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목소리 서비스의 대표 주자, ‘일레븐랩스’ 성장기 일레븐랩스(ElevanLabs)라는 회사를 아시나요? 텍스트, 오디오를 기반으로 목소리를 생성하는 서비스를 주력 서비스로 하는 회사인데요. 우리나라에도 ‘타입캐스트’라고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가 있습니다. 일레븐랩스는 쉬지 않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5년 1월에는 렉스 프리드먼이 키이우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와의 3시간짜리 인터뷰를 진행하며, 일레븐랩스 서비스로 인터뷰 내용을 영어,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목소리와 억양이 아주 그럴듯하게 다른 언어들로 바뀌더군요 - AI가 단순한 번역이 아닌 ‘언어의 장벽’을 허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였습니다. 사업적으로도 일레븐랩스는 영민하게 나서는데, 꼭 긍정적으로만 움직이는 회사는 아닌 걸로 보입니다 - 혹시 윤리적인 문제로 이슈가 될 거 같으면 빠르게 움직여 잠재 부정 여론을 다양한 수단으로 잠재우기도 하고, 연구 결과를 공유하거나 일절 공개하지 않기도 합니다. 지난 1월 말, 일레븐랩스는 또 한 번 대규모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고, 1억 8백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는 33억 달러(4조 8천억 원)가 되었습니다. 폴란드 출신의 두 창업자는 어떻게 일레븐랩스를 AI 음성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회사로 성장시켰을까요? 그리고, 이 회사의 ‘비밀주의’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일레븐랩스를 좋아할까요? 오늘 글에서는 이 일레븐랩스의 여정, AI 음성 분야에서의 경쟁력, 그리고 이들이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을 함께 살펴볼까 합니다. 일레븐랩스의 시작: ‘엉망’인 폴란드의 더빙 환경마티 스타니셰프스키(Mati Staniszewski), 그리고 피오트르 다브코프스키(Piotr Dabkowski)는 폴란드 바르샤바의 코페르니쿠스 고등학교 시절부터, 그러니까 아주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였다고 합니다. 꽤 끈끈한 사이였나봐요. 사실, 너무 잘 아는 사람하고 같이 일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이 두 사람은 ‘기술에 대한 열정’을 공통분모로 해서 오랫동안 주말 프로젝트도 같이 하며 협력을 계속해 왔다고 합니다. 피오트르와 마티 모두 영국으로 대학을 가게 됐는데, 마티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을, 피오트르는 옥스퍼드/케임브리지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마티는 Opera Software, 블랙록, 팔란티어에서, 피오트르는 Tessian과 구글에서 7년간 근무했죠. 이렇게 각자의 길을 영원히 갈 수도 있었겠지만, 같이 했던 주말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이 두 사람이 어릴 때부터 불만을 가졌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요. 그 문제는 바로, ‘폴란드 영화 더빙’이었습니다. 폴란드도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가 아니니 많은 외국 영화가 더빙으로 송출되는데, 상당히 많은 경우 단조로운 나레이터 한 명의 목소리로 더빙을 했다고 합니다. (네, 한 명이요. 상상해 보면 정말 기괴할 거 같지 않나요?) 이를 해결하고자 음성 분석을 가지고 실험하던 중에, 마티와 피오트르는 발음, 감정, 음색의 미묘한 차이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일종의 ‘와우’ 모먼트였겠죠? “만약에 음성 합성 기술이 계속 발전해서, 진짜 감정, 개성을 담아낼 수 있다면, 전 세계 콘텐츠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마침내, 폴란드 사람들을 이 끔찍한 더빙에서 구해줄 수 있겠구나!”라는 깨달음의 순간이요. 얼마 지나지 않은 2022년 4월, 마티와 피오트르는 이 주말 프로젝트를 가지고 ‘일레븐랩스’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하게 됩니다. 연구 중심, 그러나 고객과 밀접하게 협업한다2022년, ‘모든 언어, 모든 목소리로 고품질 콘텐츠에 대해 보편적인 접근성(Universal Access)을 제공한다’는 사명을 가진 연구 중심 기업 일레븐랩스를 설립한 후, 마티는 CEO, 피오트르는 CTO 역할을 맡습니다. 처음에는 아예 사무실도 없이 직원 15명과 함께 운영했다고 해요. 초기 6개월은 두 파트너 모두 연구 및 제품 개발에 집중했는데, 모든 노력을 TTS(Text-to-Speech) 기술 개발에 쏟았죠. TTS는 아시다시피,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해서 텍스트를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입니다. 시리, 알렉사 등과 대화할 때 많이 써 보았을 겁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TTS는 몇 가지 단계를 거치는데요. 먼저 ‘텍스트 정규화(Text Normalization)’와 ‘음소 변환(Phoneme Conversino)’을 통해 입력값을 표준화, 부호화합니다. 다음으로는 인코더-디코더 아키텍처(어텐션 메커니즘을 갖춘 Seq2seq 모델 같은)가 이 언어 표현을 ‘멜 스펙트로그램(Mel-Spectrogram)’ 같은 중간 단계의 음향적 특징들로 변환합니다. 