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만 쓰던 IT 현업자의 그램 AI 실무 사용기

이 글은 LG전자로부터 소정의 제작비와 함께 리뷰용 제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LG에서 새로운 그램 시리즈가 나온다고 한다. 4월 18일 출시 예정인 ‘LG 그램 AI’라는 제품이다. 그램 시리즈 최초로 AMD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인데,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별생각 없었다. 물론 그램 시리즈가 가벼운 노트북으로 유명한 것은 알고 있었다. 한 번쯤 써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평소 맥북으로만 일을 해왔기 때문에 업무용으로 크게 주목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요즘IT로부터 새로운 그램 시리즈의 사용기 의뢰를 받았다. 쉽게 말해 앞광고라는 뜻이지만, 솔직히 광고로만 접근하지는 않았다. 며칠간 써보며 느낀 점들을 진지하게 정리해 봤다.
‘친구가 업무용 윈도우 노트북을 사고 싶어 할 때, 과연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일까?’만을 기준으로 테스트했다. 그렇게 직접 사용해 본 후기를 담아보려 한다. (덤으로 아내의 ‘그램 갖고 싶다 병’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참고로 그램 노트북이 최초로 나온 것은 2013년으로, 지난 10년간 많은 모델이 출시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램 시리즈를 이번에 처음 써보았다. 따라서 이전 모델과의 비교는 크게 담고 있지 않다.
사용기 구성
- 첫인상: 색상, 무게, 화면 크기, 포트 구조, 그리고 AMD CPU
- 실제 사용기:
- 휴대성, 부팅 시간 체크
- 업무용 앱 테스트: 슬랙, 피그마, 커서 등
- 넷플릭스와 유튜브 보기: 4K 영상은 부드러운가?
- AI 기능 테스트: 코파일럿 전용 키는 유용한가?
- 그램 챗 클라우드 테스트
- 배터리 효율성 체감
- 장단점 요약: 그래서 살만한가?
결론 스포일러
“친구야, 나 윈도우 노트북 사고 싶은데 뭐 사야 할까?”라는 질문에 추천할 수 있겠다.
첫인상
색상, 무게, 화면 크기

나는 컴퓨터를 살 때 어두운색 계열을 선호한다. 바쁘게 살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무난한 색을 고르는 듯하다. 하지만, 이번에 내가 리뷰할 노트북은 하얀 제품이다. 솔직히 예뻤다. 외관에는 그램 로고 외에 아무것도 없어서 깔끔했다. 뭐가 묻었을 때 신경 쓰여서 그렇지, 화이트는 예쁠 수밖에 없다.
외관 다음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무게다. ‘그램’ 하면 가벼움인 만큼, 실제로 체감이 어떨지 기대됐다. 들어보니 가볍긴 하다. 내가 받은 15형 제품의 공식 무게는 1.29kg으로, 애플 최신 모델인 맥북에어 M4(1.51kg)와 비교해도 꽤 가벼운 편이다. 이름이 그램인 만큼 가벼운 무게는 꾸준하게 유지하는 듯하다. 참고로 내가 쓰는 맥북에어 M1의 무게도 똑같이 1.29kg이지만, 13형인 것을 감안하면 그램 AI의 휴대성이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평소 “13형 노트북으로도 충분하다”라고 말하곤 했는데, 확실히 15형을 접하니 시원하다는 체감이 들었다. 화면 크기 자체야 취향의 영역이라지만, 무게가 같다면 큰 쪽이 낫다. 아내도 처음 보자마자 “화면 넓다!”라고 반응했다. 첫인상을 정리하면 이렇다.“15형인데, 가볍다”
포트 구조: 맥북과의 차이

