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마케팅의 미래: DMS 2025 현장 리포트

지난 4월 10~11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DMS(Digital Marketing Summit) 2025’에 다녀왔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마케팅 콘퍼런스인 DMS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는데요. 이번 DMS 2025는 ‘마케팅의 다음 10년: 생존과 혁신의 길을 찾다’ 세션을 시작으로, 총 51개 세션을 진행하며 글로벌 마케팅 트렌드와 기술 혁신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했습니다.
100만 원에 가까운 높은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참가자들이 모였습니다. 로비에는 다양한 마케팅 업체들이 부스를 마련하여 이벤트를 진행했고, 내부 공간에서는 오전에 글로벌 리더들의 세션을, 오후에는 3개의 트랙으로 나뉘어 세션이 열렸습니다.
DMS 2025 콘퍼런스 주요 구성
오전: 글로벌 마케팅 리더들의 키노트
먼저 오전 세션에서는 글로벌 마케팅 리더들이 연단에 올라 키노트(Keynote)를 진행했습니다.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AI와 마케팅이 어떻게 융합하고 있는지 깊이 있는 통찰을 나눴는데요. 특히, AI 기술이 앞으로 마케팅 분야에 가져올 혁신적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 세션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후: 3개의 전문 트랙 세션
오후에는 다음 세 가지 전문 트랙으로 나뉘어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 트랙 1. 브랜드 전략 & AI 시대: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AI 기술이 브랜드 전략을 어떻게 혁신하고 있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 트랙 2. 데이터 기반 마케팅: 데이터를 활용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지, 다양한 실행 사례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 트랙 3. 이커머스 & 고객 경험(CX): 빠르게 변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아이디어들이 활발하게 논의됐습니다.

DMS 2025에서 만난 마케팅의 변화
이번 DMS 2025 콘퍼런스에서는 AI가 마케팅 업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지금,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인사이트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는 AI 에이전트(Agent)의 진화, 자율적 협업 시스템, 그리고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풀(Pull) 전략처럼 2025년을 이끌 마케팅의 핵심 트렌드들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세션뿐만 아니라 외부 부스도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대부분의 부스가 AI를 활용한 고객 세분화와 초개인화 전략을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AI 에이전트가 바꿀 미래 소비자 환경 엿보기: 고객 경험 마케팅의 미래(LG전자 최호영 팀장)’ 등 주요 세션의 핵심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했습니다.
한편 CRM 서비스와 마케팅 툴 업체들이 참여한 전시관에서는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여럿 보았습니다. 세일즈포스의 AI 기반 메시지 자동화, 카카오톡 MMS의 정교한 타겟팅, 그리고 옴니채널 커머스 구축을 위한 통합 솔루션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스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EX감성의 제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디자인 평가 툴로, 광고 디자인 소재를 업로드하면 소비자의 시선 집중도와 행동 유도성을 수치화하여 분석해 주었습니다.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매우 설득력 있는 툴이었습니다.
그 외로 참가자들 역시 벽에 포스트잇을 붙여 마케팅의 미래 전망을 공유했습니다. 많은 참가자가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도 급격한 변화를 수용하고 배우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25 마케팅 핵심 키워드 3가지
그럼 본격적으로 현장에서 만난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를 3가지 핵심 키워드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AI와 만난 마케팅은 어떠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을까요?
1. 마케팅을 혁신하는 AI 에이전트
AI는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단순한 질문에 대답하는 정도에 불과했는데요. 이제는 스스로 판단하고 자율적으로 특정 미션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AI Agent)’로 진화했습니다. 마치 숙련된 인턴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추론하고 계획을 짜듯이, 에이전트는 필요한 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해 작업을 실행하고 꾸준히 개선해 나갑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기술은 기업 고유 데이터를 활용하는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였습니다. 앞서 AI가 일반적인 데이터를 학습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기업의 고객 응대 매뉴얼이나 제품 정보를 익혀 더욱 정확하고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죠.
그뿐만 아니라 AI 에이전트는 웹 검색, 문서 요약, Q&A 같은 기본적인 업무와 파워포인트 제작 등 복합 작업도 수행합니다. 특히 MCP(Modular Component Protocol)라는 표준 덕분에 다양한 AI 애플리케이션과 백엔드 서비스들이 마치 USB-C 멀티 어댑터처럼 쉽고 유기적으로 연결될 기초가 마련되었습니다.
실제로 커머스 분야에서는 이미 AI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소셜 미디어 게시글을 분석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고, 바로 구매로 이어지게끔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례는 마케팅 에이전트로서 AI의 잠재력을 잘 보여줍니다.