마지막으로, Wavenet 같은 신경망 보코더가 이런 스펙트로그램에서 원시 오디오 파형을 생성하죠. 이런 E2E 접근 방식에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 운율, 억양, 자연스러움 등을 잘 포착해 표현력이 좋고 사실적인 음성을 합성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일레븐랩스는 시리나 알렉사 수준의 TTS에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훨씬 더 감정적이고 현실적인 뭔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결구 2023년 1월 베타 버전 제품을 출시했고, 마티는 CEO의 역할을 다하고자 잠재 고객들에게 연락을 하면서 일레븐랩스의 기술을 현장에서 입증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마티가 튜링 포스트의 Ksenia에게 보낸 메시지 <출처: 튜링 포스트> 그렇게 2023년 6월까지, 일레븐랩스의 AI 플랫폼에 등록한 사용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일레븐랩스는 산업 내의 중요한 사업자들과 B2B 파트너십도 열심히 구축했죠. 예를 들어 가장 큰 오디오북 출판사 중 하나인 Storytel, 글로벌 콘텐츠 제작 플랫폼의 리더인 TheSoul Publishing, 그 외에도 Embark Studios, Paradox Interactive 같은 유명한 게임 개발사,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플랫폼 MNTN과도 협력했습니다. 마티가 B2B 파트너십을 구축해 가는 사이, 팀은 아래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음성 합성(Speech Synthesis)문맥과 맥락을 고려해서 반영하는 장문(Long-form) TTS에 초점을 맞추고 자연스러운 음성을 만들어내는 기술에 집중했습니다. 음성 복제(Voice Cloning)사이즈가 큰 데이터셋이 필요한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일레븐랩스의 시스템은 단 1분 분량의 데이터만으로도 목소리를 복제할 수 있었습니다. 압축 (Compression)일레븐랩스의 모델은 음성 데이터를 MP3보다 100배 더 압축해 고품질의 효율적인 인코딩을 해 줍니다. 챗GPT 등장: 투자자들은 ‘생성형 AI’의 실체를 원했다일레븐랩스는 2023년 1월, 중부와 동부 유럽의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체코의 펀드 Credo Ventures, 그리고 영국의 최대 시드 펀드인 Concept Ventures로부터 첫 번째 Pre-Seed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 시기가 어떤 분위기인지 기억하시나요? 챗GPT가 2022년 11월 30일에 출시됐고, 투자자와 시장은 생성형 AI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면 열광하기 바빴죠. 수많은 스타트업에 돈이 쏟아져 들어오며 기업 가치는 폭등했고, 모두가 갑자기 거대 언어모델로 뭔가를 ‘혁신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던 때입니다. 일레븐랩스의 특별한 점은 이미 그때 ‘자연스러운 음성’, ‘맥락과 문맥을 고려해서 반영한 음성’을 생성할 수 있는 독자적인 AI 모델을 가지고 있었으며, 고객에게 소개할 수 있는 제품도 있었다는 겁니다. 투자자들에게 일레븐랩스는 ‘껍데기가 아니라 실체가 있는 생성형 AI 스타트업’이었던 거죠. 완전히 틀려버린 예측제 개인 의견이지만, 처음에는 일레븐랩스 팀도 LLM이 어느 정도까지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건지, 특히 ‘멀티모달 모델의 등장’이 언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2023년 4월, 한 인터뷰에서 마티는 향후 5년과 10년에 대한 예측을 이야기합니다. 5년 후AI 기술 기반의 더빙이 사람의 수준을 능가해서, 할리우드 영화의 번역을 AI로 할 수 있어진다. 10년 후화자의 정체성과 감정을 보존하는 실시간 음성 번역이 가능해져서, 전 세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장벽을 제거하게 된다. 그해 5월이나 6월쯤, 일레븐랩스가 시리즈 A 라운드를 준비할 때쯤, 마티와 피오트르 두 사람은 이전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예측을 다시 검토하고, 거대 언어모델이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들을 활용해 제품을 개선하는 작업에 긴급하게 착수했을 겁니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일레븐랩스는 시기적으로 완벽한 상황에 있었습니다: 이미 베타 버전의 제품을 보유한 검증된 생성형 AI 스타트업이었고, 비즈니스 전략도 잘 수립해서 실행한 거죠. 명확한 방향의 사업전략일레븐랩스는 연구 단계에서 제품화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아주 신중하게, 그리고 전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들은 ‘고품질의, 그리고 스케일링할 수 있는 음성 AI 서비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산업이 어디일까 계속해서 고민했다고 합니다. 여기도 만나보고 저기도 같이 해 보고 하는 대신, 일레븐랩스는 ‘미디어(신문, 뉴스레터)’, ‘엔터테인먼트(영화와 TV)’, ‘출판(오디오북)’ 분야를 가장 긴급한 수요가 있는 영역으로 판단했습니다. Endeavor의 추정에 따르면 이 산업에서는 콘텐츠에 대한 고품질 음성 해설을 제작하는 데 연간 약 60억 달러를 지출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설립 2년 차 신생 스타트업에게는 엄청난 기회죠. 