다음은 포트로 넘어가 보자. USB-C 포트뿐만 아니라 USB-A와 HDMI 포트까지 달린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맥북은 C 포트뿐이니 결국 젠더 없이는 살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나는 집에서 로지텍 마우스를 사용하는데, 맥북에 연결하려면 A to C 젠더가 필요하다. 게다가 외부 미팅을 나가 화면 연결이라도 하려면 HDMI to C 젠더가 있어야 한다. 그램 AI에는 여러 유형의 포트가 준비되어 있으니 외부 환경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느꼈다.
처음으로 AMD 프로세서를 탑재한 그램
아내가 그램 개봉에 계속 관심을 보이길래 “너는 이 그램 어때 보여?”라고 물었다. 각자 첫인상을 나누며 이야기를 하는데, 화면 크기와 무게, 포트의 장점에는 동의하던 아내가 ‘최초로 AMD 프로세서를 탑재한 그램’이라는 셀링포인트에 대해서는 긴가민가한 표정을 지었다. AMD 프로세스가 무엇인지 이것저것 설명해 보았으나 “뭐 어쨌든 좋다는 거지?”라는 느낌으로 끝났다.

그러다 보니 나도 ‘왜 하필 AMD일까?’하는 점이 궁금해졌다. AMD CPU는 합리적인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노트북 같은 모바일 칩셋보다는 조립 데스크탑을 살 때 인기가 많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 인기 덕인지 AMD의 리사 수 대표가 발표회장에서 칩셋을 소개하며 자랑하는 모습을 매년 보기도 했다.
그런 만큼 어쩌면 이번 그램 AI가 AMD 칩셋을 탑재한 것은 가격과 효율을 챙기면서도 AI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일은 아닐까 싶다.

* 리뷰 제품의 공식 모델명은 그램 AI 15Z80T다. 내가 미리 사용해 본 그램 AI에 탑재된 CPU는 AMD Ryzen™ AI 7 350으로, 실제 제품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메모리는 32GB, 저장장치는 1TB이다.
실제 사용기
이제 본격적인 사용기를 적어보겠다. 그램 AI의 휴대성을 체감하기 위해 일단 카페에 가기로 했다.
휴대성, 부팅 시간 체크
그 전에 우선, 평소 사용하는 가방에 잘 들어가는지 확인해 보았다. 사실 내 업무 백팩만 확인해 보려 했으나 아내의 적극적인 참여로 에코백과 칸켄백에도 넣어보았다. 다행히 모든 가방에 잘 들어갔다.

카페에 자리 잡고는 바로 부팅을 했다. 부팅에 걸리는 시간도 재보았다. 15초. 빠르다.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15초면 대만족이다. 요즘에는 아예 노트북을 끄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습관상 모든 업무 기기의 전원을 꼭 끄고 잔다. 그래야 무언가 하루가 마무리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따라서 부팅 시간은 나에게 중요한 요소인데, 15초면 꽤 만족스럽다.

업무 앱 테스트
가장 먼저 업무에 자주 사용하는 앱을 여러 개 실행해 봤다. 슬랙, 노션, 크롬, 디스코드, 피그마, 커서(Cursor) 등을 다양하게 돌려봤다. 다들 쌩쌩 돌아갔다. 특히, 처음 앱을 세팅할 때 외에는 쿨링 팬이 돌아가지도 않을 정도로 발열이 없었다.*
*리뷰 당시 테스트한 결과를 적은 것으로, 실제 제품 사용 시 사용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주요 앱과 한 일들
- 슬랙: 금요일 밤에 올라온 해외 파트너 제품 업데이트 메시지 확인, 동료가 정리해 준 구글 Agentspace 관련 뉴스 확인
- 노션: 오래된 프로젝트 아카이빙, 독후감 작성
- 디스코드: 경쟁사 유저 커뮤니티 서버 염탐
- 피그마: 새로 올라갈 광고 크리에이티브 점검
- 커서: 간단한 파이썬 코드 생성과 그에 대한 설명 받아보기
사실 감상을 좀 더 풍성하게 적고 싶었는데, 렉과 같은 지연현상 없이 빠릿빠릿하게 돌아가다 보니 따로 포장할 거리가 별로 없었다. 아, 개인적으로 업무하며 엑셀을 자주 사용하므로 키보드에 숫자 키패드가 있는 것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내게는 추가 점수였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보기: 4K 영상은 부드러운가?
넷플릭스와 유튜브 영상도 돌려봤다. 당연히 이상 없을 거라 생각했고, 또 그렇게 이상 없이 잘 돌아갔다. 약간의 걱정을 안고 4K 영상도 돌려봤다. 부드럽게 재생되었다. 쿨링팬도 돌아가지 않았다.
꼭 업무용이 아닌 나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머신으로도 무난할 듯하다.