컨트롤 주도권의 변화: 플랫폼에서 소비자로
과거에는 플랫폼이 주도권을 쥐고 소비자에게 제공할 콘텐츠나 제품을 결정했는데요. 이제는 그 컨트롤 주도권이 소비자에게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이런 변화를 더 뚜렷하게 만들었죠.
AI 에이전트는 자연어 이해, 추론, 상황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소비자 개인에게 맞춤화된 컨트롤을 제공하는 새로운 도구입니다. 예를 들면, 챗GPT(ChatGPT)의 메모리 기능 업데이트로 AI가 개별 소비자의 특징과 맥락을 더 잘 파악하게 되었죠. 야놀자의 오퍼레이터나 마누스(MANUS)처럼 예약, 검색,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를 AI가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마치 리테일 업계가 소셜 미디어나 방송 중심으로 옮겨가듯, AI 에이전트가 소비자 개개인에 맞는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이전트팀: 협력으로 팀 단위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
이처럼 미래의 쇼핑 여정은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AI가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소비자에게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검색 엔진 최적화(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를 넘어, AI 엔진 최적화(AEO, AI Engine Optimization)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셈입니다.
- AI 에이전트의 역할 확장: AI는 이제 단순 응답을 넘어 사용자와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합니다. 예약, 검색, 데이터 분석부터 홈페이지 제작까지, 다양한 업무를 자연어 명령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 협업하는 AI 시스템: 더 나아가, 여러 AI 에이전트들이 팀처럼 협력하여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로 마케팅 자동화와 고객 서비스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2. AI 인터페이스로의 전환

지금의 온라인 쇼핑은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막상 사용자 입장에서는 너무 방대한 제품 선택지로 오히려 선택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는 사용자 개개인의 선호도와 맥락을 정확히 파악해 극도로 개인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키워드를 입력하는 기존의 검색 방식에서 나아가, 음성 명령이나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같은 혁신적인 방식으로 사용자와 활발하게 소통할 수도 있습니다.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알아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는 스마트한 시스템으로 진화한 것이죠.
이를테면 AI 오퍼레이터가 여행 일정을 짜고 예약을 도와주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의 다양한 정보까지 제공하는 통합 인터페이스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최저가 보장, 일정 변경 알림, 실시간 주변 정보 제공 등을 통합하면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이 향상될 것입니다. 즉, 앞으로의 인터페이스는 AI 기술을 핵심으로 더욱 지능적이고 자율적이며 개인화된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3. 소비자 중심의 풀(Pull) 전략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일방적인 마케팅 메시지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필요할 때 직접 찾아보는 ‘풀(Pull)’ 방식을 선호합니다.
AI 기술은 개인화 경험의 핵심으로 이러한 변화를 더욱 빠르게 이끌고 있습니다. 현재 AI는 단지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MCP 등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연결합니다. 이로써 소비자에게 더 편리하면서도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거죠.
한편 AI를 이용한 저비용 대량 생산 방식은 콘텐츠의 범람과 차별성 부족이라는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동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고객 소통과 창의적인 가치를 함께 제공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마케터의 새로운 미션: 전략적 의사결정과 창의적 가치 창출
이처럼 AI 에이전트와 MCP 기술은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 캠페인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AI는 기획부터 실행, 분석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며, 앞으로의 마케팅 캠페인은 다음과 같이 진행될 것입니다.
기획과 전략
- 자연어 기반 캠페인 목표 설정과 트렌드 분석
- AI 기반 경쟁사 벤치마킹과 바이럴 콘텐츠 전략 수립
콘텐츠 제작과 광고 집행
- AI 기반 이미지/영상 콘텐츠 제작과 최적화
- 맞춤형 타겟팅과 자동 광고 운영
성과 분석과 개선
- 실시간 모니터링과 자동 리포팅
-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 도출
AI 기술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업무를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각 소비자의 문화와 취향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에 꼭 맞춘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이제 마케터들은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더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 파트너로 AI를 활용하며 마케팅의 효율과 성과를 높여줌과 동시에,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에 더 많은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른바 ‘고해상도의 고민’을 거치며 더 높은 차원의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것이죠.
따라서 마케터들도 이제는 인프라 중심 시대에서 서비스 중심 시대로의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핵심 질문은 “우리만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독점적 가치는 무엇인가?”입니다.

마치며: 기술을 넘어선 진정성의 시대
이번 DMS 2025에서는 마케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I가 마케팅 시스템을 놀라울 정도로 변화시키고 있지만, 결국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소비자와 진심 어린 소통과 공감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제 브랜드는 AI 기술을 그저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고객과 신뢰를 쌓고 충성도를 높이는 감성적인 연결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와 문화적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입니다.
앞으로의 성공적인 마케팅은 예전처럼 단순히 제품의 노출과 가시성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의미 있는 내러티브로 진정한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해야 하죠. 이제 모두는 단순히 기본적인 수요를 충족시키는 브랜드를 뛰어넘어, 소비자 마음 안에 특별한 욕망을 만들어내는 브랜드로 진화해야 합니다. AI와 마케팅의 융합이 가져올 미래,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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