위에서 일레븐랩스가 고른 분야들은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며 청중 스스로가 홍보 수단이 되는 - 물론 서비스의 품질이 좋으면요 - 분야입니다. 이를테면 많은 사람이 구독하는 뉴스레터에 어떤 스타트업의 기술이 쓰였다고 하면,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소문이 퍼지고 직접 사용해 보고도 싶어지겠죠. 아마 팔란티어에서 사업 전략 일을 한 경험을 가진 마티가 이런 점도 고려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B2B를 먼저 시작한 다음,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실험해 보면서 소비자 시장으로 가는 것이죠. 물론, 일레븐랩스는 동시에 이 산업을 혁신하는 사업자가 되고 싶어 했습니다:교육: 여러 가지 언어로 된 콘텐츠에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합니다.게임: 캐릭터에게 여러 가지 언어로 만든 목소리를 부여합니다.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실시간 번역, 그리고 음성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합니다. 이처럼 장문(Long-form) 음성 합성 기술을 완벽하게 만드는 데 먼저 집중해서, 일레븐랩스는 AI 기반 음성 변환 기술을 더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일레븐랩스를 차별화하는 것은 그들의 전략이 단순히 더빙이나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닌, 음성 AI의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추구하면서 그 역할을 꾸준히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하려고 했다는 점입니다. 제품군, 그리고 대화형(Conversational) AI 에이전트 플랫폼일레븐랩스는 앞서 이야기한 대로 TTS(Text-to-Speech), 음성 복제, 더빙 도구 등 ‘AI 기반의 음성 합성 제품군’을 제공합니다. 일레븐랩스 플랫폼에서 사용자는 오디오북, 비디오 음성 해설 등 다양한 용도에 적합한 현실적인 음성을 32개 언어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Voice Library’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의 음성 컬렉션을 제공하고, ‘Dubbing Studio’는 원본 화자의 감정과 톤을 유지하면서 오디오 및 비디오 번역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또, ‘ElevenLabs Reader’ 앱에서는 여러 언어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일레븐랩스 제품 출시 타임라인 <출처: 튜링 포스트> 2023년 6월에서 2024년 말까지, 1년 반 정도의 기간 동안 일레븐랩스는 여러 가지 유즈 케이스, 품질 수준 및 성능 요구 사항에 최적화된 다양한 음성 합성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29개 언어로 생생하고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음성을 합성할 수 있는 “Eleven Multilingual v2”, 32개 언어를 지원하는 아주 빠르고 저렴한 모델인 “Eleven Flash v2.5” 같은 모델을 포함해서요. 일레븐랩스의 대화형 (Conversational) AI 에이전트 플랫폼최근에는 LLM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서 ‘자연스럽고 사람과 유사한 상호작용’을 하는 맞춤형 대화형 음성 에이전트를 배포할 수 있는 ‘대화형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일레븐랩스 대화형 AI 에이전트 플랫폼 <출처: 일레븐랩스> 이 플랫폼은 아래 몇 가지 핵심적인 구성 요소를 통합합니다. 음성-텍스트 변환(STT; Speech-to-Text): 사용자의 음성을 텍스트로 정확하게 변환합니다.거대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변환된 텍스트를 처리해서 문맥과 맥락을 이해하고 적절한 응답을 생성합니다.텍스트-음성 변환(TTS; Text-to-Speech): 생성된 텍스트 형태의 응답을 다시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변환합니다. 이 플랫폼은 ‘부드럽고 빠르게 반응하는 대화를 보장’하는 고급 턴 테이킹/인터럽션 처리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자가 광범위한 음성 라이브러리에서 선택하거나 특정한 요구사항에 맞게 스스로의 목소리를 복제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함수 호출로 외부 애플리케이션과 통합하거나 실시간으로 정보를 검색하는 등 기타 작업을 수행할 수 있죠. 그래서 AI 에이전트의 역할로 많이 언급되는 고객 지원 상담원, 가상 선생님, 대화형 게임 캐릭터 등 여러 응용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기술 스펙과 연구 내용이처럼 TTS, 대화형 AI 에이전트, LLM 등 흥미로운 연구 토픽이 많이 언급되었지만, 일레븐랩스에서 어떤 연구를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2023년 1월, 일레븐랩스가 베타 버전을 공개하고 나서 며칠 만에 일부 악성 사용자들이 유명인의 목소리를 복제해 장난을 치는데 이 기술을 사용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곧바로 일레븐랩스는 5달러짜리 Starter Tier 요금제를 도입했고, 그 이유를 ‘기술을 어떤 사람이 사용하는지 식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트위터는 즉시 비난의 글로 들끓었고, 비슷한 기능의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등장하며 일레븐랩스가 위기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돌았습니다. 