AI 기능 테스트: 코파일럿 전용 키는 유용한가?
다음은 무려 모델명에도 들어간 ‘AI 기능’을 써볼 시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에 “윈도우 탑재 컴퓨터에 코파일럿 버튼을 추가하겠다”라고 발표했다. 뉴스로만 접한 코파일럿 전용 키를 이제야 써볼 수 있게 되었다. 어땠을까?
처음엔 어색했지만, 반복해서 쓰다 보니 확실히 편하다. 키를 누르면 코파일럿 창이 바로 등장한다. 취향에 따라 코파일럿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텐데, 설정에서 코파일럿 대신 검색창을 띄우도록 바꿀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코파일럿에 무엇을 시켜볼까 고민하다가 내 업무 동향 파악에 필요한 보고서 요약을 시켜보기로 했다. researchgate.net에서 발간한 디지털 광고 시장에 대한 조사를 부탁했다. 마치 챗GPT와 똑같이 채팅창에 파일을 끌어놓은 다음, “요약해 줘”라고 명령하면 끝이다. 요약은 기대한 대로 깔끔히 나왔고, 그에 이어지는 질의응답도 무난했다.

챗GPT 무료 요금제에서는 이 정도 파일 분석을 요청하면 한도가 금방 오는데, 코파일럿은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Think Deeper’라는 기능도 써보았는데, 같은 내용을 더 깊게 조사하고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챗GPT나 퍼플렉시티가 선보인 딥 리서치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덤으로 챗GPT, 구글 AI 스튜디오(Google AI Studio)도 돌려봤다. 예상대로 빠르게 돌아간다. 아무래도 업무를 하다 보면 브라우저 창과 AI 앱의 창을 띄워놓고 멀티태스킹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창을 여러 개 띄워놓고 응답을 받아보기도 했다. ‘조용하게’ 렉 없이 돌아갔다.
25년형 그램 프로 AI의 메가 듀얼 쿨링 팬 기능처럼 발열 관리 기능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 요즘 노트북은 뭐니 뭐니 해도 조용함을 추구해야 하는 것 같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소리를 내며 뜨뜻해지는 노트북이 설 자리는 이제 없지 않을까?
그램 챗 클라우드 테스트
마지막 AI 기능 테스트는 그램 챗 클라우드다. 그램 노트북 전용으로 제공되는 AI 앱이다. 최신 GPT-4o 모델의 유료 기능을 제공한다.
가장 큰 특징은 구글 워크스페이스, 마이크로소프트 계정과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 이메일, 캘린더, 드라이브 정보와 관련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다.
최근 내가 미팅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했더니, 정보를 요약해 줬다. “그렇군! 나는 3월 5주 차에 미팅을 위해 5시간 30분이나 써버렸군!”이라며 자기반성을 했다. 정기적으로 확인하며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올해 론칭된 서비스라 그런지 아직 베타 느낌이 남아 있었다. 웹 검색, 코딩 에디터 사용 등이 지원되지 않았고, 구글 계정도 1개만 연동할 수 있다. 나는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구글 계정을 나눠 쓰는데, 둘을 합쳐 볼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초기 단계이니 앞으로 여러 업데이트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램 챗 클라우드는 사은품으로 신청하면 1년 단위 Free-Trial 쿠폰이 나온다. 다만 일정 토큰 사용 후에는 4.0 mini 버전으로 전환된다니 참고하자(월 토큰 리뉴얼 이후 다시 4o 버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체험 기간이 끝난 다음에는 유료로 전환되는데, 원하지 않으면 해지할 수 있다. 일단 1년 Free-Trial 써보면서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배터리 효율성 체감
그렇게 카페에서 4시간이 넘게 업무 앱 테스트하고, AI 돌리고, 유튜브를 봤지만, 딱히 충전이 필요하지 않았다. 작업을 모두 마치고 난 다음에도 반 이상 남아 있어 넉넉했다. 이런 수준이면 굳이 충전기를 들고 다닐 필요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배터리 정보는 개인의 사용 패턴에 따라 차이가 심하다. 그러니 자세한 내용은 아래 공식 정보를 참고하자.

