접 찾아와주길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로 클릭 트렌드가 기존 비즈니스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은 아닐 겁니다. 반복적인 검색과 클릭을 없애준 덕분에 사용자는 더 간편하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기업은 더 나은 서비스로 고객 만족을 높일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죠.
클릭하지 않는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변화한 환경 속에서 고객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나고 소통하는 모델입니다. AI를 제약이 아닌 고객과 소통하는 동반자로 여길 때, 우리는 더 깊은 고객 경험을 만들고, 새로운 성장의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서비스는 클릭이 없는 세상에서도 고객의 마음을 잡을 준비가 되어있나요?
©️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