지금이 2025년 2월인데요, TorToise TTS 같은 비슷한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있긴 하지만, 일레븐랩스는 잘 살아남아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공식 연구 논문을 공개하거나, 기술을 오픈소스로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도 말이죠. 웹사이트에서는 음성 생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소’라고 하고 있지만, 논문이든 출판물(Publication)에 대한 링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이처럼 일레븐랩스는 연구를 내부적으로만 진행하고, 학술적인 채널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아마 경쟁 또는 지적재산 보호를 위해 기술의 세부 사항은 비밀로 유지하고 싶은 것이겠죠. 이는 오픈소스이든 아니든, 아주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 제공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그 단순함과 아름다움, 편리함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홍보용 캐치프레이즈로 쓰이는 ‘오픈’이렇게 연구와 개발 내용은 공개하지 않지만, 제품 구현 방법을 설명하는 코드, 그리고 설명서는 깃헙에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걸 ‘오픈소스’에 기여한다고 할 만한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자사 제품과 생태계를 홍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Python API, GitHub 예제 프로젝트 등 개발자 도구를 제공하지만, 이는 일레븐랩스의 독점적인 모델과 더 쉽게 통합하기 위한 방법을 안내하는 것입니다. 물론 핵심 기술을 공개할 거냐 비공개할 거냐는 전적으로 회사의 선택입니다. 일레븐랩스의 ‘오픈’은 진정한 오픈소스의 자유정신이 아닌 ‘편의를 위한 개방’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출처: 일레븐랩스> 다양한 경쟁자들한편 일레븐랩스는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과 거대한 빅테크 기업, 모두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1.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여러 스타트업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음성 합성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MURF.AI, Play.ht, WellSaid Labs이런 스타트업은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AI 음성 해설에 초점을 맞춥니다. 비디오, 오디오북 및 기업 교육을 위한 합성 음성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Descript, 네오사피엔스Descript나 우리나라의 AI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는 팟캐스트, 유튜브(YouTube), 전문 편집까지 포함하는 범위의 AI 음성 복제와 생성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네오사피엔스는 비디오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Replica Studios게임과 몰입형 경험을 전문으로 하며, 대화형 스토리텔링을 위해 고유한 캐릭터 음성을 생성합니다. Resemble AI개인 맞춤형 콘텐츠와 다이나믹한 대화를 위해 실시간 음성 복제 및 음성 합성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Voicery감정과 자연스러운 억양을 강조하며 실시간 음성 상호 작용에 중점을 둡니다. 2. 빅테크 기업결국 AI 음성 분야의 가장 큰 경쟁자는 구글, 아마존, 오픈AI라고 봐야 합니다. 다만, 접근 방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Google Cloud TTS & Amazon Polly이 플랫폼들은 클라우드 기반의 음성 합성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기존 생태계에 최신 AI 기술을 통합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회사들의 모델은 일레븐랩스의 모델보다 표현력과 맞춤 기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픈AI의 음성 모델오픈AI도 챗GPT에 음성 기능을 통합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오픈AI의 주력은 ‘생생한 합성 음성’보다는 멀티모달 AI와 추론 모델에 있다고 봐야겠죠. 결국 일레븐랩스는 일면 아주 니치한 시장으로 보이는 ‘AI 음성 합성 기술’에만 집중해, 빠르게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을 위한 반복(Iteration)하며, 여러 빅테크 기업을 능가해 뛰어난 PMF(Product-Market Fit)를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규모와 사업 모델2022년, 14억 5천만 달러로 평가된 ‘AI 음성 복제 시장’은 AI 기반 음성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2030년까지 연평균 26.