장단점 요약: 그래서, 살 만한가?

앞광고 글이라 오히려 이런 평가가 미심쩍을 수 있는데, 나는 이 노트북에서 단점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그러니 “친구야, 나 윈도우 노트북 사고 싶은데 뭐 사야 할까?”라는 질문에 고민 없이 추천할 수 있겠다.
장점
- 화이트 색상 깔끔함(사람마다 취향 탈 수 있음)
- 키보드에 숫자 키패드가 있어 엑셀 쓸 때 편함(이것도 취향 갈릴 수 있음)
- 15인치 화면인데 가벼움(1.29kg)
- 다양한 포트 덕분에 젠더 필요 없음(USB-A, USB-C, HDMI, 3.5mm 헤드폰 단자)
- 빠른 부팅 속도(직접 쟀을 때 기준 15초)
- 업무용 앱, AI 서비스, 넷플릭스, 유튜브 등 다양하게 써봤을 때 렉과 발열 없었음
- 코파일럿 전용 키(바로바로 불러내기 편함)
- 그램 챗 클라우드에 구글/마이크로소프트 계정 연동해서 사용(일정이나 메일 요약 등)
- 배터리 오래 감(카페에서 일한다면, 장시간 화상 미팅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충전기 필요 없음)
단점
- 화이트 색상 관리에 대한 부담(오염이나 변색 등)
- 그램 챗 클라우드는 아직 초기 단계로, 업데이트 지켜봐야 함
- 그램 챗 온 디바이스 기능은 아직 없고, 2026년 1분기에 추가될 예정이라고 함
마치며: 변수는 OS와 가격
이번 사용기로 그램 AI를 써보며 ‘IT 업무용으로 쓸만한가?’를 많이 신경 썼다. 현업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할 때 렉이 걸리는가, 무게는 가벼운가, 배터리는 오래 가는가, 이렇게 세 가지다. 다른 것들이 아무리 훌륭해도 렉 걸리고, 무겁고, 배터리 효율이 나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 면에서 그램 AI는 깔끔하다.
맥북 유저 입장에서 봤을 때, 가장 인상적인 장점은 무엇보다 휴대성이다. 화면이 더 큰데, 무게는 더 가볍다. 여기에 다양한 포트와 확장 슬롯까지 고려하면 스펙만 따졌을 때 맥북보다 더 쓸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최종 선택에는 OS 취향이 크게 좌우할 것으로 생각한다.
꼭 업무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노트북으로도 괜찮다. (롤 같은 캐주얼 게임도 무난히 돌릴 수 있다고 한다) 의외의 변수인 키패드 구성까지 넘어갔다면, 남은 변수는 가격이다. 리뷰를 작성하는 지금 시점에서는 가격을 모르지만, 결국 제품의 가격이 구매를 결정하는 키가 되지는 않을까?
2025년 초에 나온 그램과 비슷한 가격대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맥북에어 M4를 똑같이 메모리 32GB, 저장장치 1TB로 맞추면 300만 원이 넘는다. 합리적인 가격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그램 AI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아내의 ‘그램 갖고 싶다 병’은 어떻게 되었을까? 리뷰에 사용한 제품은 반납해야 하니 그대로 남아있을 예정이다. 선물이 필요할 때 한번 살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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