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레븐랩스는 특히 오디오북 시장(50억 달러 규모, 2030년에는 3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과 기업 커뮤니케이션 시장에서 좋은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또, ALS 지원, 뇌졸중 회복, 노인 간호 등 표현력 좋은 음성이 필요한 보조 기술 분야 사업으로 25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공략하고 있죠. 연간 60억 달러로 추정되는 고품질 콘텐츠 음성 해설 제작 비용 시장도 있네요. 어떤 면으로 보든 일레븐랩스가 성장을 드라이브할 만큼 수익성 있는 선택지는 많아 보입니다. 돈은 어떻게 버나일레븐랩스는 텍스트-음성 변환 문자의 처리량에 따라서 계층화된 가격을 청구하는 구독 기반 SaaS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출처: 튜링 포스트> 또한, ‘음성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면서 크리에이터들이 자기 음성 프로필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들고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생성형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아니냐’는 잦은 비난이 들리는 부분에 대한 응답이며, 일레븐랩스 커뮤니티의 핵심을 강화하는 효과를 동시에 가져오는 아주 흥미로운 서비스입니다. 음성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을 공유할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용자들이 프로젝트에 사용할 새로운 목소리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해 줍니다. 매출 구조일레븐랩스는 2022년 첫 서비스 출시 이후, 상당한 매출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2024년 10월 기준으로 회사의 추정 ARR은 8천만 달러입니다. 연초의 2천5백만 달러에서 급증한 상황이네요. 회사가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일레븐랩스의 매출 40% 이상은 포춘 500대 기업에서 사용하는 AI 음성 플랫폼으로 발생합니다. 주요 고객으로는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와 타임(TIME) 등 미디어 회사, 패러독스 인터랙티브(Paradox Interactive)와 같은 게임 스튜디오, 그리고 하퍼콜린스(HarperCollins)와 같은 출판사가 있습니다. 재무 상태적어도 지금까지는, 일레븐랩스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에서 고객들이 몰려들었고, 투자자들이 문을 두드렸죠. 현재 일레븐랩스는 누구 돈을 받을지 선택할 만한 상황으로, 거대한 VC들의 지원을 든든하게 받고 있습니다. 일레븐랩스 투자 라운드 <출처: 튜링 포스트> 마치며일레븐랩스의 강점은 대기업의 일반적인 TTS 솔루션을 능가하는 ‘아주 사실적이고 감정적으로 풍부한 AI 음성’ 기술에 있습니다. 렉스 프리드먼 팟캐스트와 같이 잘 짜여진 파트너십, 다양한 쇼케이스 전략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회사를 꾸준히 뉴스에 등장시켜 가시성을 유지하고, 다른 스타트업과 경쟁사들을 자극합니다. 실시간 대응력,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개발자 친화적인 API와 원활한 통합 기능 등으로, 일레븐랩스의 제품은 미디어, 게임, 그리고 출판 분야에서 가장 선호하는 선택지가 되었습니다. 또한, 동의 메커니즘이라든가 딥페이크 탐지를 포함해 윤리적인 안전 장치를 만들어 놓았고, 충분하지는 않다 해도 사용자, 그리고 사회와 신뢰를 강화하는 방안 역시 모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번성하는 크리에이터 마켓플레이스가 네트워크 효과를 더하며 성장률이 높은 SaaS 모델로 빠른 매출 확장을 실현합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일레븐랩스는 아주 잘 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일레븐랩스가 현재 차지하고 있는 좋은 포지션을 기반으로, 앞으로 기술과 시장의 모든 관점에서 선두를 유지할 것인지 주목됩니다. 보너스: 참고자료A conversation with Mati Staniszewski at enigmaElevenLabs’ Mati Staniszewski on tackling deepfakes, working with Disney and raising $101m in two years at SiftedBreaking Language Barriers: How Polish ElevenLabs Aims to Boost Content Creation with AI and €20M Funding at RecursiveElevenLabs Documentation ElevenLabs’ modelsInvestors are scrambling to get into ElevenLabs, which may soon be valued at $3 billion by TechCrunchElevenLabs raises $180M Series C to be the voice of the digital worldAddressing bad actors on TwitterWhy we selected ElevenLabs by Endeavor Catalyst FundHow to use ElevenLabs (video guide)Lex Fridman and Volodymyr Zelensky (dubbed by ElevenLabs)<원문>'일레븐랩스', 주말 프로젝트가 33억 달러짜리 회사가 되기까지 ©️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